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류 사업 매출 ↑…종사자 처우 ‘열악’
입력 2013.04.04 (21:27)
수정 2013.04.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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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60여 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앵커 멘트>
한동안 화제가 됐던 배우 황정민 씨의 영화제 수상 소감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말이었는데요.
8년이 지난 지금 영화와 공연 예술 스태프들의 처우는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위재천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7년째 영화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민 씨.
하지만, 거의 매일 영화 현장이 아니라 자동차 매매 시장으로 출근합니다.
영화가 좋아 영화 일을 시작했지만 한 달 평균 30만 원 수입으로는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민(영화 조연출) : "올 들어 수입이 전혀 없어요. 자동차 팔면서 밤엔 시나리오 쓰고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악단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김정렬 씨.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유명 가수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반주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보수 2천여만 원은 아직 받지 못했고 공연 기획사로부터는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정렬(연주자) : "기획사에선 아무 얘기 없어요.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죠"
영화나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은 대개 비슷한 처지입니다.
사례비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이고 아예 떼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에 호소해 임금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태화(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 : "신고하면 내가 이 산업에서 일을 못하고 도태되지 않을까. 그래서 신고 꺼리고 피해 감수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
한류 바람 속에 영화와 대중음악 등 문화 산업은 6년 사이에 매출이 1.5배 뛰었습니다.
하지만, 막후에서 일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더 짙어졌다고 말합니다.
<앵커 멘트>
한국영화가 관객 1억 명 시대를 열었고 K-팝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비하면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낮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화려해 보이는 영화와 대중음악계.
여기서 일하는 스태프와 연주자들은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 있을까요?
영화계 종사자의 71%, 대중음악계 종사자의 43.5%는 관련 활동을 통한 한 달 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초에 임금 자체가 적은 데다 체불이나 미지급도 많아서입니다.
영화계 종사자는 약 40%(39.4%)가 대중음악계 종사자는 60%(59.2%) 정도가 임금을 체불 당하거나 아예 못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선후배라는 비공식적인 관계가 우선시 되다 보니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도 잘 되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의 경우 서면 계약을 한 경우는 20%도 안 됩니다. (17.9%)
30%는 구두로, 나머지는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낮은 처우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음악 관련 학과 졸업생은 46%, 영화 학과 졸업생은 50.1%만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다 '도제식'으로 배우다 보니 웬만한 경력을 쌓기 전에는 '견습생'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이제 이들도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화와 공연 관계자들은 사업자와 스태프 간 관계의 공식화가 필요하며 계약서 작성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르별, 직종별로 표준 계약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가장 먼저 표준계약서가 도입된 영화계도 실제 활용 비율은 22%대에 그칩니다.
<인터뷰> 안병호(영화 촬영 스태프) :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이 다 정해져 있고 임금이나 이런 부분도 다 정해져 있으니까 저희는 좋죠"
많은 제작사들은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낙중(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 :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있는 문화 단체에 대해서 재정적 지원을 우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을 높이면 우수한 제작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인터뷰> 한지승(영화감독):"영화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예술이기 이전에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한류를 뒷받침해온 숨은 조역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문화 콘텐츠의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앵커 멘트>
한동안 화제가 됐던 배우 황정민 씨의 영화제 수상 소감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말이었는데요.
8년이 지난 지금 영화와 공연 예술 스태프들의 처우는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위재천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7년째 영화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민 씨.
하지만, 거의 매일 영화 현장이 아니라 자동차 매매 시장으로 출근합니다.
영화가 좋아 영화 일을 시작했지만 한 달 평균 30만 원 수입으로는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민(영화 조연출) : "올 들어 수입이 전혀 없어요. 자동차 팔면서 밤엔 시나리오 쓰고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악단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김정렬 씨.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유명 가수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반주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보수 2천여만 원은 아직 받지 못했고 공연 기획사로부터는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정렬(연주자) : "기획사에선 아무 얘기 없어요.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죠"
영화나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은 대개 비슷한 처지입니다.
