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프랑스 칸 영화제 폐막, 축제의 명암
입력 2013.05.28 (00:09)
수정 2013.05.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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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영화제죠.
올해 예순여섯 번째를 맞은 칸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영화 본선 진출작은 없었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집결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올해 영화제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는데요.
이번 영화제의 결과와 의미 등을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정리합니다.
이 기자, 우리 시각으로 어제 새벽 폐막식이 있었죠?
<기자 멘트>
칸 영화제하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누가 받았느냐겠죠. 깐느로 한번 가볼까요?
전 세계 영화인들이 동경하는 꿈의 축제인 칸 영화제.
세계의 별들이 화려한 옷 차림으로 폐막식의 레드카펫을 밟죠.
역시 하이라이트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시상식이겠죠.
이번엔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에 돌아갔습니다.
젊은 두 여성의 뜨거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지난 23일 공식 상영 뒤 현지 평단과 언론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습니다.
<녹취> 스필버그(칸영화제 심사위원장 )
이 폐막식을 끝으로 화려했던 12일 간의 여정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질문> 이번 영화제, 우리 영화가 아쉽게도 경쟁 부문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신 반가운 수상 소식이 있었죠?
<답변> 우리에겐 '올드보이'나 전도연씨 수상으로 인연이 깊지만 올해는 본선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구요. 대신 단편 부문에서 뜻깊은 성과를 냈습니다.
문병곤 감독의 13분 짜리 단편 영화 '세이프'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건데요.
한국 영화로는 처음입니다.
단편이긴 하지만 어엿한 본상의 한 부문이구요,
또 명칭도 장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중요하게 대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병곤 : "너무 기쁘고 떨립니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사회성 짙은 작품인데요,
제작비 8백만원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더욱 화제죠.
<질문> 또 수상 결과 살펴보면 어떤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답변>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아시아 영화가 대거 수상목록에 이름을 올려서, 아시아 영화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는데요.
특유의 섬세한 드라마가 살아있다는 호평을 받았죠.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은 각본상을 받았죠.
돈만을 최고로 여기는 중국 사회상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한중일 나란히 주요 상을 받으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것이죠.
<질문> 비록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구요?
<답변> 영화제 기간동안, 세계 영화들을 사고 파는 필름 마켓이 열리는데요. 이곳에서 만큼은 한국 영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가장 관심을 받은 영화는 '설국열차'라고 합니다.
'괴물'과 '마더'등으로 칸과 인연이 있는 봉준호 감독 신작이죠.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데다, 또 올해 경쟁 부문 출품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하죠.
또, 영화 '미스터 고' 역시 3D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데요.
LA 타임즈가 이번 필름마켓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김기덕, 홍상수 등 검증된 중견 감독들의 신작들도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칸 영화제, 예년과 달리 각종 사건 사고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한 사건 사고들이 이어져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개막 이틀 만의 총격이었죠.
정체 불명의 남성이 허공을 향해 총을 쏴댔는데요.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던 배우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도난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시계 매장의 금고가 털려 11억 원대 보석이 사라졌구요.
며칠 뒤엔 보석 매장에서 30억 원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알려진 도난사건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녹취> 파바즈 그루오시(드 그리소고노 설립자 겸 디자이너)
가짜 싸이 해프닝도 있었죠.
싸이가 칸 일대를 활보하고 다니며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유명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는데요.
뒤늦게 한국 입양인 출신의 가짜 싸이로 알려졌죠.
<질문> 그런데 영화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너무 할리우드에 의존한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는 것 같던데요?
<답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데, 그런 칸이 자존심도 없이 너무 할리우드에 기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거죠.
들여다보면 그럴법도 합니다.
올해 심사위원장,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급니다.
개막작은 할리우드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을 빛낸 주인공 역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였습니다.
경쟁 부문 초청작들도 할리우드 신작들이 휩쓸었구요.
최근 십 수년 동안 칸과 할리우드가 밀월 관계였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죠.
칸이 할리우드를 앞세워 바람 몰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영국 가디언지는 칸의 레드카펫에 세계 언론을 주목시키고 후원업체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공세에 유럽 영화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음달 시작될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문화 부문을 제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샹탈 리샤르(프랑스감독협회 회장) : "다양한 영화를 시도하는 감독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영화시장은 미국 블록버스터들이 점령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피하고 싶은 겁니다."
<질문> 그런데, 이 칸 영화제에서 영화들의 경쟁 못지않은 기업체들의 각축전이 펼쳐진다는 데, 이건 또 무슨 얘깁니까?
