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미FTA 발효 1년…득실과 과제는?

입력 2013.03.14 (21:23) 수정 2013.03.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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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봄 냄새 물씬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엔 이렇게 오렌지가 가득합니다.

하나같이 미국산인데, 한미 FTA로 관세가 내려 미국 과일 값이 싸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오렌지와 체리 수입액이 각각 33%, 78% 씩 늘어났습니다.

내일이 한미 FTA가 발효된 지 1년이 되는 날인데, 싼 오렌지 말고도 어떤 득과 실이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정윤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화학섬유업체는 FTA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경기 침체로 급감한 매출을 미국 수출이 30%이상 늘어 메워준 겁니다.

<녹취> 고성욱(화학섬유업체 임원) : "가격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런데 4.3%의 관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산이 우위에 생기게 되고..."

FTA 발효로 내린 관세만큼 값이 싸지자 타이완, 중국을 찾던 미국 구매자들이 돌아 온 겁니다.

이 자동차 부품공장도 지난해 미국 수출이 10% 가량 증가했습니다.

포드와 GM 등 미국 업체 납품이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동옥(자동차부품업체 대표) : "한국산은 FTA 체결된 나라 것이다 하니까 한국산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반면 완성차는 수입이 늘었습니다.

관세 인하로 순수 미국차는 물론, 미국에서 생산한 일본, 독일 차까지 싸져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전체 득실을 따져볼까요?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올 1월까지, 우리는 미국에 538억 달러 어치를 팔고 391억 달러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흑자는 147억 달러 1년 전보다 45% 는 겁니다.

수출을 보면. 석유화학, 기계, 자동차 부품이 많게는 20% 가까이 늘었는데요.

최대 6%가 넘던 미국 관세가 크게 낮아지거나 아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수입을 보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동차가 90%이상 늘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반대로 농산물 수입은 17% 줄었습니다.

특히 쇠고기 수입이 주춤한 상황입니다.

FTA 효과를 보자고 우리 나라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도 미국을 포함해 약 60% 늘었습니다.

해외로 갔던 우리 기업들도 이른바 U턴을 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갖고 판단을 하기엔 아직 이르겠죠?

그렇다면 우리가 한미 FTA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는지,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김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프레스기를 만드는 이 업체는 수출국이 스무개가 넘지만 한미 FTA가 발효되된 뒤에도 미국 시장을 뚫지 못했습니다.

걸림돌은 원산지 증명.

납품 받은 작은 부품까지 영문으로 직접 미 관세청에 한국산 증명을 해야 해 중소업체들에겐 큰 장벽입니다.

<인터뷰> 양태종(FTA무역종합지원센터 관세사) : "(직접 조사) 때문에 한미 FTA 혜택을 볼 수 있음에도 포기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습니다."

때문에 기업들이 실제 FTA 관세 혜택을 누리는, FTA 활용률은 66%에 불과합니다.

관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도 문젭니다.

특히 미국산 건체리와 삼겹살 등 소비재는 FTA 발효 뒤 오히려 가격이 올랐습니다.

수입업체등 중간 유통 구조가 걸림돌입니다.

이밖에 감귤과 딸기, 참외 농가 등 미국산 수입으로 인한 농가 피해 보전도 현안입니다.

또 FTA 발효 뒤로 미뤄뒀던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답보 상태입니다.

<기자 멘트>

여기에 풀어야할 핵심 과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ISD, 즉, 투자자 국가 소송 문젭니다.

뭘 협의해야 할지 변수들은 뭔지 양성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한 미 대사가 한미 FTA 1주년을 기념하러 부산을 찾았습니다.

<녹취> 성김(주한 미국 대사) : "한미 FTA 이행 1년 만에 이미 양국의 교역량이 증가했고 양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은 재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돼온 ISD, 즉, 투자자 소송제를 지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ISD에 대해서는 미국기업이 우리 정책까지 문제 삼아 정부를 제소한다는 점에서 재협상과 재협의, 독소조항 폐기와 일부 보완으로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습니다.

<녹취> 윤상직(지식경제부 장관/지난 7일) : "(ISD 재협의는) 약속한 대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준비 되는대로 추진하겠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쇠고기 추가 개방 요구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또 미 EU FTA, 미 일간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EU 일본간 FTA 협정이 적극 추진중입니다.

