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충전] 행복 두 배! 힘 네 배! 쌍둥이 육아

입력 2013.06.21 (08:44) 수정 2015.05.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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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쌍둥이...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저는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쌍둥이는 오죽할까요?

그러게요, 정말 기쁨도 크시겠지만, 정말 힘드실 것 같은데요.

오늘은 요즘 늘고 있는 쌍둥이 가정들 취재했습니다.

기현정 기자, 남모를 기쁨도 있고, 또 애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쌍둥이 출산은 반가운 소식인데요.

쌍둥이 출산이 늘어난 것은 최근 고령의 임신부가 많아지고, 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출산은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두 배 이상 힘든데요.

쌍둥이 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행복은 두 배지만 힘은 네 배 든다는 쌍둥이 육아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출산을 앞둔 유연경 씨, 드디어 쌍둥이를 만날 생각에 설레는데요.

<인터뷰> 유연경(쌍둥이 임산부) : "아기가 쌍둥이고 아무래도 좀 작아서 인큐베이터에 안 들어가고 건강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몇 시간의 진통이 끝나고 드디어 쌍둥이가 태어났습니다.

<녹취> "아들이 2.8kg, 두 번째 딸이 2.08kg. 둘 다 똑똑하고 잘 울고 건강해요. 축하합니다!"

최근 쌍둥이 출산이 늘고 있습니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도 자연스레 늦춰지고 있는데요.

고령의 임산부는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이 높은데다,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중구(원장/산부인과 전문의) : "보통 쌍둥이 비율이 1% 정도 되는데 요즘은 3%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를 통해서 임신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육아, 쉽지 않은데요.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무려 셋을 함께 키우고 있는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첫째 예온이, 둘째 딸 예빈이, 셋째 예성이. 저희는 세쌍둥이 가족입니다."

25개월 된 세쌍둥이네는 뭐든지 세 개인데요.

<인터뷰> 김신영(세쌍둥이 엄마) :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애초에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세 개를 사야 해요. 그런데 그 세 개 갖고도 또 싸워요. 남의 떡이 커 보여서."

하지만 하나뿐인 엄마를 독차지하는 건 힘든 일인데요.

셋째 예성이는 유독 질투가 많아 엄마 품에만 안겨 있습니다.

<녹취> "알았어. 예성아. 안아줄 거야. 예빈아, 미안한데 잠깐만 있어. 예성이 금방 안아주고 또, 예빈이 안아줄게. 알았지? 엄마 안아줘? 같이 안아줘?"

<인터뷰> 김신영(세쌍둥이 엄마) : "요새는 서로 자기가 차지하려고 그런 게 제일 힘들어요."

이렇게 아이 셋을 돌보려니 남편의 도움은 필수인데요.

<녹취> "쉬는 날이 더 힘들죠, 뭐."

<녹취> "365일 출근하고 싶은 남자."

잠시 낮잠이라도 자고 싶지만, 아이들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녹취> "아빠. 일어나세요."

<녹취>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조금만 더."

언제가 가장 힘든지 아빠에게 물어봤는데요.

<인터뷰> 이기철(쌍둥이 아빠) : "다 같이 울 때도 있어요. 한 명씩 울면 괜찮은데 세 명이 다 울면 정신이 너무 없어요. 통제가 안 되고요."

밥 먹이는 것도 전쟁입니다.

하나 먹이는 것도 힘든데 셋을 한 번에 먹이려니 보통 일이 아니죠.

<인터뷰> 김신영(쌍둥이 엄마) : "밥 먹일 때마다 전쟁이에요. 전쟁. 앉아서 제대로 밥 먹을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남들 한 번에 한 개 쓰는 기저귀도 세 배, 생활비도 세 배 이상 드는데요.

<인터뷰> 김신영(쌍둥이 엄마) : "옷 한 벌 살 때 세 벌 사야 하고 장난감도 한 개 살 때 세 개 사야 하고. 모든 게 다 세 배고, 계산해보면 세 배보다 더 드는 것 같아요."

쌍둥이 육아, 이렇게 힘들다 보니 요즘은 서로 육아 정보도 나누고 고민도 해결하는 쌍둥이 엄마들의 모임이 많다고 하는데요.

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쌍둥이가 있는 광경, 보셨나요?

엄마들은 만나자마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데요.

보통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옷이나 장난감을 물려받아 쓰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쌍둥이는 쉽지 않다는데요.

<녹취> "쌍둥이는 물려 입을 수가 없다. 물려 줄 사람도 없다."

