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출산장려’ 10년 효과 없어…대안은?

입력 2013.07.11 (21:30) 수정 2013.07.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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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산아 제한'을 강조해 오던 정부가 '출산 장려'로 정책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게 2004년, 올해로 꼭 10년째가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습니다.

부부 한 쌍이 평생 낳는 자녀 수,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1.3명으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저출산 상태입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인구의 날을 맞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바람직한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한창 자녀를 낳고 기를 때인 3ㆍ40대 부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곽혜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빠 왔다! 우와, 아빠다~~~~"

퇴근하는 아빠를 반기는 아이들.

석 달 전 태어난 막내까지, 요즘 보기 드문 4남매 가족입니다.

함께 어울리며 배려와 양보를 배워온 아이들은 막둥이 돌보는 일도 척척 해냅니다.

<녹취> "예뻐라, 영준아... 쪼옥!"

<인터뷰> 김길호·고은미 부부 : "(아이들 그 자체가 선물이고 가장 행복한 일이죠, 어때요 여보?) 저희가 못 주는 것은 자기들끼리 보충해주면서 나누겠죠."

하지만 현실에선 셋은 커녕 둘째 출산도 주저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시 분석 결과, 부모의 희망 자녀수는 1.96명, 그러나 실제 출산율은 1.02명에 그쳤습니다.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아이 한 명 낳아 대학 졸업시키기까지 평균 3억 원 넘는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맞벌이를 한다면 형편이 좀 낫겠지만 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과 미흡한 자녀 돌봄제도는 출산의 또다른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장수지(외동아들 엄마) :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제가 또 일해온 것이 포기하기 쉽지 않아서 선뜻 낳을 생각을 못 해요."

경기 침체 속에 취업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결혼과 임신까지 잇따라 미뤄지는 악순환도 저출산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1980년대 초등학교 교실 모습입니다.

여기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이제 40대 초반이 됐고, 현재 가장 많은 인구 수로 사회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30년 새 어린이 숫자가 40%나 줄어들었습니다.

비율로 따졌을 때 80년대 한 학급 학생이 50명이라고 치면 올해는 31명만 남았단 얘기입니다.

그럼, 앞으로 3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요?

만 15살에서 64살 사이, 그러니까 '생산 가능 인구'가 2017년부터 점점 줄더니 2040년대에 접어들면서 적정치보다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6명 이상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30년 뒤엔 불과 1.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겁니다.

당장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자녀를 낳기 꺼렸던 게, 결국에는 부메랑이 돼 노후 생계를 압박하는 부담으로 돌아오는 거죠.

이같은 인구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선 현재 1.3명에 못 미치는 합계 출산율을 최소 1.8명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매직 넘버' 1.8, 가능할까요?

이 출산율을 유지하는 집단이 실제 있습니다. 바로 공무원들입니다.

그렇다면 공무원 사회의 어떤 점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되는 건지 범기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오후 4시, 이강희 씨가 아이와 함께 집에 들어섭니다.

<녹취> "깔깔깔..."

집안은 곧 웃음소리로 가득찹니다.

한 달 전 이씨가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얻은 즐거움입니다.

<인터뷰> 이강희(식약처 사무관/휴직중) : "아이를 하나 더 낳아도 좋겠다고 아내와 얘기할 정도로 아빠 육아휴직은 좋습니다. 주변에도 육아휴직을 권하고 있습니다."

1995년에 12명이던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2,300명에 육박했습니다.

전체 민간기업에서 휴직한 숫자보다 남성 공무원 휴직자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자녀가 만 8살이 되기 전까지 언제든, 3년까지 쉴 수 있고,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도 없애는 내용의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결과입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공무원도 2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공무원은 임신과 출산으로 일터를 오래 떠나 있어도 일자리가 보장됩니다.

