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수 문화재급 미술품 경매 시장에

입력 2013.06.23 (07:14) 수정 2013.06.2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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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여곡절끝에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급 미술품들이 경매 시장에 나왔습니다.

국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문화재를 향유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이하경 기자가 이유를 설명합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직전 제작돼, 4백여년동안 일본의 사찰에 보관돼온 불화입니다.

한 고미술 연구자가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인터뷰>옥션: "조선 전기 불화들은 7점에서 8점 정도 일본과 국내에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귀한 작품입니다."

무한한 생명을 상징하는 선인들이 세밀하게 묘사돼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왕실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이 병풍도 백여년만에 독일에서 돌아왔습니다.

두 작품은 각각 10억원, 3억원 이상의 추정가가 매겨져 경매에 나왔습니다.

현재로선 개인에게 낙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나 전시를 위해 국공립 박물관이 매입하기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국립중앙박물관도 올해 올해 관련 예산은 27억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임재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지정문화재급 문화재는 30억 원을 호가하거든요. 지금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책정된 예산으로는 한 점도 구입할 수 없는...."

그래서, 국내에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문화재급 미술품을 확보하려면, 주로 기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미술품 기증을 유도하기 위해 평가액의 최대 60%까지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평생 모아 온 미술 작품 78점, 평가액 1조 천억 원어치를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한 화장품 재벌 '레너드 로더'.

그의 '통큰 기부'의 배경에도 이런 세제 혜택을 통해 기부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미술품의 적정 가격 산정의 어려움 등을 들어, 미술품 기부에 대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개인재산을 털어 모은 작품들을 기증했을 때는 사회적으로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긴 세월을 돌아 고국에 온 우리 문화 유산들.

'공공의 자산'으로 함께 향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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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환수 문화재급 미술품 경매 시장에
    • 입력 2013-06-23 07:16:26
    • 수정2013-06-23 0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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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급 미술품들이 경매 시장에 나왔습니다.

국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문화재를 향유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이하경 기자가 이유를 설명합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직전 제작돼, 4백여년동안 일본의 사찰에 보관돼온 불화입니다.

한 고미술 연구자가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인터뷰>옥션: "조선 전기 불화들은 7점에서 8점 정도 일본과 국내에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귀한 작품입니다."

무한한 생명을 상징하는 선인들이 세밀하게 묘사돼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왕실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이 병풍도 백여년만에 독일에서 돌아왔습니다.

두 작품은 각각 10억원, 3억원 이상의 추정가가 매겨져 경매에 나왔습니다.

현재로선 개인에게 낙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나 전시를 위해 국공립 박물관이 매입하기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국립중앙박물관도 올해 올해 관련 예산은 27억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임재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지정문화재급 문화재는 30억 원을 호가하거든요. 지금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책정된 예산으로는 한 점도 구입할 수 없는...."

그래서, 국내에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문화재급 미술품을 확보하려면, 주로 기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미술품 기증을 유도하기 위해 평가액의 최대 60%까지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평생 모아 온 미술 작품 78점, 평가액 1조 천억 원어치를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한 화장품 재벌 '레너드 로더'.

그의 '통큰 기부'의 배경에도 이런 세제 혜택을 통해 기부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미술품의 적정 가격 산정의 어려움 등을 들어, 미술품 기부에 대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개인재산을 털어 모은 작품들을 기증했을 때는 사회적으로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긴 세월을 돌아 고국에 온 우리 문화 유산들.

'공공의 자산'으로 함께 향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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