<답변> 이젠 칸 영화제가 단순한 영화축제가 아니라 거대한 마케팅의 전쟁터가 됐다는 거죠.
세계에 노출될 사진 한 컷을 위한 '협찬 전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전 세계의 여배우들.
그런데 영화 때문에 온게 아닙니다.
대부분 영화제 파트너인 화장품 회사 초청으로 온 거죠.
최근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가 호화 사치품 시장의 큰 손이 되다보니 아시아 배우들도 많이 초청했습니다.
<인터뷰> 프리다 핀토(인도 영화배우)
보석 회사는 여배우들에게 제품 홍보를 위해 날마다 보석 상자를 만들어 일일이 방까지 배달하구요.
레드카펫 바로 앞까지 태워주는 자동차도 협찬됩니다.
비용만 1억 원이 넘게 들지만 전 세계에 신차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거죠.
이들 협찬 기업들은 영화제 예산의 절반 정도인 150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그 4배인 6백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영화제가 아니라 거대한 쇼윈도 아니냐, 영화는 없고 레드카펫만 남았다, 이런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우리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영화제죠.
올해 예순여섯 번째를 맞은 칸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영화 본선 진출작은 없었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집결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올해 영화제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는데요.
이번 영화제의 결과와 의미 등을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정리합니다.
이 기자, 우리 시각으로 어제 새벽 폐막식이 있었죠?
<기자 멘트>
칸 영화제하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누가 받았느냐겠죠. 깐느로 한번 가볼까요?
전 세계 영화인들이 동경하는 꿈의 축제인 칸 영화제.
세계의 별들이 화려한 옷 차림으로 폐막식의 레드카펫을 밟죠.
역시 하이라이트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시상식이겠죠.
이번엔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에 돌아갔습니다.
젊은 두 여성의 뜨거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지난 23일 공식 상영 뒤 현지 평단과 언론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습니다.
<녹취> 스필버그(칸영화제 심사위원장 )
이 폐막식을 끝으로 화려했던 12일 간의 여정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질문> 이번 영화제, 우리 영화가 아쉽게도 경쟁 부문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신 반가운 수상 소식이 있었죠?
<답변> 우리에겐 '올드보이'나 전도연씨 수상으로 인연이 깊지만 올해는 본선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구요. 대신 단편 부문에서 뜻깊은 성과를 냈습니다.
문병곤 감독의 13분 짜리 단편 영화 '세이프'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건데요.
한국 영화로는 처음입니다.
단편이긴 하지만 어엿한 본상의 한 부문이구요,
또 명칭도 장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중요하게 대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병곤 : "너무 기쁘고 떨립니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사회성 짙은 작품인데요,
제작비 8백만원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더욱 화제죠.
<질문> 또 수상 결과 살펴보면 어떤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답변>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아시아 영화가 대거 수상목록에 이름을 올려서, 아시아 영화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는데요.
특유의 섬세한 드라마가 살아있다는 호평을 받았죠.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은 각본상을 받았죠.
돈만을 최고로 여기는 중국 사회상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한중일 나란히 주요 상을 받으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것이죠.
<질문> 비록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구요?
<답변> 영화제 기간동안, 세계 영화들을 사고 파는 필름 마켓이 열리는데요. 이곳에서 만큼은 한국 영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가장 관심을 받은 영화는 '설국열차'라고 합니다.
'괴물'과 '마더'등으로 칸과 인연이 있는 봉준호 감독 신작이죠.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데다, 또 올해 경쟁 부문 출품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하죠.
또, 영화 '미스터 고' 역시 3D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데요.
LA 타임즈가 이번 필름마켓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김기덕, 홍상수 등 검증된 중견 감독들의 신작들도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칸 영화제, 예년과 달리 각종 사건 사고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한 사건 사고들이 이어져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개막 이틀 만의 총격이었죠.
정체 불명의 남성이 허공을 향해 총을 쏴댔는데요.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던 배우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도난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시계 매장의 금고가 털려 11억 원대 보석이 사라졌구요.
며칠 뒤엔 보석 매장에서 30억 원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알려진 도난사건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녹취> 파바즈 그루오시(드 그리소고노 설립자 겸 디자이너)
가짜 싸이 해프닝도 있었죠.
싸이가 칸 일대를 활보하고 다니며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유명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는데요.
뒤늦게 한국 입양인 출신의 가짜 싸이로 알려졌죠.