은퇴 후에 받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의 평균 7배 수준인 것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결국 출산율을 끌어 올리려면 경력단절이나 노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일자리 질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출산장려 정책에는 비용이 드는 만큼, 대신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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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출산장려’ 10년 효과 없어…대안은?
    • 입력 2013-07-11 21:32:35
    • 수정2013-07-11 22: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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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산아 제한'을 강조해 오던 정부가 '출산 장려'로 정책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게 2004년, 올해로 꼭 10년째가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습니다.

부부 한 쌍이 평생 낳는 자녀 수,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1.3명으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저출산 상태입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인구의 날을 맞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바람직한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한창 자녀를 낳고 기를 때인 3ㆍ40대 부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곽혜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빠 왔다! 우와, 아빠다~~~~"

퇴근하는 아빠를 반기는 아이들.

석 달 전 태어난 막내까지, 요즘 보기 드문 4남매 가족입니다.

함께 어울리며 배려와 양보를 배워온 아이들은 막둥이 돌보는 일도 척척 해냅니다.

<녹취> "예뻐라, 영준아... 쪼옥!"

<인터뷰> 김길호·고은미 부부 : "(아이들 그 자체가 선물이고 가장 행복한 일이죠, 어때요 여보?) 저희가 못 주는 것은 자기들끼리 보충해주면서 나누겠죠."

하지만 현실에선 셋은 커녕 둘째 출산도 주저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시 분석 결과, 부모의 희망 자녀수는 1.96명, 그러나 실제 출산율은 1.02명에 그쳤습니다.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아이 한 명 낳아 대학 졸업시키기까지 평균 3억 원 넘는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맞벌이를 한다면 형편이 좀 낫겠지만 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과 미흡한 자녀 돌봄제도는 출산의 또다른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장수지(외동아들 엄마) :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제가 또 일해온 것이 포기하기 쉽지 않아서 선뜻 낳을 생각을 못 해요."

경기 침체 속에 취업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결혼과 임신까지 잇따라 미뤄지는 악순환도 저출산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1980년대 초등학교 교실 모습입니다.

여기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이제 40대 초반이 됐고, 현재 가장 많은 인구 수로 사회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30년 새 어린이 숫자가 40%나 줄어들었습니다.

비율로 따졌을 때 80년대 한 학급 학생이 50명이라고 치면 올해는 31명만 남았단 얘기입니다.

그럼, 앞으로 3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요?

만 15살에서 64살 사이, 그러니까 '생산 가능 인구'가 2017년부터 점점 줄더니 2040년대에 접어들면서 적정치보다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6명 이상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30년 뒤엔 불과 1.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겁니다.

당장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자녀를 낳기 꺼렸던 게, 결국에는 부메랑이 돼 노후 생계를 압박하는 부담으로 돌아오는 거죠.

이같은 인구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선 현재 1.3명에 못 미치는 합계 출산율을 최소 1.8명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매직 넘버' 1.8, 가능할까요?

이 출산율을 유지하는 집단이 실제 있습니다. 바로 공무원들입니다.

그렇다면 공무원 사회의 어떤 점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되는 건지 범기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오후 4시, 이강희 씨가 아이와 함께 집에 들어섭니다.

<녹취> "깔깔깔..."

집안은 곧 웃음소리로 가득찹니다.

한 달 전 이씨가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얻은 즐거움입니다.

<인터뷰> 이강희(식약처 사무관/휴직중) : "아이를 하나 더 낳아도 좋겠다고 아내와 얘기할 정도로 아빠 육아휴직은 좋습니다. 주변에도 육아휴직을 권하고 있습니다."

1995년에 12명이던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2,300명에 육박했습니다.

전체 민간기업에서 휴직한 숫자보다 남성 공무원 휴직자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자녀가 만 8살이 되기 전까지 언제든, 3년까지 쉴 수 있고,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도 없애는 내용의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결과입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공무원도 2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공무원은 임신과 출산으로 일터를 오래 떠나 있어도 일자리가 보장됩니다.

은퇴 후에 받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의 평균 7배 수준인 것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결국 출산율을 끌어 올리려면 경력단절이나 노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일자리 질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출산장려 정책에는 비용이 드는 만큼, 대신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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