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이 남긴 과제

입력 2013.02.24 (22:37) 수정 2013.02.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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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대 대통령 박근혜 후보 당선

1월 6일 대통령직 인수위 출범

1월 15일 17부 3처 17청

새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

<녹취> 김용준 인수위원장 :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행복한 국민행복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부흥 추진 동력 마련하는 계기가 되도록 개편 조정하였습니다."

1월 24일 김용준 총리 후보자 발표

1월 29일 부동산 투기, 자녀 병역 면제 의혹 지명 5일만에 김후보 자진 사퇴

2월 8일 정홍원 총리 후보 지명

<녹취> 정홍원 : "정확하게 보필하고 바르게 보필하는 게 책임총리 아니겠느냐"

2월 13일~17일 17개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

2월 18-19일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내정

2월 21일 5대 국정 목표, 140대 국정과제 발표

<녹취> 김용준 발표 : "첫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둘째, 맞춤형 고용복지, 셋째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넷째 안전과 통합의 사회 다섯째,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

<앵커 멘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68일.

이 기간 동안 인수위는 이른바 '불통 논란'을 불렀고, 첫번째 총리 후보 낙마 뒤 늦어진 인사로 새 정부는 새 내각으로 출범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68일의 취임 준비 기간에 불거진 문제들은 새 정부 5년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남겼는데요,

인수위 활동을 평가하면서,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48일간의 활동을 마무리지었습니다.

<녹취> 유민봉(인수위 총괄 간사/국정기획수석) : "이번 인수위원회는 차분 내실있게 업무를 수행한다는 원칙 하에 국정비전과 국정과제를 새정부에 인계하는 과제를 착실히 수행하였습니다."

역대 가장 조용하고 차분한 인수위, 실무에 중점을 둔 이번 인수위의 특징이었습니다.

지난 1월 인수위 출범 며칠 뒤, 출근길의 인수위원들은 취재진을 피하기 바쁩니다.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녹취> 모철민 : "몰라요"

간단한 전망을 해달라는 요구에도 대답은 없습니다.

<녹취> "가야 돼"

술래잡기를 하듯 돌아가고, 뛰어들어가고, 종종걸음을 칩니다.

인수위원회는 이처럼 회의 내용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 업무 보고, 때로는 일정에까지 보안을 적용했습니다.

지나친 보안과 비밀주의는 인수위가 대국민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최대석 인수위원의 돌연한 사퇴, 해킹 소동 등에 대해서까지 인수위가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언론과 충돌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녹취> 진영(인수위 부위원장) : "사퇴배경에 대해 계속 궁금증이 제기되는데요?(죄송합니다, 거참)"

<녹취> 윤창중(인수위 수석대변인) : "이해가 안돼요, 해킹이 있었다는 건지, 시도가 있었다는 건지(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제가 여러번 강조했잖습니까?)"

인수위의 이같은 보안 중시는 역대 인수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습니다.

최초의 인수위였던 노태우 정부 인수위, 국정 인수보다 취임 준비에 주력했다는 평가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인수위는 정치인들이 주가 돼 정책 개발보다 대선 승리 논공행상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수위는 IMF외환 위기 극복 문제에 거의 매달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수위는 여당 내 주류세력이 교체되면서 이른바 점령군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는 10년만의 정권 교체로 인한 신구 정부 갈등에다

<녹취> 이경숙(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알아들어요. 그래서 "오렌지" 이러니까 "아, 오렌지" 오렌지를 아린쥐로 발음해야한다는 인수위원장의 발언 등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만큼 말이 많았습니다."

이같은 논란과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낮고 작은 실무형의 인수위를 지향했습니다.

취임 준비위까지 160여명, 작은 규모에, 측근 정치인은 배제하고, 교수, 전문가 위주로 인수위원을 선발했습니다.

<녹취> 강정모(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 "정치인이 적었단 하는 것은 외부 정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떄문에행정이나 국정목표는 정치성을 떠날수록 좋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죠"

점령군적 위압감도 없었다는 게 공무원들의 평갑니다.

<녹취> 중앙부처 공무원(음성 변조) : "예전에는 인수위에서 거의 점령군 같은 센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낮추고 경청하고 또 기존 부처 공무원에 대해 배려를 해주는 부분이 강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지나친 보안이 문제가 됐습니다.

