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루트’ 폐쇄…韓 대사관 눈 뜨고 당해

입력 2013.06.01 (21:03) 수정 2013.06.0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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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탈북 청소년들의 북송 과정에서 라오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한마디로, 라오스측에 눈뜨고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하다가, 추방하는 순간에야 우리측에 일방적 통보만 했었고, 심지어 선교사 부부는 인신 매매범으로 매도하기까지 했습니다.

라오스에서 한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탈북 청소년 9명이 북송되던 지난달 27일 오후 2시 45분.

라오스 공안부는 한국 대사관 영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청소년들을 추방한다고 통보합니다.

바로 그 때, 비엔티엔 국제공항에선 9명의 청소년들이 북송 비행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추방하는 순간에 추방 사실을 통보한 겁니다.

라오스 정부의 탈북자 추방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속돼 왔던 공조에 금이 간 걸로 해석됩니다.

이는 라오스 쪽 중간 탈북 루트가 닫히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탈북자들은 보통 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들어가 한국으로 오는 경로를 밟는데 그런 희망이 사라지는 상황이 온 겁니다.

<인터뷰>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자유세계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이 이 루트를 85% 정도 이용합니다.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들어오는데, 이번 사건으로 이 루트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선교사 부부를 인신매매범으로 몰아간 라오스 정부의 왜곡된 인식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대사관은 철저히 외면당한 채 '기다려 달라'는 라오스 정부 말만 믿다 허를 찔렸습니다.

라오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북송을 막지 못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시인했습니다.

비엔티엔에서 KBS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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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루트’ 폐쇄…韓 대사관 눈 뜨고 당해
    • 입력 2013-06-01 21:04:37
    • 수정2013-06-01 22: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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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탈북 청소년들의 북송 과정에서 라오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한마디로, 라오스측에 눈뜨고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하다가, 추방하는 순간에야 우리측에 일방적 통보만 했었고, 심지어 선교사 부부는 인신 매매범으로 매도하기까지 했습니다.

라오스에서 한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탈북 청소년 9명이 북송되던 지난달 27일 오후 2시 45분.

라오스 공안부는 한국 대사관 영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청소년들을 추방한다고 통보합니다.

바로 그 때, 비엔티엔 국제공항에선 9명의 청소년들이 북송 비행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추방하는 순간에 추방 사실을 통보한 겁니다.

라오스 정부의 탈북자 추방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속돼 왔던 공조에 금이 간 걸로 해석됩니다.

이는 라오스 쪽 중간 탈북 루트가 닫히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탈북자들은 보통 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들어가 한국으로 오는 경로를 밟는데 그런 희망이 사라지는 상황이 온 겁니다.

<인터뷰>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자유세계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이 이 루트를 85% 정도 이용합니다.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들어오는데, 이번 사건으로 이 루트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선교사 부부를 인신매매범으로 몰아간 라오스 정부의 왜곡된 인식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대사관은 철저히 외면당한 채 '기다려 달라'는 라오스 정부 말만 믿다 허를 찔렸습니다.

라오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북송을 막지 못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시인했습니다.

비엔티엔에서 KBS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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