<질문> 그런데 영화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너무 할리우드에 의존한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는 것 같던데요?
<답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데, 그런 칸이 자존심도 없이 너무 할리우드에 기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거죠.
들여다보면 그럴법도 합니다.
올해 심사위원장,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급니다.
개막작은 할리우드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을 빛낸 주인공 역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였습니다.
경쟁 부문 초청작들도 할리우드 신작들이 휩쓸었구요.
최근 십 수년 동안 칸과 할리우드가 밀월 관계였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죠.
칸이 할리우드를 앞세워 바람 몰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영국 가디언지는 칸의 레드카펫에 세계 언론을 주목시키고 후원업체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공세에 유럽 영화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음달 시작될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문화 부문을 제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샹탈 리샤르(프랑스감독협회 회장) : "다양한 영화를 시도하는 감독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영화시장은 미국 블록버스터들이 점령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피하고 싶은 겁니다."
<질문> 그런데, 이 칸 영화제에서 영화들의 경쟁 못지않은 기업체들의 각축전이 펼쳐진다는 데, 이건 또 무슨 얘깁니까?
<답변> 이젠 칸 영화제가 단순한 영화축제가 아니라 거대한 마케팅의 전쟁터가 됐다는 거죠.
세계에 노출될 사진 한 컷을 위한 '협찬 전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전 세계의 여배우들.
그런데 영화 때문에 온게 아닙니다.
대부분 영화제 파트너인 화장품 회사 초청으로 온 거죠.
최근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가 호화 사치품 시장의 큰 손이 되다보니 아시아 배우들도 많이 초청했습니다.
<인터뷰> 프리다 핀토(인도 영화배우)
보석 회사는 여배우들에게 제품 홍보를 위해 날마다 보석 상자를 만들어 일일이 방까지 배달하구요.
레드카펫 바로 앞까지 태워주는 자동차도 협찬됩니다.
비용만 1억 원이 넘게 들지만 전 세계에 신차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거죠.
이들 협찬 기업들은 영화제 예산의 절반 정도인 150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그 4배인 6백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영화제가 아니라 거대한 쇼윈도 아니냐, 영화는 없고 레드카펫만 남았다, 이런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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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28 07:14:23
- 수정2013-05-28 08:03:23

<앵커 멘트>
우리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영화제죠.
올해 예순여섯 번째를 맞은 칸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영화 본선 진출작은 없었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집결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올해 영화제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는데요.
이번 영화제의 결과와 의미 등을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정리합니다.
이 기자, 우리 시각으로 어제 새벽 폐막식이 있었죠?
<기자 멘트>
칸 영화제하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누가 받았느냐겠죠. 깐느로 한번 가볼까요?
전 세계 영화인들이 동경하는 꿈의 축제인 칸 영화제.
세계의 별들이 화려한 옷 차림으로 폐막식의 레드카펫을 밟죠.
역시 하이라이트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시상식이겠죠.
이번엔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에 돌아갔습니다.
젊은 두 여성의 뜨거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지난 23일 공식 상영 뒤 현지 평단과 언론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습니다.
<녹취> 스필버그(칸영화제 심사위원장 )
이 폐막식을 끝으로 화려했던 12일 간의 여정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질문> 이번 영화제, 우리 영화가 아쉽게도 경쟁 부문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신 반가운 수상 소식이 있었죠?
<답변> 우리에겐 '올드보이'나 전도연씨 수상으로 인연이 깊지만 올해는 본선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구요. 대신 단편 부문에서 뜻깊은 성과를 냈습니다.
문병곤 감독의 13분 짜리 단편 영화 '세이프'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건데요.
한국 영화로는 처음입니다.
단편이긴 하지만 어엿한 본상의 한 부문이구요,
또 명칭도 장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중요하게 대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병곤 : "너무 기쁘고 떨립니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사회성 짙은 작품인데요,
제작비 8백만원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더욱 화제죠.
<질문> 또 수상 결과 살펴보면 어떤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답변>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아시아 영화가 대거 수상목록에 이름을 올려서, 아시아 영화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는데요.
특유의 섬세한 드라마가 살아있다는 호평을 받았죠.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은 각본상을 받았죠.
돈만을 최고로 여기는 중국 사회상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한중일 나란히 주요 상을 받으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것이죠.
<질문> 비록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구요?
<답변> 영화제 기간동안, 세계 영화들을 사고 파는 필름 마켓이 열리는데요. 이곳에서 만큼은 한국 영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가장 관심을 받은 영화는 '설국열차'라고 합니다.
