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신 훼손’ 10대, 범행 중에 사진 전송

입력 2013.07.15 (08:36) 수정 2013.07.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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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서 자신의 집 컨테이너에 보관했던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전해드렸는데요.

이 사건을 더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피의자가 범행 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추가로 밝혀진 내용들도 충격적이라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긴장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오히려 놀랐는데요.

수사가 진행될수록 10대가 저질렀다고 보기엔 어려운 엽기적인 범죄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범행 과정에서 친구에서 문자메시지는 물론 사진까지 보냈다고 하는데요.

보통 자신의 범행을 숨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경우는 결국, 아니었다는 얘깁니다.

범행 과정부터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까지 너무나도 잔인했던 이번 사건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진 현장검증.

현장에는 분노만큼이나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피의자 심 모 군은 이때만큼은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요.

<녹취>피의자 심 모 군 :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 (여자 분한테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

지켜보던 주민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지 못합니다.

<녹취>주민 : "야 이 자식아!"

<녹취>주민 : "눈물이 나서 볼 수가 없어요, 진짜. 어떻게 저런 사람이..."

<녹취>주민 : "나는 심장이 떨려 죽겠어요, 지금. 말도 못해요."

심 군은 살인을 저지른 모텔과 시신을 유기한 자신의 집에서 범행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재연했습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될 때도 무척 담담해보였는데요.

<녹취>피의자 심 모 군 (음성변조) : "죄송하다고 말씀드릴게요."

19살인 피의자 심 군은 지난 8일 평소 알고 지내던 17살 여고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뒤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유유히 모텔을 빠져나오는데요.

손에는 커다란 비닐 봉투가 들려있었습니다.

<녹취>임지환 (경정 / 용인동부경찰서 형사과) : "살해 이후 모텔에서 벗어나야하는데 (수사)망을 피해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까 (시신을) 훼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범행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는 심 군.

그러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건 당일, 심 군과 함께 모텔 카운터에 있던 최 모 군의 모습입니다.

친구였던 최 군은 심 군, 그리고 숨진 여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텔에서 먼저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최 군은 심 군에게 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작업 중이다’라는 내용이었다는데요.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까지 받았지만, 최 군은 진짜 범죄 장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최 군은) 장난인 줄 알았죠.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보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중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밴드 활동을 하며 최근까지 친하게 지내왔다고 합니다.

심 군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안 최 군은 심 군에게 자수를 권했다고 하는데요.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진술에 의하면 (최 군이) 자수를 하라고 말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어요."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범행 사실을 친구에게 먼저 알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건데요.

심 군은 또 범행 이후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는 등의 심경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이런 심 군의 행동을 죄의식 없는 일종의 ‘과시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박지선 (교수 /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 "끔찍한 행동인지에 대해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로 이것을 남들에게 과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엽기적이고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심 군은 그저 평범했다고 하는데요.

심 군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주점의 주인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00주점 주인 (음성 변조) : "저희 가게에서 한 1년 반 (일했어요.) 아르바이트생이 한 군데에서 그렇게 오래하기 쉽지 않잖아요. 되게 성실했어요. 일 잘하고... 저도 납득이 안 가는 거죠. 그럴 친구가 아닌데, 깜짝 놀랐어요."

1년 넘게 일하면서도 자신은 물론 다른 종업원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합니다.

<녹취>00주점 주인 (음성 변조) : "다른 친구들이랑 (문제) 없었어요. 잘 어울렸어요. 저랑 친하게 농담도 하고 그런 친구였는데... 집에도 바래다주고..."

음악 공부를 하겠다며 2년 전 고등학교를 자퇴한 심 군은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취재진이 만난 친구와 이웃들은 심 군이 그런 일을 저지를 만 한 사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녹취>피의자 친구 (음성변조) : "친구들 위해주고 진정으로 생각하는, 말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아이였어요."

<녹취>피의자 후배 (음성변조) : "원래 엄청 착했다고 다들 그래요."

