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호의 ‘대국 외교’

입력 2013.03.31 (07:45) 수정 2013.03.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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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 보곱니다.

3월도 이제 내일 하루만 남겨뒀습니다.

오 앵커는 어제 벚꽃 핀 곳에서 방송하셨죠?

남쪽은 이미 온통 꽃마을, 꽃 동네였고, 꽃샘추위는 다 물러난 듯 해 보였습니다.

3월 마지막 특파원 현장보고도 봄소식이 많습니다.

시진핑 호 출범 이후 중국이 달라진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국가 주석에 공식적으로 앉자마자 러시아와 아프리카를 돌며 이른바 '대국외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러시아에선 미국을 겨냥한 듯 남의 나라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구요.

곧바로 아프리카로 날아가서는 수백억 달러 차관 지원을 약속하며 선심성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미국 중심의 서방국가들에 맞서려는 움직임도 이목을 끕니다.

시진핑의 중국은 과연 어떤 외교 노선을 걷게 될까요.

오늘은 베이징을 연결합니다. 김주영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질문>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 자체가 러시아를 중시한다는 의미로 봐야죠?

<답변>
네, 국가주석이 된지 8일만에, 바로 푸틴 대통령을 만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죠.

시진핑은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 더 할 나위 없는 최상의 관계다.. 이런 표현으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미국의 외교에 대해선 소위 '신발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발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신발을 신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는 비유인데... 중국의 인권이 어떻느니 군사력 증강이 어떻느니 간섭 말라는 비난으로 들렸습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향후 30년간 공급하겠다는 매머드급 합의도 있었구요
중국은 20억 달러 차관 제공 약속으로 화답했습니다.

<인터뷰> 가오즈카이(국제정치 분석가):“중국과 러시아 경제는 상호보완적이죠. 중국은 러시아의 에너지와 첨단기술이 필요하고 무기도 많이 구매합니다.”

중-러 양국의 이런 공조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국 포위 전략, 그리고 미국과 서유럽의 대러시아 정책에 맞서기 위한 공동포석으로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질문>
아프리카에서도 미국에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인데, 이미 교역량이라든가 경제지원은 미국을 앞서고 있지 않나요?

<답변>
네, 시진핑은 러시아에 2박 3일 머문뒤 아프리카로 날아갔는데,, 이 순방 일정 역시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탄자니아에선 향후 3년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2백억 달러의 차관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젊은 인재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입니다.

<녹취>시진핑(중국 국가주석):“중국은 아프리카인들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제공해왔습니다.특히 최근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아프리카와의 총 교역량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2천억 달러 가까이를 기록했습니다. 990억 달러였던 미국의 두 배에 달할 만큼 외형으로도 미국의 영향력을 압도하게 된 거죠.

하지만, 과거 미국이나 유럽에 대해 그랬듯이 막대한 자원을 노린 신식민주의 정책이 아니냐.. 이런 비판 기류가 아프리카 내부에서도 적지 않습니다. 하여튼 중국을 의식해서인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틀 전 아프리카 네 나라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맞불을 놨습니다.아프리카를 향한 구애외교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질문>
중국,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이 모여서 독자적인 국제 금융기구 설립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겠죠?

<답변>
이번주 남아공 더반에서 브릭스 회담이 열렸는데요... 시진핑과 러시아 푸틴을 비롯해 인도,브라질, 남아공등 인구와 영토 대국 다섯 나라 정상이 모이는 자리죠. 말씀하신대로 여기선
세계은행에 필적할 만한, 개발은행 설립도 논의됐는데...

최종 합의에는 실패한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과 서방국 들이 쥐략 펴략 하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 경고를 보내는 효과 정도는 충분히 거둔 것 같습니다.

또, 중국이 4백억 달러를 내놓는 등 천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으로 금융 위기에 대응하기로 하면서 막강한 경제 파워도 과시했습니다.


<질문>
동행한 인민해방군 가수 출신의 부인, 펑리위안 제1부인이 남편 못지않게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중국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러시아든 아프리카에서든 펑리위안의 세련된 패션과 적극적인 행보가 큰 뉴스거리였죠. 좀처럼 앞에 나서질 않던 이전의 중국 퍼스트레이디들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과 팔장을 낀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당연히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이런 펑리위안에게 미국의 미셸 오바마와 비교하며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도층 내부의 심기는 좀 복잡한 거 같습니다. 시진핑의 외교 성과보다 평 여사의 서구적인 이미지만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우려인데...

이런 분위기 탓인지는 몰라도 자발적으로 생겨났던 일부 펑리위안의 인터넷 팬클럽이 돌연 폐쇄됐구요... 또 펑리위안의 외출복을 만들었던 중국내 패션업체는 이 제품의 판매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질문>
우리로선 시진핑의 대북정책이 관심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북한 핵실험 이후에 중국이 북한을 실제로 제재하는지 상반된 보도들이 많지 않습니까?

<답변>
네, 중국 당국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 대해선 과거 어느 때 보다 충실히 실행에 옮긴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외화송금업무를 하던 북한 은행 대표부들의 영업이 거의 마비된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황금평 경제특구 공동개발이라든지 일반적인 관광과 무역은 전과 다름없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진핑 체제 이후 북중 두 나라간에 고위급 상호방문도 거의 없을 만큼, 우호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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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호의 ‘대국 외교’
    • 입력 2013-03-31 07:45:42
    • 수정2013-03-31 09:40:3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 보곱니다.

