[뉴스해설] 조직 개편에 담긴 뜻

입력 2013.01.16 (07:35) 수정 2013.01.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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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새 정부의 기본골격이 짜여졌습니다. 두 개 부처가 생기고 한 개 처가 늘어나 17부 3처 17청이 됐습니다. 부처기능을 일부 통폐합하고 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부 역할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아직 완결되진 않았지만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역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입니다. 용어가 조금 생소하지만 창조경제와 창조과학의 기반을 마련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겠다는건데요, 나라의 장래 먹거리를 만드는 막중한 임무여서 민간기업을 뛰어넘는 민첩성과 유연성, 창의성이 요구됩니다. 관료조직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신천집니다. 경제부총리제와 해양수산부 부활은 경제사령탑으로서, 또 해양개발관리의 중심축으로서의 필요성이 커져섭니다. 외교통상부는 외교,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에만 그 역할을 한정한 건 제 자리 찾아주기란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에 억지로 끼워맞춰져서 고비용, 저효율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부출범때마다 으레껏 해봤던 조직개편이 나중에 참 잘됐다고 평가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왜일까요? 시대흐름을 미리 읽어 대비하자는 조직개편의 본래의미는 사라지고 정권 출범의 전시효과 등에만 쏠렸던 걸까요? 개편때마다 군살을 빼내기는커녕 몸집불리기에만 골몰했던 부처이기주의는 없었을까요?

공무원조직은 일단 생기면 없애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재앙이 된지 오래지만 반세기전에 만들어진 출산을 억제하는 부서기능이 최근까지도 존속했습니다. 방대한 관료조직 곳곳에 이런 비효율과 낭비사례가 혹시 수없이 둥지를 틀고있는건 아닐까요?

새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조직개편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려면 결국 개편의 대의에 충실해 얼마나 중심을 잘 지키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개편의 시작과 끝이 오로지 민생을 개선하고 나라의 앞날을 담보하는 데 맞춰진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관료와 이익단체들에게 휘둘려 공허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여유가 우리에겐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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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조직 개편에 담긴 뜻
    • 입력 2013-01-16 07:37:32
    • 수정2013-01-16 1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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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새 정부의 기본골격이 짜여졌습니다. 두 개 부처가 생기고 한 개 처가 늘어나 17부 3처 17청이 됐습니다. 부처기능을 일부 통폐합하고 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부 역할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아직 완결되진 않았지만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역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입니다. 용어가 조금 생소하지만 창조경제와 창조과학의 기반을 마련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겠다는건데요, 나라의 장래 먹거리를 만드는 막중한 임무여서 민간기업을 뛰어넘는 민첩성과 유연성, 창의성이 요구됩니다. 관료조직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신천집니다. 경제부총리제와 해양수산부 부활은 경제사령탑으로서, 또 해양개발관리의 중심축으로서의 필요성이 커져섭니다. 외교통상부는 외교,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에만 그 역할을 한정한 건 제 자리 찾아주기란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에 억지로 끼워맞춰져서 고비용, 저효율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부출범때마다 으레껏 해봤던 조직개편이 나중에 참 잘됐다고 평가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왜일까요? 시대흐름을 미리 읽어 대비하자는 조직개편의 본래의미는 사라지고 정권 출범의 전시효과 등에만 쏠렸던 걸까요? 개편때마다 군살을 빼내기는커녕 몸집불리기에만 골몰했던 부처이기주의는 없었을까요?

공무원조직은 일단 생기면 없애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재앙이 된지 오래지만 반세기전에 만들어진 출산을 억제하는 부서기능이 최근까지도 존속했습니다. 방대한 관료조직 곳곳에 이런 비효율과 낭비사례가 혹시 수없이 둥지를 틀고있는건 아닐까요?

새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조직개편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려면 결국 개편의 대의에 충실해 얼마나 중심을 잘 지키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개편의 시작과 끝이 오로지 민생을 개선하고 나라의 앞날을 담보하는 데 맞춰진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관료와 이익단체들에게 휘둘려 공허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여유가 우리에겐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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