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월 10만 원으로 수입차를?…‘유예 할부’ 의 덫

입력 2013.02.02 (21:11) 수정 2013.02.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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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수입차 고객이 주로 4,50대였다면 최근엔 2,30대가 절반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예 할부'라는 금융 상품 때문인데 이를 믿고 수입 차 덜컥 샀다가 빚에 시달리는 이른바 '수입차 푸어'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수입차 매장에 들어가 작은 차 좀 보자고 했더니 대뜸 6천 2백만원 짜리를 추천합니다.

<녹취> 수입차 업체 상담직원 (음성변조) : "주로 젊은층 분들이 많이 하세요. 워낙 인기 있는 차종이라 고객님들께서 많이 찾으셔서.."

부담스러워 하자 월 10만 원 대만 내면 살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녹취> 수입차 업체 상담직원 (음성변조) : "금액적인 면에서 부담이 없어요. 이거 프로그램 이용하시잖아요. 520D 월 12만 2천 원만 내시면 되세요."

이른바 유예 할부라는 금융 상품을 꺼내 든 겁니다.

6200만 원 차 값 중 약 절반만 내고 3년간 매달 12만 원, 즉, 이자만 내고 타라는 겁니다.

수입차 회사마다 목돈 부담 없다는 말로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습니다.

<녹취> 수입차 영업사원 (음성변조) : "몇 십만 원만 내고 내가 이 차의 주인이 될 수 있나 그런 생각에 문의전화가 전시장으로 많이 걸려오는 편이죠."

과연 그럴까?

문제는 3년 후 만기 땝니다.

차 값 절반 이상인 뭉칫돈을 한 번에 내야 합니다.

여기서 대부분 손을 듭니다.

수입차 덜컥 샀다 빚에 시달리는 이른바 수입차 푸어가 되는 겁니다.

수입차 구매자의 절반 가량은 20~30대의 젊은이들.

구매력 없이 유예 할부만 믿었다간 수입차 푸어의 덫에 빠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앵커 멘트>

수입차 푸어족과 달리 국내 5대 수입차 회사의 할부금융사 영업수익은 2년새 34%나 급증해 1조 3천억원에 이르는데요.

문제는 앞으로 3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이 1조원이나 된다는 추산도 있다는 점입니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이어서 정윤섭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중고 수입차 매장엔 하루에도 수십 대가 매물로 나옵니다.

상당수는 구입한 지 얼마 안된 사실상 신찹니다.

그동안 이자만 내며 몰다 목돈인 잔금을 내야 할 만기가 도래하자, 아예 차를 내놓은 겁니다.

<녹취> 김OO(수입차 구매자/음성변조) : "나이도 있고 하니까 나름대로 결혼도 생각해야 되고..."

문제는 올해부터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수입차 판매량은 2009년 6만 대에서 점점 늘어 3년 새 2배를 넘어섰습니다.

유예 할부 활성화 시기와 일치하는데 올해가 첫 만기 도래의 해가 된다는 계산입니다.

<녹취> 수입차 영업사원(음성변조) : "대부분 월 리스료(납입금)는 유예된 가격 (만기 원금)에 그냥 이자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예를 들어 2010년 3년 유예 할부로 차를 샀다면 올해 수천만 원의 잔금을 뭉치 돈으로 내야 합니다.

만기가 도래 액수는 앞으로 3년간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합니다.

문제는 구매자 상당수가 재정이 취약한 젊은이들이라는 겁니다.

자칫 10 년전 카드대란 같은 불안 요소가 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형구(금융소비자연맹) : "젊은 층들이 내집 마련이라든가 결혼 자금을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빚으로 시작하면 사회문제로 야기될 수 있습니다."

40-50대 이상의 하우스푸어뿐 아니라 젊은 층들의 수입차 푸어도 우리 경제의 현안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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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월 10만 원으로 수입차를?…‘유예 할부’ 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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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2-02 21: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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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수입차 고객이 주로 4,50대였다면 최근엔 2,30대가 절반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예 할부'라는 금융 상품 때문인데 이를 믿고 수입 차 덜컥 샀다가 빚에 시달리는 이른바 '수입차 푸어'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수입차 매장에 들어가 작은 차 좀 보자고 했더니 대뜸 6천 2백만원 짜리를 추천합니다. <녹취> 수입차 업체 상담직원 (음성변조) : "주로 젊은층 분들이 많이 하세요. 워낙 인기 있는 차종이라 고객님들께서 많이 찾으셔서.." 부담스러워 하자 월 10만 원 대만 내면 살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녹취> 수입차 업체 상담직원 (음성변조) : "금액적인 면에서 부담이 없어요. 이거 프로그램 이용하시잖아요. 520D 월 12만 2천 원만 내시면 되세요." 이른바 유예 할부라는 금융 상품을 꺼내 든 겁니다. 6200만 원 차 값 중 약 절반만 내고 3년간 매달 12만 원, 즉, 이자만 내고 타라는 겁니다. 수입차 회사마다 목돈 부담 없다는 말로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습니다. <녹취> 수입차 영업사원 (음성변조) : "몇 십만 원만 내고 내가 이 차의 주인이 될 수 있나 그런 생각에 문의전화가 전시장으로 많이 걸려오는 편이죠." 과연 그럴까? 문제는 3년 후 만기 땝니다. 차 값 절반 이상인 뭉칫돈을 한 번에 내야 합니다. 여기서 대부분 손을 듭니다. 수입차 덜컥 샀다 빚에 시달리는 이른바 수입차 푸어가 되는 겁니다. 수입차 구매자의 절반 가량은 20~30대의 젊은이들. 구매력 없이 유예 할부만 믿었다간 수입차 푸어의 덫에 빠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앵커 멘트> 수입차 푸어족과 달리 국내 5대 수입차 회사의 할부금융사 영업수익은 2년새 34%나 급증해 1조 3천억원에 이르는데요. 문제는 앞으로 3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이 1조원이나 된다는 추산도 있다는 점입니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이어서 정윤섭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중고 수입차 매장엔 하루에도 수십 대가 매물로 나옵니다. 상당수는 구입한 지 얼마 안된 사실상 신찹니다. 그동안 이자만 내며 몰다 목돈인 잔금을 내야 할 만기가 도래하자, 아예 차를 내놓은 겁니다. <녹취> 김OO(수입차 구매자/음성변조) : "나이도 있고 하니까 나름대로 결혼도 생각해야 되고..." 문제는 올해부터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수입차 판매량은 2009년 6만 대에서 점점 늘어 3년 새 2배를 넘어섰습니다. 유예 할부 활성화 시기와 일치하는데 올해가 첫 만기 도래의 해가 된다는 계산입니다. <녹취> 수입차 영업사원(음성변조) : "대부분 월 리스료(납입금)는 유예된 가격 (만기 원금)에 그냥 이자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예를 들어 2010년 3년 유예 할부로 차를 샀다면 올해 수천만 원의 잔금을 뭉치 돈으로 내야 합니다. 만기가 도래 액수는 앞으로 3년간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합니다. 문제는 구매자 상당수가 재정이 취약한 젊은이들이라는 겁니다. 자칫 10 년전 카드대란 같은 불안 요소가 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형구(금융소비자연맹) : "젊은 층들이 내집 마련이라든가 결혼 자금을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빚으로 시작하면 사회문제로 야기될 수 있습니다." 40-50대 이상의 하우스푸어뿐 아니라 젊은 층들의 수입차 푸어도 우리 경제의 현안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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