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파괴되는 영혼, 소년병
입력 2013.05.31 (00:09)
수정 2013.05.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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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디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이렇게 삶이 달라질 수도 있는가 봅니다.
분쟁지역에서 태어나 어려서 총을 들게 된 소년병들의 이야기입니다.
제 뒤편에 보이는 소년들... 무기를 내려놓고 군복을 벗는다면, 지구촌의 비슷한 또래와 무엇이 다를까요.
가정의 달에 살펴보는 지구 저 편 또다른 처지의 아이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소년병 하면 일단 아프리카 소년들이 떠오르는데요.
<답변>
네, 분쟁이나 내전을 겪고 있는 세계 여러 곳에서 소년병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두드러진 게 사실입니다.
세계적으로 소년병의 수는 3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그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말리에서 정부군과 프랑스군 연합군에 맞선 이슬람 반군이 소년병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이 집권자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년병이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소년병이 많은 이유는 우선, 여러 나라에서 쿠데타와 내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고요.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빈곤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총을 드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소년병 하면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 하나 있죠.
지금 뒤쪽 화면에 떠 있는 저 사람이죠?
<답변>
조셉 코니라는 우간다 사람인데요.
가장 악랄한 소년병 징집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7년에 ‘신의 저항군’이라는 반군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데요.
이 사람에게 납치돼서 병사나 위안부가 된 소년소녀가 6만 명이나 됩니다.
우간다 소년, 제이콥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이콥은 코니에게 끌려가 부모를 총으로 쏘고, 친구들의 얼굴을 훼손하라고 강요받았습니다.
<녹취> 제이콥(전 우간다 소년병)
코니의 이런 악행은 지난해 3월, ‘코니 2012’라는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는데요.
이 동영상은 지금 유튜브에서 1억뷰에 가까운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죠.
동영상 제작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코니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미 2005년에 코니에 대해 체포령을 내렸습니다.
<녹취>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국제형사재판소 검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코니를 잡기 위해 미국 자문단을 우간다에 파견했고요.
올 3월에는 코니나 그의 핵심 측근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백만 달러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코니는 포위망을 피해 활동무대를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소년병은 일반적으로 전투나 군사 업무에 동원된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합니다.
소년병은 비단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남미의 콜롬비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네팔, 태국 등 반군 조직이 있는 대부분의 분쟁 지역에서 총을 든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서 “18세 미만자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해서는 안 되고, 군대는 강제 징집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세계노동기구는 “군사적 목적을 위해 18세 미만을 강제로 징잡하는 것은 최악의 아동노동”이라고 분류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리아에서도 내전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소년병 논란이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말, 공개된 동영상 하나가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는데요.
폐허가 된 건물 위에서 수류탄 던지기 훈련을 하는 아흐메드는 불과 8살입니다.
내전 중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고 하는데요.
반군들과 함께 지내며 놀이처럼 전투 훈련을 하는 게 아흐메드의 일과입니다.
이 영상은 레바논 북부의 이슬람 반군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입니다.
작은 손으로 능숙하게 탄약을 장전하고, 자동소총을 다루는 모습이 충격적인데요.
죽음이 뭔지나 아는지,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레바논 소년병
저 어린 나이에 총을 장난감 삼고 증오를 벗 삼아 지낸다면, 아이들의 기억에 무엇이 새겨질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질문> 소년병을 동원하는 게 문제라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 어른들이 이렇게 소년병을 분쟁 현장으로 끌고 가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한마디로, 나이가 어려서 부리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선, 통제하고 조종하거나 협박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선악 판단이 미숙하기 때문에, 어떤 주의 주장을 주입시키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소년병에게는 음식을 덜 주고, 급여를 안 줘도 되는 등 병력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경제적 이점도 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베아(전 소년병)
소년병은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때문에 잘 단련된 소년병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잔인하고 충성스럽다고 합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악한 세력이 계속해서 어린 전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소년병이 반군 같은 비정규군 뿐 아니라 정부군에도 있다고요?
<답변>
네, 주로 지원병이지만 국가 정규군에 소년병이 최근까지 있었거나 지금도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차드, 코트디부와르, 민주콩고, 가다피 전의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영국, 예맨이 그런 나라들입니다.
영국이 눈에 띄는데요.
현재 영국은 유럽 가운데 유일하게 16살부터 군에 지원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투표권도 없고, 맥주도 못 사고, 운전면허도 못 따는 16살짜리가 총은 들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닌데요.
어린 병사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돼 거센 비난을 산 적도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정규군이든 비정규군이든, 하루하루 육체와 영혼이 파괴돼가는 소년병 수 십 만명이 우리와 같은 땅을 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어디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이렇게 삶이 달라질 수도 있는가 봅니다.
