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유럽에 번지는 이슬람 테러, 커지는 갈등

입력 2013.05.30 (23:59) 수정 2013.05.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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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영국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군인을 노리고 흉기 테러를 일으켰다는 뉴스,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대낮 도로에서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잔인하게 이루어진 살인이라 그 충격이 더욱 컸죠

잇달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슬람 자생 테러' 공포가 유럽을 뒤덮고 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 전면전에 나선 유럽을 찾아가 봅니다.

박장범 특파원!

<질문> 영국에서 현역 군인이 부대 옆에서 살해당해 충격을 준 지 꼭 일주일이 됐는데요,

현재까지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런던 울위치에서 현역 군인을 살해한 용의자 2명 가운데 한 명인 아데보왈레가 오늘 사건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출두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BBC와 SKY 등 영국 방송들은 이 소식을 뉴스특보로 전하면서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이 살해된 직후 영국정부는 코브라회의라고 불리는 긴급 안보관련대책회의를 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영국 경찰은 현장에서 총을 맞고 체포된 범인 2명 외에도 관련된 혐의가 있는 용의자 10여 명을 잇따라 체포했는데 석방된 일부를 제외하고 구금된 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총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해 오늘 법정에 출두한 아데보왈레를 상대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했는지 본격적으로 조사도 시작됐습니다.

<질문> 지난 주말 파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었는데 범인은 잡혔나요?

<답변>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 외곽 라데팡스 철도역에서 군인을 흉기로 찌른 용의자도 체포됐습니다.

현지 언론은 체포된 용의자가 프랑스 국적의 22살 청년, 알렉상드르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사건 현장에 수거한 오렌지 쥬스 캔에 남겨진 DNA 분석을 통해서 용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열여덟살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용의자는 2007년 거리 기도 이후 당국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아온 이른바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런던과 파리에서 시간차로 일어난 이번 테러 사건들엔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현역 군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공격당했다는 점입니다.

박장범 특파원, 그러다 보니 파리 사건은 이번 런던 테러의 모방 범죄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두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유사하지만 서로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나 정황은 아직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다만, 두 사건의 용의자들이 무슬림이고 급진주의적 행동양태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런던에서 현역 군인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용의자 2명은 범행 당시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습니다.

또 목격자들을 향해서 자신들이 왜 영국 군인을 겨냥해서 공격했는지 밝혔는데요

먼저 사건 당시의 현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녹취> 아데볼라죠(런던 흉기테러 용의자)

이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고 말하면서 영국 군인들이 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들을 죽였기 때문에 자신들도 영국 군인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파리 사건의 용의자 역시 3,4년 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해왔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행 당시 목표로 삼은 군인을 제외하곤 다른 행인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 결과로는 외부 테러집단과 연계되지 않은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형'으로 분석되고 있다죠?

<답변>

영국 경찰과 정보기관이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단 초기 단계에서는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조직이 배후로 작용된 혐의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강연을 듣고, 인테넷에서 과격한 투쟁 방식 등을 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녹취>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이들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성장하면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는데, 스스로 이슬람 전사로 변신했다고 해서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로 분류됩니다.

<질문>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이미 정보기관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포착됐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죠.

그러다 보니 영국 정부,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 역시 수년 전부터 이슬람 급진주의 시위에 참석하거나 과격한 글을 인테넷에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해서 정보기관의 관찰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영국의 국내 정보기관인 MI5는 항상 정보기관의 감시 아래 놓여있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들에 비해서 이런 자생적인 급진주의자들은 언제 '외로운 늑대'로 돌변해 사건을 일으킬지 예측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대비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영국 정부는 개인들의 인터넷 사용 내역을 좀 더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신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질문> 그런데 테러 이후 영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무슬림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소속 국가에는 천 9백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전체 인구의 3.8% 가량입니다.

실업률은 치솟고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드는 경제 한파 속에서 최대 이민 집단인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건데요

앞으로 이 부분, 이슬람 급진주의와 반 이슬람주의의 충돌.. 어떻게 전개될까요?

<답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이슬람 혐오 범죄 수백 건이 영국 전역에서 일어났습니다.

극우성향의 정치집단인 잉글랜드 디펜스 리그는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 반 이슬람주의를 외쳤고, 이들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역시 집회를 열면서 런던 도심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오늘 자 신문에서 20년 후에는 영국에서 적극적으로 예배를 보는 무슬림이 기독교인보다 더 많아질 거란 기사를 보도했는데 급증하는 무슬림에 대한 영국인들의 불안감이 표현됐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은 테러 이후 화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유럽은 그동안 종교적 관용과 인종적 화합을 추구하면서 겉으로는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럽을 휩쓴 유로화 위기와 재정위기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사회 내부의 갈등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관용과 화합을 통해 공생의 길을 택하느냐, 아니면 증오와 갈등으로 분열하느냐... 유럽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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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4 이슈] 유럽에 번지는 이슬람 테러, 커지는 갈등
    • 입력 2013-05-31 07:19:49
    • 수정2013-05-31 08:25:29
    글로벌24
<앵커 멘트>

얼마 전 영국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군인을 노리고 흉기 테러를 일으켰다는 뉴스,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대낮 도로에서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잔인하게 이루어진 살인이라 그 충격이 더욱 컸죠

잇달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슬람 자생 테러' 공포가 유럽을 뒤덮고 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 전면전에 나선 유럽을 찾아가 봅니다.

