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정의 위해 싸우는 기자, 해보고 싶었죠”

입력 2013.04.11 (07:02) 수정 2013.04.1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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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성상납 문제 다룬 영화 '노리개'서 열혈 기자 역으로 주연

"기자는 안 해본 역할이어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억울한 사람들 옆에서 같이 싸워주는 역할이 재미있겠다 싶었죠."

영화 '노리개'에서 처음으로 기자 역할에 도전한 배우 마동석(42)은 이렇게 얘기했다.

이 영화는 고(故) 장자연 사건을 모티프로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다뤄 제작 초기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연예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이고 실제 사건의 관련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울 법도 한 영화다.

하지만 10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그런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 책을 주면서 장자연 사건보다는 그 이전의 관련 사건들을 모으다 보니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웃사람' 같은 영화도 모티프가 된 연쇄살인범이 실제 우리 주위에 살잖아요. 많은 영화가 그렇게 현실에서 모티프를 얻는 것처럼 이 영화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웃사람' 원작을 쓴 강풀 작가가 그 살인범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안혁모'(마동석이 연기한 역할)를 넣었다고 했는데, 이번 영화 '노리개'에서도 제가 뭔가 그런 맥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는 또 영화가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그 집단을 대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당거래'에서 형사가 비리를 저지르지만 모든 형사가 다 그런 건 아닌 것처럼요. 극히 일부의 얘기니까 보편적인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객들도 분명히 그렇게 어떤 악인들을 그려냈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기자처럼 보이려고 그는 꽤 많은 준비를 했다.

"시나리오 안에서 캐릭터를 분석했지만 기자들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말하고 리포팅을 하는지 연구했죠. 감독님이 실제 기자 몇 분에 대해 얘기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예전 리포팅이나 자료화면을 보면서 비슷하게 해보려고 했죠. 특히 상대방에게 하기 어려운 말을 물어볼 때 어떤 식으로 얘기하는지 같은 걸 유심히 봤어요."

어려운 법률, 사회 지식을 드러내는 딱딱한 어휘나 상대방을 다독이는 부드러운 말투는 평소 그의 성미와는 맞지 않아 힘들기도 했단다.

"관객들이 눈치 안 채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원래 제 말투랑은 많이 달라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저는 사람을 달래면서 말을 끌어내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답답하면 '빨리 얘기해봐, 뭐라고?' 이렇게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죠, 하하. 검사한테 맨 마지막에 격려하는 장면에서도 '힘껏 부딪쳐 보아요' 하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의 저는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웃음)."

그는 이 영화가 다룬 약자들이자 자신의 실제 동료인 여배우들이 지금보다 더 보호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에는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실제로 저도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여배우를 만나고 얼굴이 안 알려진 신인 배우들도 만납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건 이 친구들이 일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다 같이 보호를 좀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겁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죠. 저도 처음에 다른 소속사 사무실까지 막 찾아다니면서 시나리오를 구해 보고 영화가 끝나면 감독님들과 술 마시며 얘기하고 몸으로 구르면서 일을 찾을 수 있었는데, 여배우들은 그게 힘드니까 아무래도 매니저들한테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겠죠. 여자들이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되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나 영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젊은 여배우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합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운동은 어릴 때부터 했고 미국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트레이너, 이종격투기까지 하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운동의 길로 들어가게 됐죠. 그러다 문득 오랫동안 꿈꿔온 영화, 연기를 영영 못하게 될까 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한국에 돌아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연기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영화 50여 편에 출연하며 단역부터 조연을 거쳐 주연급으로 발돋움했다.

"'이웃사람'은 여러 명의 주연배우 중 하나로 들어갔는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죠. 지금 찍는 '더 파이브'나 곧 개봉할 '뜨거운 안녕'도 비슷하게 다수 주연 중 하나예요. 사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저에겐 별 차이가 없어요. 이전 영화들에서는 몇몇 장면에서 임팩트를 주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가 전체 이야기를 끌고나가야 하는 어느 정도의 책임감이 있었죠. 이렇게 전반적으로 영화를 덮고 있는 인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는 "일단 영화가 많은 관객을 만나면 좋겠고 홈런 친 야구선수가 하는 말처럼 팀이 이겼으면 좋겠단 마음"이라며 "영화가 관심을 받고 좋은 평을 받는다면 내가 그런 영화의 주연이어서 뿌듯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향한 그의 애정은 배우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이야기들로 시나리오를 기획하는 일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하면서 일하고 있지만, 10여 년간 영화를 꿈꾸며 오래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에 만들어진 이야기와 캐릭터들로 영화 기획을 몇 편 하고 있어요. 글을 잘 못 써서 직접 쓴 건 아니고 전문 작가들과 협업해서 시나리오 두 권을 냈습니다. 웹툰도 2편 나올 예정이고요. 재미있는 스토리가 생각나면 거기에 살을 붙여가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배우든, 기획자든 영화 만드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습니다."

