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타 안 터지는’ 롯데, 백약이 무효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득점력 회복이 시급하다.

롯데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두산(6개)보다 2배 많은 안타 12개를 치고도 2-7로 대패했다.

전날 득점권에서 13타수 3안타에 그치는 답답한 경기 끝에 3-3 무승부를 허용한 롯데는 이날도 타자들이 득점 기회에서 침묵하면서 패배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1회말 롯데는 오랜만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장성호가 결정적인 '알까기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대량 실점했으나 경기를 뒤집을 기회는 많았다.

롯데는 공수교대 후 2사에서 황재균이 2루타를 터트려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섰다.

차근차근 따라붙을 기회였으나 용덕한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첫 번째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3회초 2사 만루에서 장성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해 기회를 놓친 롯데는 6회초 다시 한번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손아섭의 볼넷에 이어 1사 후 장성호, 전준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베이스가 꽉 찼다.

하지만 황재균이 2루수 뜬공, 용덕한이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나 다시 무득점에 그쳤다.

그나마 롯데는 7회초 2사 1, 2루에서 김대우가 1타점 우전 적시타, 9회초 무사 3루에서 조성환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 영패를 모면했다.

롯데로서는 경기 막판 득점 기회에서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롯데의 득점권 부진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이어진 나흘간의 휴식기 탓에 타격감각이 떨어다고 설명하긴 어렵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의 득점권 타율이 0.196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팀 타율이 0.251로 전체 9개 구단 중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나쁘지 않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롯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3.7점에 불과하다. 팀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하고도 매 경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롯데는 이날 전준우, 황재균, 박기혁이 경기를 앞두고 인근 배명고교에서 1시간 동안 특타에 나섰다.

권영호 1군 수석코치와 김응국 1군 주루·외야수비 코치까지 가세해 이들에게 티배팅(볼을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때리는 것)을 올려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백업 선수가 아닌 주전 선수들이 경기 당일 특타를 소화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이날 4번 타자 자리에 '늦깎이 유망주' 김대우를 올렸다.

2011년 7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김대우는 지난해 2군 남부리그 15경기에 출전, 타율 0.306 홈런 1개 타점 11개를 수확하며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낸데다 시범경기에서 4번 타자로 기용된 김대우였지만 1군 출전 경험이 많지 않은 그를 정규시즌에서 9경기 만에 4번 타자로 발탁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백약이 무효'였다.

전준우는 2타수 무안타, 황재균은 3타수 1안타, 박기혁은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대우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뽑아내며 비교적 성공적인 4번 타자 신고식을 치렀으나 9회초 무사 1, 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샀다.

김시진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안 맞는다고 해서 도망가지 않고 타격감을 찾으려 덤벼들고 있다"면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찬스를 살려줄 타자인 강민호, 박종윤이 부상을 털고 타선에 복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