<녹취> "하나씩 주면은 그것도 안 하게 되더라고요."

<녹취> "지난번에는 쌍둥이 엄마들끼리 벼룩시장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처분을 매우 많이 했어요."

쌍둥이를 키우며 생겼던 웃지 못할 이야기에도 공감하고요.

<녹취> "한 아기를 먹이고 한 아기를 먹였어요. 근데 한 아기가 자꾸 배고프다고 울어. 너 아까 먹었는데 왜 배고프다고 그러니? 6시간 동안을 굶고 있는 거지."

육아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데요. 선배 엄마으로부터 육아 정보와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녹취> "6세 때는 둘이 분반을 시켰는데 챙길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인터뷰> 주○○(서울시 금호동) : "초등학교 1학년은 서로 적응하는데 같은 반이 좋다고 그래서 보냈는데 점수가 누가 더 높네, 선생님께서 누굴 더 예뻐하네, 이렇게 비교하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굉장히 안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쌍둥이는 임신부터 출산까지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위험부담이 큰데요.

하지만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인터뷰> 문화라(경기도 고양시) :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인데 쌍둥이를 낳은 사람은 사실 애국자에 가까운 거잖아요. 약간의 국가적인 혜택이나 이런 게 있으면 쌍둥이 엄마들이 심리적으로 좋을 텐데요."

<인터뷰> 서혜진(서울시 신정동) : "셋째는 나라에서 많이 나온다. 거의 나라에서 다 키워주지 않느냐 그러는데 소득에 따라서 다른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나오는 게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다태아 가정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을 연장해주는 내용의 제도개선안을 권고했다는데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쌍둥이 육아!

몸은 고돼도 둘이라서 더 특별하고 좋은 점도 있는데요.

<인터뷰> 최호경(서울시 금호동) : "독립심이 있어서 되게 잘 놀고 서로 챙겨주고."

<인터뷰> 주○○(서울시 금호동) : "제일 좋은 건 서로 기댈 수 있고 엄마가 없을 때. 그리고 항상 외롭지 않게 친구로서 평생을 지낼 수 있다는 거?"

행복은 두 배지만, 힘은 네 배 든다는 쌍둥이 육아!

쌍둥이 가정 엄마 아빠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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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충전] 행복 두 배! 힘 네 배! 쌍둥이 육아
    • 입력 2013-06-21 08:45:21
    • 수정2015-05-06 11: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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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쌍둥이...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저는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쌍둥이는 오죽할까요?

그러게요, 정말 기쁨도 크시겠지만, 정말 힘드실 것 같은데요.

오늘은 요즘 늘고 있는 쌍둥이 가정들 취재했습니다.

기현정 기자, 남모를 기쁨도 있고, 또 애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네,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쌍둥이 출산은 반가운 소식인데요.

쌍둥이 출산이 늘어난 것은 최근 고령의 임신부가 많아지고, 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출산은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두 배 이상 힘든데요.

쌍둥이 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행복은 두 배지만 힘은 네 배 든다는 쌍둥이 육아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출산을 앞둔 유연경 씨, 드디어 쌍둥이를 만날 생각에 설레는데요.

<인터뷰> 유연경(쌍둥이 임산부) : "아기가 쌍둥이고 아무래도 좀 작아서 인큐베이터에 안 들어가고 건강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몇 시간의 진통이 끝나고 드디어 쌍둥이가 태어났습니다.

<녹취> "아들이 2.8kg, 두 번째 딸이 2.08kg. 둘 다 똑똑하고 잘 울고 건강해요. 축하합니다!"

최근 쌍둥이 출산이 늘고 있습니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도 자연스레 늦춰지고 있는데요.

고령의 임산부는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이 높은데다,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중구(원장/산부인과 전문의) : "보통 쌍둥이 비율이 1% 정도 되는데 요즘은 3%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를 통해서 임신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육아, 쉽지 않은데요.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무려 셋을 함께 키우고 있는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첫째 예온이, 둘째 딸 예빈이, 셋째 예성이. 저희는 세쌍둥이 가족입니다."

25개월 된 세쌍둥이네는 뭐든지 세 개인데요.

<인터뷰> 김신영(세쌍둥이 엄마) :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애초에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세 개를 사야 해요. 그런데 그 세 개 갖고도 또 싸워요. 남의 떡이 커 보여서."

하지만 하나뿐인 엄마를 독차지하는 건 힘든 일인데요.

셋째 예성이는 유독 질투가 많아 엄마 품에만 안겨 있습니다.

