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장애인 앵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입력 2013.04.09 (08:44) 수정 2013.04.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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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화제 포착에서는 특별한 사람을 한 분 소개합니다.

힌트는 KBS의 봄 개편을 맞아 어제 여러분들께 첫 선을 보인 뉴스 진행잡니다.

네, 이제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 아침 뉴스타임 이후에 진행되는 12시 뉴스 이창훈 앵커 아시죠?

국내 최초 장애인 앵커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첫 '여성' 장애인 앵커가 탄생했습니다.

네, 무려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홍서윤씹니다.

노태영 기자~ 어제 첫 방송 어떠셨대요?

<기자 멘트>

저도 처음으로 생방송 했을 때 생각해보면 긴장감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는데요.

아마 두 분 앵커 분도 비슷한 경험 있으실텐데요.

하지만 KBS의 첫 여성 장애인 앵커인 홍서윤 앵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안정되고 편안한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생활정보를 전달했었는데요.

홍서윤 앵커의 첫 생방송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KBS에선 또 하나의 의미깊은 도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앵커, 홍서윤 씨가 첫 방송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방송시작을 한 시간 반 정도 앞둔 시각. 생전 처음 받는 분장에다 연습까지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녹취> "(좀 실감나세요?) 네"

지체장애 1급인 홍 씨는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내 첫 여성 장애인 앵커로 선발됐는데요.

어제부터 KBS 12시뉴스의 생활뉴스 코너를 전임 이창훈 앵커에 이어 진행하게 됐습니다.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면 올수록 다시 한 번 원고를 점검하고 진행순서도 꼼꼼히 챙깁니다.

<녹취> "(긴장되세요?) 네. 이제 좀 긴장되고 있어요. (잘하세요.) 잘하겠습니다!"

뉴스스튜디오 안에서 마지막으로 매무새를 다듬는 홍 씨.

잠시 후, 드리어 생방송 사인이 켜지고!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앵커 홍서윤으로서의 첫 방송이 시작됩니다.

<녹취>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오늘부터 생활뉴스를 맡게 된 홍서윤입니다. 더 유익한 생활정보를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친숙하고 거부감 없는 인상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폭넓은 이해. 5분 남짓한 짧은 뉴스시간이었지만 홍 앵커만의 그러한 강점이 고스란히 발휘됩니다.

<녹취> "(생방송 끝낸 소감이 어때요?) 뭔가 잘한 것 같지 않다는 아쉬움이 좀 있는데 내일부터 차차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앵커로 선발된 뒤 첫 방송 전까지 약 20일의 시간 동안 홍 씨는 주말도 반납한 채 연습에 매달렸는데요.

늘 지적받는 억양과 어미 처리의 불안함 때문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했습니다.

홍 씨는 10살 무렵, 척수염을 앓아 목 아래가 마비되는 아픔을 겼었지만 꾸준한 재활치료로 아픔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아빠! (잘 지냈어?)"

홍 씨의 이런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버지는 딸의 첫 방송이 무엇보다 기대된다며 수시로 전화로 딸을 격려하는데요.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아버지께서 지금 이곳저곳에서 축하를 많이 받으셔서 쉴 새 없이, 저보다 바쁘게 다니세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홍 씨는 올해 초, KBS의 장애인 앵커 모집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응시를 결심했습니다.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갖고도 남들 앞에 당당히 나서는 자신을 보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출근 시간에 출근 대열에 함께한다는 느낌이 저한테는 굉장히 새로웠어요."

홍 씨의 새로운 일터, KBS. 도착과 함께 인사를 건넨 후 곧바로 일과를 시작하는데요.

오늘은 생방송 투입 전 마지막 연습이 있는 날입니다. 합격 후 지금까지 매일 꼬박꼬박 연습했지만 뉴스 스튜디오에 들어와 최종 리허설을 시작하자 실수 연발인데요.

그동안 그녀에게 뉴스진행을 가르친 선배 아나운서들뿐 아니라 모든 스텝들이 지켜보고 있어 더더욱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리허설이 끝나도 연습을 계속됩니다.

녹화 화면을 통해 개선할 점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녹취> 전종철(뉴스제작3부 팀장) : "아주 많이 좋아졌어. 계속 노력해야지."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틀려도 긴장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건 긴장하지 않는 거죠."

<인터뷰> 이승기(KBS12시 뉴스 앵커) : "지금 보니까 굉장히 초조하기 때문에 멘트도 실수를 좀 하고, 아직 표정 처리는 조금 어색하긴 한데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정리돼서 이창훈 씨 후임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앵커가 될 것 같습니다."

생활뉴스를 진행한 선배이자 KBS 첫 장애인 앵커인 이창훈 앵커 역시 수시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줍니다.

<인터뷰> 이창훈(전 KBS 생활뉴스 앵커) : "떨지 않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긴 한데 심호흡을 많이 하고 들어간다든지 원고 자체를 읽는 게 아니라 원고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들을 많이 한다든지 이런 선행 작업들이 좀 있으면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그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인 셈입니다.

지체장애를 가진 자신이 뉴스 진행자석에 앉아 당당하게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이 다른 장애인들에겐 희망이 되지 않을까싶어 더 노력한다고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는 게 홍 씨의 작지만 당찬 포부인데요.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초기라 어색하고 아직은 실수도 많이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발전하고 나아가는 모습 보여 드릴 테니 잘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홍 씨는 앞으로 1년간 KBS의 앵커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그녀의 포부처럼, 지켜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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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장애인 앵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 입력 2013-04-09 08:45:17
    • 수정2013-04-09 10:42:2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오늘 화제 포착에서는 특별한 사람을 한 분 소개합니다.

