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전쟁으로 파괴되는 인류 문화유산들
입력 2013.06.04 (00:08)
수정 2013.06.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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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불입니다.
6세기 간다라 불교 미술의 대표작인데요.
지난 2001년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탈레반 정권이 이단 숭배라는 이유로 폭파시켜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분쟁으로 파괴된 세계 유산의 아이콘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게 된 세계 유산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기자 먼저 내전이 3년 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리아로 가볼까요?
피해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예.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여러 민족들이 차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일궈낸 지역입니다.
특히 구도심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인 알레포가 최근 격렬한 시가전으로 처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포탄이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의 구도심을 강타합니다.
시리아 시민군이 알레포를 점령하면서 유적지로 가득했던 도시는 시가전과 공습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습니다
알레포의 상징인 우마이야 모스크 입니다.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주요 성지인데요.
지나달 모스크의 상징인 첨탑이 부서지는 등 예전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파괴돼버렸습니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반군 : "갑자기 정부군의 탱크가 모스크의 첨탑이 무너져내릴 때까지 계속 포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스크로 쳐들어왔지만, 우리가 반격해서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알 카에다와 연계한 알 누스라가 첨탑을 파손했다고 국영 통신을 통해 맞대응했습니다.
<질문> 알레포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 무수히 파괴되고 있죠?
<답변> 예 뉴욕타임스는 '연일 벌어지는 전투와 무분별한 도굴로 인해 찬란한 시리아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솔로몬 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고대 도시 팔미라입니다.
시리아 문화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팔미라 신전의 기둥이 폭격을 맞아 일부 붕괴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 성인 '크라크 데 슈발리에'
천 년을 굳건히 버텨온 요새도 폭격으로 파손됐습니다.
이렇게 2년이 넘는 내전 기간 동안 시리아에 있는 6 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대부분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전체에 걸쳐 있죠.
<녹취> 키쇼 라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피해 상황을 조사 할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먼저 안전이 확보돼야만 가능합니다."
<질문> 이렇게 전쟁 속에서 유물들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유물을 의도적으로 표적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답변> 예 앞서 본 탈레반 정권에 의한 바미얀 석불의 파괴가 그런 경우인데요..
이러한 문화재 파괴 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이런 반달리즘이 만행이 또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중부 도시 팀북투입니다..
15,6세기에 이슬람교가 아프리카로 전파되는 중심도시였는데요..
진흙으로 지은 독특한 모양의 사원 등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리의 이슬람 반군이 팀북투를 장악한 뒤 이단 숭배를 이유로 이슬람 성인의 묘소와 사원 여러 곳을 의도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고문서 수만 점이 보관된 도서관에 불도 질렀는데요.
도서관 내부가 까맣게 탔죠?
다행히 사서와 수집가들이 자료를 미리 숨겨 놓은 덕에 고문서의 95%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
<질문> 팀북투의 고문서처럼 극적으로 훼손을 막는 건 아주 드문 경우죠.
설령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분쟁이 끝난 경우에도 정치적 혼란을 틈타 무장 단체가 활개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에도 유적이 파괴되거나 도굴될 위험이 커지기도 합니다.
2년 전,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정권을 퇴진시킨 이집트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피라미드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나일강 서쪽 마을, 다흐슈르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유적들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적지 바로 앞에 주민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만들겠다며, 무장 괴한들을 대동해 불도저로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는데요.
불법 무덤들이,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은 유적 가까이 조성돼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순간에 수천 년의 역사가 사라지는 걸 보니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픈데요.
얼마나 많은 세계유산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겁니까?
<답변> 전 세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962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요.
우리 나라를 포함한 157개국에 이렇게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화유산뿐 아니라 자연유산도 포함돼 있습니다.
962개 세계유산 중 38개가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특별 지정돼있는데요.
분쟁을 비롯해 자연 재해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훼손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들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위험 유산의 상당수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있다는 겁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 소중한 유적은 많지만, 안팎으로 분쟁과 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죠.
<질문> 박기자 그런데 파괴거나 심하게 훼손됐다가 복원 노력 끝에 살아난 유산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예.
