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180여 명 사망
입력 2013.04.26 (00:01)
수정 2013.04.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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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글로벌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아시아 동남쪽에 위치한 방글라데십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에 시달리고 700달러가 조금 넘는 GDP로 살아가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데요.
어제 아침,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근교에서 8층 건물이 붕괴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건물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아래 두개 층을 제외한 여섯개 층이 마치 팬케이크처럼 무너졌다고 하는데요.
사고 당시 영상이 들어와있습니다.
<녹취> 할리마 카툰(생존자)
높던 건물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현장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수천 인파가 몰리면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는데요.
한재호 방글라데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현지에선 아직도 정확한 피해 상황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상자 얼마나 됩니까?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지도 궁금한데요.
<답변> 다카지구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신 180여 구가 수습됐고, 부상자는 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까지 없다고 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은 확인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현지시간 24일 오전 여덟시, 당시 건물엔 이천명 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까지 갇혀있는 인원이 많고, 구조된 사람들 중에서도 중상 환자의 비중이 높아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참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 바로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란 점입니다.
한 특파원,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답변> 붕괴된 건물엔 의류상점 200 곳과 봉제공장 다섯 곳이 입주해 있었는데요.
특히 4층부터 9층까지의 봉제공장은 한 곳당 400명에서 많게는 천 명에 이르는 여성 종업원들이 빽빽이 들어차 숙식과 작업을 함께 해결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인원이 모여 생활하고 있었으니 그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데요.
방글라데시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가는 의류 수출 대국이지만 그 뒤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비참한 노동이 있었습니다.
<질문> 현재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답변> 네.
전문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손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건물 잔해가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서 본격적인 수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장구조대원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인터뷰> 압두스 살람(구조대원) : "건물 안에 들어가 봤는데, 많은 사람이 갇혀 있었고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에요. 몇 명은 구조했지만 사망자들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매몰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시간은 72시간이라고 하죠.
그 이상 지나면 생존률이 10%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현장엔 이 시간에도 방글라데시 군과 수많은 자원봉사들이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사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 건물에 문제가 있으니 작업을 중단시키라는 경찰의 요청이 있었다면서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건물은 이미 사건 발생 전날 23일부터 기둥과 복도에 차례로 균열이 생기면서 육안으로도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건물주에게 사업장 차단을 요청했지만 업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존자의 증언을 들어 보시죠.
<녹취> 리아 베굼(생존자)
<질문> 게다가 방글라데시는 이런 대형 참사들이 반복되고 있어 문제가 더 크죠?
8년 전 이번 사고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도 건물이 붕괴돼 64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다카 외곽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나 112명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
되풀이되는 사고 속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꾸 터지는 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현재 수습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11월 다카 대화재 이후 열악한 근로조건과 작업 환경에 대한 논의가 반짝 나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또다시 오늘날의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사천여곳의 의류공장은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서 안전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있는 방침을 어겨도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해 각종 사고가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방글라데시 참사는 인간의 욕심과 안일한 대처가 더해진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안전불감증,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질병은 아니었나 봅니다.
글로벌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아시아 동남쪽에 위치한 방글라데십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에 시달리고 700달러가 조금 넘는 GDP로 살아가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데요.
어제 아침,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근교에서 8층 건물이 붕괴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건물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아래 두개 층을 제외한 여섯개 층이 마치 팬케이크처럼 무너졌다고 하는데요.
사고 당시 영상이 들어와있습니다.
<녹취> 할리마 카툰(생존자)
높던 건물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현장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수천 인파가 몰리면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는데요.
한재호 방글라데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현지에선 아직도 정확한 피해 상황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상자 얼마나 됩니까?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지도 궁금한데요.
<답변> 다카지구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신 180여 구가 수습됐고, 부상자는 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까지 없다고 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은 확인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현지시간 24일 오전 여덟시, 당시 건물엔 이천명 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까지 갇혀있는 인원이 많고, 구조된 사람들 중에서도 중상 환자의 비중이 높아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참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 바로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란 점입니다.