<녹취> "알았어. 예성아. 안아줄 거야. 예빈아, 미안한데 잠깐만 있어. 예성이 금방 안아주고 또, 예빈이 안아줄게. 알았지? 엄마 안아줘? 같이 안아줘?"

<인터뷰> 김신영(세쌍둥이 엄마) : "요새는 서로 자기가 차지하려고 그런 게 제일 힘들어요."

이렇게 아이 셋을 돌보려니 남편의 도움은 필수인데요.

<녹취> "쉬는 날이 더 힘들죠, 뭐."

<녹취> "365일 출근하고 싶은 남자."

잠시 낮잠이라도 자고 싶지만, 아이들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녹취> "아빠. 일어나세요."

<녹취>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조금만 더."

언제가 가장 힘든지 아빠에게 물어봤는데요.

<인터뷰> 이기철(쌍둥이 아빠) : "다 같이 울 때도 있어요. 한 명씩 울면 괜찮은데 세 명이 다 울면 정신이 너무 없어요. 통제가 안 되고요."

밥 먹이는 것도 전쟁입니다.

하나 먹이는 것도 힘든데 셋을 한 번에 먹이려니 보통 일이 아니죠.

<인터뷰> 김신영(쌍둥이 엄마) : "밥 먹일 때마다 전쟁이에요. 전쟁. 앉아서 제대로 밥 먹을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남들 한 번에 한 개 쓰는 기저귀도 세 배, 생활비도 세 배 이상 드는데요.

<인터뷰> 김신영(쌍둥이 엄마) : "옷 한 벌 살 때 세 벌 사야 하고 장난감도 한 개 살 때 세 개 사야 하고. 모든 게 다 세 배고, 계산해보면 세 배보다 더 드는 것 같아요."

쌍둥이 육아, 이렇게 힘들다 보니 요즘은 서로 육아 정보도 나누고 고민도 해결하는 쌍둥이 엄마들의 모임이 많다고 하는데요.

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쌍둥이가 있는 광경, 보셨나요?

엄마들은 만나자마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데요.

보통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옷이나 장난감을 물려받아 쓰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쌍둥이는 쉽지 않다는데요.

<녹취> "쌍둥이는 물려 입을 수가 없다. 물려 줄 사람도 없다."

<녹취> "하나씩 주면은 그것도 안 하게 되더라고요."

<녹취> "지난번에는 쌍둥이 엄마들끼리 벼룩시장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처분을 매우 많이 했어요."

쌍둥이를 키우며 생겼던 웃지 못할 이야기에도 공감하고요.

<녹취> "한 아기를 먹이고 한 아기를 먹였어요. 근데 한 아기가 자꾸 배고프다고 울어. 너 아까 먹었는데 왜 배고프다고 그러니? 6시간 동안을 굶고 있는 거지."

육아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데요. 선배 엄마으로부터 육아 정보와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녹취> "6세 때는 둘이 분반을 시켰는데 챙길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인터뷰> 주○○(서울시 금호동) : "초등학교 1학년은 서로 적응하는데 같은 반이 좋다고 그래서 보냈는데 점수가 누가 더 높네, 선생님께서 누굴 더 예뻐하네, 이렇게 비교하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굉장히 안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쌍둥이는 임신부터 출산까지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위험부담이 큰데요.

하지만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인터뷰> 문화라(경기도 고양시) :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인데 쌍둥이를 낳은 사람은 사실 애국자에 가까운 거잖아요. 약간의 국가적인 혜택이나 이런 게 있으면 쌍둥이 엄마들이 심리적으로 좋을 텐데요."

<인터뷰> 서혜진(서울시 신정동) : "셋째는 나라에서 많이 나온다. 거의 나라에서 다 키워주지 않느냐 그러는데 소득에 따라서 다른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나오는 게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다태아 가정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을 연장해주는 내용의 제도개선안을 권고했다는데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쌍둥이 육아!

몸은 고돼도 둘이라서 더 특별하고 좋은 점도 있는데요.

<인터뷰> 최호경(서울시 금호동) : "독립심이 있어서 되게 잘 놀고 서로 챙겨주고."

<인터뷰> 주○○(서울시 금호동) : "제일 좋은 건 서로 기댈 수 있고 엄마가 없을 때. 그리고 항상 외롭지 않게 친구로서 평생을 지낼 수 있다는 거?"

행복은 두 배지만, 힘은 네 배 든다는 쌍둥이 육아!

쌍둥이 가정 엄마 아빠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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