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도서관에서 책만 읽는다?’ 이색 도서관

입력 2013.06.11 (08:16) 수정 2013.06.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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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국에서는 도시의 명소로 도.서.관.이 자주 꼽히는데요, 특히 도심 속 한 가운데 명물 디자인과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작가가 '미래를 만드는 도서관'이라는 말을 쓴 게 떠오르네요, 우리나라에도 독서라는 체험을 즐겁게 하기 위한 도서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현정 기자, 이 정도면 일부러 찾아갈만 하겠어요?

우리나라 성인의 1년 독서량이 10권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도서관이라면 책이 저절로 읽힐 거 같습니다.

책이 아니라 사람을 대여할 수 있구요, 조용한 도서관의 딱딱한 의자가 아니라, 한옥 대청마루에 누워서 또는 자연 속에서 캠핑하면서 책을 빌려볼 수도 있습니다.

책도 읽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이색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노원구의 한 도서관, 사람들은 조용히 책갈피를 넘기는데요.

우리가 아는 여느 도서관 풍경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책이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휴먼북 빌리러 왔어요."

<녹취> "열람 신청하셨죠? 저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면 됩니다."

사람책을 빌리러 왔다는데요,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휴먼 라이브러리, 우리말로 사람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종이책 대신 사람을 빌려주는 겁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메이크업 일을 하고 있는 김미정이에요."

흔히 인간의 경험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들 하죠?

휴먼북과 일대일로 만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겁니다.

<녹취> "이분 머리 어때? 짧지? 근데 지금 여기는 어때?"

<녹취> "길어요."

<녹취> "길지? 가발이야. 전체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이런 일을 하는 거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김미정 씨 역시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나눠 주기 위해 휴먼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미정(메이크업 아티스트) : "사회에 돈으로 기부하는 게 아니라 재능도 기부를 할 수 있구나. 그 기회를 많이 찾고 있던 터에 휴먼 라이브러리를 알게 되어서 지원을 했죠."

<인터뷰> 임현민(상곡초등학교 5학년) : "책으로 읽으면 지루하고 그럴 수 있는데 직접 만나니까 더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19개 분야의 350명이 재능을 무료 기부하고 있는데요.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양시모(노원정보도서관 관장) : "휴먼 라이브러리는 사람이 책이 되는 도서관입니다. 상담이나 강의가 아니고 어떤 분야를 독자들이 하고 싶어 하실 때 그 분야에 접근하기 위한 초기방향을 잡아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게 저희 휴먼북들입니다."

<녹취> "위인자자로서 갈불위효이니"

훈장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 여기가 서당이냐고요?

<인터뷰> 신태희(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장) :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한옥도서관입니다. 어린이들이 효를 배우고 선조들의 민속놀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한옥 도서관! 우리나라 자생 소나무를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지었는데요.

모든 공간이 좌식으로 되어 있어 앉아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녹취> "나무에 누워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 양동윤(서울시 방배동) : "한옥이라는 분위기가 애들 정서에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여기 오면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유승연(서울시 방배동) : "마룻바닥에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책을 읽다 싫증 나면 마당에 나와 놀 수도 있는데요.

<인터뷰> 최지수(전남 목포시) : "다른 도서관이랑 다르게 마당에서 투호 놀이를 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만져본 볏짚이 신기하기만 한데요.

<녹취> "엄마~ 두 개로 땋아, 세 개로 땋아?"

<녹취> "세 개로 땋는 거야."

<녹취> "새끼 꼬는 게 약간 어려워요. 엄마와 함께 만든 만두인형, 귀엽죠?"

<인터뷰> 마지현(서울시 개봉동) : "도서관에 책만 읽으러 오는 게 아니라 만들기도 하고 더 책에 대해서 친숙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전통체험을 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도 있습니다.

충주호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이곳은 충북 충주의 한 폐교인데요.

이곳이 바로 도서관 캠핑장입니다.

<녹취> "지금 뭐 따시는 거예요?"

<녹취> "오디요, 오디!"

도시에서 보기 힘든 오디도 따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는데요.

<녹취> "어머, 고기가 있어!"

정겨운 시골 고향 같은 곳이죠?

신 나게 물고기를 잡다 지치면 도서관에 가서 마음대로 책을 볼 수도 있습니다.

사서도 대출 카드도 필요 없이 원하는 책을 가져와 마음껏 읽을 수 있는데요.

<인터뷰> 김정수(경기도 수원시) : "저도 책을 좋아해서 캠핑 와서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오성현(캠핑도서관장) :"여기는 풀밭이 아름답고 경치가 좋아서 오토캠핑장을 만들었는데 캠핑 오는 분들을 위한 도서관과 미술관의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바비큐로 배불리 먹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마음의 양식도 채우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인터뷰> 김영우(경기도 성남시) : "책도 읽을 수 있어서 보고 싶을 때 꺼내서 볼 수도 있고요."

<인터뷰> 유상훈(경기도 성남시) :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아이들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고요."

<인터뷰> 유상훈(경기도 성남시) : "도심에서 너무 힘들었던 것을 벗어나서 밖에 여기 나와 캠핑하면서 책도 읽고 고기도 먹고 자연을 즐길 수 있으니까 아주 좋아요, 최고예요."