한 특파원,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답변> 붕괴된 건물엔 의류상점 200 곳과 봉제공장 다섯 곳이 입주해 있었는데요.
특히 4층부터 9층까지의 봉제공장은 한 곳당 400명에서 많게는 천 명에 이르는 여성 종업원들이 빽빽이 들어차 숙식과 작업을 함께 해결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인원이 모여 생활하고 있었으니 그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데요.
방글라데시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가는 의류 수출 대국이지만 그 뒤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비참한 노동이 있었습니다.
<질문> 현재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답변> 네.
전문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손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건물 잔해가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서 본격적인 수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장구조대원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인터뷰> 압두스 살람(구조대원) : "건물 안에 들어가 봤는데, 많은 사람이 갇혀 있었고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에요. 몇 명은 구조했지만 사망자들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매몰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시간은 72시간이라고 하죠.
그 이상 지나면 생존률이 10%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현장엔 이 시간에도 방글라데시 군과 수많은 자원봉사들이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사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 건물에 문제가 있으니 작업을 중단시키라는 경찰의 요청이 있었다면서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건물은 이미 사건 발생 전날 23일부터 기둥과 복도에 차례로 균열이 생기면서 육안으로도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건물주에게 사업장 차단을 요청했지만 업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존자의 증언을 들어 보시죠.
<녹취> 리아 베굼(생존자)
<질문> 게다가 방글라데시는 이런 대형 참사들이 반복되고 있어 문제가 더 크죠?
8년 전 이번 사고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도 건물이 붕괴돼 64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다카 외곽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나 112명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
되풀이되는 사고 속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꾸 터지는 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현재 수습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11월 다카 대화재 이후 열악한 근로조건과 작업 환경에 대한 논의가 반짝 나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또다시 오늘날의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사천여곳의 의류공장은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서 안전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있는 방침을 어겨도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해 각종 사고가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방글라데시 참사는 인간의 욕심과 안일한 대처가 더해진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안전불감증,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질병은 아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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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4-26 06: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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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아시아 동남쪽에 위치한 방글라데십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에 시달리고 700달러가 조금 넘는 GDP로 살아가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데요.
어제 아침,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근교에서 8층 건물이 붕괴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건물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아래 두개 층을 제외한 여섯개 층이 마치 팬케이크처럼 무너졌다고 하는데요.
사고 당시 영상이 들어와있습니다.
<녹취> 할리마 카툰(생존자)
높던 건물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현장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수천 인파가 몰리면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는데요.
한재호 방글라데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현지에선 아직도 정확한 피해 상황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상자 얼마나 됩니까?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지도 궁금한데요.
<답변> 다카지구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신 180여 구가 수습됐고, 부상자는 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까지 없다고 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은 확인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현지시간 24일 오전 여덟시, 당시 건물엔 이천명 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까지 갇혀있는 인원이 많고, 구조된 사람들 중에서도 중상 환자의 비중이 높아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참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 바로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란 점입니다.
한 특파원,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답변> 붕괴된 건물엔 의류상점 200 곳과 봉제공장 다섯 곳이 입주해 있었는데요.
특히 4층부터 9층까지의 봉제공장은 한 곳당 400명에서 많게는 천 명에 이르는 여성 종업원들이 빽빽이 들어차 숙식과 작업을 함께 해결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인원이 모여 생활하고 있었으니 그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데요.
방글라데시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가는 의류 수출 대국이지만 그 뒤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비참한 노동이 있었습니다.
<질문> 현재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답변> 네.
전문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손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건물 잔해가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서 본격적인 수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장구조대원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인터뷰> 압두스 살람(구조대원) : "건물 안에 들어가 봤는데, 많은 사람이 갇혀 있었고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에요. 몇 명은 구조했지만 사망자들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매몰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시간은 72시간이라고 하죠.
