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재진입 희망’ 레슬링, 개혁 몸부림

입력 2013.03.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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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탈락해 위기에 몰린 레슬링이 2020년 올림픽 재진입의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자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2015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리는 제1회 유러피언게임(European Games)에 정식종목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13일(한국시간) 밝혔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올림픽을 핵심종목에서 제외하기로 하기 전까지와는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이다.

FILA는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전 회장 체제에서 유러피언게임 참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으나 이를 180도 뒤집었다.

레슬링을 밀어내고 핵심종목에 포함된 태권도의 경우 일찌감치 유러피언게임에 채택돼 '세계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올림픽에 재진입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는 FILA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임한 마르티네티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회장 직무대행은 "세계에서 레슬링 열정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는 것은 우리 종목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활을 건 레슬링의 움직임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라로비치 대행은 8일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나 40분간 환담하며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이날 라로비치 대행은 전 세계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메달 반납 운동'에 대해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자제를 요청하는 등 IOC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조심성을 보였다.

아울러 FILA는 더 재미있는 종목이 돼야 한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오랫동안 지켜 온 '전통'을 포기하는 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레슬링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원피스형 경기복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FILA는 땀이 덜 나도록 하면서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로비치 대행은 "특히 그레코로만형에서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선수가 땀범벅이 돼 잡는 기술을 쓰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레슬링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FILA는 경기 방식과 경기장의 형태 등을 바꿔 관객 친화적으로 변모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받으려는 물밑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은 12일 레슬링을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FILA는 ASOIF의 회원 단체다.

ASOIF는 레슬링을 제외하는 것을 두고 "IOC와 올림픽 운동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IOC에 서한을 보내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미 러시아와 미국, 이란 등을 중심으로 각국 올림픽위원회(NOC)도 레슬링을 소생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FILA는 5월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마지막 총력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차기 IOC 집행위원회에서 2020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3∼4곳의 후보 종목에 포함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전 세계 레슬링인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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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재진입 희망’ 레슬링, 개혁 몸부림
    • 입력 2013-03-13 11:26:40
    연합뉴스
하계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탈락해 위기에 몰린 레슬링이 2020년 올림픽 재진입의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자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2015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리는 제1회 유러피언게임(European Games)에 정식종목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13일(한국시간) 밝혔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올림픽을 핵심종목에서 제외하기로 하기 전까지와는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이다. FILA는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전 회장 체제에서 유러피언게임 참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으나 이를 180도 뒤집었다. 레슬링을 밀어내고 핵심종목에 포함된 태권도의 경우 일찌감치 유러피언게임에 채택돼 '세계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올림픽에 재진입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는 FILA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임한 마르티네티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회장 직무대행은 "세계에서 레슬링 열정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는 것은 우리 종목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활을 건 레슬링의 움직임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라로비치 대행은 8일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나 40분간 환담하며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이날 라로비치 대행은 전 세계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메달 반납 운동'에 대해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자제를 요청하는 등 IOC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조심성을 보였다. 아울러 FILA는 더 재미있는 종목이 돼야 한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오랫동안 지켜 온 '전통'을 포기하는 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레슬링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원피스형 경기복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FILA는 땀이 덜 나도록 하면서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로비치 대행은 "특히 그레코로만형에서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선수가 땀범벅이 돼 잡는 기술을 쓰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레슬링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FILA는 경기 방식과 경기장의 형태 등을 바꿔 관객 친화적으로 변모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받으려는 물밑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은 12일 레슬링을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FILA는 ASOIF의 회원 단체다. ASOIF는 레슬링을 제외하는 것을 두고 "IOC와 올림픽 운동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IOC에 서한을 보내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미 러시아와 미국, 이란 등을 중심으로 각국 올림픽위원회(NOC)도 레슬링을 소생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FILA는 5월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마지막 총력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차기 IOC 집행위원회에서 2020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3∼4곳의 후보 종목에 포함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전 세계 레슬링인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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