유네스코가 지난 1982년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위험 유산에 등재한 이후 30년 동안 모두 28개 유산이 위험유산 꼬리표를 떼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신비로운 건축물,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그런 경우입니다.
앙코르와트는 1972년부터 베트남군과 크메르루지군의 전쟁터가 됐는데요.
치열한 교전 속에 불상들이 조각나 나뒹구는 등 유적의 70%가 손상됐고요.
앙코르와트 내의 중요 유물 30점도 점령군의 약탈로 사라졌습니다.
앙코르와트는 1992년 위험유산에 등재됐는데요.
이후 유네스코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원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고요.
지난 2004년 위험유산에서 제외됐습니다.
파괴된 유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원래 모습과 비슷하게 복원시킨다고 해도 이미 훼손된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답변> 예 맞습니다.
유엔은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엔 군사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 정의서가 발효됐지만 가입국이 63개 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을 고의로 약탈하고 파괴할 경우 전쟁 범죄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의 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불입니다.
6세기 간다라 불교 미술의 대표작인데요.
지난 2001년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탈레반 정권이 이단 숭배라는 이유로 폭파시켜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분쟁으로 파괴된 세계 유산의 아이콘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게 된 세계 유산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기자 먼저 내전이 3년 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리아로 가볼까요?
피해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예.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여러 민족들이 차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일궈낸 지역입니다.
특히 구도심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인 알레포가 최근 격렬한 시가전으로 처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포탄이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의 구도심을 강타합니다.
시리아 시민군이 알레포를 점령하면서 유적지로 가득했던 도시는 시가전과 공습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습니다
알레포의 상징인 우마이야 모스크 입니다.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주요 성지인데요.
지나달 모스크의 상징인 첨탑이 부서지는 등 예전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파괴돼버렸습니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반군 : "갑자기 정부군의 탱크가 모스크의 첨탑이 무너져내릴 때까지 계속 포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스크로 쳐들어왔지만, 우리가 반격해서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알 카에다와 연계한 알 누스라가 첨탑을 파손했다고 국영 통신을 통해 맞대응했습니다.
<질문> 알레포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 무수히 파괴되고 있죠?
<답변> 예 뉴욕타임스는 '연일 벌어지는 전투와 무분별한 도굴로 인해 찬란한 시리아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솔로몬 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고대 도시 팔미라입니다.
시리아 문화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팔미라 신전의 기둥이 폭격을 맞아 일부 붕괴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 성인 '크라크 데 슈발리에'
천 년을 굳건히 버텨온 요새도 폭격으로 파손됐습니다.
이렇게 2년이 넘는 내전 기간 동안 시리아에 있는 6 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대부분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전체에 걸쳐 있죠.
<녹취> 키쇼 라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피해 상황을 조사 할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먼저 안전이 확보돼야만 가능합니다."
<질문> 이렇게 전쟁 속에서 유물들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유물을 의도적으로 표적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답변> 예 앞서 본 탈레반 정권에 의한 바미얀 석불의 파괴가 그런 경우인데요..
이러한 문화재 파괴 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이런 반달리즘이 만행이 또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중부 도시 팀북투입니다..
15,6세기에 이슬람교가 아프리카로 전파되는 중심도시였는데요..
진흙으로 지은 독특한 모양의 사원 등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리의 이슬람 반군이 팀북투를 장악한 뒤 이단 숭배를 이유로 이슬람 성인의 묘소와 사원 여러 곳을 의도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고문서 수만 점이 보관된 도서관에 불도 질렀는데요.
도서관 내부가 까맣게 탔죠?
다행히 사서와 수집가들이 자료를 미리 숨겨 놓은 덕에 고문서의 95%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
<질문> 팀북투의 고문서처럼 극적으로 훼손을 막는 건 아주 드문 경우죠.
설령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분쟁이 끝난 경우에도 정치적 혼란을 틈타 무장 단체가 활개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에도 유적이 파괴되거나 도굴될 위험이 커지기도 합니다.
