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영국 ‘창조산업’ vs 한국 ‘창조경제’

입력 2013.03.19 (21:23) 수정 2013.03.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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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년 미국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올해 주목을 끈 건 '말하는 신발'입니다.

<녹취> "I am super boring!"

독특하죠?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들 덕에 이 전시회는 창조산업 전시회로도 불리는데요.

창조산업, 창조경제,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화두죠?

그렇다면, 이 창조 경제란 말,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조나단 아이브 디자인 제품

속이 훤히 보이는 누드 컴퓨터와 아이팟, 아이폰 등 애플 신화의 뒤에는 영국인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가 있습니다.

지난 해 영국 혁신가 상을 받은 영국에서 가장 창조적인 인물중 한 명입니다.

<인터뷰> 조나단 아이브(애플 수석 디자이너) : "저는 하나의 디자인을 끝내고 항상 생각합니다. 이게 과연 최선인가 하고…"

조나단 아이브로 상징되는 디자인 뿐 아니라 패션, 뮤지컬, 방송 프로그램, 소설과 영화까지, 지금 영국이 집중하는 산업엔 일관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창조적 아이디어입니다.

<인터뷰> 에드 베이지(영국 문화창조산업부 부장관) : "영국인은 기이한 생각들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국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나게 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도록 북돋우고 있습니다."

영국은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업이 한계에 이르면서 1990년대 말부터 머리로 먹고사는 이른바 '창조산업'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영국의 창조 산업은 현재 영국 GDP의 7% 규모로 성장해 23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기 기관차를 만든 산업혁명의 나라 영국은 지금 창조적인 영국('Creative Britain')이라는 제2의 산업혁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와 결합한 창조 문화 산업이 핵심입니다.

물론 우리의 창조경제도 문화가 주역이 될 수 있겠죠?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폭발한 한류의 힘을 감안하면 가능한 말이죠.

하지만, 우리와 영국은 출발점이 좀 다릅니다.

영국의 창조경제는 제조업 왕국에서 제조업 사양국이 된 상황에서 나온 대안입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제조업이 건강하게 중심에 우뚝 서 있습니다.

그럼 우리 창조경제의 기반은 뭐가 돼야 할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과학기술과 IT 산업을 꼽았죠?

제조업과는 뗄 수 없는 것들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문화와 교육, 의료 등으로 넓혀가는 게 우리 창조경제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창조적인 게 뭐냐라는 기본적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영국은 어떻습니까?

영국 하면 어딘지 전통과 보수라는 이미지가 강하죠?

그런 영국에서 1960년대에 록그룹 '비틀즈'가 탄생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 똑같은 생각의 틀을 깨야 창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영국인들의 생각인데요.

머릿속에 든 지식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하는 게 창조 산업이라는 겁니다.

결국 남과 다른 생각이 창조경제의 핵심인 것 같은데요.

한국식 창조경제의 그림 이윤희 기자가 그려봅니다.

<리포트>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이 헐리우드 영화에서 주인공 얼굴이 평범한 한국 남성으로 바뀝니다.

영화 속 얼굴을 바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상 이미지 기술입니다.

한류 스타의 상대 여배우가 되는 상상도 눈앞에서 이뤄집니다.

이 IT 기술은 온라인 상에서 옷을 살 때 직접 입어본 것과 같은 효과로 응용돼 새로운 시장을 만듭니다.

<인터뷰> 류인수(FX기어 이사) : "자기의 아바타로 옷을 입어보기 때문에 기존의 반품률, 배송비 이런 걸 줄일 수 있죠."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자 경고음이 울립니다.

<녹취> "조심 운전하세요"

차 안의 인공지능 카메라가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겁니다.

<녹취> "충돌 조심하세요"

이렇게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하면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 자동차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기존 산업간 융합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느냐가 한국식 창조 경제의 핵심 과젭니다.

높은 IT 기술과 제조업을 갖춘 만큼 우리의 기반은 탄탄합니다.

문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북돋우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테드 오('트위터' 창업 투자자) :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으면 조건 없이 투자하는 거에요. 초기 사업을 키우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늘 선진국을 따라가기만 하고, 새로운 시장을 앞서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한국식 창조경제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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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영국 ‘창조산업’ vs 한국 ‘창조경제’
    • 입력 2013-03-19 21:28:01
    • 수정2013-03-19 22:10:48
    뉴스 9
<앵커 멘트>

매년 미국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올해 주목을 끈 건 '말하는 신발'입니다.

