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휴일? 평일? 어정쩡한 근로자의 날

입력 2013.05.01 (21:07) 수정 2013.05.0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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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근로자의 날인 오늘 금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은 쉬는 곳이 많았지만 공무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 일을 했습니다.

때문에 오늘이 쉬는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휴일과 평일이 뒤섞인 하루를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출근길 정체가 극심해야할 도심 간선도로, 오늘 근로자의 날을 맞아 쉬는 회사가 많아 지난 주 같은 요일에 비해 한산합니다.

사무실 밀집지역 식당들은 대부분 문을 열였지만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없습니다.

<인터뷰> 식당 주인 : "오늘은 손님이 없네요. 매출이 70%나 줄었어요"

은행에 일을 보러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오늘 은행이 문여는줄 알고 일보러 왔는데 닫혀있어서 ATM으로 돈 뽑았어요."

공무원들은 정상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기업과 관련된 업무는 차질을 빚었습니다.

<녹취> 이은주(서울시청 회계 담당 주무관) : "내부 결재만 받을수 있지 은행에서 송금등을 해줘야 하는데 은행이 쉬니까 업무가 막히는 거죠."

이 초등학교는 학부모들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많은 직장이 쉬는 오늘을 공개수업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근처 다른 초등학교는 텅 비어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에 맞춰 오늘을 재량 휴업일로 정해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내 6백개 가까운 초등학교들 중에 232곳, 10곳중에 4곳이 이처럼 재량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단골 나들이장소는 마치 주말과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근로자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회사원 : " 오늘 하루 공휴일로 봐요. 직원들이 쉬기 때문에 가족들이랑 나들이 나왔죠."

일하는 직장과 쉬는 직장이 뒤섞이면서 근로자의 날은 올해도 어정쩡한 휴일이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혼란스러운 이유는 오늘이 달력의 빨간 날이 아니기때문입니다.

법으로 정한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의 휴일로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쉬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애매하다보니 사회전체로보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대안은 없는지 김학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공휴일은 대통령령으로 법정 공휴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은 이와는 달리 근로 기준법상 유급 휴일입니다.

공무원과 교사는 법적으로 근로자의 신분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들이 일하는 정부 기관과 지자체, 학교는 근로자의 날에 쉴 수 없습니다.

<녹취> 장세종(서울시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 "공무원이 무슨 근로자냐, 왜 쉬느냐, 이런 편견때문에 사실 정부에서도 제도 시행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은 쉬는데 공무원만 일하는 만큼, 생산성과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최근까지 교사와 공무원들도 쉬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경제여건 등을 의식해 중단했습니다.

애매한 법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녹취> 조순열(법무법인 '문무' 변호사) : "일반인에게 큰 혼선을 줄 수 있다. 법규를 정리해서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매함에 편승해 영세업체들이 유급 휴일 규정을 무시하는 것도 문젭니다.

<녹취> 배규식(노동연구원 본부장) : "중소기업에 고용되어있는 근로자들은 적용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휴일에서의 차별, 이런 것을 없애는 것이 굉장히 시급합니다."

미국과 중국 등 많은 나라는 근로자의 날이 공휴일입니다.

혼선과 비효율을 정리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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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휴일? 평일? 어정쩡한 근로자의 날
    • 입력 2013-05-01 21:11:17
    • 수정2013-05-01 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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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근로자의 날인 오늘 금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은 쉬는 곳이 많았지만 공무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 일을 했습니다.

때문에 오늘이 쉬는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휴일과 평일이 뒤섞인 하루를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출근길 정체가 극심해야할 도심 간선도로, 오늘 근로자의 날을 맞아 쉬는 회사가 많아 지난 주 같은 요일에 비해 한산합니다.

사무실 밀집지역 식당들은 대부분 문을 열였지만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없습니다.

<인터뷰> 식당 주인 : "오늘은 손님이 없네요. 매출이 70%나 줄었어요"

은행에 일을 보러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오늘 은행이 문여는줄 알고 일보러 왔는데 닫혀있어서 ATM으로 돈 뽑았어요."

공무원들은 정상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기업과 관련된 업무는 차질을 빚었습니다.

<녹취> 이은주(서울시청 회계 담당 주무관) : "내부 결재만 받을수 있지 은행에서 송금등을 해줘야 하는데 은행이 쉬니까 업무가 막히는 거죠."

이 초등학교는 학부모들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많은 직장이 쉬는 오늘을 공개수업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근처 다른 초등학교는 텅 비어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에 맞춰 오늘을 재량 휴업일로 정해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내 6백개 가까운 초등학교들 중에 232곳, 10곳중에 4곳이 이처럼 재량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단골 나들이장소는 마치 주말과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근로자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회사원 : " 오늘 하루 공휴일로 봐요. 직원들이 쉬기 때문에 가족들이랑 나들이 나왔죠."

일하는 직장과 쉬는 직장이 뒤섞이면서 근로자의 날은 올해도 어정쩡한 휴일이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혼란스러운 이유는 오늘이 달력의 빨간 날이 아니기때문입니다.

법으로 정한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의 휴일로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쉬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애매하다보니 사회전체로보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대안은 없는지 김학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공휴일은 대통령령으로 법정 공휴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은 이와는 달리 근로 기준법상 유급 휴일입니다.

공무원과 교사는 법적으로 근로자의 신분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들이 일하는 정부 기관과 지자체, 학교는 근로자의 날에 쉴 수 없습니다.

<녹취> 장세종(서울시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 "공무원이 무슨 근로자냐, 왜 쉬느냐, 이런 편견때문에 사실 정부에서도 제도 시행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은 쉬는데 공무원만 일하는 만큼, 생산성과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최근까지 교사와 공무원들도 쉬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경제여건 등을 의식해 중단했습니다.

애매한 법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녹취> 조순열(법무법인 '문무' 변호사) : "일반인에게 큰 혼선을 줄 수 있다. 법규를 정리해서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매함에 편승해 영세업체들이 유급 휴일 규정을 무시하는 것도 문젭니다.

<녹취> 배규식(노동연구원 본부장) : "중소기업에 고용되어있는 근로자들은 적용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휴일에서의 차별, 이런 것을 없애는 것이 굉장히 시급합니다."

미국과 중국 등 많은 나라는 근로자의 날이 공휴일입니다.

혼선과 비효율을 정리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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