책도 읽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색다른 도서관, 이번 주말 가족 나들이로 도서관에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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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도서관에서 책만 읽는다?’ 이색 도서관
    • 입력 2013-06-11 08:18:45
    • 수정2013-06-11 10:38:2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외국에서는 도시의 명소로 도.서.관.이 자주 꼽히는데요, 특히 도심 속 한 가운데 명물 디자인과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작가가 '미래를 만드는 도서관'이라는 말을 쓴 게 떠오르네요, 우리나라에도 독서라는 체험을 즐겁게 하기 위한 도서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현정 기자, 이 정도면 일부러 찾아갈만 하겠어요?

우리나라 성인의 1년 독서량이 10권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도서관이라면 책이 저절로 읽힐 거 같습니다.

책이 아니라 사람을 대여할 수 있구요, 조용한 도서관의 딱딱한 의자가 아니라, 한옥 대청마루에 누워서 또는 자연 속에서 캠핑하면서 책을 빌려볼 수도 있습니다.

책도 읽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이색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노원구의 한 도서관, 사람들은 조용히 책갈피를 넘기는데요.

우리가 아는 여느 도서관 풍경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책이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휴먼북 빌리러 왔어요."

<녹취> "열람 신청하셨죠? 저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면 됩니다."

사람책을 빌리러 왔다는데요,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휴먼 라이브러리, 우리말로 사람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종이책 대신 사람을 빌려주는 겁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메이크업 일을 하고 있는 김미정이에요."

흔히 인간의 경험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들 하죠?

휴먼북과 일대일로 만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겁니다.

<녹취> "이분 머리 어때? 짧지? 근데 지금 여기는 어때?"

<녹취> "길어요."

<녹취> "길지? 가발이야. 전체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이런 일을 하는 거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김미정 씨 역시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나눠 주기 위해 휴먼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미정(메이크업 아티스트) : "사회에 돈으로 기부하는 게 아니라 재능도 기부를 할 수 있구나. 그 기회를 많이 찾고 있던 터에 휴먼 라이브러리를 알게 되어서 지원을 했죠."

<인터뷰> 임현민(상곡초등학교 5학년) : "책으로 읽으면 지루하고 그럴 수 있는데 직접 만나니까 더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19개 분야의 350명이 재능을 무료 기부하고 있는데요.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양시모(노원정보도서관 관장) : "휴먼 라이브러리는 사람이 책이 되는 도서관입니다. 상담이나 강의가 아니고 어떤 분야를 독자들이 하고 싶어 하실 때 그 분야에 접근하기 위한 초기방향을 잡아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게 저희 휴먼북들입니다."

<녹취> "위인자자로서 갈불위효이니"

훈장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 여기가 서당이냐고요?

<인터뷰> 신태희(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장) :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한옥도서관입니다. 어린이들이 효를 배우고 선조들의 민속놀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한옥 도서관! 우리나라 자생 소나무를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지었는데요.

모든 공간이 좌식으로 되어 있어 앉아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녹취> "나무에 누워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 양동윤(서울시 방배동) : "한옥이라는 분위기가 애들 정서에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여기 오면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유승연(서울시 방배동) : "마룻바닥에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책을 읽다 싫증 나면 마당에 나와 놀 수도 있는데요.

<인터뷰> 최지수(전남 목포시) : "다른 도서관이랑 다르게 마당에서 투호 놀이를 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만져본 볏짚이 신기하기만 한데요.

<녹취> "엄마~ 두 개로 땋아, 세 개로 땋아?"

<녹취> "세 개로 땋는 거야."

<녹취> "새끼 꼬는 게 약간 어려워요. 엄마와 함께 만든 만두인형, 귀엽죠?"

<인터뷰> 마지현(서울시 개봉동) : "도서관에 책만 읽으러 오는 게 아니라 만들기도 하고 더 책에 대해서 친숙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전통체험을 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도 있습니다.

충주호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이곳은 충북 충주의 한 폐교인데요.

이곳이 바로 도서관 캠핑장입니다.

<녹취> "지금 뭐 따시는 거예요?"

<녹취> "오디요, 오디!"

도시에서 보기 힘든 오디도 따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는데요.

<녹취> "어머, 고기가 있어!"

정겨운 시골 고향 같은 곳이죠?

신 나게 물고기를 잡다 지치면 도서관에 가서 마음대로 책을 볼 수도 있습니다.

사서도 대출 카드도 필요 없이 원하는 책을 가져와 마음껏 읽을 수 있는데요.

<인터뷰> 김정수(경기도 수원시) : "저도 책을 좋아해서 캠핑 와서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오성현(캠핑도서관장) :"여기는 풀밭이 아름답고 경치가 좋아서 오토캠핑장을 만들었는데 캠핑 오는 분들을 위한 도서관과 미술관의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바비큐로 배불리 먹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마음의 양식도 채우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인터뷰> 김영우(경기도 성남시) : "책도 읽을 수 있어서 보고 싶을 때 꺼내서 볼 수도 있고요."

<인터뷰> 유상훈(경기도 성남시) :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아이들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고요."

<인터뷰> 유상훈(경기도 성남시) : "도심에서 너무 힘들었던 것을 벗어나서 밖에 여기 나와 캠핑하면서 책도 읽고 고기도 먹고 자연을 즐길 수 있으니까 아주 좋아요, 최고예요."

책도 읽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색다른 도서관, 이번 주말 가족 나들이로 도서관에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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