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주변 ‘도박 난민’ 우울한 명절

입력 2013.02.09 (08:22) 수정 2013.0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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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카지노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박을 꿈꾸며 강원도 정선 카지노에 왔다가 돈을 모두 잃고 쪽방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랜드 카지노 근처의 좁은 골목길.

허름한 단칸방이 다닥다닥 붙은 쪽방촌이 나타납니다.

10제곱미터도 안 되는 작은 방,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카지노를 오가는 68살 김 모 씨의 보금자립니다.

한때 서울에서 큰 고깃집을 운영했지만 10년 넘게 카지노를 들락대다보니 모든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녹취> 김 모씨(음성변조) :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어 나도. 왜 내가 지금 여기 와서 (월) 10만 원짜리 방에서 사는지 그 자체를 모르겠다고."

대낮인데도 카지노 근처 찜질방이 꽉 찼습니다.

카지노에서 밤을 꼬박 샌 도박중독자들입니다.

한 달 넘게 여기서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박 모씨(음성변조) : "24시간 사용하는 거에요. 몇 번이고 버스 다니니까 타고 왔다갔다해도 되고 게임을 하다 와서 쉬어도 되고."

대부분 카지노에서 대리 게임을 하거나 좌석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합니다.

<녹취> 최 모씨(음성변조) : "5만 원 10만 원 벌려고 그래. 도박을 하는 사람들 별반 없어 실질적으로. 터지면 뒤에 가서 사장님 축하합니다 하고 그 사람한테 몇만 원 개평 받으면 그게 생계야 생계."

끼니는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합니다.

이렇게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카지노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 천2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카지노에서 모든 재산을 잃고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 강원랜드 주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도박중독자만 최근 7년간 30명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최정헌(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 :"추워서 난방비나 없으신 분들도 계시고 해서 그분들을 한시적이라도 지원하지 않으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벼랑 끝에 선 '도박 난민'들에게 더 없이 우울한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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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노 주변 ‘도박 난민’ 우울한 명절
    • 입력 2013-02-09 08:22:50
    • 수정2013-02-09 09:00:51
    뉴스광장 1부
<앵커멘트>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카지노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박을 꿈꾸며 강원도 정선 카지노에 왔다가 돈을 모두 잃고 쪽방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면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랜드 카지노 근처의 좁은 골목길. 허름한 단칸방이 다닥다닥 붙은 쪽방촌이 나타납니다. 10제곱미터도 안 되는 작은 방,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카지노를 오가는 68살 김 모 씨의 보금자립니다. 한때 서울에서 큰 고깃집을 운영했지만 10년 넘게 카지노를 들락대다보니 모든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녹취> 김 모씨(음성변조) :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어 나도. 왜 내가 지금 여기 와서 (월) 10만 원짜리 방에서 사는지 그 자체를 모르겠다고." 대낮인데도 카지노 근처 찜질방이 꽉 찼습니다. 카지노에서 밤을 꼬박 샌 도박중독자들입니다. 한 달 넘게 여기서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박 모씨(음성변조) : "24시간 사용하는 거에요. 몇 번이고 버스 다니니까 타고 왔다갔다해도 되고 게임을 하다 와서 쉬어도 되고." 대부분 카지노에서 대리 게임을 하거나 좌석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합니다. <녹취> 최 모씨(음성변조) : "5만 원 10만 원 벌려고 그래. 도박을 하는 사람들 별반 없어 실질적으로. 터지면 뒤에 가서 사장님 축하합니다 하고 그 사람한테 몇만 원 개평 받으면 그게 생계야 생계." 끼니는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합니다. 이렇게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카지노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 천2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카지노에서 모든 재산을 잃고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 강원랜드 주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도박중독자만 최근 7년간 30명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최정헌(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 :"추워서 난방비나 없으신 분들도 계시고 해서 그분들을 한시적이라도 지원하지 않으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벼랑 끝에 선 '도박 난민'들에게 더 없이 우울한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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