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 ‘지열 난방’ 권장, ‘먹통’엔 나 몰라라

입력 2013.01.29 (21:40) 수정 2013.01.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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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땅의 열을 이용한 지열에너지는 난방비 부담을 줄일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난방설비가 잦은 오작동을 일으켜 오히려 이용자들의 원성만 사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시설 하우스. 이맘때면 2미터쯤 자라는 파프리카의 성장이 절반 수준입니다.

20도는 유지해야 할 시설 하우스 내 온도는 높아도 16도 정도.

지열에너지는 지하 200m에서 흐르는 따뜻한 물을 뽑아내 그 열 에너지로 공기를 데워 난방을 하는데, 이 설비가 잦은 오작동을 일으켜 난방이 안 되는 겁니다.

파프리카는 만성 생육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파프리카 재배 농민 : "죽지는 않는데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작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3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이 지열에너지 설비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아예 작동을 멈춰버립니다.

참다못해 6천만 원을 더 들여 보강 공사까지 했지만 효율은 시원치않습니다.

대규모 하우스가 많은 경남의 지열에너지 사용 농가 스무 곳 가운데, 이처럼 효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은 확인된 곳만 열 곳에 이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오작동이 발생해도 수리조차 쉽지 않다는 것.

책임 수리를 약속했던 에너지관리공단은 물론, 지열에너지 설비를 설계하고 시설한 업체들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보조금을 보조해드리는 기관이지 사후 관리 문제 같은 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에요."

난방비를 잡겠다던 지열에너지가 정부와 업체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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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가에 ‘지열 난방’ 권장, ‘먹통’엔 나 몰라라
    • 입력 2013-01-29 21:41:34
    • 수정2013-01-29 22: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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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땅의 열을 이용한 지열에너지는 난방비 부담을 줄일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난방설비가 잦은 오작동을 일으켜 오히려 이용자들의 원성만 사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시설 하우스. 이맘때면 2미터쯤 자라는 파프리카의 성장이 절반 수준입니다. 20도는 유지해야 할 시설 하우스 내 온도는 높아도 16도 정도. 지열에너지는 지하 200m에서 흐르는 따뜻한 물을 뽑아내 그 열 에너지로 공기를 데워 난방을 하는데, 이 설비가 잦은 오작동을 일으켜 난방이 안 되는 겁니다. 파프리카는 만성 생육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파프리카 재배 농민 : "죽지는 않는데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작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3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이 지열에너지 설비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아예 작동을 멈춰버립니다. 참다못해 6천만 원을 더 들여 보강 공사까지 했지만 효율은 시원치않습니다. 대규모 하우스가 많은 경남의 지열에너지 사용 농가 스무 곳 가운데, 이처럼 효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은 확인된 곳만 열 곳에 이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오작동이 발생해도 수리조차 쉽지 않다는 것. 책임 수리를 약속했던 에너지관리공단은 물론, 지열에너지 설비를 설계하고 시설한 업체들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보조금을 보조해드리는 기관이지 사후 관리 문제 같은 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에요." 난방비를 잡겠다던 지열에너지가 정부와 업체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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