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제작한 방화복, 수준미달

입력 2001.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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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지금까지 소방관들이 입었던 방수복 대신에 200억 원을 들여서 방화복을 새로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제작한 방화복에 안전의 핵심적인 요건들이 빠져 있어서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홍제동 화재에서 소방관 6명이 숨진 뒤 정부는 200여 억 원을 들여 전국 1만 9000여 소방관의 옷을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약한 불에도 금방 타버리는 기존 방수복 대신 명실상부한 방화복을 만들기로 했지만 규격이 국제 수준에 못미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방화복이 소방관을 보호하려면 간접적인 열기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인 불꽃의 열도 막을 수 있어야 하는데 새 규격에는 이를 검사하는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정기수(박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방대원이 화재현장에서 직접 불꽃에 닿았을 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 측정할 수 있는 항목이 빠져 있어서 방화복에서 가장 중요한 규격이 누락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정전기 방지기능이 빠진 것도 논란거리입니다.
행정자치부는 사업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된 지금에 와서 비용과 시간 때문에 새로운 규격과 검사도구를 마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문동주(행정자치부 소방국 장비담당): 시기적으로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그러면 그게 필요하다는 건 동의를 하시는 건가요? 직화열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문동주(행정자치부 소방국 장비담당): 저희도 객관적으로 봐도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기자: 200여 억 원 규모의 소방복 사업에서 품질보다 시간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방복을 30년 동안 한 업체가 독점 납품하다시피 하면서 품질향상이 안 됐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납품실적에 높은 점수를 주는 조달제도까지 검토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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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제작한 방화복, 수준미달
    • 입력 2001-11-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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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지금까지 소방관들이 입었던 방수복 대신에 200억 원을 들여서 방화복을 새로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제작한 방화복에 안전의 핵심적인 요건들이 빠져 있어서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홍제동 화재에서 소방관 6명이 숨진 뒤 정부는 200여 억 원을 들여 전국 1만 9000여 소방관의 옷을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약한 불에도 금방 타버리는 기존 방수복 대신 명실상부한 방화복을 만들기로 했지만 규격이 국제 수준에 못미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방화복이 소방관을 보호하려면 간접적인 열기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인 불꽃의 열도 막을 수 있어야 하는데 새 규격에는 이를 검사하는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정기수(박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방대원이 화재현장에서 직접 불꽃에 닿았을 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 측정할 수 있는 항목이 빠져 있어서 방화복에서 가장 중요한 규격이 누락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정전기 방지기능이 빠진 것도 논란거리입니다. 행정자치부는 사업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된 지금에 와서 비용과 시간 때문에 새로운 규격과 검사도구를 마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문동주(행정자치부 소방국 장비담당): 시기적으로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그러면 그게 필요하다는 건 동의를 하시는 건가요? 직화열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문동주(행정자치부 소방국 장비담당): 저희도 객관적으로 봐도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기자: 200여 억 원 규모의 소방복 사업에서 품질보다 시간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방복을 30년 동안 한 업체가 독점 납품하다시피 하면서 품질향상이 안 됐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납품실적에 높은 점수를 주는 조달제도까지 검토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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