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되풀이되는 유독물질 유출…이유·대책?

입력 2013.03.06 (21:11) 수정 2013.03.0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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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구미에서 발생했던 염소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유독물질 유출 사고가 경북에서만 최근 6개월 사이에 4번이나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고 현장 주변 주민들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사고 당시 직원들의 대피 장면이 촬영된 CCTV 화면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먼저, 권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옵니다.

긴급 출동한 소방차가 들어오고...

일대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오늘 처음 공개된 공장 내부의 CCTV 화면에는 사고 당시의 긴박함이 그대로 묻어 납니다.

공장 근로자와 주민 등 200여 명은 지금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은희(구미공단 근로자) : "어지럼증이 나고 두통이 생겨 앉아 있다가 서 있다가 해도 두통이 심했습니다."

구미공단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염소가스 누출 현장은 중화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인근 상가와 공장은 모처럼 풀린 날씨에도 출입문과 창문을 꼭꼭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미숙(인근 상가 거주) : "너무 불안한데 공단관리자 분들은 안전 관리를 잘 하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탁을 드립니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해 두려움이 큽니다.

<인터뷰> 강은주 : "(냄새)맡을 때는 몸으로 느끼고 반응하지만 몸에 들어간 뒤에도 이상반응 있을 수 있어 그게 더 불안하죠.."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반복되면서 평생 공단을 의지삼고 살아온 주민들조차 여기서 계속 살아도 되는지... 근심과 회의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국민들을 놀라게 한 유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전국적으로는 이미 6번째 입니다.

이들 사고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이광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유해 화학물질 누출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렀던 사고는 지난해 9월의 구미 불산 유출 사고입니다.

작업자 5명이 숨지고 주변 마을의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대규모 환경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이후 정부의 종합 대책이 나왔지만 사고는 보란듯이 줄을 이었습니다.

상주에서 염산이, 청주에선 불산용액이 누출됐고 화성의 삼성전자에서도 불산이 누출되는 등 1월 한 달에만 세 건이 터졌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사흘 간격으로 구미에서 LG실트론의 불산 혼합액 누출사고와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과 LG도 예외가 아니어서 충격은 큽니다.

이 사고들엔 공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시설 불량인데요, 주로 파이프 밸브와 연결 부위 등이 부식되거나 깨져서 사고가 났습니다.

이런 시설에는 내구연한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설 전반이 노후화돼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늑장 신고도 문젭니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사업장 안에서 자체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화를 키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무려 26시간, LG 실트론도 16시간이나 지나서야 신고했습니다.

예방 인력도 부족합니다.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경우 유해물질 관리 협력업체 82곳을 직원 1명이 관리해 부실관리를 불렀습니다.

아예 전담 관리자가 없기도 했고, 있더라도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유독물 관리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반복된 사고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셈입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안양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을 경악케 한 구미 불산 누출 사고...

관리 책임을 두고, 부처간에 공방을 하는 사이 피해는 커지고 대책은 늦어지기만 했습니다.

<인터뷰>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 : "환경부가 담당했구요.사고수습되고 나중 보니까 이거 고압가스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지식경제부가 져야 한다. 지금도 싸우고 있죠 "

오늘 열린 관계 차관회의에서는 유해 화학물질 영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불시 점검제 도입 등의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학물질 사업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통합 감독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일(교수/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 "법과 제도를 꾸준히 바꿔서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그런 조직이 필요합니다."

또 시설물에 대한 내구연한 도입과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지 않도록 신고조항을 바꾸는 것도 지적됩니다.

인허가 때 사전영향 평가를 도입하고 주민들의 영향평가도 정기적으로 반영해 불안을 불식시키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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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되풀이되는 유독물질 유출…이유·대책?
    • 입력 2013-03-06 21:14:44
    • 수정2013-03-06 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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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구미에서 발생했던 염소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유독물질 유출 사고가 경북에서만 최근 6개월 사이에 4번이나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고 현장 주변 주민들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사고 당시 직원들의 대피 장면이 촬영된 CCTV 화면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먼저, 권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옵니다.

긴급 출동한 소방차가 들어오고...

일대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오늘 처음 공개된 공장 내부의 CCTV 화면에는 사고 당시의 긴박함이 그대로 묻어 납니다.

공장 근로자와 주민 등 200여 명은 지금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은희(구미공단 근로자) : "어지럼증이 나고 두통이 생겨 앉아 있다가 서 있다가 해도 두통이 심했습니다."

구미공단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염소가스 누출 현장은 중화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인근 상가와 공장은 모처럼 풀린 날씨에도 출입문과 창문을 꼭꼭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미숙(인근 상가 거주) : "너무 불안한데 공단관리자 분들은 안전 관리를 잘 하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탁을 드립니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해 두려움이 큽니다.

<인터뷰> 강은주 : "(냄새)맡을 때는 몸으로 느끼고 반응하지만 몸에 들어간 뒤에도 이상반응 있을 수 있어 그게 더 불안하죠.."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반복되면서 평생 공단을 의지삼고 살아온 주민들조차 여기서 계속 살아도 되는지... 근심과 회의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국민들을 놀라게 한 유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전국적으로는 이미 6번째 입니다.

이들 사고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이광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유해 화학물질 누출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렀던 사고는 지난해 9월의 구미 불산 유출 사고입니다.

작업자 5명이 숨지고 주변 마을의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대규모 환경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이후 정부의 종합 대책이 나왔지만 사고는 보란듯이 줄을 이었습니다.

상주에서 염산이, 청주에선 불산용액이 누출됐고 화성의 삼성전자에서도 불산이 누출되는 등 1월 한 달에만 세 건이 터졌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사흘 간격으로 구미에서 LG실트론의 불산 혼합액 누출사고와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과 LG도 예외가 아니어서 충격은 큽니다.

이 사고들엔 공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시설 불량인데요, 주로 파이프 밸브와 연결 부위 등이 부식되거나 깨져서 사고가 났습니다.

이런 시설에는 내구연한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설 전반이 노후화돼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늑장 신고도 문젭니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사업장 안에서 자체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화를 키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무려 26시간, LG 실트론도 16시간이나 지나서야 신고했습니다.

예방 인력도 부족합니다.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경우 유해물질 관리 협력업체 82곳을 직원 1명이 관리해 부실관리를 불렀습니다.

아예 전담 관리자가 없기도 했고, 있더라도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유독물 관리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반복된 사고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셈입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안양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을 경악케 한 구미 불산 누출 사고...

관리 책임을 두고, 부처간에 공방을 하는 사이 피해는 커지고 대책은 늦어지기만 했습니다.

<인터뷰>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 : "환경부가 담당했구요.사고수습되고 나중 보니까 이거 고압가스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지식경제부가 져야 한다. 지금도 싸우고 있죠 "

오늘 열린 관계 차관회의에서는 유해 화학물질 영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불시 점검제 도입 등의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학물질 사업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통합 감독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일(교수/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 "법과 제도를 꾸준히 바꿔서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그런 조직이 필요합니다."

또 시설물에 대한 내구연한 도입과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지 않도록 신고조항을 바꾸는 것도 지적됩니다.

인허가 때 사전영향 평가를 도입하고 주민들의 영향평가도 정기적으로 반영해 불안을 불식시키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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