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 당국회담 왜 깨졌나?

입력 2013.06.15 (07:50) 수정 2013.06.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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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한반도]입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요동을 쳤습니다.

현충일인 6일 정오 무렵 전격적인 남북대화 제의에 이어 9일 남북 실무접촉, 그리고 11일 저녁 남북당국회담 무산 발표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 였습니다.

도대체 왜 북한은 갑작스럽게 남북 대화를 제의했다가 막상 회담을 하루 앞두고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으며 대화를 무산시켰을까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2년 4개월 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 하루를 앞두고 무산됐습니다.

회담에 참석할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남북이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11일 오후 1시, 대표단의 명단을 동시 교환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명단교환 직후 북측은 강지영 국장은 장관급 인사라며 남측에서도 장관급이 나와야 한다고 전해왔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 역시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강지영 국장을 장관급이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며, 김남식 차관을 대표로 한 회담 개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남북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저녁 7시, 북측은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북한 측은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수석대표로 원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공식대화에 단장으로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남한이 북한체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 "북쪽 입장에서는 김양건 대남당담비서의 경우 당의 비서로서 위상이라든가 권한이 라든가 직급 자체가 내각의 장관급보다 높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통일부 장관 뿐만 아니라 국정원장이라든가 필요에 따라서는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까지 상대해야 될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북한은 남북 대화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회담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했습니다."

<녹취> 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지난 13일) :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에 수석대표를 아래 급으로 바꾸어 내놓는 놀음을 벌린 것은 북남 대화역사에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해괴한 망동으로서 무례무도의 극치이다."

대결 국면을 접고 대화로 돌아서는가 싶던 남북관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회담 의제나 내용이 아닌 형식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회담이 열리지도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데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던 북한이 수석회담의 격을 빌미로 아예 회담 자체를 깬 속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문(지난 6일) :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될 것이다."

지난 6일 북한의 갑작스런 대화제의에 남북대화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그 배경엔 우선 중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정확한 길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히 주변국은 물론 북한을 향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주문해왔습니다.

특히 북한에게는 6자회담에 복귀해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를 위한 협상국면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자 지난달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 자리에서 6자회담을 언급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놨습니다.

조선은…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조선은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이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미국과의 핵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협상 국면을 열어나가고자 하는 그런 의도, 또 한반도에서는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남북 간 대화라고 할까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북한과 중국 사이에 전략적인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겠느냐..."

실제로 북한은 미중정상회담이 열리기 불과 하루 전, 갑작스럽게 남북대화를 제의했습니다.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에 나서는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차원의 대화 제의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6년 만에 재개된 한중 군사회담도 북한엔 압박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정승조(합참의장/지난 4일) : "양측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양국 군사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거론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 맺은 군사 동맹 조약이 형식적으로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한국과 중국이 군사 교류를 확대하는 데에 대해서 자신에 대한 압박이자 동시에 어떤 긴장 요소로 충분히 인식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경제난도 대화제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녹취> 김정은(제1위원장/올 신년사) :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입니다."

경제적 성과를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주민들의 실생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제 문제에 보다 더 주력해야 될 그런 당면한 정책적 과제가 있지 않았겠느냐. 또 그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야 되고 당면해서는 개성공단의 복원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그런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아니었겠느냐 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이 선택해야 하는 변화의 길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어 함께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취임 이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꾸준히 주장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북한은 회담 제의를 통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한번 시험해 보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녹취> "(회담이 잘 진행됐나요?) 아주 훌륭합니다."

북한이 중국의 뜻을 따라 대화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중국은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확인했습니다.

<녹취> 도닐런(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두 나라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해야 하며 어떤 나라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녹취> 양제츠(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 "중미는 북핵 문제에 있어서 원칙과 입장이 일치합니다."

미국은 특히 북미대화를 위해서는 비핵화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북미대화는 남북대화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지난 11일) : "우리는 미·북 관계개선의 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족하기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남북대화를 통해 비핵화 압력을 희석시키고 북미 대화에 나서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던 북한 입장에선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굳이 급하게 남북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대북 정책은 상당히 단호한 공조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역시 중국의 대북 태도를 움직이기 위해서 남북 대화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아마 남북 대화 말고 다른 어떤 외교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실제로 미중정상회담의 결과가 알려진 지난 9일 남북실무협상에 나선 북한은 사흘 전 회담의 날짜와 장소 결정까지 남한에 맡겼던 북한이 아니었습니다.

수석대표와 회담의 의제를 놓고 남한 측과 대립했습니다.

북한입장에선 남한과 경제.사회 분야를 주로논의하길 바랐는데 회담의 격을 너무 높여 놓으면 정치군사 부문까지 포괄적으로 다뤄야 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아마 북한 입장에서도 이러한 상황에서 본 회담을 들어가더라도 상당히 합의 사항을 이끌어 내기가 힘들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예정된 당국 대화까지 거부한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당국간 회담에 나오길 바란다."

정부는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북한도 남북당국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없다고 선언한 마당이어서 당분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냉각기를 거치고 나면 남북이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결국 우리의 대북정책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통일이기 때문에 통일은 결국 우리가 이뤄내야 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좀 더 대북정책의 어떤 목표를 크게 보고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게 좀 더 적극적이고 좀 호의적인 그러한 남북 대화를 좀 진척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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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15 08:01:34
    • 수정2013-06-15 22: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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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한반도]입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요동을 쳤습니다.