결과만 발표하면서 과정에 대한 설명이 생략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성국(시사 평론가) : "중간의 과정, 어떤 논의가 있었고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겁니다. 민주주의에서 핵심적인 소통매카니즘 이게 지금 국민들한테 안보이는 것이거든요."

소모적 논란을 피하는 것과 소통을 통한 공개적 의사 결정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인수위가 남긴 새 정부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각종 의혹에 대한 공방이 이어집니다.

<녹취> 홍익표 : "15년 후에 매각하셨는데, 공시지가로도 23배, 실거래가 40배 가까이 차익을 거두지 않았을까?""

<녹취> 정홍원 : "전혀 전혀 아닙니다, 그럼 제가 재산이 엄청나게 늘어야죠"

<녹취> 이상규(통진당 의원) : "상여금 형식으로 해서 많이 받을 때는 (1달에) 1억이 넘는 급여를 받으셨어요"

<녹취> 정홍원 : "서민들에 비해서 월급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만, 돈은 정당하게 벌고 잘 쓰면 그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의혹들이 쏟아져나온 상탭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선은 초반부터 부실 검증 논란에 흔들렸습니다.

첫 총리 후보였던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이 부동산 투기, 아들 병역 회피 의혹 등으로 5일만에 낙마했기 때문입니다.

'나홀로 검증'이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박 당선인은 인사 검증을 주도할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미룬 채 고독한 결단형 인사를 계속했습니다.

<인터뷰> 함성득(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청와대 비서실장이 빨리 내정이 돼야 현 정부 청와대와 인수작업을 벌일 수 있거든요. 청와대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면 인사 존안 자료, 인사 검증 시스템을 확보하는 겁니다."

인수위처럼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도 실무 전문가형으로 꾸려졌습니다.

해당 부처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한 관료 출신, 후보 캠프에서 정책을 주도한 학자들, 미래 기반 산업 개발이라는 목표를 위해 미국 국적자까지 영입하는 과감함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야당에선 실무, 보좌형 내각에다 청와대 비서진이 측근 일색이라며 제왕적 친정체제 구축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녹취> 정성호 대변인(2월 18일) : "박근혜 당선인이 사실상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하는 친정 의지를 표명한 것이 아닌가"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 책임장관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권한의 이양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서 특정 대학, 특정 고등학교, 특정 지역, 남성에 편중된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과 함께,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강조한 대화합과 탕평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정대철 : "한쪽의 소외된 사람들이 계속 소외됐다는 소외감을 갖게 되면 화합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소외된 계층, 소외된 사람들을 특별히 고려해서 그 분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소명이 있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다 "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국회 여야 합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당선인이 각 부 장관 후보자들을 지명하면서 대화 정치, 화합 정치를 바라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녹취> 이만섭 :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를 가까이 해야 됩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여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야당 대표들과 자주 만나서 국정을 논의해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소통의 정치인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내각은 총리 후보를 제외하고는 국회 청문회조차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새 대통령이 한동안 이전 정부의 내각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해 취임 초기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녹취> 함성득 : "중요한 한 달간의 시간이 결국은 잃어버리는 시간이 되는 거죠. 그만큼 자신의 국정 비전, 거기에 맞춘 국정과제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그 기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5대 국정 목표와 140대 국정과제로 공약을 구체화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 의지는 높습니다.

<녹취> 박근혜 당선인 녹취 :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변 상황에 변화도 많이 있을 것이고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여론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수-진보 간 양자 대결로 펼쳐졌던 지난 대선의 여파에, 새로운 방식의 인수위가 낳은 '소통 미흡' 등 새로운 숙제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녹취>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 "21세기 감성시대는 국민들이 중심이 되어 정치를 주도하는 국민중심주의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큰 폭으로 적극적으로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하지만, 내일부터 5년의 임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높습니다.

<녹취> "저는 다른 분을 찍었는데,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되셨으니까 나머지 48%의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녹취> "많은 공약을 발표하셨는데 그것을 차질없이 성실하게 수행을 해서. "

<녹취> "재벌정책을 써왔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도 살리는 정책을 썼으면 합니다."

<녹취> "국민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해주시고 국민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그런 소리들을 귀담아듣는"

<녹취> "저는 믿습니다. 서민들을 위해서 잘해주실 거라고, 벌써부터 가슴은 두근두근합니다."