2년 전,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정권을 퇴진시킨 이집트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피라미드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나일강 서쪽 마을, 다흐슈르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유적들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적지 바로 앞에 주민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만들겠다며, 무장 괴한들을 대동해 불도저로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는데요.
불법 무덤들이,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은 유적 가까이 조성돼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순간에 수천 년의 역사가 사라지는 걸 보니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픈데요.
얼마나 많은 세계유산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겁니까?
<답변> 전 세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962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요.
우리 나라를 포함한 157개국에 이렇게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화유산뿐 아니라 자연유산도 포함돼 있습니다.
962개 세계유산 중 38개가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특별 지정돼있는데요.
분쟁을 비롯해 자연 재해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훼손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들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위험 유산의 상당수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있다는 겁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 소중한 유적은 많지만, 안팎으로 분쟁과 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죠.
<질문> 박기자 그런데 파괴거나 심하게 훼손됐다가 복원 노력 끝에 살아난 유산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예.
유네스코가 지난 1982년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위험 유산에 등재한 이후 30년 동안 모두 28개 유산이 위험유산 꼬리표를 떼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신비로운 건축물,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그런 경우입니다.
앙코르와트는 1972년부터 베트남군과 크메르루지군의 전쟁터가 됐는데요.
치열한 교전 속에 불상들이 조각나 나뒹구는 등 유적의 70%가 손상됐고요.
앙코르와트 내의 중요 유물 30점도 점령군의 약탈로 사라졌습니다.
앙코르와트는 1992년 위험유산에 등재됐는데요.
이후 유네스코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원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고요.
지난 2004년 위험유산에서 제외됐습니다.
파괴된 유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원래 모습과 비슷하게 복원시킨다고 해도 이미 훼손된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답변> 예 맞습니다.
유엔은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엔 군사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 정의서가 발효됐지만 가입국이 63개 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을 고의로 약탈하고 파괴할 경우 전쟁 범죄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의 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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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6-04 06:57:44
- 수정2013-06-04 07:53:59

<앵커 멘트>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불입니다.
6세기 간다라 불교 미술의 대표작인데요.
지난 2001년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탈레반 정권이 이단 숭배라는 이유로 폭파시켜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분쟁으로 파괴된 세계 유산의 아이콘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게 된 세계 유산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기자 먼저 내전이 3년 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리아로 가볼까요?
피해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예.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여러 민족들이 차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일궈낸 지역입니다.
특히 구도심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인 알레포가 최근 격렬한 시가전으로 처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포탄이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의 구도심을 강타합니다.
시리아 시민군이 알레포를 점령하면서 유적지로 가득했던 도시는 시가전과 공습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습니다
알레포의 상징인 우마이야 모스크 입니다.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주요 성지인데요.
지나달 모스크의 상징인 첨탑이 부서지는 등 예전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파괴돼버렸습니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반군 : "갑자기 정부군의 탱크가 모스크의 첨탑이 무너져내릴 때까지 계속 포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스크로 쳐들어왔지만, 우리가 반격해서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알 카에다와 연계한 알 누스라가 첨탑을 파손했다고 국영 통신을 통해 맞대응했습니다.
<질문> 알레포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 무수히 파괴되고 있죠?
<답변> 예 뉴욕타임스는 '연일 벌어지는 전투와 무분별한 도굴로 인해 찬란한 시리아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솔로몬 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고대 도시 팔미라입니다.
시리아 문화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팔미라 신전의 기둥이 폭격을 맞아 일부 붕괴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 성인 '크라크 데 슈발리에'
천 년을 굳건히 버텨온 요새도 폭격으로 파손됐습니다.
이렇게 2년이 넘는 내전 기간 동안 시리아에 있는 6 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대부분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전체에 걸쳐 있죠.
<녹취> 키쇼 라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피해 상황을 조사 할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먼저 안전이 확보돼야만 가능합니다."
<질문> 이렇게 전쟁 속에서 유물들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유물을 의도적으로 표적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답변> 예 앞서 본 탈레반 정권에 의한 바미얀 석불의 파괴가 그런 경우인데요..