현충일인 6일 정오 무렵 전격적인 남북대화 제의에 이어 9일 남북 실무접촉, 그리고 11일 저녁 남북당국회담 무산 발표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 였습니다.

도대체 왜 북한은 갑작스럽게 남북 대화를 제의했다가 막상 회담을 하루 앞두고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으며 대화를 무산시켰을까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2년 4개월 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 하루를 앞두고 무산됐습니다.

회담에 참석할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남북이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11일 오후 1시, 대표단의 명단을 동시 교환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명단교환 직후 북측은 강지영 국장은 장관급 인사라며 남측에서도 장관급이 나와야 한다고 전해왔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 역시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강지영 국장을 장관급이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며, 김남식 차관을 대표로 한 회담 개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남북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저녁 7시, 북측은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북한 측은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수석대표로 원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공식대화에 단장으로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남한이 북한체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 "북쪽 입장에서는 김양건 대남당담비서의 경우 당의 비서로서 위상이라든가 권한이 라든가 직급 자체가 내각의 장관급보다 높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고 통일부 장관 뿐만 아니라 국정원장이라든가 필요에 따라서는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까지 상대해야 될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북한은 남북 대화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회담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했습니다."

<녹취> 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지난 13일) :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에 수석대표를 아래 급으로 바꾸어 내놓는 놀음을 벌린 것은 북남 대화역사에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해괴한 망동으로서 무례무도의 극치이다."

대결 국면을 접고 대화로 돌아서는가 싶던 남북관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회담 의제나 내용이 아닌 형식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회담이 열리지도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데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던 북한이 수석회담의 격을 빌미로 아예 회담 자체를 깬 속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문(지난 6일) :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될 것이다."

지난 6일 북한의 갑작스런 대화제의에 남북대화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그 배경엔 우선 중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정확한 길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히 주변국은 물론 북한을 향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주문해왔습니다.

특히 북한에게는 6자회담에 복귀해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를 위한 협상국면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자 지난달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 자리에서 6자회담을 언급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놨습니다.

조선은…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조선은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이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미국과의 핵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협상 국면을 열어나가고자 하는 그런 의도, 또 한반도에서는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남북 간 대화라고 할까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북한과 중국 사이에 전략적인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겠느냐..."

실제로 북한은 미중정상회담이 열리기 불과 하루 전, 갑작스럽게 남북대화를 제의했습니다.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에 나서는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차원의 대화 제의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6년 만에 재개된 한중 군사회담도 북한엔 압박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정승조(합참의장/지난 4일) : "양측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양국 군사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거론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 맺은 군사 동맹 조약이 형식적으로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한국과 중국이 군사 교류를 확대하는 데에 대해서 자신에 대한 압박이자 동시에 어떤 긴장 요소로 충분히 인식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경제난도 대화제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녹취> 김정은(제1위원장/올 신년사) :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입니다."

경제적 성과를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주민들의 실생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제 문제에 보다 더 주력해야 될 그런 당면한 정책적 과제가 있지 않았겠느냐. 또 그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야 되고 당면해서는 개성공단의 복원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그런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아니었겠느냐 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이 선택해야 하는 변화의 길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어 함께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취임 이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꾸준히 주장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북한은 회담 제의를 통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한번 시험해 보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녹취> "(회담이 잘 진행됐나요?) 아주 훌륭합니다."

북한이 중국의 뜻을 따라 대화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중국은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확인했습니다.

<녹취> 도닐런(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두 나라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해야 하며 어떤 나라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녹취> 양제츠(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 "중미는 북핵 문제에 있어서 원칙과 입장이 일치합니다."

미국은 특히 북미대화를 위해서는 비핵화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북미대화는 남북대화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지난 11일) : "우리는 미·북 관계개선의 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족하기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남북대화를 통해 비핵화 압력을 희석시키고 북미 대화에 나서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던 북한 입장에선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굳이 급하게 남북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대북 정책은 상당히 단호한 공조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역시 중국의 대북 태도를 움직이기 위해서 남북 대화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아마 남북 대화 말고 다른 어떤 외교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실제로 미중정상회담의 결과가 알려진 지난 9일 남북실무협상에 나선 북한은 사흘 전 회담의 날짜와 장소 결정까지 남한에 맡겼던 북한이 아니었습니다.

수석대표와 회담의 의제를 놓고 남한 측과 대립했습니다.

북한입장에선 남한과 경제.사회 분야를 주로논의하길 바랐는데 회담의 격을 너무 높여 놓으면 정치군사 부문까지 포괄적으로 다뤄야 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아마 북한 입장에서도 이러한 상황에서 본 회담을 들어가더라도 상당히 합의 사항을 이끌어 내기가 힘들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예정된 당국 대화까지 거부한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당국간 회담에 나오길 바란다."

정부는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북한도 남북당국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없다고 선언한 마당이어서 당분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냉각기를 거치고 나면 남북이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결국 우리의 대북정책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통일이기 때문에 통일은 결국 우리가 이뤄내야 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좀 더 대북정책의 어떤 목표를 크게 보고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게 좀 더 적극적이고 좀 호의적인 그러한 남북 대화를 좀 진척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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