영화 '노리개'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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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11 07:02:06
    • 수정2013-04-11 07:04:32
    연합뉴스
연예계 성상납 문제 다룬 영화 '노리개'서 열혈 기자 역으로 주연

"기자는 안 해본 역할이어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억울한 사람들 옆에서 같이 싸워주는 역할이 재미있겠다 싶었죠."

영화 '노리개'에서 처음으로 기자 역할에 도전한 배우 마동석(42)은 이렇게 얘기했다.

이 영화는 고(故) 장자연 사건을 모티프로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다뤄 제작 초기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연예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이고 실제 사건의 관련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울 법도 한 영화다.

하지만 10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그런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 책을 주면서 장자연 사건보다는 그 이전의 관련 사건들을 모으다 보니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웃사람' 같은 영화도 모티프가 된 연쇄살인범이 실제 우리 주위에 살잖아요. 많은 영화가 그렇게 현실에서 모티프를 얻는 것처럼 이 영화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웃사람' 원작을 쓴 강풀 작가가 그 살인범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안혁모'(마동석이 연기한 역할)를 넣었다고 했는데, 이번 영화 '노리개'에서도 제가 뭔가 그런 맥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는 또 영화가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그 집단을 대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당거래'에서 형사가 비리를 저지르지만 모든 형사가 다 그런 건 아닌 것처럼요. 극히 일부의 얘기니까 보편적인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객들도 분명히 그렇게 어떤 악인들을 그려냈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기자처럼 보이려고 그는 꽤 많은 준비를 했다.

"시나리오 안에서 캐릭터를 분석했지만 기자들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말하고 리포팅을 하는지 연구했죠. 감독님이 실제 기자 몇 분에 대해 얘기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예전 리포팅이나 자료화면을 보면서 비슷하게 해보려고 했죠. 특히 상대방에게 하기 어려운 말을 물어볼 때 어떤 식으로 얘기하는지 같은 걸 유심히 봤어요."

어려운 법률, 사회 지식을 드러내는 딱딱한 어휘나 상대방을 다독이는 부드러운 말투는 평소 그의 성미와는 맞지 않아 힘들기도 했단다.

"관객들이 눈치 안 채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원래 제 말투랑은 많이 달라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저는 사람을 달래면서 말을 끌어내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답답하면 '빨리 얘기해봐, 뭐라고?' 이렇게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죠, 하하. 검사한테 맨 마지막에 격려하는 장면에서도 '힘껏 부딪쳐 보아요' 하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의 저는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웃음)."

그는 이 영화가 다룬 약자들이자 자신의 실제 동료인 여배우들이 지금보다 더 보호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에는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실제로 저도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여배우를 만나고 얼굴이 안 알려진 신인 배우들도 만납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건 이 친구들이 일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다 같이 보호를 좀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겁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죠. 저도 처음에 다른 소속사 사무실까지 막 찾아다니면서 시나리오를 구해 보고 영화가 끝나면 감독님들과 술 마시며 얘기하고 몸으로 구르면서 일을 찾을 수 있었는데, 여배우들은 그게 힘드니까 아무래도 매니저들한테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겠죠. 여자들이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되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나 영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젊은 여배우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합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운동은 어릴 때부터 했고 미국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트레이너, 이종격투기까지 하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운동의 길로 들어가게 됐죠. 그러다 문득 오랫동안 꿈꿔온 영화, 연기를 영영 못하게 될까 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한국에 돌아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연기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영화 50여 편에 출연하며 단역부터 조연을 거쳐 주연급으로 발돋움했다.

"'이웃사람'은 여러 명의 주연배우 중 하나로 들어갔는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죠. 지금 찍는 '더 파이브'나 곧 개봉할 '뜨거운 안녕'도 비슷하게 다수 주연 중 하나예요. 사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저에겐 별 차이가 없어요. 이전 영화들에서는 몇몇 장면에서 임팩트를 주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가 전체 이야기를 끌고나가야 하는 어느 정도의 책임감이 있었죠. 이렇게 전반적으로 영화를 덮고 있는 인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는 "일단 영화가 많은 관객을 만나면 좋겠고 홈런 친 야구선수가 하는 말처럼 팀이 이겼으면 좋겠단 마음"이라며 "영화가 관심을 받고 좋은 평을 받는다면 내가 그런 영화의 주연이어서 뿌듯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향한 그의 애정은 배우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이야기들로 시나리오를 기획하는 일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하면서 일하고 있지만, 10여 년간 영화를 꿈꾸며 오래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에 만들어진 이야기와 캐릭터들로 영화 기획을 몇 편 하고 있어요. 글을 잘 못 써서 직접 쓴 건 아니고 전문 작가들과 협업해서 시나리오 두 권을 냈습니다. 웹툰도 2편 나올 예정이고요. 재미있는 스토리가 생각나면 거기에 살을 붙여가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배우든, 기획자든 영화 만드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습니다."

영화 '노리개'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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