사례비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이고 아예 떼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에 호소해 임금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태화(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 : "신고하면 내가 이 산업에서 일을 못하고 도태되지 않을까. 그래서 신고 꺼리고 피해 감수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
한류 바람 속에 영화와 대중음악 등 문화 산업은 6년 사이에 매출이 1.5배 뛰었습니다.
하지만, 막후에서 일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더 짙어졌다고 말합니다.
<앵커 멘트>
한국영화가 관객 1억 명 시대를 열었고 K-팝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비하면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낮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화려해 보이는 영화와 대중음악계.
여기서 일하는 스태프와 연주자들은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 있을까요?
영화계 종사자의 71%, 대중음악계 종사자의 43.5%는 관련 활동을 통한 한 달 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초에 임금 자체가 적은 데다 체불이나 미지급도 많아서입니다.
영화계 종사자는 약 40%(39.4%)가 대중음악계 종사자는 60%(59.2%) 정도가 임금을 체불 당하거나 아예 못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선후배라는 비공식적인 관계가 우선시 되다 보니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도 잘 되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의 경우 서면 계약을 한 경우는 20%도 안 됩니다. (17.9%)
30%는 구두로, 나머지는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낮은 처우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음악 관련 학과 졸업생은 46%, 영화 학과 졸업생은 50.1%만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다 '도제식'으로 배우다 보니 웬만한 경력을 쌓기 전에는 '견습생'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이제 이들도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화와 공연 관계자들은 사업자와 스태프 간 관계의 공식화가 필요하며 계약서 작성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르별, 직종별로 표준 계약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가장 먼저 표준계약서가 도입된 영화계도 실제 활용 비율은 22%대에 그칩니다.
<인터뷰> 안병호(영화 촬영 스태프) :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이 다 정해져 있고 임금이나 이런 부분도 다 정해져 있으니까 저희는 좋죠"
많은 제작사들은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낙중(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 :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있는 문화 단체에 대해서 재정적 지원을 우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을 높이면 우수한 제작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인터뷰> 한지승(영화감독):"영화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예술이기 이전에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한류를 뒷받침해온 숨은 조역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문화 콘텐츠의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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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4-04 21:28:14
- 수정2013-04-04 22:02:58
<녹취> "60여 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앵커 멘트>
한동안 화제가 됐던 배우 황정민 씨의 영화제 수상 소감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말이었는데요.
8년이 지난 지금 영화와 공연 예술 스태프들의 처우는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위재천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7년째 영화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민 씨.
하지만, 거의 매일 영화 현장이 아니라 자동차 매매 시장으로 출근합니다.
영화가 좋아 영화 일을 시작했지만 한 달 평균 30만 원 수입으로는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민(영화 조연출) : "올 들어 수입이 전혀 없어요. 자동차 팔면서 밤엔 시나리오 쓰고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악단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김정렬 씨.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유명 가수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반주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보수 2천여만 원은 아직 받지 못했고 공연 기획사로부터는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정렬(연주자) : "기획사에선 아무 얘기 없어요.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죠"
영화나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은 대개 비슷한 처지입니다.
사례비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이고 아예 떼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에 호소해 임금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태화(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 : "신고하면 내가 이 산업에서 일을 못하고 도태되지 않을까. 그래서 신고 꺼리고 피해 감수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
한류 바람 속에 영화와 대중음악 등 문화 산업은 6년 사이에 매출이 1.5배 뛰었습니다.
하지만, 막후에서 일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더 짙어졌다고 말합니다.
<앵커 멘트>
한국영화가 관객 1억 명 시대를 열었고 K-팝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비하면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낮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화려해 보이는 영화와 대중음악계.
여기서 일하는 스태프와 연주자들은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 있을까요?
영화계 종사자의 71%, 대중음악계 종사자의 43.5%는 관련 활동을 통한 한 달 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초에 임금 자체가 적은 데다 체불이나 미지급도 많아서입니다.