<녹취> "I am super boring!"

독특하죠?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들 덕에 이 전시회는 창조산업 전시회로도 불리는데요.

창조산업, 창조경제,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화두죠?

그렇다면, 이 창조 경제란 말,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조나단 아이브 디자인 제품

속이 훤히 보이는 누드 컴퓨터와 아이팟, 아이폰 등 애플 신화의 뒤에는 영국인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가 있습니다.

지난 해 영국 혁신가 상을 받은 영국에서 가장 창조적인 인물중 한 명입니다.

<인터뷰> 조나단 아이브(애플 수석 디자이너) : "저는 하나의 디자인을 끝내고 항상 생각합니다. 이게 과연 최선인가 하고…"

조나단 아이브로 상징되는 디자인 뿐 아니라 패션, 뮤지컬, 방송 프로그램, 소설과 영화까지, 지금 영국이 집중하는 산업엔 일관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창조적 아이디어입니다.

<인터뷰> 에드 베이지(영국 문화창조산업부 부장관) : "영국인은 기이한 생각들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국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나게 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도록 북돋우고 있습니다."

영국은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업이 한계에 이르면서 1990년대 말부터 머리로 먹고사는 이른바 '창조산업'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영국의 창조 산업은 현재 영국 GDP의 7% 규모로 성장해 23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기 기관차를 만든 산업혁명의 나라 영국은 지금 창조적인 영국('Creative Britain')이라는 제2의 산업혁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와 결합한 창조 문화 산업이 핵심입니다.

물론 우리의 창조경제도 문화가 주역이 될 수 있겠죠?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폭발한 한류의 힘을 감안하면 가능한 말이죠.

하지만, 우리와 영국은 출발점이 좀 다릅니다.

영국의 창조경제는 제조업 왕국에서 제조업 사양국이 된 상황에서 나온 대안입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제조업이 건강하게 중심에 우뚝 서 있습니다.

그럼 우리 창조경제의 기반은 뭐가 돼야 할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과학기술과 IT 산업을 꼽았죠?

제조업과는 뗄 수 없는 것들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문화와 교육, 의료 등으로 넓혀가는 게 우리 창조경제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창조적인 게 뭐냐라는 기본적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영국은 어떻습니까?

영국 하면 어딘지 전통과 보수라는 이미지가 강하죠?

그런 영국에서 1960년대에 록그룹 '비틀즈'가 탄생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 똑같은 생각의 틀을 깨야 창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영국인들의 생각인데요.

머릿속에 든 지식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하는 게 창조 산업이라는 겁니다.

결국 남과 다른 생각이 창조경제의 핵심인 것 같은데요.

한국식 창조경제의 그림 이윤희 기자가 그려봅니다.

<리포트>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이 헐리우드 영화에서 주인공 얼굴이 평범한 한국 남성으로 바뀝니다.

영화 속 얼굴을 바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상 이미지 기술입니다.

한류 스타의 상대 여배우가 되는 상상도 눈앞에서 이뤄집니다.

이 IT 기술은 온라인 상에서 옷을 살 때 직접 입어본 것과 같은 효과로 응용돼 새로운 시장을 만듭니다.

<인터뷰> 류인수(FX기어 이사) : "자기의 아바타로 옷을 입어보기 때문에 기존의 반품률, 배송비 이런 걸 줄일 수 있죠."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자 경고음이 울립니다.

<녹취> "조심 운전하세요"

차 안의 인공지능 카메라가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겁니다.

<녹취> "충돌 조심하세요"

이렇게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하면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 자동차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기존 산업간 융합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느냐가 한국식 창조 경제의 핵심 과젭니다.

높은 IT 기술과 제조업을 갖춘 만큼 우리의 기반은 탄탄합니다.

문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북돋우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테드 오('트위터' 창업 투자자) :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으면 조건 없이 투자하는 거에요. 초기 사업을 키우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늘 선진국을 따라가기만 하고, 새로운 시장을 앞서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한국식 창조경제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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