분쟁지역에서 태어나 어려서 총을 들게 된 소년병들의 이야기입니다.
제 뒤편에 보이는 소년들... 무기를 내려놓고 군복을 벗는다면, 지구촌의 비슷한 또래와 무엇이 다를까요.
가정의 달에 살펴보는 지구 저 편 또다른 처지의 아이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소년병 하면 일단 아프리카 소년들이 떠오르는데요.
<답변>
네, 분쟁이나 내전을 겪고 있는 세계 여러 곳에서 소년병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두드러진 게 사실입니다.
세계적으로 소년병의 수는 3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그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말리에서 정부군과 프랑스군 연합군에 맞선 이슬람 반군이 소년병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이 집권자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년병이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소년병이 많은 이유는 우선, 여러 나라에서 쿠데타와 내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고요.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빈곤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총을 드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소년병 하면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 하나 있죠.
지금 뒤쪽 화면에 떠 있는 저 사람이죠?
<답변>
조셉 코니라는 우간다 사람인데요.
가장 악랄한 소년병 징집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7년에 ‘신의 저항군’이라는 반군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데요.
이 사람에게 납치돼서 병사나 위안부가 된 소년소녀가 6만 명이나 됩니다.
우간다 소년, 제이콥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이콥은 코니에게 끌려가 부모를 총으로 쏘고, 친구들의 얼굴을 훼손하라고 강요받았습니다.
<녹취> 제이콥(전 우간다 소년병)
코니의 이런 악행은 지난해 3월, ‘코니 2012’라는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는데요.
이 동영상은 지금 유튜브에서 1억뷰에 가까운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죠.
동영상 제작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코니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미 2005년에 코니에 대해 체포령을 내렸습니다.
<녹취>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국제형사재판소 검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코니를 잡기 위해 미국 자문단을 우간다에 파견했고요.
올 3월에는 코니나 그의 핵심 측근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백만 달러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코니는 포위망을 피해 활동무대를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소년병은 일반적으로 전투나 군사 업무에 동원된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합니다.
소년병은 비단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남미의 콜롬비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네팔, 태국 등 반군 조직이 있는 대부분의 분쟁 지역에서 총을 든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서 “18세 미만자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해서는 안 되고, 군대는 강제 징집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세계노동기구는 “군사적 목적을 위해 18세 미만을 강제로 징잡하는 것은 최악의 아동노동”이라고 분류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리아에서도 내전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소년병 논란이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말, 공개된 동영상 하나가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는데요.
폐허가 된 건물 위에서 수류탄 던지기 훈련을 하는 아흐메드는 불과 8살입니다.
내전 중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고 하는데요.
반군들과 함께 지내며 놀이처럼 전투 훈련을 하는 게 아흐메드의 일과입니다.
이 영상은 레바논 북부의 이슬람 반군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입니다.
작은 손으로 능숙하게 탄약을 장전하고, 자동소총을 다루는 모습이 충격적인데요.
죽음이 뭔지나 아는지,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레바논 소년병
저 어린 나이에 총을 장난감 삼고 증오를 벗 삼아 지낸다면, 아이들의 기억에 무엇이 새겨질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질문> 소년병을 동원하는 게 문제라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 어른들이 이렇게 소년병을 분쟁 현장으로 끌고 가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한마디로, 나이가 어려서 부리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선, 통제하고 조종하거나 협박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선악 판단이 미숙하기 때문에, 어떤 주의 주장을 주입시키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소년병에게는 음식을 덜 주고, 급여를 안 줘도 되는 등 병력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경제적 이점도 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베아(전 소년병)
소년병은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때문에 잘 단련된 소년병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잔인하고 충성스럽다고 합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악한 세력이 계속해서 어린 전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소년병이 반군 같은 비정규군 뿐 아니라 정부군에도 있다고요?
<답변>
네, 주로 지원병이지만 국가 정규군에 소년병이 최근까지 있었거나 지금도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차드, 코트디부와르, 민주콩고, 가다피 전의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영국, 예맨이 그런 나라들입니다.
영국이 눈에 띄는데요.
현재 영국은 유럽 가운데 유일하게 16살부터 군에 지원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투표권도 없고, 맥주도 못 사고, 운전면허도 못 따는 16살짜리가 총은 들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닌데요.
어린 병사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돼 거센 비난을 산 적도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정규군이든 비정규군이든, 하루하루 육체와 영혼이 파괴돼가는 소년병 수 십 만명이 우리와 같은 땅을 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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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4 이슈] 파괴되는 영혼, 소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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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5-31 07:19:49
- 수정2013-05-31 08:11:46
![](/data/news/2013/05/30/2667775_40.jpg)
<앵커 멘트>
어디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이렇게 삶이 달라질 수도 있는가 봅니다.
