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살인 진드기’ 첫 의심환자 사망

입력 2013.05.16 (23:29) 수정 201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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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첫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70대 환자가 끝내 숨졌습니다.

다음주 국립보건원의 환자 혈액 검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박 기자, 우선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부터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이른바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일흔네살 강모씨가 오늘 새벽 패혈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강씨는 이달초부터 감기증세로 치료를 받다 고열과 구토 등의 증세가 심해져 지난 8일부터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강씨의 몸에서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소 참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는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환자가 소를 길렀던 만큼 이 과정에서 물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제주의 목장 지대를 중심으로 작은소 참 진드기 수백 마리를 채집해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숨진 강 씨 혈액에 대한 국립보건원의 검사 결과는 다음주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질문>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살인 진드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면서요?

<답변>

살인진드기는 이미 국제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도 최근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이른바 '살인 진드기'입니다.

동물의 피를 계속 빨아들이면 몸 크기가 원래보다 몇 배나 커집니다.

살인 진드기가 처음으로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7년입니다.

중국 허난(河南)성 일대에서 5백여 환자가 발생해 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09년 산둥(山東)성에서 180여 명이 발병해 13명이 사망했습니다.

중국 각지에서는 해마다 수백 명씩 환자가 발생해 약 10%가 사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가까운 야마구치현를 비롯 나가사키현, 사가현 등 규슈 일대에서 환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히로시마와 에히메 등 비교적 따뜻한 지방에서 현재까지 13명이 감염돼 벌써 8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는 대부분 40대에서 70대 사이의 야외활동이 많은 농촌 지역 주민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보건당국 조사 결과 일본 살인 진드기에 서식하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형태가 중국과는 달라 대응책 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국내상황이 더욱 걱정되는데요.

<답변>

네, 문제는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의 원인인 작은소참진드기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있어 환자도 전국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치명적 바이러스를 지닌 작은소참진드기, 중국이나 일본에서 서식하는 것과 같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작은소참진드기는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숨진 강씨와 같은 증세로 의심되는 환자 4명도 서울과 부산, 대구, 전북에 퍼져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영택(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 "(작은소참진드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재 의심사례에 대해서 확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증상이 어떤지, 치료법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간단히 줄여서 SFTS 라고 하는데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바이러스가 침투해 주로 고열과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출혈과 쇼크로 숨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혈소판이 감소되면서 출혈증상이 있고 우리 인체 주요장기에 손상을 일으켜서 치사율은 10~30%에 이르는 중증 바이러스 감염증입니다."

문제는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다는 점인데요.

따라서 현재로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게 최선입니다.

일반적으로 집에 서식하는 진드기와는 종류가 달라서 SFTS를 일으키는 진드기는 주로 숲과 초원 등 야외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야외활동시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겠는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종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자지 말아야 하고요.

휴식을 하거나 새참을 먹을 땐 돗자리 위에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서 햇볕에 말리는 게 좋습니다.

작업 중엔 기피제를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거나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게 좋습니다.

또 야외활동 시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외출 후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해서 진드기를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고, 야외활동 때 입었던 옷들은 세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는데 고열이 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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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16 23:33:43
    • 수정2013-05-17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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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70대 환자가 끝내 숨졌습니다.

다음주 국립보건원의 환자 혈액 검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박 기자, 우선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부터 정리해주시죠.

<답변>

네, 이른바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일흔네살 강모씨가 오늘 새벽 패혈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강씨는 이달초부터 감기증세로 치료를 받다 고열과 구토 등의 증세가 심해져 지난 8일부터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강씨의 몸에서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소 참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는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환자가 소를 길렀던 만큼 이 과정에서 물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제주의 목장 지대를 중심으로 작은소 참 진드기 수백 마리를 채집해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숨진 강 씨 혈액에 대한 국립보건원의 검사 결과는 다음주초쯤 나올 예정입니다.

<질문>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살인 진드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면서요?

<답변>

살인진드기는 이미 국제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도 최근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이른바 '살인 진드기'입니다.

동물의 피를 계속 빨아들이면 몸 크기가 원래보다 몇 배나 커집니다.

살인 진드기가 처음으로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7년입니다.

중국 허난(河南)성 일대에서 5백여 환자가 발생해 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09년 산둥(山東)성에서 180여 명이 발병해 13명이 사망했습니다.

중국 각지에서는 해마다 수백 명씩 환자가 발생해 약 10%가 사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가까운 야마구치현를 비롯 나가사키현, 사가현 등 규슈 일대에서 환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히로시마와 에히메 등 비교적 따뜻한 지방에서 현재까지 13명이 감염돼 벌써 8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는 대부분 40대에서 70대 사이의 야외활동이 많은 농촌 지역 주민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보건당국 조사 결과 일본 살인 진드기에 서식하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형태가 중국과는 달라 대응책 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국내상황이 더욱 걱정되는데요.

<답변>

네, 문제는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의 원인인 작은소참진드기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있어 환자도 전국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치명적 바이러스를 지닌 작은소참진드기, 중국이나 일본에서 서식하는 것과 같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작은소참진드기는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숨진 강씨와 같은 증세로 의심되는 환자 4명도 서울과 부산, 대구, 전북에 퍼져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영택(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 "(작은소참진드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재 의심사례에 대해서 확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증상이 어떤지, 치료법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간단히 줄여서 SFTS 라고 하는데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바이러스가 침투해 주로 고열과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출혈과 쇼크로 숨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혈소판이 감소되면서 출혈증상이 있고 우리 인체 주요장기에 손상을 일으켜서 치사율은 10~30%에 이르는 중증 바이러스 감염증입니다."

문제는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다는 점인데요.

따라서 현재로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게 최선입니다.

일반적으로 집에 서식하는 진드기와는 종류가 달라서 SFTS를 일으키는 진드기는 주로 숲과 초원 등 야외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야외활동시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겠는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종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자지 말아야 하고요.

휴식을 하거나 새참을 먹을 땐 돗자리 위에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서 햇볕에 말리는 게 좋습니다.

작업 중엔 기피제를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거나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게 좋습니다.

또 야외활동 시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외출 후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해서 진드기를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고, 야외활동 때 입었던 옷들은 세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는데 고열이 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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