그 이상 지나면 생존률이 10%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현장엔 이 시간에도 방글라데시 군과 수많은 자원봉사들이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사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 건물에 문제가 있으니 작업을 중단시키라는 경찰의 요청이 있었다면서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건물은 이미 사건 발생 전날 23일부터 기둥과 복도에 차례로 균열이 생기면서 육안으로도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건물주에게 사업장 차단을 요청했지만 업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존자의 증언을 들어 보시죠.
<녹취> 리아 베굼(생존자)
<질문> 게다가 방글라데시는 이런 대형 참사들이 반복되고 있어 문제가 더 크죠?
8년 전 이번 사고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도 건물이 붕괴돼 64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다카 외곽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나 112명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
되풀이되는 사고 속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꾸 터지는 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현재 수습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11월 다카 대화재 이후 열악한 근로조건과 작업 환경에 대한 논의가 반짝 나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또다시 오늘날의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사천여곳의 의류공장은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서 안전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있는 방침을 어겨도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해 각종 사고가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방글라데시 참사는 인간의 욕심과 안일한 대처가 더해진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안전불감증,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질병은 아니었나 봅니다.
글로벌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아시아 동남쪽에 위치한 방글라데십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에 시달리고 700달러가 조금 넘는 GDP로 살아가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데요.
어제 아침,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근교에서 8층 건물이 붕괴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건물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아래 두개 층을 제외한 여섯개 층이 마치 팬케이크처럼 무너졌다고 하는데요.
사고 당시 영상이 들어와있습니다.
<녹취> 할리마 카툰(생존자)
높던 건물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
현장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수천 인파가 몰리면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는데요.
한재호 방글라데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현지에선 아직도 정확한 피해 상황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상자 얼마나 됩니까?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지도 궁금한데요.
<답변> 다카지구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신 180여 구가 수습됐고, 부상자는 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까지 없다고 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은 확인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현지시간 24일 오전 여덟시, 당시 건물엔 이천명 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까지 갇혀있는 인원이 많고, 구조된 사람들 중에서도 중상 환자의 비중이 높아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참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 바로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란 점입니다.
한 특파원,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답변> 붕괴된 건물엔 의류상점 200 곳과 봉제공장 다섯 곳이 입주해 있었는데요.
특히 4층부터 9층까지의 봉제공장은 한 곳당 400명에서 많게는 천 명에 이르는 여성 종업원들이 빽빽이 들어차 숙식과 작업을 함께 해결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면적에 많은 인원이 모여 생활하고 있었으니 그 피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데요.
방글라데시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가는 의류 수출 대국이지만 그 뒤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비참한 노동이 있었습니다.
<질문> 현재 구조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답변> 네.
전문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손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건물 잔해가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서 본격적인 수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장구조대원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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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매몰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시간은 72시간이라고 하죠.
그 이상 지나면 생존률이 10%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현장엔 이 시간에도 방글라데시 군과 수많은 자원봉사들이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사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 건물에 문제가 있으니 작업을 중단시키라는 경찰의 요청이 있었다면서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건물은 이미 사건 발생 전날 23일부터 기둥과 복도에 차례로 균열이 생기면서 육안으로도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건물주에게 사업장 차단을 요청했지만 업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존자의 증언을 들어 보시죠.
<녹취> 리아 베굼(생존자)
<질문> 게다가 방글라데시는 이런 대형 참사들이 반복되고 있어 문제가 더 크죠?
8년 전 이번 사고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도 건물이 붕괴돼 64명이 사망한 적이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다카 외곽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나 112명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
되풀이되는 사고 속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꾸 터지는 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현재 수습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11월 다카 대화재 이후 열악한 근로조건과 작업 환경에 대한 논의가 반짝 나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또다시 오늘날의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사천여곳의 의류공장은 허술한 관리감독 아래서 안전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있는 방침을 어겨도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해 각종 사고가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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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글라데시 참사는 인간의 욕심과 안일한 대처가 더해진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안전불감증,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질병은 아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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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호 기자 khan00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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