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덴젤 워싱턴의 눈부신 연기 ‘플라이트’

입력 2013.02.18 (20:07) 수정 2013.02.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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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이트'는 여러 사람의 싸움과 갈등이 아닌,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그린다.

그 내면의 움직임이 얼마나 관객에게 전달돼 감동을 주느냐가 이 영화의 성패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덴젤 워싱턴은 한 인간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깊은 갈등의 드라마를 오롯이 관객의 마음에 전달해 그 어떤 액션, 스릴러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과 재미를 만들어낸다.

또 배우의 연기를 제대로 빛나게 하는 것은 할리우드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의 노련한 연출 솜씨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좋은 배우와 좋은 감독이 만나 빼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경우다.

최고 실력의 비행기 조종사 휘태커(덴젤 워싱턴 분)는 전날 과음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애틀랜타행 사우스젯 227 항공기의 조종석에 앉는다.

이륙하자마자 심한 난기류를 만나지만, 능숙한 솜씨로 고도를 올려 비행기를 안정시킨다.

목적지에 착륙하기 20여분 전, 조종타가 말을 듣지 않고 비행기가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다.

엔진까지 고장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휘태커는 침착한 상황 판단으로 기체를 뒤집어 추락을 막고 기적처럼 들판에 비상 착륙시킨다. 대형 사고는 면했지만, 비행기 후미의 큰 충격으로 승무원 2명과 승객 4명이 목숨을 잃는다.

기장인 휘태커는 사고 소식이 미디어에 알려지면서 대형 사고를 막은 영웅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항공안전국의 정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휘태커가 숨기고 싶었던 약점이 세상에 드러날 위기를 맞는다.

다행히 유능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지만, 휘태커는 깊은 시름에 잠긴다.

그리고 공식 청문회가 열리는 날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받게 된다.

진실을 말할 것이냐 거짓을 꾸밀 것이냐의 기로에서 그는 갈등한다.

영화는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 여러 차례 반전이 이뤄지는 상황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편의 리듬감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특히 초반 20여 분간의 비행기 사고 시퀀스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감독은 스펙터클한 시각 효과를 위해 실제 비행기와 똑같은 세트를 그대로 만들고 그 안의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찍었다고 한다.

기체의 흔들림으로 비행기 내부의 사람과 사물이 어지럽게 충돌하고 180도 뒤집힌 기체 안에서 거꾸로 위태롭게 매달린 모습 등은 관객이 비행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가슴을 졸이게 한다.

또 사고 이후 벌어지는 여러 상황 변화와 그 안에서 주인공의 요동치는 심리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크다.

인생에 남은 것이라곤 오직 실력과 자존심이기에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집,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마음을 꽁꽁 닫아버린 그의 독선은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한다.

그 와중에 괴로워하고 흔들리는 그의 마음은 덴젤 워싱턴의 눈부신 연기를 통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2002년 '트레이닝 데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덴젤 워싱턴은 이번 영화로 다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초반의 비행기 사고 시퀀스 외에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여럿 있다.

청문회 전날 밤 주인공이 호텔에서 맞닥뜨리는 뜻밖의 상황은 한순간 숨을 딱 멎게 할 만큼 절묘한 반전의 묘미와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1980년대부터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등으로 큰 흥행을 거두고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베테랑 감독의 녹슬지 않은 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28일 개봉. 상영시간 138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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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덴젤 워싱턴의 눈부신 연기 ‘플라이트’
    • 입력 2013-02-18 20:07:17
    • 수정2013-02-18 20:08:27
    연합뉴스
영화 '플라이트'는 여러 사람의 싸움과 갈등이 아닌,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그린다. 그 내면의 움직임이 얼마나 관객에게 전달돼 감동을 주느냐가 이 영화의 성패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덴젤 워싱턴은 한 인간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깊은 갈등의 드라마를 오롯이 관객의 마음에 전달해 그 어떤 액션, 스릴러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과 재미를 만들어낸다. 또 배우의 연기를 제대로 빛나게 하는 것은 할리우드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의 노련한 연출 솜씨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좋은 배우와 좋은 감독이 만나 빼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경우다. 최고 실력의 비행기 조종사 휘태커(덴젤 워싱턴 분)는 전날 과음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애틀랜타행 사우스젯 227 항공기의 조종석에 앉는다. 이륙하자마자 심한 난기류를 만나지만, 능숙한 솜씨로 고도를 올려 비행기를 안정시킨다. 목적지에 착륙하기 20여분 전, 조종타가 말을 듣지 않고 비행기가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다. 엔진까지 고장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휘태커는 침착한 상황 판단으로 기체를 뒤집어 추락을 막고 기적처럼 들판에 비상 착륙시킨다. 대형 사고는 면했지만, 비행기 후미의 큰 충격으로 승무원 2명과 승객 4명이 목숨을 잃는다. 기장인 휘태커는 사고 소식이 미디어에 알려지면서 대형 사고를 막은 영웅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항공안전국의 정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휘태커가 숨기고 싶었던 약점이 세상에 드러날 위기를 맞는다. 다행히 유능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지만, 휘태커는 깊은 시름에 잠긴다. 그리고 공식 청문회가 열리는 날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받게 된다. 진실을 말할 것이냐 거짓을 꾸밀 것이냐의 기로에서 그는 갈등한다. 영화는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 여러 차례 반전이 이뤄지는 상황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편의 리듬감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특히 초반 20여 분간의 비행기 사고 시퀀스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감독은 스펙터클한 시각 효과를 위해 실제 비행기와 똑같은 세트를 그대로 만들고 그 안의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찍었다고 한다. 기체의 흔들림으로 비행기 내부의 사람과 사물이 어지럽게 충돌하고 180도 뒤집힌 기체 안에서 거꾸로 위태롭게 매달린 모습 등은 관객이 비행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가슴을 졸이게 한다. 또 사고 이후 벌어지는 여러 상황 변화와 그 안에서 주인공의 요동치는 심리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크다. 인생에 남은 것이라곤 오직 실력과 자존심이기에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집,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마음을 꽁꽁 닫아버린 그의 독선은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한다. 그 와중에 괴로워하고 흔들리는 그의 마음은 덴젤 워싱턴의 눈부신 연기를 통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2002년 '트레이닝 데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덴젤 워싱턴은 이번 영화로 다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초반의 비행기 사고 시퀀스 외에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여럿 있다. 청문회 전날 밤 주인공이 호텔에서 맞닥뜨리는 뜻밖의 상황은 한순간 숨을 딱 멎게 할 만큼 절묘한 반전의 묘미와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1980년대부터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등으로 큰 흥행을 거두고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베테랑 감독의 녹슬지 않은 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28일 개봉. 상영시간 138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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