분쟁지역에서 태어나 어려서 총을 들게 된 소년병들의 이야기입니다.
제 뒤편에 보이는 소년들... 무기를 내려놓고 군복을 벗는다면, 지구촌의 비슷한 또래와 무엇이 다를까요.
가정의 달에 살펴보는 지구 저 편 또다른 처지의 아이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소년병 하면 일단 아프리카 소년들이 떠오르는데요.
<답변>
네, 분쟁이나 내전을 겪고 있는 세계 여러 곳에서 소년병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두드러진 게 사실입니다.
세계적으로 소년병의 수는 3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그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말리에서 정부군과 프랑스군 연합군에 맞선 이슬람 반군이 소년병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이 집권자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년병이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소년병이 많은 이유는 우선, 여러 나라에서 쿠데타와 내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고요.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빈곤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총을 드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소년병 하면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 하나 있죠.
지금 뒤쪽 화면에 떠 있는 저 사람이죠?
<답변>
조셉 코니라는 우간다 사람인데요.
가장 악랄한 소년병 징집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7년에 ‘신의 저항군’이라는 반군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데요.
이 사람에게 납치돼서 병사나 위안부가 된 소년소녀가 6만 명이나 됩니다.
우간다 소년, 제이콥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이콥은 코니에게 끌려가 부모를 총으로 쏘고, 친구들의 얼굴을 훼손하라고 강요받았습니다.
<녹취> 제이콥(전 우간다 소년병)
코니의 이런 악행은 지난해 3월, ‘코니 2012’라는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는데요.
이 동영상은 지금 유튜브에서 1억뷰에 가까운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죠.
동영상 제작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코니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미 2005년에 코니에 대해 체포령을 내렸습니다.
<녹취>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국제형사재판소 검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코니를 잡기 위해 미국 자문단을 우간다에 파견했고요.
올 3월에는 코니나 그의 핵심 측근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백만 달러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코니는 포위망을 피해 활동무대를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소년병은 일반적으로 전투나 군사 업무에 동원된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합니다.
소년병은 비단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남미의 콜롬비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네팔, 태국 등 반군 조직이 있는 대부분의 분쟁 지역에서 총을 든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서 “18세 미만자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해서는 안 되고, 군대는 강제 징집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세계노동기구는 “군사적 목적을 위해 18세 미만을 강제로 징잡하는 것은 최악의 아동노동”이라고 분류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리아에서도 내전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소년병 논란이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말, 공개된 동영상 하나가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는데요.
폐허가 된 건물 위에서 수류탄 던지기 훈련을 하는 아흐메드는 불과 8살입니다.
내전 중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고 하는데요.
반군들과 함께 지내며 놀이처럼 전투 훈련을 하는 게 아흐메드의 일과입니다.
이 영상은 레바논 북부의 이슬람 반군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입니다.
작은 손으로 능숙하게 탄약을 장전하고, 자동소총을 다루는 모습이 충격적인데요.
죽음이 뭔지나 아는지,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레바논 소년병
저 어린 나이에 총을 장난감 삼고 증오를 벗 삼아 지낸다면, 아이들의 기억에 무엇이 새겨질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질문> 소년병을 동원하는 게 문제라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 어른들이 이렇게 소년병을 분쟁 현장으로 끌고 가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한마디로, 나이가 어려서 부리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선, 통제하고 조종하거나 협박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선악 판단이 미숙하기 때문에, 어떤 주의 주장을 주입시키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소년병에게는 음식을 덜 주고, 급여를 안 줘도 되는 등 병력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경제적 이점도 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베아(전 소년병)
소년병은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때문에 잘 단련된 소년병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잔인하고 충성스럽다고 합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악한 세력이 계속해서 어린 전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소년병이 반군 같은 비정규군 뿐 아니라 정부군에도 있다고요?
<답변>
네, 주로 지원병이지만 국가 정규군에 소년병이 최근까지 있었거나 지금도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차드, 코트디부와르, 민주콩고, 가다피 전의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영국, 예맨이 그런 나라들입니다.
영국이 눈에 띄는데요.
현재 영국은 유럽 가운데 유일하게 16살부터 군에 지원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투표권도 없고, 맥주도 못 사고, 운전면허도 못 따는 16살짜리가 총은 들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닌데요.
어린 병사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돼 거센 비난을 산 적도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정규군이든 비정규군이든, 하루하루 육체와 영혼이 파괴돼가는 소년병 수 십 만명이 우리와 같은 땅을 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어디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이렇게 삶이 달라질 수도 있는가 봅니다.
