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세계 왕실의 영광과 쇠퇴

입력 2013.05.07 (00:07) 수정 2013.05.07 (08: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 그림을 아십니까?

세계의 제패를 꿈꿨던 황제 나폴레옹의 대관식입니다.

다비드의 1804년 작품인데요.

이제는 명화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대관식이 지난달말 네덜란드에서 거행됐습니다.

네덜란드 국왕 즉위식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 부부를 비롯해 덴마크와 일본 등 세계 18개 국 왕실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가 일반화된 21세기에도 아직 여러나라에 왕이 존재합니다.

더러는 단지 상징적으로, 더러는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왕실!

현존하는 세계의 왕실과 그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박수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기자 지난주 네덜란드 새 국왕의 즉위식, 예전보다는 검소하게 치른다고 했지만, 그래도 역시 화려했죠?

<답변> 네 즉위식이 열린 암스테르담으로 세계의 로열패밀리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파란 카펫을 밝고 등장하는 왕족들이 모습이 그 어떤 영화제보다 화려했습니다.

62년째 왕세자 자리에 있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부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구요.

이어 태국의 왕세자 부부.

덴마크의 프레데릭 왕세자 부부 등이 자태를 뽐냈습니다.

카타르의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왕비, 모로코의 랄라 살마 공주는 화려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외출을 삼가해온 일본의 마사코 왕세자빈도 11년 만에 해외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두 18개국 왕실 대표가 회동한 가운데 즉위식은 600년 역사를 간직한 암스테르담 신교회에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질문> 저는 즉위식을 보면서 생각보다 세계에 왕족이 많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꽤 많은 나라에서 왕이 존재하는군요?

<답변> 예 왕하면 왠지 전근대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요..

나라마다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 왕이 존재합니다.

지도를 보시죠.

먼저 유럽을 살펴볼까요.

엘리자베스의 여왕의 영국.

네덜란드와 스페인, 벨기에.

스칸디나비아아의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유럽 중부의 작은 나라죠.

리히텐슈타인 등 모두 12개 나라에 왕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의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네팔, 중동의 쿠웨이트와 요르단, 바레인 등 13개 나라가 군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아프리카에 3개 나라 오세아니아에 2개 나라 등 전 세계적으로 약 30 개 국가에서 국왕이 국가 원수입니다.

여기에 캐나다와 호주 등 영국 국왕을 군주로 삼는 영연방 국가까지 포함시키면 그 숫자는 45개국으로 늘어납니다.

<질문> 생각보다 숫자가 많은데요.

이 왕들의 역할은 뭔가요?

<답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오랜 입헌군주제의 전통을 가진 유럽 국가들에서는 왕위는 상징적인 자리입니다..

가장 먼저 입헌군주제가 확립된 영국에서 왕은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왕은 직접 통치를 하지 않습니다.

의회와 내각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역할만을 합니다.

보다 중요한 역할은 나라를 대표하고 정신적 지주로서 사회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대부분 입헌 군주제 국가들이 비슷한 경우입니다.

다만 벨기에 왕실은 볍률의 최종 승인권과 총리와 각료의 임면권 등 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질문> 유럽의 입헌 군주제 국가와는 달리 아시아에선 아직도 왕이 권력이 상당한 곳이 많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같은 중동 국가에선 왕이 절대적인 권력자입니다.

행정 입법 사법의 3권을 장악하고 나라를 실질적으로 움직입니다.

왕이 직접 통치를 하진 않지만, 왕을 신성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지난 1월 국왕을 비방하는 기사를 실었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태국의 한 잡지의 편집장입니다.

태국에서는 왕가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자는 징역 3년에서 15년에 처하도록 형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요즘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왕권을 더 줄이거나 아예 군주제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그 이유가 뭡니까?

<답변> 예 입헌군주제 형식으로 통제된 군주제지만 21세기에서 군주제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스페인에서 있었던 국왕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 장면입니다.

최근 경제위기 속에서 카를로스 국왕이 아프리카에서 가서 호화 코끼리 사냥을 하는가 하면 국왕 가족의 스위스 비자금 비밀계좌까지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불만이 극에 달했습니다.

시민들은 군주제 폐지와 완전한 공화정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의견 들어보시죠.

<녹취> 시민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국가의 수장이 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안 카를로스는 국왕이 쓸모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습니다.

반대론자들은 또 군주제가 비용이 많이 들어 국가 재정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버킹엄 궁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가족들..

지난해 쓴 돈이 3,230만파운드 우리돈 약 550 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네덜란드 국왕의 즉위식 비용만에도 당초에는 우리 돈 100억 원을 계획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70억 원 정도로 낮췄습니다.

국왕의 봉급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국왕의 봉급이 미국 대통령의 2배 네덜란드 총리의 5배나 된다며 삭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국민들의 시선이 이렇게 따갑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까지 계속되면서 왕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전통을 지키면서 수백년을 이어온 왕실이지만 국민들의 거센 비판 앞에서는 스스로 몸을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

네덜란드의 알렉산더르 국왕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왕으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겠다며 선대와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습니다.

"나를 폐하라고 부르지 않아도 좋다킹 알렉스로 불러달라"며 격의없는 자세를 나타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동안 국왕이 총리와 함께 내각 구성과 정책을 상의해왔는데요..

지난해부터는 왕이 여기서 거의 손을 뗐습니다.

벨기에서도 국왕이 갖고 있었던 법률 최종 승인권과 총리와 각료 임면권 등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왕의 종신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80이 넘은 아키히토 일왕이 병원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며 아무리 왕이라도 일정 연령이 지나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자존심과 상징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각국 왕실..