3월도 이제 내일 하루만 남겨뒀습니다.

오 앵커는 어제 벚꽃 핀 곳에서 방송하셨죠?

남쪽은 이미 온통 꽃마을, 꽃 동네였고, 꽃샘추위는 다 물러난 듯 해 보였습니다.

3월 마지막 특파원 현장보고도 봄소식이 많습니다.

시진핑 호 출범 이후 중국이 달라진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국가 주석에 공식적으로 앉자마자 러시아와 아프리카를 돌며 이른바 '대국외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러시아에선 미국을 겨냥한 듯 남의 나라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구요.

곧바로 아프리카로 날아가서는 수백억 달러 차관 지원을 약속하며 선심성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미국 중심의 서방국가들에 맞서려는 움직임도 이목을 끕니다.

시진핑의 중국은 과연 어떤 외교 노선을 걷게 될까요.

오늘은 베이징을 연결합니다. 김주영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질문>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 자체가 러시아를 중시한다는 의미로 봐야죠?

<답변>
네, 국가주석이 된지 8일만에, 바로 푸틴 대통령을 만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죠.

시진핑은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 더 할 나위 없는 최상의 관계다.. 이런 표현으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미국의 외교에 대해선 소위 '신발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발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신발을 신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는 비유인데... 중국의 인권이 어떻느니 군사력 증강이 어떻느니 간섭 말라는 비난으로 들렸습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향후 30년간 공급하겠다는 매머드급 합의도 있었구요
중국은 20억 달러 차관 제공 약속으로 화답했습니다.

<인터뷰> 가오즈카이(국제정치 분석가):“중국과 러시아 경제는 상호보완적이죠. 중국은 러시아의 에너지와 첨단기술이 필요하고 무기도 많이 구매합니다.”

중-러 양국의 이런 공조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국 포위 전략, 그리고 미국과 서유럽의 대러시아 정책에 맞서기 위한 공동포석으로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질문>
아프리카에서도 미국에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인데, 이미 교역량이라든가 경제지원은 미국을 앞서고 있지 않나요?

<답변>
네, 시진핑은 러시아에 2박 3일 머문뒤 아프리카로 날아갔는데,, 이 순방 일정 역시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탄자니아에선 향후 3년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2백억 달러의 차관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젊은 인재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입니다.

<녹취>시진핑(중국 국가주석):“중국은 아프리카인들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제공해왔습니다.특히 최근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아프리카와의 총 교역량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2천억 달러 가까이를 기록했습니다. 990억 달러였던 미국의 두 배에 달할 만큼 외형으로도 미국의 영향력을 압도하게 된 거죠.

하지만, 과거 미국이나 유럽에 대해 그랬듯이 막대한 자원을 노린 신식민주의 정책이 아니냐.. 이런 비판 기류가 아프리카 내부에서도 적지 않습니다. 하여튼 중국을 의식해서인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틀 전 아프리카 네 나라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맞불을 놨습니다.아프리카를 향한 구애외교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질문>
중국,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이 모여서 독자적인 국제 금융기구 설립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겠죠?

<답변>
이번주 남아공 더반에서 브릭스 회담이 열렸는데요... 시진핑과 러시아 푸틴을 비롯해 인도,브라질, 남아공등 인구와 영토 대국 다섯 나라 정상이 모이는 자리죠. 말씀하신대로 여기선
세계은행에 필적할 만한, 개발은행 설립도 논의됐는데...

최종 합의에는 실패한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과 서방국 들이 쥐략 펴략 하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 경고를 보내는 효과 정도는 충분히 거둔 것 같습니다.

또, 중국이 4백억 달러를 내놓는 등 천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으로 금융 위기에 대응하기로 하면서 막강한 경제 파워도 과시했습니다.


<질문>
동행한 인민해방군 가수 출신의 부인, 펑리위안 제1부인이 남편 못지않게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중국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러시아든 아프리카에서든 펑리위안의 세련된 패션과 적극적인 행보가 큰 뉴스거리였죠. 좀처럼 앞에 나서질 않던 이전의 중국 퍼스트레이디들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과 팔장을 낀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당연히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이런 펑리위안에게 미국의 미셸 오바마와 비교하며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도층 내부의 심기는 좀 복잡한 거 같습니다. 시진핑의 외교 성과보다 평 여사의 서구적인 이미지만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우려인데...

이런 분위기 탓인지는 몰라도 자발적으로 생겨났던 일부 펑리위안의 인터넷 팬클럽이 돌연 폐쇄됐구요... 또 펑리위안의 외출복을 만들었던 중국내 패션업체는 이 제품의 판매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질문>
우리로선 시진핑의 대북정책이 관심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북한 핵실험 이후에 중국이 북한을 실제로 제재하는지 상반된 보도들이 많지 않습니까?

<답변>
네, 중국 당국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 대해선 과거 어느 때 보다 충실히 실행에 옮긴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외화송금업무를 하던 북한 은행 대표부들의 영업이 거의 마비된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황금평 경제특구 공동개발이라든지 일반적인 관광과 무역은 전과 다름없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진핑 체제 이후 북중 두 나라간에 고위급 상호방문도 거의 없을 만큼, 우호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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