'괴물'과 '마더'등으로 칸과 인연이 있는 봉준호 감독 신작이죠.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데다, 또 올해 경쟁 부문 출품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하죠.
또, 영화 '미스터 고' 역시 3D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데요.
LA 타임즈가 이번 필름마켓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김기덕, 홍상수 등 검증된 중견 감독들의 신작들도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칸 영화제, 예년과 달리 각종 사건 사고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한 사건 사고들이 이어져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개막 이틀 만의 총격이었죠.
정체 불명의 남성이 허공을 향해 총을 쏴댔는데요.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던 배우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도난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시계 매장의 금고가 털려 11억 원대 보석이 사라졌구요.
며칠 뒤엔 보석 매장에서 30억 원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알려진 도난사건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녹취> 파바즈 그루오시(드 그리소고노 설립자 겸 디자이너)
가짜 싸이 해프닝도 있었죠.
싸이가 칸 일대를 활보하고 다니며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유명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는데요.
뒤늦게 한국 입양인 출신의 가짜 싸이로 알려졌죠.
<질문> 그런데 영화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너무 할리우드에 의존한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는 것 같던데요?
<답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데, 그런 칸이 자존심도 없이 너무 할리우드에 기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거죠.
들여다보면 그럴법도 합니다.
올해 심사위원장,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급니다.
개막작은 할리우드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을 빛낸 주인공 역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였습니다.
경쟁 부문 초청작들도 할리우드 신작들이 휩쓸었구요.
최근 십 수년 동안 칸과 할리우드가 밀월 관계였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죠.
칸이 할리우드를 앞세워 바람 몰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영국 가디언지는 칸의 레드카펫에 세계 언론을 주목시키고 후원업체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공세에 유럽 영화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음달 시작될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문화 부문을 제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샹탈 리샤르(프랑스감독협회 회장) : "다양한 영화를 시도하는 감독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영화시장은 미국 블록버스터들이 점령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피하고 싶은 겁니다."
<질문> 그런데, 이 칸 영화제에서 영화들의 경쟁 못지않은 기업체들의 각축전이 펼쳐진다는 데, 이건 또 무슨 얘깁니까?
<답변> 이젠 칸 영화제가 단순한 영화축제가 아니라 거대한 마케팅의 전쟁터가 됐다는 거죠.
세계에 노출될 사진 한 컷을 위한 '협찬 전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전 세계의 여배우들.
그런데 영화 때문에 온게 아닙니다.
대부분 영화제 파트너인 화장품 회사 초청으로 온 거죠.
최근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가 호화 사치품 시장의 큰 손이 되다보니 아시아 배우들도 많이 초청했습니다.
<인터뷰> 프리다 핀토(인도 영화배우)
보석 회사는 여배우들에게 제품 홍보를 위해 날마다 보석 상자를 만들어 일일이 방까지 배달하구요.
레드카펫 바로 앞까지 태워주는 자동차도 협찬됩니다.
비용만 1억 원이 넘게 들지만 전 세계에 신차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거죠.
이들 협찬 기업들은 영화제 예산의 절반 정도인 150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그 4배인 6백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영화제가 아니라 거대한 쇼윈도 아니냐, 영화는 없고 레드카펫만 남았다, 이런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우리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영화제죠.
올해 예순여섯 번째를 맞은 칸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영화 본선 진출작은 없었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집결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올해 영화제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는데요.
이번 영화제의 결과와 의미 등을 국제부 이민우 기자와 정리합니다.
이 기자, 우리 시각으로 어제 새벽 폐막식이 있었죠?
<기자 멘트>
칸 영화제하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누가 받았느냐겠죠. 깐느로 한번 가볼까요?
전 세계 영화인들이 동경하는 꿈의 축제인 칸 영화제.
세계의 별들이 화려한 옷 차림으로 폐막식의 레드카펫을 밟죠.
역시 하이라이트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시상식이겠죠.
이번엔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에 돌아갔습니다.
젊은 두 여성의 뜨거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지난 23일 공식 상영 뒤 현지 평단과 언론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습니다.
<녹취> 스필버그(칸영화제 심사위원장 )
이 폐막식을 끝으로 화려했던 12일 간의 여정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질문> 이번 영화제, 우리 영화가 아쉽게도 경쟁 부문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신 반가운 수상 소식이 있었죠?