68일 취임 준비 기간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새로운 임기 5년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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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8일이 남긴 과제
    • 입력 2013-02-25 06:48:53
    • 수정2013-02-25 09:06:32
    취재파일K
제 18대 대통령 박근혜 후보 당선 1월 6일 대통령직 인수위 출범 1월 15일 17부 3처 17청 새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 <녹취> 김용준 인수위원장 :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행복한 국민행복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부흥 추진 동력 마련하는 계기가 되도록 개편 조정하였습니다." 1월 24일 김용준 총리 후보자 발표 1월 29일 부동산 투기, 자녀 병역 면제 의혹 지명 5일만에 김후보 자진 사퇴 2월 8일 정홍원 총리 후보 지명 <녹취> 정홍원 : "정확하게 보필하고 바르게 보필하는 게 책임총리 아니겠느냐" 2월 13일~17일 17개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 2월 18-19일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내정 2월 21일 5대 국정 목표, 140대 국정과제 발표 <녹취> 김용준 발표 : "첫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둘째, 맞춤형 고용복지, 셋째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넷째 안전과 통합의 사회 다섯째,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 <앵커 멘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68일. 이 기간 동안 인수위는 이른바 '불통 논란'을 불렀고, 첫번째 총리 후보 낙마 뒤 늦어진 인사로 새 정부는 새 내각으로 출범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68일의 취임 준비 기간에 불거진 문제들은 새 정부 5년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남겼는데요, 인수위 활동을 평가하면서,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48일간의 활동을 마무리지었습니다. <녹취> 유민봉(인수위 총괄 간사/국정기획수석) : "이번 인수위원회는 차분 내실있게 업무를 수행한다는 원칙 하에 국정비전과 국정과제를 새정부에 인계하는 과제를 착실히 수행하였습니다." 역대 가장 조용하고 차분한 인수위, 실무에 중점을 둔 이번 인수위의 특징이었습니다. 지난 1월 인수위 출범 며칠 뒤, 출근길의 인수위원들은 취재진을 피하기 바쁩니다.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녹취> 모철민 : "몰라요" 간단한 전망을 해달라는 요구에도 대답은 없습니다. <녹취> "가야 돼" 술래잡기를 하듯 돌아가고, 뛰어들어가고, 종종걸음을 칩니다. 인수위원회는 이처럼 회의 내용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 업무 보고, 때로는 일정에까지 보안을 적용했습니다. 지나친 보안과 비밀주의는 인수위가 대국민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최대석 인수위원의 돌연한 사퇴, 해킹 소동 등에 대해서까지 인수위가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언론과 충돌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녹취> 진영(인수위 부위원장) : "사퇴배경에 대해 계속 궁금증이 제기되는데요?(죄송합니다, 거참)" <녹취> 윤창중(인수위 수석대변인) : "이해가 안돼요, 해킹이 있었다는 건지, 시도가 있었다는 건지(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제가 여러번 강조했잖습니까?)" 인수위의 이같은 보안 중시는 역대 인수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습니다. 최초의 인수위였던 노태우 정부 인수위, 국정 인수보다 취임 준비에 주력했다는 평가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인수위는 정치인들이 주가 돼 정책 개발보다 대선 승리 논공행상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수위는 IMF외환 위기 극복 문제에 거의 매달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수위는 여당 내 주류세력이 교체되면서 이른바 점령군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는 10년만의 정권 교체로 인한 신구 정부 갈등에다 <녹취> 이경숙(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알아들어요. 그래서 "오렌지" 이러니까 "아, 오렌지" 오렌지를 아린쥐로 발음해야한다는 인수위원장의 발언 등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만큼 말이 많았습니다." 이같은 논란과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낮고 작은 실무형의 인수위를 지향했습니다. 취임 준비위까지 160여명, 작은 규모에, 측근 정치인은 배제하고, 교수, 전문가 위주로 인수위원을 선발했습니다. <녹취> 강정모(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 "정치인이 적었단 하는 것은 외부 정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떄문에행정이나 국정목표는 정치성을 떠날수록 좋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죠" 점령군적 위압감도 없었다는 게 공무원들의 평갑니다. <녹취> 중앙부처 공무원(음성 변조) : "예전에는 인수위에서 거의 점령군 같은 센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낮추고 경청하고 또 기존 부처 공무원에 대해 배려를 해주는 부분이 강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지나친 보안이 문제가 됐습니다. 결과만 발표하면서 과정에 대한 설명이 생략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성국(시사 평론가) : "중간의 과정, 어떤 논의가 있었고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겁니다. 민주주의에서 핵심적인 소통매카니즘 이게 지금 국민들한테 안보이는 것이거든요." 소모적 논란을 피하는 것과 소통을 통한 공개적 의사 결정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인수위가 남긴 새 정부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각종 의혹에 대한 공방이 이어집니다. <녹취> 홍익표 : "15년 후에 매각하셨는데, 공시지가로도 23배, 실거래가 40배 가까이 차익을 거두지 않았을까?"" <녹취> 정홍원 : "전혀 전혀 아닙니다, 그럼 제가 재산이 엄청나게 늘어야죠" <녹취> 이상규(통진당 의원) : "상여금 형식으로 해서 많이 받을 때는 (1달에) 1억이 넘는 급여를 받으셨어요" <녹취> 정홍원 : "서민들에 비해서 월급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만, 돈은 정당하게 벌고 잘 쓰면 그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의혹들이 쏟아져나온 상탭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선은 초반부터 부실 검증 논란에 흔들렸습니다. 