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아빠 육아 시대…갈 길 먼 육아휴직

입력 2013.05.13 (21:35) 수정 2013.05.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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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젊은 남성들이 북적이는 이곳은 어딜까요?

바로 출산 육아 박람회장입니다.

여성들이 양육을 독점하는 건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육아에 나서는 아빠들의 모습, 먼저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큼지막한 손으로 이유식을 먹이는 남자.

<녹취> "음~맛있어?"

16달 된 아들의 육아를 도맡은 34살 아버지입니다.

<인터뷰> 류창승(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 "내 손으로 키우고 싶더라고요. 애가 남보다 더 많이 웃고 더 밝아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류 씨처럼 남성이 육아를 맡는 가정의 얘기가 이젠 새롭지 않습니다.

육아박람회장에 남성들이 북적입니다.

교사와 자녀를 위한 학습상담을 하거나 아기띠를 직접 골라 보기도 합니다.

<녹취> "이걸 앞으로..."

<녹취> "이걸 접어서 아기가 앞 보기 하면 되는 거예요."

이런 추세에 맞춰 남성의 육아를 돕는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성들을 위해 상품의 디자인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은혜(육아용품업체/유통매니저) : "아빠들이 들 수 있도록 크고, 색깔도 알록달록한 것보다는 무채색의 기저귀 가방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점에는 '아빠 육아'를 소개하는 별도의 진열대가 등장했을 정돕니다.

<인터뷰> 도남희(육아정책연구소/부연구위원) : "가정 내에서 일정한 부분도, 부인이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만큼 자기도 자녀 양육이라든가 가사 노동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겠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육아 휴직을 하겠다는 직장 남성이 90%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2001년 단 2명에 지나지 않았던 남성 육아 휴직자가 지난해엔 1,800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육아 참여에는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높습니다.

이어서 박원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에 다니다 육아 휴직을 한 30대 남성, 오후가 되면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직접 마중나갑니다.

육아휴직 두 달 째,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녀 사랑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휴직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홍석(육아휴직 아빠) :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분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걱정해주시는 분이 훨씬 많더라고요. 나중에 직장 복귀할 때 문제가 되지 않겠냐."

많은 여성에게조차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인 마당에,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더욱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 한 해 전체 육아 휴직자 6만 4천 여명 가운데 남성은 3%에도 못 미쳤습니다.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냐는 편견이 뿌리깊은데다, 승진 탈락 등에 대한 불안감과 임금의 40%로 제한된 수당도 휴직을 꺼리게 만듭니다.

<인터뷰> 이수상(직장인) : "인수인계에 대한 부담이라든지 회사에서 눈치보이고 그러면 좀 그렇죠."

이 때문에 스웨덴과 노르웨이처럼 남성 육아 휴직의 의무화와 휴직수당 현실화 등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경준(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상식적인 수준을 가능하게끔 법적 규제나 지원 내역, 이런 부분이 정비가 된다면 남성 육아휴직 확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빠들의 활발한 육아 참여가 극성스럽거나 비생산적이라는 일부 그릇된 인식도 극복해야 될 과제입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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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아빠 육아 시대…갈 길 먼 육아휴직
    • 입력 2013-05-13 21:37:26
    • 수정2013-05-13 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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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젊은 남성들이 북적이는 이곳은 어딜까요?

바로 출산 육아 박람회장입니다.

여성들이 양육을 독점하는 건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육아에 나서는 아빠들의 모습, 먼저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큼지막한 손으로 이유식을 먹이는 남자.

<녹취> "음~맛있어?"

16달 된 아들의 육아를 도맡은 34살 아버지입니다.

<인터뷰> 류창승(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 "내 손으로 키우고 싶더라고요. 애가 남보다 더 많이 웃고 더 밝아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류 씨처럼 남성이 육아를 맡는 가정의 얘기가 이젠 새롭지 않습니다.

육아박람회장에 남성들이 북적입니다.

교사와 자녀를 위한 학습상담을 하거나 아기띠를 직접 골라 보기도 합니다.

<녹취> "이걸 앞으로..."

<녹취> "이걸 접어서 아기가 앞 보기 하면 되는 거예요."

이런 추세에 맞춰 남성의 육아를 돕는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성들을 위해 상품의 디자인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은혜(육아용품업체/유통매니저) : "아빠들이 들 수 있도록 크고, 색깔도 알록달록한 것보다는 무채색의 기저귀 가방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점에는 '아빠 육아'를 소개하는 별도의 진열대가 등장했을 정돕니다.

<인터뷰> 도남희(육아정책연구소/부연구위원) : "가정 내에서 일정한 부분도, 부인이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만큼 자기도 자녀 양육이라든가 가사 노동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겠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육아 휴직을 하겠다는 직장 남성이 90%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2001년 단 2명에 지나지 않았던 남성 육아 휴직자가 지난해엔 1,800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육아 참여에는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높습니다.

이어서 박원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기업에 다니다 육아 휴직을 한 30대 남성, 오후가 되면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직접 마중나갑니다.

육아휴직 두 달 째,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녀 사랑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휴직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홍석(육아휴직 아빠) :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분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걱정해주시는 분이 훨씬 많더라고요. 나중에 직장 복귀할 때 문제가 되지 않겠냐."

많은 여성에게조차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인 마당에,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더욱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 한 해 전체 육아 휴직자 6만 4천 여명 가운데 남성은 3%에도 못 미쳤습니다.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냐는 편견이 뿌리깊은데다, 승진 탈락 등에 대한 불안감과 임금의 40%로 제한된 수당도 휴직을 꺼리게 만듭니다.

<인터뷰> 이수상(직장인) : "인수인계에 대한 부담이라든지 회사에서 눈치보이고 그러면 좀 그렇죠."

이 때문에 스웨덴과 노르웨이처럼 남성 육아 휴직의 의무화와 휴직수당 현실화 등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경준(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상식적인 수준을 가능하게끔 법적 규제나 지원 내역, 이런 부분이 정비가 된다면 남성 육아휴직 확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빠들의 활발한 육아 참여가 극성스럽거나 비생산적이라는 일부 그릇된 인식도 극복해야 될 과제입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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