분쟁지역에서 태어나 어려서 총을 들게 된 소년병들의 이야기입니다.
제 뒤편에 보이는 소년들... 무기를 내려놓고 군복을 벗는다면, 지구촌의 비슷한 또래와 무엇이 다를까요.
가정의 달에 살펴보는 지구 저 편 또다른 처지의 아이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재강 기자,
<질문> 소년병 하면 일단 아프리카 소년들이 떠오르는데요.
<답변>
네, 분쟁이나 내전을 겪고 있는 세계 여러 곳에서 소년병을 볼 수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두드러진 게 사실입니다.
세계적으로 소년병의 수는 3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그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말리에서 정부군과 프랑스군 연합군에 맞선 이슬람 반군이 소년병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이 집권자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년병이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소년병이 많은 이유는 우선, 여러 나라에서 쿠데타와 내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고요.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빈곤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총을 드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소년병 하면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 하나 있죠.
지금 뒤쪽 화면에 떠 있는 저 사람이죠?
<답변>
조셉 코니라는 우간다 사람인데요.
가장 악랄한 소년병 징집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7년에 ‘신의 저항군’이라는 반군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데요.
이 사람에게 납치돼서 병사나 위안부가 된 소년소녀가 6만 명이나 됩니다.
우간다 소년, 제이콥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이콥은 코니에게 끌려가 부모를 총으로 쏘고, 친구들의 얼굴을 훼손하라고 강요받았습니다.
<녹취> 제이콥(전 우간다 소년병)
코니의 이런 악행은 지난해 3월, ‘코니 2012’라는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는데요.
이 동영상은 지금 유튜브에서 1억뷰에 가까운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죠.
동영상 제작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코니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미 2005년에 코니에 대해 체포령을 내렸습니다.
<녹취>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국제형사재판소 검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코니를 잡기 위해 미국 자문단을 우간다에 파견했고요.
올 3월에는 코니나 그의 핵심 측근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백만 달러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코니는 포위망을 피해 활동무대를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소년병은 일반적으로 전투나 군사 업무에 동원된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합니다.
소년병은 비단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남미의 콜롬비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네팔, 태국 등 반군 조직이 있는 대부분의 분쟁 지역에서 총을 든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서 “18세 미만자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해서는 안 되고, 군대는 강제 징집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세계노동기구는 “군사적 목적을 위해 18세 미만을 강제로 징잡하는 것은 최악의 아동노동”이라고 분류하고 있습니다.
<질문> 시리아에서도 내전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소년병 논란이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말, 공개된 동영상 하나가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는데요.
폐허가 된 건물 위에서 수류탄 던지기 훈련을 하는 아흐메드는 불과 8살입니다.
내전 중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고 하는데요.
반군들과 함께 지내며 놀이처럼 전투 훈련을 하는 게 아흐메드의 일과입니다.
이 영상은 레바논 북부의 이슬람 반군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입니다.
작은 손으로 능숙하게 탄약을 장전하고, 자동소총을 다루는 모습이 충격적인데요.
죽음이 뭔지나 아는지,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레바논 소년병
저 어린 나이에 총을 장난감 삼고 증오를 벗 삼아 지낸다면, 아이들의 기억에 무엇이 새겨질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질문> 소년병을 동원하는 게 문제라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데, 어른들이 이렇게 소년병을 분쟁 현장으로 끌고 가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한마디로, 나이가 어려서 부리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선, 통제하고 조종하거나 협박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선악 판단이 미숙하기 때문에, 어떤 주의 주장을 주입시키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소년병에게는 음식을 덜 주고, 급여를 안 줘도 되는 등 병력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경제적 이점도 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베아(전 소년병)
소년병은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때문에 잘 단련된 소년병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잔인하고 충성스럽다고 합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악한 세력이 계속해서 어린 전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소년병이 반군 같은 비정규군 뿐 아니라 정부군에도 있다고요?
<답변>
네, 주로 지원병이지만 국가 정규군에 소년병이 최근까지 있었거나 지금도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차드, 코트디부와르, 민주콩고, 가다피 전의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영국, 예맨이 그런 나라들입니다.
영국이 눈에 띄는데요.
현재 영국은 유럽 가운데 유일하게 16살부터 군에 지원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투표권도 없고, 맥주도 못 사고, 운전면허도 못 따는 16살짜리가 총은 들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닌데요.
어린 병사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돼 거센 비난을 산 적도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정규군이든 비정규군이든, 하루하루 육체와 영혼이 파괴돼가는 소년병 수 십 만명이 우리와 같은 땅을 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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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강 기자 run2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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