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발목 잡힌 인천 송도

입력 2013.04.24 (07:40) 수정 2013.04.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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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 송도가 빛나는 성과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최고층 빌딩 건설이 무산되는가 하면 5년 넘게 공사 중인 현장도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51층 높이의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 '인천타워'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부지입니다.

공사현장 가림막 안에 잡초만 무성합니다.

2010년 이후 줄곧 이 상태입니다.

<인터뷰> 현장 관계자 : "(공사) 안 한지가 언제인데 그래. 몇 년 됐는데. 터만 만들어 놨지 공사하다가 만 거거든. 아무것도 없어요. 풀밭이야 다."

이 땅을 개발하는 주체는 포트먼과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함께 만든 개발 회사.

지난 2006년 국내 최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약속을 하고 총 34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감정가 9조 원의 금싸라기 땅을 계약금 한푼 내지 않고 차지했지만, 막상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지자 개발 계획은 흐지부지 됐습니다.

문제는 계약서상 모호한 조건 때문에 인천시나 경제청이 이를 문제 삼기도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 인천시는 계약을 해지 하겠다는 입장.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이 아닌 싱가폴의 국제상사중재에 가야 하고, 잘못될 경우 소송비용까지 물어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어 그마저 쉽지 않습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인천타워 설계비로만 이미 65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인터뷰> 허인환(인천시의원) : "부당한 계약 때문에 경제청이 끌려다니고 있는 상황으로 인천시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송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역시 공사를 멈춘 채 3년 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개발사업자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차일피일 업무시설 개발을 미루면서 수익성 높은 아파트나 주상복합 면적이 늘어나는 현상은 뚜렷합니다.

<인터뷰> 양준호(인천대교수) : "외국 산업이나 외국 자본이 유치되지 않은 채 그와 같은 장밋빛 계획에만 입각해서 주거단지만 먼저 들어오게 됐던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이른 바 목적은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목적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 결과를 먼저 조성하게 되었던 순서가 맞지 않는 개발로 보고 있습니다."

인천시와 경제청이 송도의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돈은 모두 8조 5천억 원.

무너진 도시계획을 다시 정비하고, 경제자유구역 본연의 설계에 걸맞는 청사진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 송도에 남겨진 과젭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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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에 발목 잡힌 인천 송도
    • 입력 2013-04-24 08:18:34
    • 수정2013-04-24 08: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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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 송도가 빛나는 성과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최고층 빌딩 건설이 무산되는가 하면 5년 넘게 공사 중인 현장도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51층 높이의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 '인천타워'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부지입니다.

공사현장 가림막 안에 잡초만 무성합니다.

2010년 이후 줄곧 이 상태입니다.

<인터뷰> 현장 관계자 : "(공사) 안 한지가 언제인데 그래. 몇 년 됐는데. 터만 만들어 놨지 공사하다가 만 거거든. 아무것도 없어요. 풀밭이야 다."

이 땅을 개발하는 주체는 포트먼과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함께 만든 개발 회사.

지난 2006년 국내 최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약속을 하고 총 34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감정가 9조 원의 금싸라기 땅을 계약금 한푼 내지 않고 차지했지만, 막상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지자 개발 계획은 흐지부지 됐습니다.

문제는 계약서상 모호한 조건 때문에 인천시나 경제청이 이를 문제 삼기도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 인천시는 계약을 해지 하겠다는 입장.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이 아닌 싱가폴의 국제상사중재에 가야 하고, 잘못될 경우 소송비용까지 물어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어 그마저 쉽지 않습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인천타워 설계비로만 이미 65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인터뷰> 허인환(인천시의원) : "부당한 계약 때문에 경제청이 끌려다니고 있는 상황으로 인천시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송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역시 공사를 멈춘 채 3년 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개발사업자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차일피일 업무시설 개발을 미루면서 수익성 높은 아파트나 주상복합 면적이 늘어나는 현상은 뚜렷합니다.

<인터뷰> 양준호(인천대교수) : "외국 산업이나 외국 자본이 유치되지 않은 채 그와 같은 장밋빛 계획에만 입각해서 주거단지만 먼저 들어오게 됐던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이른 바 목적은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목적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 결과를 먼저 조성하게 되었던 순서가 맞지 않는 개발로 보고 있습니다."

인천시와 경제청이 송도의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돈은 모두 8조 5천억 원.

무너진 도시계획을 다시 정비하고, 경제자유구역 본연의 설계에 걸맞는 청사진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 송도에 남겨진 과젭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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