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복지 사각지대, ‘맞춤형’ 지원이 해법

입력 2013.03.27 (21:27) 수정 2013.03.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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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부 아니면 전무 라는 말 가끔씩 쓰시죠?

중간은 없다는 얘긴데, 이 말이 요즘 우리나라 복지 분야의 상황을 일컫는 말로 자주 쓰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기준선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수급혜택을 완전히 박탈 당한다는 말입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을 범기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71살 김길순 씨는 상가 1층에서 온종일 도라지 껍질을 벗깁니다.

한 포대 작업으로 버는 하루 만 원이 유일한 수입입니다.

아들 셋의 수입이면 어머니를 부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차상위 계층이 되면서 기초생활 수급비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길순(기초생활수급 탈락자) : "힘들었죠. 사먹을 것도 더 못 사먹고. 더 조심했죠... 밥 안 먹고는 못 사니까."

당뇨 합병증으로 일을 못하는 54살 신모 씨는 월세 30만 원을 내는 날이 두렵습니다.

실질적 가장인 아들의 월소득이 지난해부터 160만 원을 넘자 기초생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고 고정수입 3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한 달에 2만 원이면 족하던 약값도 의료 혜택이 줄면서 7~8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신모(기초생활 수급 탈락자) : "아들이 차라리 그 직장 안 나가고 다른 데서일하는 게 낫겠더라고요. 그럼 기초생활 수급은 받을 수 있잖아요."

이렇게 기초생활 수급에서 탈락한 차상위 계층은 185만여 명.

이들은 의료와 교육·주거급여 등 7가지 급여와 통신비 할인까지 모든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앵커 멘트>

이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13년 만에 기초수급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달에 200만 원 미만을 버는 가정은 정부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인데요.

모은희 기자가 자세히 설명합니다.

<리포트>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으로 나뉩니다.

한 달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면 기초수급 대상자, 최저생계비의 1.2배에 못 미치면 차상위 계층입니다.

2011년 기준 4인 가족은 한 달 벌이가 172만 원 이하면 복지 지원 대상입니다.

앞으로는 중위소득 기준으로 지원 체계가 바뀝니다.

가구별 월 소득을 최저에서 최고까지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지점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요. 397만 원 정도입니다.

중위소득의 절반, 그러니까 한 달에 198만 원 이하 소득층까지 지원하는 겁니다.

기존의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외에 74만 명이 새롭게 복지 혜택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가구별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게 정부 목표인데요.

가장 낮은 계층은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교육비 등을 모두 지원받고, 소득이 높아질 수록 주거비와 교육비, 혹은 교육비 혜택만 받게 됩니다.

이같은 촘촘한 맞춤형 복지를 위해서는 예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녹취> 이영찬(보건복지부 차관) : "삶이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사회복지공무원 등 복지 인력 확충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다음달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개편안 세부 내용을 확정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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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복지 사각지대, ‘맞춤형’ 지원이 해법
    • 입력 2013-03-27 21:29:16
    • 수정2013-03-27 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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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아니면 전무 라는 말 가끔씩 쓰시죠?

중간은 없다는 얘긴데, 이 말이 요즘 우리나라 복지 분야의 상황을 일컫는 말로 자주 쓰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기준선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수급혜택을 완전히 박탈 당한다는 말입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을 범기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71살 김길순 씨는 상가 1층에서 온종일 도라지 껍질을 벗깁니다.

한 포대 작업으로 버는 하루 만 원이 유일한 수입입니다.

아들 셋의 수입이면 어머니를 부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차상위 계층이 되면서 기초생활 수급비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길순(기초생활수급 탈락자) : "힘들었죠. 사먹을 것도 더 못 사먹고. 더 조심했죠... 밥 안 먹고는 못 사니까."

당뇨 합병증으로 일을 못하는 54살 신모 씨는 월세 30만 원을 내는 날이 두렵습니다.

실질적 가장인 아들의 월소득이 지난해부터 160만 원을 넘자 기초생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고 고정수입 3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한 달에 2만 원이면 족하던 약값도 의료 혜택이 줄면서 7~8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신모(기초생활 수급 탈락자) : "아들이 차라리 그 직장 안 나가고 다른 데서일하는 게 낫겠더라고요. 그럼 기초생활 수급은 받을 수 있잖아요."

이렇게 기초생활 수급에서 탈락한 차상위 계층은 185만여 명.

이들은 의료와 교육·주거급여 등 7가지 급여와 통신비 할인까지 모든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앵커 멘트>

이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13년 만에 기초수급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달에 200만 원 미만을 버는 가정은 정부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인데요.

모은희 기자가 자세히 설명합니다.

<리포트>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으로 나뉩니다.

한 달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면 기초수급 대상자, 최저생계비의 1.2배에 못 미치면 차상위 계층입니다.

2011년 기준 4인 가족은 한 달 벌이가 172만 원 이하면 복지 지원 대상입니다.

앞으로는 중위소득 기준으로 지원 체계가 바뀝니다.

가구별 월 소득을 최저에서 최고까지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지점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요. 397만 원 정도입니다.

중위소득의 절반, 그러니까 한 달에 198만 원 이하 소득층까지 지원하는 겁니다.

기존의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외에 74만 명이 새롭게 복지 혜택을 받게 됩니다.

특히 가구별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게 정부 목표인데요.

가장 낮은 계층은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교육비 등을 모두 지원받고, 소득이 높아질 수록 주거비와 교육비, 혹은 교육비 혜택만 받게 됩니다.

이같은 촘촘한 맞춤형 복지를 위해서는 예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녹취> 이영찬(보건복지부 차관) : "삶이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사회복지공무원 등 복지 인력 확충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다음달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개편안 세부 내용을 확정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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