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산불 비상…“효과적 진화 체계 갖춰야”

입력 2013.03.11 (21:18) 수정 2013.03.1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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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전국에서 28건의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이달 들어 산불은 모두 53건 발생했는데, 최근 10년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늘었고, 피해 면적도 4.5배 이르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에 갑자기 포근해지고 바람까지 강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데요.

박경호 기자가 봄철 산불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호주 남동부의 넓은 평원이 붉은 화염으로 둘러싸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50만 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1,700배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당시 호주지역은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사막과 같이 건조한 상태였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 콜로라도 산불은 대기권 밖 인공위성에서도 보일 정도로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난 주말의 포항산불, 경북 일대엔 9일째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4월까지가 1년 중 가장 산불의 위험성이 큰 건조한 시깁니다.

특히 산 바로 아래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에서 처음 시작된 불이 바로 옆 아파트 단지를 넘어 다른 산으로 이어졌고 이 불은 다시 옆에 있는 학교로 번졌습니다.

이 불로 50헥타르의 산림과 민가 70여 채가 불에 탔습니다.

15명의 사상자와 백여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류득곤(포항북부소방서) : "산림인접지역에 주거시설을 건축할 당시 상록수의 완충녹지를 공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인 우리나라, 산불의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주말 포항지역에 발생한 산불은 이른바 날아다니는 불씨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습니다.

봄철 산불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날아다니는 불씨' 때문인데 김성한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을 뒷산의 작은 산불이 뒤에 보이는 거대한 화염으로 커진 이유.

바로 강한 바람 때문입니다.

주말 포항 지역엔 초속 10미터의 강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산불로 뜨거워진 공기가 빠르게 위로 올라가면서 강한 상승기류가 발생했습니다.

주변의 공기를 무섭게 빨아들였고 이 때문에 산불지역 바람은 초속 20미터, 두 배로 강해졌습니다.

태풍이 초속 17미터 이상의 바람을 동반하니까 태풍급 바람 세기였습니다.

이 태풍급 바람을 타고 솔이나 나뭇가지의 불씨가 길 건너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까지 2킬로미터나 날아갔습니다.

이번 울산과 포항 산불은 물론 낙산사를 태웠던 2005년 양양 산불도 날아다니는 불씨가 피해를 키웠습니다.

통계상으로도 강풍이 많이 부는 시기인 3,4월, 이때 발생하는 산불은 건수로는 전체의 51% 정도지만, 피해 면적은 84%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산불 원인을 보면 등산객 실수가 가장 많았고, 소각과 담뱃불, 불장난 등의 순입니다.

이번 포항 산불은 10대 소년의 불장난부터 시작됐는데요.

이런 방화성 산불은 최근 10년 동안 평균 9.5건씩 발생했습니다.

소중한 산림을 한순간 잿더미로 만드는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인지 류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겨우내 쌓여있던 낙엽, 얼마나 쉽게 불이 번지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초속 3.5미터의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약한 바람임에도 불구하고 불이 거세게 일면서 불붙은 낙엽이 날아다닙니다.

특히 침엽수 낙엽은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들추자 속에서 다시 불이 살아납니다.

<인터뷰>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 "바짝 마르고 두껍게 쌓인 낙엽은 한번 불붙게 되면 굉장히 높이 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나뭇가지를 타고 나무 위에 있는 잎까지 태우게 되는 거죠.이러면서 대형화되는 거죠."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산중턱에 많은 도시가 건설돼 있을 경우 불이 번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내화수종의 나무를 심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9일 포항 산불, 신고 2분 만에 헬기 한 대가 투입됐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일단 발생한 산불은 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초속 10미터가 넘는 강한 바람에 소형 진화 헬기는 이륙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녹취> 산림청 관계자 : "소형이나 중형은 (강한 바람에) 이륙이나 활동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물 떠올 때 조금씩 조금씩 갔다오면 그만큼 효과가 떨어집니다."

