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학교 폭력은 범죄’ 가르쳐야

입력 2013.03.15 (07:35) 수정 2013.03.1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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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새 학기 시작 1주일 만에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경북 경산의 한 고교생이 끔찍한 선택을 했습니다. 지난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후 1년 3개월만입니다. 그 당시에도 정부는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소용이 없었던 셈입니다.

모든 학교가 1년에 2번 하도록 돼 있던 학교폭력 실태조사나 면담은 형식적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의 학생기록부 기재는 교육당국간 갈등만 빚고 있습니다.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해 체육수업을 늘리는 방안이나 복수담임제 역시 교육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번 대책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고화질 CCTV를 확대 설치하고 폭력서클을 집중단속하고 실태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고화질 CCTV야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좋겠지만 CCTV를 감시하는 상근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또 가해학생들은 CCTV가 없는 곳으로 숨어들게 마련이니 얼마나 실효를 거둘 지는 의문입니다. 이제는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 볼 때입니다. 우선 학교부터 변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을 가장 빨리 알아챌 수 있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교권붕괴를 이유로 방관자 역할을 했던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담임이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학생들과 상담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학교폭력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에게 그 심각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친구를 괴롭히고 돈을 뺏는 것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은 가벼운 놀이 정도로 생각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자살을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피해자나 목격자는 학교에 알리는 것이 범죄를 신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합니다. 학교와 학생 뿐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학생들을 폭력의 덫에서 구해내는 일, 바로 우리 미래를 건강하게 만드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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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학교 폭력은 범죄’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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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3-15 07: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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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새 학기 시작 1주일 만에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경북 경산의 한 고교생이 끔찍한 선택을 했습니다. 지난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후 1년 3개월만입니다. 그 당시에도 정부는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소용이 없었던 셈입니다. 모든 학교가 1년에 2번 하도록 돼 있던 학교폭력 실태조사나 면담은 형식적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의 학생기록부 기재는 교육당국간 갈등만 빚고 있습니다.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해 체육수업을 늘리는 방안이나 복수담임제 역시 교육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번 대책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고화질 CCTV를 확대 설치하고 폭력서클을 집중단속하고 실태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고화질 CCTV야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좋겠지만 CCTV를 감시하는 상근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또 가해학생들은 CCTV가 없는 곳으로 숨어들게 마련이니 얼마나 실효를 거둘 지는 의문입니다. 이제는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 볼 때입니다. 우선 학교부터 변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을 가장 빨리 알아챌 수 있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교권붕괴를 이유로 방관자 역할을 했던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담임이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학생들과 상담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학교폭력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에게 그 심각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친구를 괴롭히고 돈을 뺏는 것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은 가벼운 놀이 정도로 생각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자살을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피해자나 목격자는 학교에 알리는 것이 범죄를 신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합니다. 학교와 학생 뿐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학생들을 폭력의 덫에서 구해내는 일, 바로 우리 미래를 건강하게 만드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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