영화계 종사자는 약 40%(39.4%)가 대중음악계 종사자는 60%(59.2%) 정도가 임금을 체불 당하거나 아예 못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선후배라는 비공식적인 관계가 우선시 되다 보니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도 잘 되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의 경우 서면 계약을 한 경우는 20%도 안 됩니다. (17.9%)
30%는 구두로, 나머지는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낮은 처우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음악 관련 학과 졸업생은 46%, 영화 학과 졸업생은 50.1%만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다 '도제식'으로 배우다 보니 웬만한 경력을 쌓기 전에는 '견습생'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이제 이들도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화와 공연 관계자들은 사업자와 스태프 간 관계의 공식화가 필요하며 계약서 작성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르별, 직종별로 표준 계약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가장 먼저 표준계약서가 도입된 영화계도 실제 활용 비율은 22%대에 그칩니다.
<인터뷰> 안병호(영화 촬영 스태프) :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이 다 정해져 있고 임금이나 이런 부분도 다 정해져 있으니까 저희는 좋죠"
많은 제작사들은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낙중(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 :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있는 문화 단체에 대해서 재정적 지원을 우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을 높이면 우수한 제작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인터뷰> 한지승(영화감독):"영화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예술이기 이전에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한류를 뒷받침해온 숨은 조역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문화 콘텐츠의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앵커 멘트>
한동안 화제가 됐던 배우 황정민 씨의 영화제 수상 소감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말이었는데요.
8년이 지난 지금 영화와 공연 예술 스태프들의 처우는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위재천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7년째 영화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민 씨.
하지만, 거의 매일 영화 현장이 아니라 자동차 매매 시장으로 출근합니다.
영화가 좋아 영화 일을 시작했지만 한 달 평균 30만 원 수입으로는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민(영화 조연출) : "올 들어 수입이 전혀 없어요. 자동차 팔면서 밤엔 시나리오 쓰고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악단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김정렬 씨.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유명 가수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반주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보수 2천여만 원은 아직 받지 못했고 공연 기획사로부터는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정렬(연주자) : "기획사에선 아무 얘기 없어요.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르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죠"
영화나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은 대개 비슷한 처지입니다.
사례비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이고 아예 떼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에 호소해 임금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태화(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 : "신고하면 내가 이 산업에서 일을 못하고 도태되지 않을까. 그래서 신고 꺼리고 피해 감수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
한류 바람 속에 영화와 대중음악 등 문화 산업은 6년 사이에 매출이 1.5배 뛰었습니다.
하지만, 막후에서 일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더 짙어졌다고 말합니다.
<앵커 멘트>
한국영화가 관객 1억 명 시대를 열었고 K-팝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비하면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낮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화려해 보이는 영화와 대중음악계.
여기서 일하는 스태프와 연주자들은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 있을까요?
영화계 종사자의 71%, 대중음악계 종사자의 43.5%는 관련 활동을 통한 한 달 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초에 임금 자체가 적은 데다 체불이나 미지급도 많아서입니다.
영화계 종사자는 약 40%(39.4%)가 대중음악계 종사자는 60%(59.2%) 정도가 임금을 체불 당하거나 아예 못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선후배라는 비공식적인 관계가 우선시 되다 보니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도 잘 되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의 경우 서면 계약을 한 경우는 20%도 안 됩니다. (17.9%)
30%는 구두로, 나머지는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낮은 처우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음악 관련 학과 졸업생은 46%, 영화 학과 졸업생은 50.1%만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다 '도제식'으로 배우다 보니 웬만한 경력을 쌓기 전에는 '견습생' 대우를 받는 것입니다.
이제 이들도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화와 공연 관계자들은 사업자와 스태프 간 관계의 공식화가 필요하며 계약서 작성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르별, 직종별로 표준 계약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가장 먼저 표준계약서가 도입된 영화계도 실제 활용 비율은 22%대에 그칩니다.
<인터뷰> 안병호(영화 촬영 스태프) :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이 다 정해져 있고 임금이나 이런 부분도 다 정해져 있으니까 저희는 좋죠"
많은 제작사들은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낙중(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 :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있는 문화 단체에 대해서 재정적 지원을 우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을 높이면 우수한 제작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인터뷰> 한지승(영화감독):"영화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예술이기 이전에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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