박장범 특파원!

<질문> 영국에서 현역 군인이 부대 옆에서 살해당해 충격을 준 지 꼭 일주일이 됐는데요,

현재까지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런던 울위치에서 현역 군인을 살해한 용의자 2명 가운데 한 명인 아데보왈레가 오늘 사건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출두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BBC와 SKY 등 영국 방송들은 이 소식을 뉴스특보로 전하면서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이 살해된 직후 영국정부는 코브라회의라고 불리는 긴급 안보관련대책회의를 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영국 경찰은 현장에서 총을 맞고 체포된 범인 2명 외에도 관련된 혐의가 있는 용의자 10여 명을 잇따라 체포했는데 석방된 일부를 제외하고 구금된 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총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해 오늘 법정에 출두한 아데보왈레를 상대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했는지 본격적으로 조사도 시작됐습니다.

<질문> 지난 주말 파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었는데 범인은 잡혔나요?

<답변>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 외곽 라데팡스 철도역에서 군인을 흉기로 찌른 용의자도 체포됐습니다.

현지 언론은 체포된 용의자가 프랑스 국적의 22살 청년, 알렉상드르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사건 현장에 수거한 오렌지 쥬스 캔에 남겨진 DNA 분석을 통해서 용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열여덟살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용의자는 2007년 거리 기도 이후 당국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아온 이른바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런던과 파리에서 시간차로 일어난 이번 테러 사건들엔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현역 군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공격당했다는 점입니다.

박장범 특파원, 그러다 보니 파리 사건은 이번 런던 테러의 모방 범죄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두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유사하지만 서로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나 정황은 아직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다만, 두 사건의 용의자들이 무슬림이고 급진주의적 행동양태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런던에서 현역 군인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용의자 2명은 범행 당시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습니다.

또 목격자들을 향해서 자신들이 왜 영국 군인을 겨냥해서 공격했는지 밝혔는데요

먼저 사건 당시의 현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녹취> 아데볼라죠(런던 흉기테러 용의자)

이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고 말하면서 영국 군인들이 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들을 죽였기 때문에 자신들도 영국 군인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파리 사건의 용의자 역시 3,4년 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해왔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행 당시 목표로 삼은 군인을 제외하곤 다른 행인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 결과로는 외부 테러집단과 연계되지 않은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형'으로 분석되고 있다죠?

<답변>

영국 경찰과 정보기관이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단 초기 단계에서는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조직이 배후로 작용된 혐의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강연을 듣고, 인테넷에서 과격한 투쟁 방식 등을 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녹취>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이들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성장하면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는데, 스스로 이슬람 전사로 변신했다고 해서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로 분류됩니다.

<질문>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이미 정보기관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포착됐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죠.

그러다 보니 영국 정부,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 역시 수년 전부터 이슬람 급진주의 시위에 참석하거나 과격한 글을 인테넷에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해서 정보기관의 관찰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영국의 국내 정보기관인 MI5는 항상 정보기관의 감시 아래 놓여있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들에 비해서 이런 자생적인 급진주의자들은 언제 '외로운 늑대'로 돌변해 사건을 일으킬지 예측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대비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영국 정부는 개인들의 인터넷 사용 내역을 좀 더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신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질문> 그런데 테러 이후 영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무슬림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소속 국가에는 천 9백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전체 인구의 3.8% 가량입니다.

실업률은 치솟고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드는 경제 한파 속에서 최대 이민 집단인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건데요

앞으로 이 부분, 이슬람 급진주의와 반 이슬람주의의 충돌.. 어떻게 전개될까요?

<답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이슬람 혐오 범죄 수백 건이 영국 전역에서 일어났습니다.

극우성향의 정치집단인 잉글랜드 디펜스 리그는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 반 이슬람주의를 외쳤고, 이들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역시 집회를 열면서 런던 도심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오늘 자 신문에서 20년 후에는 영국에서 적극적으로 예배를 보는 무슬림이 기독교인보다 더 많아질 거란 기사를 보도했는데 급증하는 무슬림에 대한 영국인들의 불안감이 표현됐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은 테러 이후 화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유럽은 그동안 종교적 관용과 인종적 화합을 추구하면서 겉으로는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럽을 휩쓴 유로화 위기와 재정위기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사회 내부의 갈등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관용과 화합을 통해 공생의 길을 택하느냐, 아니면 증오와 갈등으로 분열하느냐... 유럽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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