힌트는 KBS의 봄 개편을 맞아 어제 여러분들께 첫 선을 보인 뉴스 진행잡니다.

네, 이제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 아침 뉴스타임 이후에 진행되는 12시 뉴스 이창훈 앵커 아시죠?

국내 최초 장애인 앵커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첫 '여성' 장애인 앵커가 탄생했습니다.

네, 무려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홍서윤씹니다.

노태영 기자~ 어제 첫 방송 어떠셨대요?

<기자 멘트>

저도 처음으로 생방송 했을 때 생각해보면 긴장감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는데요.

아마 두 분 앵커 분도 비슷한 경험 있으실텐데요.

하지만 KBS의 첫 여성 장애인 앵커인 홍서윤 앵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안정되고 편안한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생활정보를 전달했었는데요.

홍서윤 앵커의 첫 생방송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KBS에선 또 하나의 의미깊은 도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앵커, 홍서윤 씨가 첫 방송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방송시작을 한 시간 반 정도 앞둔 시각. 생전 처음 받는 분장에다 연습까지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녹취> "(좀 실감나세요?) 네"

지체장애 1급인 홍 씨는 10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내 첫 여성 장애인 앵커로 선발됐는데요.

어제부터 KBS 12시뉴스의 생활뉴스 코너를 전임 이창훈 앵커에 이어 진행하게 됐습니다.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면 올수록 다시 한 번 원고를 점검하고 진행순서도 꼼꼼히 챙깁니다.

<녹취> "(긴장되세요?) 네. 이제 좀 긴장되고 있어요. (잘하세요.) 잘하겠습니다!"

뉴스스튜디오 안에서 마지막으로 매무새를 다듬는 홍 씨.

잠시 후, 드리어 생방송 사인이 켜지고!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앵커 홍서윤으로서의 첫 방송이 시작됩니다.

<녹취>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오늘부터 생활뉴스를 맡게 된 홍서윤입니다. 더 유익한 생활정보를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친숙하고 거부감 없는 인상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폭넓은 이해. 5분 남짓한 짧은 뉴스시간이었지만 홍 앵커만의 그러한 강점이 고스란히 발휘됩니다.

<녹취> "(생방송 끝낸 소감이 어때요?) 뭔가 잘한 것 같지 않다는 아쉬움이 좀 있는데 내일부터 차차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앵커로 선발된 뒤 첫 방송 전까지 약 20일의 시간 동안 홍 씨는 주말도 반납한 채 연습에 매달렸는데요.

늘 지적받는 억양과 어미 처리의 불안함 때문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했습니다.

홍 씨는 10살 무렵, 척수염을 앓아 목 아래가 마비되는 아픔을 겼었지만 꾸준한 재활치료로 아픔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아빠! (잘 지냈어?)"

홍 씨의 이런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버지는 딸의 첫 방송이 무엇보다 기대된다며 수시로 전화로 딸을 격려하는데요.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아버지께서 지금 이곳저곳에서 축하를 많이 받으셔서 쉴 새 없이, 저보다 바쁘게 다니세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홍 씨는 올해 초, KBS의 장애인 앵커 모집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응시를 결심했습니다.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갖고도 남들 앞에 당당히 나서는 자신을 보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출근 시간에 출근 대열에 함께한다는 느낌이 저한테는 굉장히 새로웠어요."

홍 씨의 새로운 일터, KBS. 도착과 함께 인사를 건넨 후 곧바로 일과를 시작하는데요.

오늘은 생방송 투입 전 마지막 연습이 있는 날입니다. 합격 후 지금까지 매일 꼬박꼬박 연습했지만 뉴스 스튜디오에 들어와 최종 리허설을 시작하자 실수 연발인데요.

그동안 그녀에게 뉴스진행을 가르친 선배 아나운서들뿐 아니라 모든 스텝들이 지켜보고 있어 더더욱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리허설이 끝나도 연습을 계속됩니다.

녹화 화면을 통해 개선할 점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녹취> 전종철(뉴스제작3부 팀장) : "아주 많이 좋아졌어. 계속 노력해야지."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틀려도 긴장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건 긴장하지 않는 거죠."

<인터뷰> 이승기(KBS12시 뉴스 앵커) : "지금 보니까 굉장히 초조하기 때문에 멘트도 실수를 좀 하고, 아직 표정 처리는 조금 어색하긴 한데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정리돼서 이창훈 씨 후임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앵커가 될 것 같습니다."

생활뉴스를 진행한 선배이자 KBS 첫 장애인 앵커인 이창훈 앵커 역시 수시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줍니다.

<인터뷰> 이창훈(전 KBS 생활뉴스 앵커) : "떨지 않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긴 한데 심호흡을 많이 하고 들어간다든지 원고 자체를 읽는 게 아니라 원고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들을 많이 한다든지 이런 선행 작업들이 좀 있으면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그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인 셈입니다.

지체장애를 가진 자신이 뉴스 진행자석에 앉아 당당하게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이 다른 장애인들에겐 희망이 되지 않을까싶어 더 노력한다고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는 게 홍 씨의 작지만 당찬 포부인데요.

<인터뷰> 홍서윤(KBS 생활뉴스 앵커) : "초기라 어색하고 아직은 실수도 많이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발전하고 나아가는 모습 보여 드릴 테니 잘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홍 씨는 앞으로 1년간 KBS의 앵커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그녀의 포부처럼, 지켜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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