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미국 경제, 회복인가? 착시인가?

입력 2013.05.03 (00:03) 수정 2013.05.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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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 미국 경제에 올해 들어 곳곳에서 봄 기운이 돌고 있습니다.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자동차 판매도 늘고 있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의 기세가 꺾이질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동차 중개상

그런데 한 편에서는 이게 상당부분 중앙은행이 나서서 뿌려댄 돈의 힘이 아니냐, 그래서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어제와 오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서 시중에 계속 돈을 풀기로 했습니다. 미국 경제,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뉴욕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임장원 특파원!

<질문>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양적 완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죠?

미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건가요?

<답변>

네. 미국 연준이 지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3번째 '양적 완화' 처방을 시행하고 있죠.

한 달에 850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만큼의 달러를 시중에 푸는 건데요,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구요,

기준 금리를 사실상 '제로'로 끌고가는 초저금리 기조도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건 맞는데, 부양책을 거둬들일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질문> 그런데,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들이 올해 들어서 상당히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답변>

대체로 그렇긴 합니다만, 부문 별로, 시기 별로 엇갈리는 지표들이 상당숩니다.

최근 나온 지표들, 한 번 살펴볼까요? 미국내 20대 대도시의 주택가격 지수, 지난 2월 성적표가 이번주에 발표됐는데, 1년 전에 비해 9.3%나 높아졌습니다.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겁니다.

지난달 소비심리도 68.1을 기록해, 한 달 전(61.9)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고용시장의 중요 지표인 민간부문 일자리 성적표가 오늘 나왔는데, 지난 달에 11만9천 개 증가에 그쳐서 한 달 전의 13만 천 개보다 부진했구요,

제조업 경기의 가늠자인 미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경제 지표의 흐름을 보면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에 '봄이 왔구나'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3,4월 들어서 찬바람이 간간이 불어대면서 이게 꽃샘 추윈지, 아니면 다시 겨울로 가는 전조인지 불안감을 자아내는 상황입니다.

<질문>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중요한 기준이 될 텐데요,

수치를 살펴봤을 때 2007년 4.6%의 실업률을 기록했던 미국,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2010년엔 무려 9.6%까지 실업률이 훌쩍 뛰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됩니다

현재는 지난 2월보다 0.1% 하락한 7.6%에 머물러 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4년 3개월만에 기록한 최저치라 미 당국도 무척 고무된 상태입니다

임장원 특파원, 하지만 낮아졌다고 하는 지금 역시도 2008년의 경제위기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인 만큼 아직 경기 회복세를 안심하기는 이르겠죠?

<답변>

네. 미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내걸고 있는 게 바로 실업률인데요,

실업률이 6.5% 이하로 떨어져야 제로 금리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7%대 중반에서 더 이상 낮아지지 않고 옆걸음을 하면서 경기 부양을 통한 회복세가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이 재정 곳간을 풀고 달러를 찍어내서 공급한 덕분에 집값과 주식값 같은 자산 가격은 오르고 있구요,

자산 가격이 오르니 소비심리도 살아나는 추세인데요,

그런데, 이게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일자리 창출로 빠르게 연결되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겁니다.

<질문> 증시 얘기 좀 더 해볼까요.

뉴욕 증시가 올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쟎습니까?

경제는 아직 금융위기 전만큼 회복되지 못했는데, 증시만 너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요?

<답변>

네, 미국 증시는 금융 위기가 잦아든 2009년 3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4년째 호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때 반토막이 난 다우지수는 그동안 2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올해만 해도 10% 가량 올랐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집니다.

하나는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기업들의 이익이 급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양적 완화' 정책 덕분에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호황을 누리는 기업들의 실적, 그 이면을 좀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민소득을 살펴보면, 기업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14.2%인데, 이건 1950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반면에,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소득은 61.7%, 1966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지만 이른바 '부자 기업, 가난한 노동자' 현상이 강하게 반영돼있어서 이걸 국민 경제의 척도로 봐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시퀘스터가 지난 3월에 발동됐죠?

이게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 3%에 못 미쳐서 2.5%로 집계가 됐는데요,

국방비가 11%나 줄어드는 등 정부 지출이 4%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연방 예산 삭감의 영향은 사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나오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1분기에 비해서 다소 부진한 이유가 상당부분 연방 예산 삭감과 관련이 돼있구요,

이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은 1%대로 뚝 떨어질 거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연방 예산의 삭감 때문에 다소 살아나고 있는 투자 심리와 소비 심리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경기 회복세가 빠르게 꺾여버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미국 경제가 풀어야 할 최대 현안입니다.