이러한 문화재 파괴 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이런 반달리즘이 만행이 또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중부 도시 팀북투입니다..
15,6세기에 이슬람교가 아프리카로 전파되는 중심도시였는데요..
진흙으로 지은 독특한 모양의 사원 등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리의 이슬람 반군이 팀북투를 장악한 뒤 이단 숭배를 이유로 이슬람 성인의 묘소와 사원 여러 곳을 의도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고문서 수만 점이 보관된 도서관에 불도 질렀는데요.
도서관 내부가 까맣게 탔죠?
다행히 사서와 수집가들이 자료를 미리 숨겨 놓은 덕에 고문서의 95%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
<질문> 팀북투의 고문서처럼 극적으로 훼손을 막는 건 아주 드문 경우죠.
설령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분쟁이 끝난 경우에도 정치적 혼란을 틈타 무장 단체가 활개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에도 유적이 파괴되거나 도굴될 위험이 커지기도 합니다.
2년 전,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정권을 퇴진시킨 이집트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피라미드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나일강 서쪽 마을, 다흐슈르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유적들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적지 바로 앞에 주민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만들겠다며, 무장 괴한들을 대동해 불도저로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는데요.
불법 무덤들이,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은 유적 가까이 조성돼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순간에 수천 년의 역사가 사라지는 걸 보니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픈데요.
얼마나 많은 세계유산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겁니까?
<답변> 전 세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962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요.
우리 나라를 포함한 157개국에 이렇게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화유산뿐 아니라 자연유산도 포함돼 있습니다.
962개 세계유산 중 38개가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특별 지정돼있는데요.
분쟁을 비롯해 자연 재해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훼손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들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위험 유산의 상당수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있다는 겁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 소중한 유적은 많지만, 안팎으로 분쟁과 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죠.
<질문> 박기자 그런데 파괴거나 심하게 훼손됐다가 복원 노력 끝에 살아난 유산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예.
유네스코가 지난 1982년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위험 유산에 등재한 이후 30년 동안 모두 28개 유산이 위험유산 꼬리표를 떼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신비로운 건축물,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그런 경우입니다.
앙코르와트는 1972년부터 베트남군과 크메르루지군의 전쟁터가 됐는데요.
치열한 교전 속에 불상들이 조각나 나뒹구는 등 유적의 70%가 손상됐고요.
앙코르와트 내의 중요 유물 30점도 점령군의 약탈로 사라졌습니다.
앙코르와트는 1992년 위험유산에 등재됐는데요.
이후 유네스코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원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고요.
지난 2004년 위험유산에서 제외됐습니다.
파괴된 유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원래 모습과 비슷하게 복원시킨다고 해도 이미 훼손된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답변> 예 맞습니다.
유엔은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엔 군사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 정의서가 발효됐지만 가입국이 63개 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을 고의로 약탈하고 파괴할 경우 전쟁 범죄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의 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불입니다.
6세기 간다라 불교 미술의 대표작인데요.
지난 2001년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탈레반 정권이 이단 숭배라는 이유로 폭파시켜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분쟁으로 파괴된 세계 유산의 아이콘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게 된 세계 유산들이 늘고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기자 먼저 내전이 3년 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리아로 가볼까요?
피해가 심각하다면서요?
<답변> 예.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여러 민족들이 차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일궈낸 지역입니다.
특히 구도심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인 알레포가 최근 격렬한 시가전으로 처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포탄이 시리아 제2의 도시인 알레포의 구도심을 강타합니다.
시리아 시민군이 알레포를 점령하면서 유적지로 가득했던 도시는 시가전과 공습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습니다
알레포의 상징인 우마이야 모스크 입니다.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주요 성지인데요.
지나달 모스크의 상징인 첨탑이 부서지는 등 예전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파괴돼버렸습니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반군 : "갑자기 정부군의 탱크가 모스크의 첨탑이 무너져내릴 때까지 계속 포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스크로 쳐들어왔지만, 우리가 반격해서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알 카에다와 연계한 알 누스라가 첨탑을 파손했다고 국영 통신을 통해 맞대응했습니다.
