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개’ 용의자 잡혀도 무죄?

<앵커 멘트>

얼마 전 용인에서 발생했던 '불붙은 개'사건, 기억하시죠?

경찰 수사 결과 개의 몸에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면서, 동물 학대 사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용의자가 잡히더라도 무혐의 처분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법 정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몸에 불이 붙은 채 뛰어들어 공장 화재로까지 이어졌던 이른바 '불붙은 개' 사건.

경찰은 최근 이 개의 몸에서 인화성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녹취> 경찰관 녹취 : "아무래도 거기가 기름 성분이 많잖아요. 확1인해 보니까 등유를 사용하는 (공장도) 있고"

용의자가 잡힌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개를 트렁크에 묶은 채 달려 끝내 개를 죽게 만들었던 이른바 '악마 에쿠스' 사건.

소값 파동에 항의하며 소에게 사료를 주지 않아 30여 마리의 소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순창 소 아사 사건.

많은 이들이 분노했지만, 해당 사건들은 모두 학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인터뷰> 박소연(동물사랑실천연대) : "현행법에 최고 처벌이 1년 이하 징역, 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처해질 수 있는데 이 정도로 강한 처벌은 한 적이 없고요"

우리나라 동물학대법은 동물 학대 의도가 있었는지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수였다고 주장하면 수십만원의 벌금형에 그치게 됩니다.

반면 많은 선진국에서는 귀를 자르는 것 등 구체적인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인터뷰> 박주연(변호사) :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동물을 죽이더라도 학대에 해당하지 않고 예외도 많기 때문에 다른법과 차이가 있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동물 학대와 솜방망이 처벌.

관련법을 정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