<답변> 우리에겐 '올드보이'나 전도연씨 수상으로 인연이 깊지만 올해는 본선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구요. 대신 단편 부문에서 뜻깊은 성과를 냈습니다.
문병곤 감독의 13분 짜리 단편 영화 '세이프'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건데요.
한국 영화로는 처음입니다.
단편이긴 하지만 어엿한 본상의 한 부문이구요,
또 명칭도 장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중요하게 대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병곤 : "너무 기쁘고 떨립니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사회성 짙은 작품인데요,
제작비 8백만원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더욱 화제죠.
<질문> 또 수상 결과 살펴보면 어떤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답변>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아시아 영화가 대거 수상목록에 이름을 올려서, 아시아 영화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는데요.
특유의 섬세한 드라마가 살아있다는 호평을 받았죠.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은 각본상을 받았죠.
돈만을 최고로 여기는 중국 사회상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한중일 나란히 주요 상을 받으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것이죠.
<질문> 비록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구요?
<답변> 영화제 기간동안, 세계 영화들을 사고 파는 필름 마켓이 열리는데요. 이곳에서 만큼은 한국 영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가장 관심을 받은 영화는 '설국열차'라고 합니다.
'괴물'과 '마더'등으로 칸과 인연이 있는 봉준호 감독 신작이죠.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데다, 또 올해 경쟁 부문 출품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하죠.
또, 영화 '미스터 고' 역시 3D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데요.
LA 타임즈가 이번 필름마켓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라며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김기덕, 홍상수 등 검증된 중견 감독들의 신작들도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칸 영화제, 예년과 달리 각종 사건 사고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한 사건 사고들이 이어져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개막 이틀 만의 총격이었죠.
정체 불명의 남성이 허공을 향해 총을 쏴댔는데요.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던 배우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도난사건도 잇따랐습니다.
시계 매장의 금고가 털려 11억 원대 보석이 사라졌구요.
며칠 뒤엔 보석 매장에서 30억 원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알려진 도난사건만 10건이 넘었습니다.
<녹취> 파바즈 그루오시(드 그리소고노 설립자 겸 디자이너)
가짜 싸이 해프닝도 있었죠.
싸이가 칸 일대를 활보하고 다니며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유명 배우들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는데요.
뒤늦게 한국 입양인 출신의 가짜 싸이로 알려졌죠.
<질문> 그런데 영화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너무 할리우드에 의존한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는 것 같던데요?
<답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데, 그런 칸이 자존심도 없이 너무 할리우드에 기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거죠.
들여다보면 그럴법도 합니다.
올해 심사위원장,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급니다.
개막작은 할리우드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을 빛낸 주인공 역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였습니다.
경쟁 부문 초청작들도 할리우드 신작들이 휩쓸었구요.
최근 십 수년 동안 칸과 할리우드가 밀월 관계였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죠.
칸이 할리우드를 앞세워 바람 몰이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영국 가디언지는 칸의 레드카펫에 세계 언론을 주목시키고 후원업체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공세에 유럽 영화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음달 시작될 미국과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문화 부문을 제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샹탈 리샤르(프랑스감독협회 회장) : "다양한 영화를 시도하는 감독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영화시장은 미국 블록버스터들이 점령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피하고 싶은 겁니다."
<질문> 그런데, 이 칸 영화제에서 영화들의 경쟁 못지않은 기업체들의 각축전이 펼쳐진다는 데, 이건 또 무슨 얘깁니까?
<답변> 이젠 칸 영화제가 단순한 영화축제가 아니라 거대한 마케팅의 전쟁터가 됐다는 거죠.
세계에 노출될 사진 한 컷을 위한 '협찬 전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전 세계의 여배우들.
그런데 영화 때문에 온게 아닙니다.
대부분 영화제 파트너인 화장품 회사 초청으로 온 거죠.
최근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가 호화 사치품 시장의 큰 손이 되다보니 아시아 배우들도 많이 초청했습니다.
<인터뷰> 프리다 핀토(인도 영화배우)
보석 회사는 여배우들에게 제품 홍보를 위해 날마다 보석 상자를 만들어 일일이 방까지 배달하구요.
레드카펫 바로 앞까지 태워주는 자동차도 협찬됩니다.
비용만 1억 원이 넘게 들지만 전 세계에 신차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거죠.
이들 협찬 기업들은 영화제 예산의 절반 정도인 150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그 4배인 6백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영화제가 아니라 거대한 쇼윈도 아니냐, 영화는 없고 레드카펫만 남았다, 이런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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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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