<앵커 멘트>

네. 미국 경제, 금융위기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회복실로 옮겨진 건 맞는데, 링거 주사를 떼고 병원 문을 나서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풀어대는 엄청난 달러가 세계 경제에 거품을 불어넣는 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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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4 이슈] 미국 경제, 회복인가? 착시인가?
    • 입력 2013-05-03 07:01:24
    • 수정2013-05-03 09:20:48
    글로벌24
<앵커 멘트>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 미국 경제에 올해 들어 곳곳에서 봄 기운이 돌고 있습니다.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자동차 판매도 늘고 있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의 기세가 꺾이질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동차 중개상

그런데 한 편에서는 이게 상당부분 중앙은행이 나서서 뿌려댄 돈의 힘이 아니냐, 그래서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어제와 오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서 시중에 계속 돈을 풀기로 했습니다. 미국 경제,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뉴욕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임장원 특파원!

<질문>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양적 완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죠?

미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건가요?

<답변>

네. 미국 연준이 지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3번째 '양적 완화' 처방을 시행하고 있죠.

한 달에 850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만큼의 달러를 시중에 푸는 건데요,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구요,

기준 금리를 사실상 '제로'로 끌고가는 초저금리 기조도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건 맞는데, 부양책을 거둬들일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질문> 그런데,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들이 올해 들어서 상당히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답변>

대체로 그렇긴 합니다만, 부문 별로, 시기 별로 엇갈리는 지표들이 상당숩니다.

최근 나온 지표들, 한 번 살펴볼까요? 미국내 20대 대도시의 주택가격 지수, 지난 2월 성적표가 이번주에 발표됐는데, 1년 전에 비해 9.3%나 높아졌습니다.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겁니다.

지난달 소비심리도 68.1을 기록해, 한 달 전(61.9)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고용시장의 중요 지표인 민간부문 일자리 성적표가 오늘 나왔는데, 지난 달에 11만9천 개 증가에 그쳐서 한 달 전의 13만 천 개보다 부진했구요,

제조업 경기의 가늠자인 미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경제 지표의 흐름을 보면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에 '봄이 왔구나'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3,4월 들어서 찬바람이 간간이 불어대면서 이게 꽃샘 추윈지, 아니면 다시 겨울로 가는 전조인지 불안감을 자아내는 상황입니다.

<질문>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중요한 기준이 될 텐데요,

수치를 살펴봤을 때 2007년 4.6%의 실업률을 기록했던 미국,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2010년엔 무려 9.6%까지 실업률이 훌쩍 뛰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됩니다

현재는 지난 2월보다 0.1% 하락한 7.6%에 머물러 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4년 3개월만에 기록한 최저치라 미 당국도 무척 고무된 상태입니다

임장원 특파원, 하지만 낮아졌다고 하는 지금 역시도 2008년의 경제위기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인 만큼 아직 경기 회복세를 안심하기는 이르겠죠?

<답변>

네. 미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내걸고 있는 게 바로 실업률인데요,

실업률이 6.5% 이하로 떨어져야 제로 금리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7%대 중반에서 더 이상 낮아지지 않고 옆걸음을 하면서 경기 부양을 통한 회복세가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이 재정 곳간을 풀고 달러를 찍어내서 공급한 덕분에 집값과 주식값 같은 자산 가격은 오르고 있구요,

자산 가격이 오르니 소비심리도 살아나는 추세인데요,

그런데, 이게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일자리 창출로 빠르게 연결되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겁니다.

<질문> 증시 얘기 좀 더 해볼까요.

뉴욕 증시가 올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쟎습니까?

경제는 아직 금융위기 전만큼 회복되지 못했는데, 증시만 너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요?

<답변>

네, 미국 증시는 금융 위기가 잦아든 2009년 3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4년째 호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때 반토막이 난 다우지수는 그동안 2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올해만 해도 10% 가량 올랐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집니다.

하나는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기업들의 이익이 급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양적 완화' 정책 덕분에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호황을 누리는 기업들의 실적, 그 이면을 좀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민소득을 살펴보면, 기업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14.2%인데, 이건 1950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반면에,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소득은 61.7%, 1966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지만 이른바 '부자 기업, 가난한 노동자' 현상이 강하게 반영돼있어서 이걸 국민 경제의 척도로 봐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시퀘스터가 지난 3월에 발동됐죠?

이게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 3%에 못 미쳐서 2.5%로 집계가 됐는데요,

국방비가 11%나 줄어드는 등 정부 지출이 4%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연방 예산 삭감의 영향은 사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나오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1분기에 비해서 다소 부진한 이유가 상당부분 연방 예산 삭감과 관련이 돼있구요,

이 때문에 2분기 성장률은 1%대로 뚝 떨어질 거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연방 예산의 삭감 때문에 다소 살아나고 있는 투자 심리와 소비 심리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경기 회복세가 빠르게 꺾여버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미국 경제가 풀어야 할 최대 현안입니다.

<앵커 멘트>

네. 미국 경제, 금융위기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회복실로 옮겨진 건 맞는데, 링거 주사를 떼고 병원 문을 나서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풀어대는 엄청난 달러가 세계 경제에 거품을 불어넣는 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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