우리의 FTA 선점 효과가 곧 끝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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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미FTA 발효 1년…득실과 과제는?
    • 입력 2013-03-14 21:26:14
    • 수정2013-03-14 21:59:50
    뉴스 9
<앵커 멘트>

봄 냄새 물씬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엔 이렇게 오렌지가 가득합니다.

하나같이 미국산인데, 한미 FTA로 관세가 내려 미국 과일 값이 싸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오렌지와 체리 수입액이 각각 33%, 78% 씩 늘어났습니다.

내일이 한미 FTA가 발효된 지 1년이 되는 날인데, 싼 오렌지 말고도 어떤 득과 실이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정윤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화학섬유업체는 FTA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경기 침체로 급감한 매출을 미국 수출이 30%이상 늘어 메워준 겁니다.

<녹취> 고성욱(화학섬유업체 임원) : "가격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런데 4.3%의 관세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산이 우위에 생기게 되고..."

FTA 발효로 내린 관세만큼 값이 싸지자 타이완, 중국을 찾던 미국 구매자들이 돌아 온 겁니다.

이 자동차 부품공장도 지난해 미국 수출이 10% 가량 증가했습니다.

포드와 GM 등 미국 업체 납품이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동옥(자동차부품업체 대표) : "한국산은 FTA 체결된 나라 것이다 하니까 한국산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반면 완성차는 수입이 늘었습니다.

관세 인하로 순수 미국차는 물론, 미국에서 생산한 일본, 독일 차까지 싸져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전체 득실을 따져볼까요?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올 1월까지, 우리는 미국에 538억 달러 어치를 팔고 391억 달러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흑자는 147억 달러 1년 전보다 45% 는 겁니다.

수출을 보면. 석유화학, 기계, 자동차 부품이 많게는 20% 가까이 늘었는데요.

최대 6%가 넘던 미국 관세가 크게 낮아지거나 아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수입을 보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동차가 90%이상 늘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반대로 농산물 수입은 17% 줄었습니다.

특히 쇠고기 수입이 주춤한 상황입니다.

FTA 효과를 보자고 우리 나라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도 미국을 포함해 약 60% 늘었습니다.

해외로 갔던 우리 기업들도 이른바 U턴을 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갖고 판단을 하기엔 아직 이르겠죠?

그렇다면 우리가 한미 FTA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는지,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김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프레스기를 만드는 이 업체는 수출국이 스무개가 넘지만 한미 FTA가 발효되된 뒤에도 미국 시장을 뚫지 못했습니다.

걸림돌은 원산지 증명.

납품 받은 작은 부품까지 영문으로 직접 미 관세청에 한국산 증명을 해야 해 중소업체들에겐 큰 장벽입니다.

<인터뷰> 양태종(FTA무역종합지원센터 관세사) : "(직접 조사) 때문에 한미 FTA 혜택을 볼 수 있음에도 포기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습니다."

때문에 기업들이 실제 FTA 관세 혜택을 누리는, FTA 활용률은 66%에 불과합니다.

관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도 문젭니다.

특히 미국산 건체리와 삼겹살 등 소비재는 FTA 발효 뒤 오히려 가격이 올랐습니다.

수입업체등 중간 유통 구조가 걸림돌입니다.

이밖에 감귤과 딸기, 참외 농가 등 미국산 수입으로 인한 농가 피해 보전도 현안입니다.

또 FTA 발효 뒤로 미뤄뒀던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답보 상태입니다.

<기자 멘트>

여기에 풀어야할 핵심 과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ISD, 즉, 투자자 국가 소송 문젭니다.

뭘 협의해야 할지 변수들은 뭔지 양성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한 미 대사가 한미 FTA 1주년을 기념하러 부산을 찾았습니다.

<녹취> 성김(주한 미국 대사) : "한미 FTA 이행 1년 만에 이미 양국의 교역량이 증가했고 양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은 재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돼온 ISD, 즉, 투자자 소송제를 지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ISD에 대해서는 미국기업이 우리 정책까지 문제 삼아 정부를 제소한다는 점에서 재협상과 재협의, 독소조항 폐기와 일부 보완으로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습니다.

<녹취> 윤상직(지식경제부 장관/지난 7일) : "(ISD 재협의는) 약속한 대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준비 되는대로 추진하겠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쇠고기 추가 개방 요구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또 미 EU FTA, 미 일간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EU 일본간 FTA 협정이 적극 추진중입니다.

우리의 FTA 선점 효과가 곧 끝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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