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 살해 당해…남편 대면 거부 가능

입력 2013.05.23 (21:22) 수정 2013.05.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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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폭력때문에 이혼소송을 낸 여성이 소송 도중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법원이 판결에 앞서 부부상담을 권유하는 바람에 이혼이 늦어져 이런일이 생겼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끝에 최근 이혼 소송을 낸 30대 여성.

멍투성이 사진과 진단서를 제출하고 하루빨리 갈라서길 원했지만, 법원은 부부가 따로따로 상담부터 받도록 조치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두 차례 상담이 끝난 뒤 이달 초, 남편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인터뷰>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 "부부상담을 하면서 시간이 길어지는데, 남편이 그럼 하루 만나기만 해 주면 바로 이혼해주겠다고 하니까 만나게 된..."

이혼 소송 과정에서의 부부 상담은 '당사자가 희망하는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원치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강정민(여성가족부 복지지원과장) : "가정폭력 사유를 들어서 (상담을) 거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도가 잘 안내되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정을 알고 있다 해도 폭력피해자가 상담권유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녹취> 변호사(음성 변조) : "이 재판이라는 게 어쨌든 판사가 유리하게 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할 수도 있는데, 부부 상담을 강하게 권했는데 안 하기가 상당히 껄끄럽죠."

여성계는 가정폭력이 원인임이 명백한 이혼 소송에 대해선 앞으로 부부상담 자체를 금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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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소송 중 살해 당해…남편 대면 거부 가능
    • 입력 2013-05-23 21:23:13
    • 수정2013-05-23 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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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폭력때문에 이혼소송을 낸 여성이 소송 도중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법원이 판결에 앞서 부부상담을 권유하는 바람에 이혼이 늦어져 이런일이 생겼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끝에 최근 이혼 소송을 낸 30대 여성.

멍투성이 사진과 진단서를 제출하고 하루빨리 갈라서길 원했지만, 법원은 부부가 따로따로 상담부터 받도록 조치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두 차례 상담이 끝난 뒤 이달 초, 남편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인터뷰>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 "부부상담을 하면서 시간이 길어지는데, 남편이 그럼 하루 만나기만 해 주면 바로 이혼해주겠다고 하니까 만나게 된..."

이혼 소송 과정에서의 부부 상담은 '당사자가 희망하는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원치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강정민(여성가족부 복지지원과장) : "가정폭력 사유를 들어서 (상담을) 거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도가 잘 안내되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규정을 알고 있다 해도 폭력피해자가 상담권유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녹취> 변호사(음성 변조) : "이 재판이라는 게 어쨌든 판사가 유리하게 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할 수도 있는데, 부부 상담을 강하게 권했는데 안 하기가 상당히 껄끄럽죠."

여성계는 가정폭력이 원인임이 명백한 이혼 소송에 대해선 앞으로 부부상담 자체를 금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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