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통상임금 법적 정비 서둘러야

[박상현 해설위원]

통상임금이 노사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법원 판결이 엇갈리고, 미국 GM 회장이 통상임금 해결을 전제로 한국에 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이나 퇴직금을 계산하는 기준입니다. 급여에서 기본급과 직무수당, 수당 일부를 합한 것이 통상임금입니다. 또 위험수당과 자격, 면허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야간이나 휴일근무 수당은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상여금과 수당이 통상임금 항목에 많이 포함될수록 근로자들이 돈을 더 받게 됩니다. 임금체계가 복잡해서 기업의 꼼수가 통했습니다. 기업들은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만들어 급여 총액을 인상하면서도 통상임금인 기본급의 상승을 억제해 인건비의 추가 부담을 피해 왔습니다.

핵심 쟁점은 상여금이 통상임금 기준에 포함되느냐 여붑니다. 정부 시행령에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법원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간주하는 판결을 내리는 추셉니다. 하지만 상여금을 실적에 따라서 차등 지급하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판결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소송이 현재 60여 건 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재계는 추가 부담액이 수십조 원에 이른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당연한 권리라고 환영하면서 집단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통상임금 갈등을 풀기 위해선 법적 정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20여 년 넘게 고쳐지지 않은 시행령을 시대에 맞게, 경제규모에 맞게 손질해야 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확고한 판례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노사정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임금체계를 선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