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 강도 높은 훈련에 ‘기진맥진’

입력 2013.02.16 (11:51) 수정 2013.02.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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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익수' 이진영(LG·33)은 요즘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일원인 이진영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LG 트윈스의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한 번도 훈련장 왕복 버스를 타지 않았다.

사이판 수수페 구장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약 7㎞.

이진영은 최고참 최동수(42)와 함께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WBC에 대비해 식단까지 조절하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나선 이진영은 그 결과로 체중을 5㎏이나 감량하고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이진영은 지난 13일부터 타이완 도류시 도류구장에서 진행된 WBC 대표팀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금세 후회하게 됐다.

WBC 대표팀의 훈련량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요새 "괜히 살 뺐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WBC 대표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시반까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훈련시간은 예전 국가대표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훈련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수비 훈련만 예로 들어봐도 펑고에 일가견이 있는 류중일 감독과 유지현 코치가 동시에 방망이를 쥐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펑고를 날리고 있다.

교묘한 바운드와 함께 발놀림이 여간 빠르지 않으면 잡기 어려울 정도로 코스 공략까지 탁월한 이들의 펑고에 선수들은 수비 훈련이 끝난 뒤에는 더그아웃에 털썩 주저앉기에 바쁘다.

타격 훈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용덕 투수코치가 손수 배팅볼 투수로 나서 공을 던져주기에 선수들은 공 하나하나를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은 타자들 옆에서 손수 공을 토스해주며 지도에 나서는 등 선수들은 도무지 숨돌릴 공간을 찾기 어렵다.

대표팀 '안방마님' 강민호(롯데)의 왼손 손바닥에는 첫날부터 굵은 물집이 잡히더니 연일 계속되는 고강도 타격훈련에 아예 살갗까지 벗겨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활약한 강민호는 "예전 대표팀 훈련량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정말 공을 치다가 지친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기에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혹독한 러닝 훈련으로 파김치가 된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소화해야 그날 훈련 일과가 끝난다.

류중일 감독은 웨이트트레이닝 예찬론자다.

류 감독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 그날 훈련에서 쌓인 피로가 사라지고 다음 날 훈련할 때 부상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류 감독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선수들의 명단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에 선수들은 기겁했다.

이대호(오릭스)는 "7년 만에 이렇게 힘든 훈련은 처음"이라고 했고 국제대회를 여러 차례 경험한 고참급 선수들의 입에서도 "지금 대표팀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제3회 WBC 대표팀은 예전 대표팀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선수단이 느슨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류중일 감독이나 코치진이 좀 더 많은 훈련량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표팀은 사흘간의 고강도 훈련 후 16일 첫 휴식일을 맞았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이 주변 지리도 익숙하지 않아 휴식일에도 별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하자 "그럼 훈련할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선수들의 입에서는 1초도 안 돼서 "할 일 많습니다"는 대답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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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BC 대표, 강도 높은 훈련에 ‘기진맥진’
    • 입력 2013-02-16 11:51:21
    • 수정2013-02-16 11:51:34
    연합뉴스
'국민 우익수' 이진영(LG·33)은 요즘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일원인 이진영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LG 트윈스의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한 번도 훈련장 왕복 버스를 타지 않았다. 사이판 수수페 구장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약 7㎞. 이진영은 최고참 최동수(42)와 함께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WBC에 대비해 식단까지 조절하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나선 이진영은 그 결과로 체중을 5㎏이나 감량하고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이진영은 지난 13일부터 타이완 도류시 도류구장에서 진행된 WBC 대표팀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금세 후회하게 됐다. WBC 대표팀의 훈련량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요새 "괜히 살 뺐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WBC 대표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시반까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훈련시간은 예전 국가대표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훈련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수비 훈련만 예로 들어봐도 펑고에 일가견이 있는 류중일 감독과 유지현 코치가 동시에 방망이를 쥐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펑고를 날리고 있다. 교묘한 바운드와 함께 발놀림이 여간 빠르지 않으면 잡기 어려울 정도로 코스 공략까지 탁월한 이들의 펑고에 선수들은 수비 훈련이 끝난 뒤에는 더그아웃에 털썩 주저앉기에 바쁘다. 타격 훈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용덕 투수코치가 손수 배팅볼 투수로 나서 공을 던져주기에 선수들은 공 하나하나를 허투루 보낼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은 타자들 옆에서 손수 공을 토스해주며 지도에 나서는 등 선수들은 도무지 숨돌릴 공간을 찾기 어렵다. 대표팀 '안방마님' 강민호(롯데)의 왼손 손바닥에는 첫날부터 굵은 물집이 잡히더니 연일 계속되는 고강도 타격훈련에 아예 살갗까지 벗겨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활약한 강민호는 "예전 대표팀 훈련량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정말 공을 치다가 지친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기에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혹독한 러닝 훈련으로 파김치가 된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소화해야 그날 훈련 일과가 끝난다. 류중일 감독은 웨이트트레이닝 예찬론자다. 류 감독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 그날 훈련에서 쌓인 피로가 사라지고 다음 날 훈련할 때 부상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류 감독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선수들의 명단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에 선수들은 기겁했다. 이대호(오릭스)는 "7년 만에 이렇게 힘든 훈련은 처음"이라고 했고 국제대회를 여러 차례 경험한 고참급 선수들의 입에서도 "지금 대표팀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제3회 WBC 대표팀은 예전 대표팀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선수단이 느슨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류중일 감독이나 코치진이 좀 더 많은 훈련량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표팀은 사흘간의 고강도 훈련 후 16일 첫 휴식일을 맞았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이 주변 지리도 익숙하지 않아 휴식일에도 별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하자 "그럼 훈련할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선수들의 입에서는 1초도 안 돼서 "할 일 많습니다"는 대답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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