첫 총리 후보였던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이 부동산 투기, 아들 병역 회피 의혹 등으로 5일만에 낙마했기 때문입니다. '나홀로 검증'이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박 당선인은 인사 검증을 주도할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미룬 채 고독한 결단형 인사를 계속했습니다. <인터뷰> 함성득(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청와대 비서실장이 빨리 내정이 돼야 현 정부 청와대와 인수작업을 벌일 수 있거든요. 청와대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면 인사 존안 자료, 인사 검증 시스템을 확보하는 겁니다." 인수위처럼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도 실무 전문가형으로 꾸려졌습니다. 해당 부처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한 관료 출신, 후보 캠프에서 정책을 주도한 학자들, 미래 기반 산업 개발이라는 목표를 위해 미국 국적자까지 영입하는 과감함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야당에선 실무, 보좌형 내각에다 청와대 비서진이 측근 일색이라며 제왕적 친정체제 구축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녹취> 정성호 대변인(2월 18일) : "박근혜 당선인이 사실상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하는 친정 의지를 표명한 것이 아닌가"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 책임장관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권한의 이양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서 특정 대학, 특정 고등학교, 특정 지역, 남성에 편중된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과 함께,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강조한 대화합과 탕평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정대철 : "한쪽의 소외된 사람들이 계속 소외됐다는 소외감을 갖게 되면 화합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소외된 계층, 소외된 사람들을 특별히 고려해서 그 분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소명이 있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다 "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국회 여야 합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당선인이 각 부 장관 후보자들을 지명하면서 대화 정치, 화합 정치를 바라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녹취> 이만섭 :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를 가까이 해야 됩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여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야당 대표들과 자주 만나서 국정을 논의해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소통의 정치인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내각은 총리 후보를 제외하고는 국회 청문회조차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새 대통령이 한동안 이전 정부의 내각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해 취임 초기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녹취> 함성득 : "중요한 한 달간의 시간이 결국은 잃어버리는 시간이 되는 거죠. 그만큼 자신의 국정 비전, 거기에 맞춘 국정과제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그 기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5대 국정 목표와 140대 국정과제로 공약을 구체화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 의지는 높습니다. <녹취> 박근혜 당선인 녹취 :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변 상황에 변화도 많이 있을 것이고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여론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수-진보 간 양자 대결로 펼쳐졌던 지난 대선의 여파에, 새로운 방식의 인수위가 낳은 '소통 미흡' 등 새로운 숙제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녹취>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 "21세기 감성시대는 국민들이 중심이 되어 정치를 주도하는 국민중심주의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큰 폭으로 적극적으로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하지만, 내일부터 5년의 임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높습니다. <녹취> "저는 다른 분을 찍었는데,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되셨으니까 나머지 48%의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녹취> "많은 공약을 발표하셨는데 그것을 차질없이 성실하게 수행을 해서. " <녹취> "재벌정책을 써왔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도 살리는 정책을 썼으면 합니다." <녹취> "국민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해주시고 국민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그런 소리들을 귀담아듣는" <녹취> "저는 믿습니다. 서민들을 위해서 잘해주실 거라고, 벌써부터 가슴은 두근두근합니다." 68일 취임 준비 기간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새로운 임기 5년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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