특히 산불의 위험성이 높은 곳에는 방화도로나 방화벽을 설치해 산불의 급속한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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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3-11 21:19:21
    • 수정2013-03-12 07: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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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국에서 28건의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이달 들어 산불은 모두 53건 발생했는데, 최근 10년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늘었고, 피해 면적도 4.5배 이르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에 갑자기 포근해지고 바람까지 강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데요.

박경호 기자가 봄철 산불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호주 남동부의 넓은 평원이 붉은 화염으로 둘러싸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50만 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1,700배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당시 호주지역은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사막과 같이 건조한 상태였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 콜로라도 산불은 대기권 밖 인공위성에서도 보일 정도로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난 주말의 포항산불, 경북 일대엔 9일째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4월까지가 1년 중 가장 산불의 위험성이 큰 건조한 시깁니다.

특히 산 바로 아래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에서 처음 시작된 불이 바로 옆 아파트 단지를 넘어 다른 산으로 이어졌고 이 불은 다시 옆에 있는 학교로 번졌습니다.

이 불로 50헥타르의 산림과 민가 70여 채가 불에 탔습니다.

15명의 사상자와 백여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류득곤(포항북부소방서) : "산림인접지역에 주거시설을 건축할 당시 상록수의 완충녹지를 공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인 우리나라, 산불의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주말 포항지역에 발생한 산불은 이른바 날아다니는 불씨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습니다.

봄철 산불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날아다니는 불씨' 때문인데 김성한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을 뒷산의 작은 산불이 뒤에 보이는 거대한 화염으로 커진 이유.

바로 강한 바람 때문입니다.

주말 포항 지역엔 초속 10미터의 강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산불로 뜨거워진 공기가 빠르게 위로 올라가면서 강한 상승기류가 발생했습니다.

주변의 공기를 무섭게 빨아들였고 이 때문에 산불지역 바람은 초속 20미터, 두 배로 강해졌습니다.

태풍이 초속 17미터 이상의 바람을 동반하니까 태풍급 바람 세기였습니다.

이 태풍급 바람을 타고 솔이나 나뭇가지의 불씨가 길 건너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까지 2킬로미터나 날아갔습니다.

이번 울산과 포항 산불은 물론 낙산사를 태웠던 2005년 양양 산불도 날아다니는 불씨가 피해를 키웠습니다.

통계상으로도 강풍이 많이 부는 시기인 3,4월, 이때 발생하는 산불은 건수로는 전체의 51% 정도지만, 피해 면적은 84%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산불 원인을 보면 등산객 실수가 가장 많았고, 소각과 담뱃불, 불장난 등의 순입니다.

이번 포항 산불은 10대 소년의 불장난부터 시작됐는데요.

이런 방화성 산불은 최근 10년 동안 평균 9.5건씩 발생했습니다.

소중한 산림을 한순간 잿더미로 만드는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인지 류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겨우내 쌓여있던 낙엽, 얼마나 쉽게 불이 번지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초속 3.5미터의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약한 바람임에도 불구하고 불이 거세게 일면서 불붙은 낙엽이 날아다닙니다.

특히 침엽수 낙엽은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들추자 속에서 다시 불이 살아납니다.

<인터뷰>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 "바짝 마르고 두껍게 쌓인 낙엽은 한번 불붙게 되면 굉장히 높이 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나뭇가지를 타고 나무 위에 있는 잎까지 태우게 되는 거죠.이러면서 대형화되는 거죠."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산중턱에 많은 도시가 건설돼 있을 경우 불이 번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내화수종의 나무를 심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9일 포항 산불, 신고 2분 만에 헬기 한 대가 투입됐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일단 발생한 산불은 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초속 10미터가 넘는 강한 바람에 소형 진화 헬기는 이륙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녹취> 산림청 관계자 : "소형이나 중형은 (강한 바람에) 이륙이나 활동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물 떠올 때 조금씩 조금씩 갔다오면 그만큼 효과가 떨어집니다."

특히 산불의 위험성이 높은 곳에는 방화도로나 방화벽을 설치해 산불의 급속한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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