그러나 국민이 없으면 국왕도 없다는 인식의 변화 속에 거대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G24 이슈] 세계 왕실의 영광과 쇠퇴
    • 입력 2013-05-07 07:17:03
    • 수정2013-05-07 08:33:13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 그림을 아십니까?

세계의 제패를 꿈꿨던 황제 나폴레옹의 대관식입니다.

다비드의 1804년 작품인데요.

이제는 명화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대관식이 지난달말 네덜란드에서 거행됐습니다.

네덜란드 국왕 즉위식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 부부를 비롯해 덴마크와 일본 등 세계 18개 국 왕실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가 일반화된 21세기에도 아직 여러나라에 왕이 존재합니다.

더러는 단지 상징적으로, 더러는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왕실!

현존하는 세계의 왕실과 그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박수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기자 지난주 네덜란드 새 국왕의 즉위식, 예전보다는 검소하게 치른다고 했지만, 그래도 역시 화려했죠?

<답변> 네 즉위식이 열린 암스테르담으로 세계의 로열패밀리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파란 카펫을 밝고 등장하는 왕족들이 모습이 그 어떤 영화제보다 화려했습니다.

62년째 왕세자 자리에 있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부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구요.

이어 태국의 왕세자 부부.

덴마크의 프레데릭 왕세자 부부 등이 자태를 뽐냈습니다.

카타르의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왕비, 모로코의 랄라 살마 공주는 화려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외출을 삼가해온 일본의 마사코 왕세자빈도 11년 만에 해외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두 18개국 왕실 대표가 회동한 가운데 즉위식은 600년 역사를 간직한 암스테르담 신교회에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질문> 저는 즉위식을 보면서 생각보다 세계에 왕족이 많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꽤 많은 나라에서 왕이 존재하는군요?

<답변> 예 왕하면 왠지 전근대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요..

나라마다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 왕이 존재합니다.

지도를 보시죠.

먼저 유럽을 살펴볼까요.

엘리자베스의 여왕의 영국.

네덜란드와 스페인, 벨기에.

스칸디나비아아의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유럽 중부의 작은 나라죠.

리히텐슈타인 등 모두 12개 나라에 왕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의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네팔, 중동의 쿠웨이트와 요르단, 바레인 등 13개 나라가 군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아프리카에 3개 나라 오세아니아에 2개 나라 등 전 세계적으로 약 30 개 국가에서 국왕이 국가 원수입니다.

여기에 캐나다와 호주 등 영국 국왕을 군주로 삼는 영연방 국가까지 포함시키면 그 숫자는 45개국으로 늘어납니다.

<질문> 생각보다 숫자가 많은데요.

이 왕들의 역할은 뭔가요?

<답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오랜 입헌군주제의 전통을 가진 유럽 국가들에서는 왕위는 상징적인 자리입니다..

가장 먼저 입헌군주제가 확립된 영국에서 왕은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왕은 직접 통치를 하지 않습니다.

의회와 내각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역할만을 합니다.

보다 중요한 역할은 나라를 대표하고 정신적 지주로서 사회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대부분 입헌 군주제 국가들이 비슷한 경우입니다.

다만 벨기에 왕실은 볍률의 최종 승인권과 총리와 각료의 임면권 등 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질문> 유럽의 입헌 군주제 국가와는 달리 아시아에선 아직도 왕이 권력이 상당한 곳이 많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같은 중동 국가에선 왕이 절대적인 권력자입니다.

행정 입법 사법의 3권을 장악하고 나라를 실질적으로 움직입니다.

왕이 직접 통치를 하진 않지만, 왕을 신성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지난 1월 국왕을 비방하는 기사를 실었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태국의 한 잡지의 편집장입니다.

태국에서는 왕가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자는 징역 3년에서 15년에 처하도록 형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요즘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왕권을 더 줄이거나 아예 군주제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그 이유가 뭡니까?

<답변> 예 입헌군주제 형식으로 통제된 군주제지만 21세기에서 군주제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스페인에서 있었던 국왕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 장면입니다.

최근 경제위기 속에서 카를로스 국왕이 아프리카에서 가서 호화 코끼리 사냥을 하는가 하면 국왕 가족의 스위스 비자금 비밀계좌까지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불만이 극에 달했습니다.

시민들은 군주제 폐지와 완전한 공화정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의견 들어보시죠.

<녹취> 시민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국가의 수장이 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안 카를로스는 국왕이 쓸모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습니다.

반대론자들은 또 군주제가 비용이 많이 들어 국가 재정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버킹엄 궁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가족들..

지난해 쓴 돈이 3,230만파운드 우리돈 약 550 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네덜란드 국왕의 즉위식 비용만에도 당초에는 우리 돈 100억 원을 계획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70억 원 정도로 낮췄습니다.

국왕의 봉급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국왕의 봉급이 미국 대통령의 2배 네덜란드 총리의 5배나 된다며 삭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국민들의 시선이 이렇게 따갑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까지 계속되면서 왕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전통을 지키면서 수백년을 이어온 왕실이지만 국민들의 거센 비판 앞에서는 스스로 몸을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

네덜란드의 알렉산더르 국왕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왕으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겠다며 선대와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습니다.

"나를 폐하라고 부르지 않아도 좋다킹 알렉스로 불러달라"며 격의없는 자세를 나타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동안 국왕이 총리와 함께 내각 구성과 정책을 상의해왔는데요..

지난해부터는 왕이 여기서 거의 손을 뗐습니다.

벨기에서도 국왕이 갖고 있었던 법률 최종 승인권과 총리와 각료 임면권 등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왕의 종신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80이 넘은 아키히토 일왕이 병원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며 아무리 왕이라도 일정 연령이 지나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자존심과 상징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각국 왕실..

그러나 국민이 없으면 국왕도 없다는 인식의 변화 속에 거대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