<질문> 알레포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 무수히 파괴되고 있죠?
<답변> 예 뉴욕타임스는 '연일 벌어지는 전투와 무분별한 도굴로 인해 찬란한 시리아의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솔로몬 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고대 도시 팔미라입니다.
시리아 문화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팔미라 신전의 기둥이 폭격을 맞아 일부 붕괴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 성인 '크라크 데 슈발리에'
천 년을 굳건히 버텨온 요새도 폭격으로 파손됐습니다.
이렇게 2년이 넘는 내전 기간 동안 시리아에 있는 6 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대부분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전체에 걸쳐 있죠.
<녹취> 키쇼 라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피해 상황을 조사 할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먼저 안전이 확보돼야만 가능합니다."
<질문> 이렇게 전쟁 속에서 유물들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유물을 의도적으로 표적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답변> 예 앞서 본 탈레반 정권에 의한 바미얀 석불의 파괴가 그런 경우인데요..
이러한 문화재 파괴 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최근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이런 반달리즘이 만행이 또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중부 도시 팀북투입니다..
15,6세기에 이슬람교가 아프리카로 전파되는 중심도시였는데요..
진흙으로 지은 독특한 모양의 사원 등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리의 이슬람 반군이 팀북투를 장악한 뒤 이단 숭배를 이유로 이슬람 성인의 묘소와 사원 여러 곳을 의도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고문서 수만 점이 보관된 도서관에 불도 질렀는데요.
도서관 내부가 까맣게 탔죠?
다행히 사서와 수집가들이 자료를 미리 숨겨 놓은 덕에 고문서의 95%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교수
<질문> 팀북투의 고문서처럼 극적으로 훼손을 막는 건 아주 드문 경우죠.
설령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분쟁이 끝난 경우에도 정치적 혼란을 틈타 무장 단체가 활개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에도 유적이 파괴되거나 도굴될 위험이 커지기도 합니다.
2년 전,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정권을 퇴진시킨 이집트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피라미드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나일강 서쪽 마을, 다흐슈르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유적들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적지 바로 앞에 주민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만들겠다며, 무장 괴한들을 대동해 불도저로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는데요.
불법 무덤들이,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은 유적 가까이 조성돼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한순간에 수천 년의 역사가 사라지는 걸 보니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픈데요.
얼마나 많은 세계유산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겁니까?
<답변> 전 세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962개의 세계유산이 있는데요.
우리 나라를 포함한 157개국에 이렇게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화유산뿐 아니라 자연유산도 포함돼 있습니다.
962개 세계유산 중 38개가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특별 지정돼있는데요.
분쟁을 비롯해 자연 재해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훼손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들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위험 유산의 상당수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있다는 겁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 소중한 유적은 많지만, 안팎으로 분쟁과 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죠.
<질문> 박기자 그런데 파괴거나 심하게 훼손됐다가 복원 노력 끝에 살아난 유산들도 있다면서요?
<답변> 예.
유네스코가 지난 1982년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위험 유산에 등재한 이후 30년 동안 모두 28개 유산이 위험유산 꼬리표를 떼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신비로운 건축물,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그런 경우입니다.
앙코르와트는 1972년부터 베트남군과 크메르루지군의 전쟁터가 됐는데요.
치열한 교전 속에 불상들이 조각나 나뒹구는 등 유적의 70%가 손상됐고요.
앙코르와트 내의 중요 유물 30점도 점령군의 약탈로 사라졌습니다.
앙코르와트는 1992년 위험유산에 등재됐는데요.
이후 유네스코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원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았고요.
지난 2004년 위험유산에서 제외됐습니다.
파괴된 유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원래 모습과 비슷하게 복원시킨다고 해도 이미 훼손된 역사를 되살려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답변> 예 맞습니다.
유엔은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엔 군사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 정의서가 발효됐지만 가입국이 63개 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을 고의로 약탈하고 파괴할 경우 전쟁 범죄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의 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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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supa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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