<녹취>피의자 이웃 (음성변조) : " 순하고 착하게 생겼어요. 기타 메고 다니는 것만 봤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심 군.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피의자 심 모 군 (음성변조) :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했어요?)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피해여성을 성폭행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하지만 오원춘 사건과 달리 심 군은 10대인데다, 범행 사실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알렸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윤호 (교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정상적인 아이였다는 말이에요. (자퇴 전) 학교 잘 다니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그럼 뭘까요. 사회적 경험이나 환경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인터뷰>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최근에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10대들이 연루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이와 같은 범죄에 빠져드는가, 범죄의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는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고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심 군에 대해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경찰은 압수한 컴퓨터 등을 분석해 여죄가 있는지 보강수사 한 뒤,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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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시신 훼손’ 10대, 범행 중에 사진 전송
    • 입력 2013-07-15 08:37:35
    • 수정2013-07-15 09: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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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서 자신의 집 컨테이너에 보관했던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전해드렸는데요.

이 사건을 더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피의자가 범행 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추가로 밝혀진 내용들도 충격적이라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긴장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오히려 놀랐는데요.

수사가 진행될수록 10대가 저질렀다고 보기엔 어려운 엽기적인 범죄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범행 과정에서 친구에서 문자메시지는 물론 사진까지 보냈다고 하는데요.

보통 자신의 범행을 숨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경우는 결국, 아니었다는 얘깁니다.

범행 과정부터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까지 너무나도 잔인했던 이번 사건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진 현장검증.

현장에는 분노만큼이나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피의자 심 모 군은 이때만큼은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요.

<녹취>피의자 심 모 군 :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 (여자 분한테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

지켜보던 주민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지 못합니다.

<녹취>주민 : "야 이 자식아!"

<녹취>주민 : "눈물이 나서 볼 수가 없어요, 진짜. 어떻게 저런 사람이..."

<녹취>주민 : "나는 심장이 떨려 죽겠어요, 지금. 말도 못해요."

심 군은 살인을 저지른 모텔과 시신을 유기한 자신의 집에서 범행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재연했습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될 때도 무척 담담해보였는데요.

<녹취>피의자 심 모 군 (음성변조) : "죄송하다고 말씀드릴게요."

19살인 피의자 심 군은 지난 8일 평소 알고 지내던 17살 여고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뒤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유유히 모텔을 빠져나오는데요.

손에는 커다란 비닐 봉투가 들려있었습니다.

<녹취>임지환 (경정 / 용인동부경찰서 형사과) : "살해 이후 모텔에서 벗어나야하는데 (수사)망을 피해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까 (시신을) 훼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범행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는 심 군.

그러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건 당일, 심 군과 함께 모텔 카운터에 있던 최 모 군의 모습입니다.

친구였던 최 군은 심 군, 그리고 숨진 여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텔에서 먼저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최 군은 심 군에게 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작업 중이다’라는 내용이었다는데요.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까지 받았지만, 최 군은 진짜 범죄 장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최 군은) 장난인 줄 알았죠.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보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중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밴드 활동을 하며 최근까지 친하게 지내왔다고 합니다.

심 군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안 최 군은 심 군에게 자수를 권했다고 하는데요.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진술에 의하면 (최 군이) 자수를 하라고 말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어요."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범행 사실을 친구에게 먼저 알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건데요.

심 군은 또 범행 이후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는 등의 심경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이런 심 군의 행동을 죄의식 없는 일종의 ‘과시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박지선 (교수 /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 "끔찍한 행동인지에 대해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로 이것을 남들에게 과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엽기적이고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심 군은 그저 평범했다고 하는데요.

심 군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주점의 주인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00주점 주인 (음성 변조) : "저희 가게에서 한 1년 반 (일했어요.) 아르바이트생이 한 군데에서 그렇게 오래하기 쉽지 않잖아요. 되게 성실했어요. 일 잘하고... 저도 납득이 안 가는 거죠. 그럴 친구가 아닌데, 깜짝 놀랐어요."

1년 넘게 일하면서도 자신은 물론 다른 종업원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합니다.

<녹취>00주점 주인 (음성 변조) : "다른 친구들이랑 (문제) 없었어요. 잘 어울렸어요. 저랑 친하게 농담도 하고 그런 친구였는데... 집에도 바래다주고..."

음악 공부를 하겠다며 2년 전 고등학교를 자퇴한 심 군은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취재진이 만난 친구와 이웃들은 심 군이 그런 일을 저지를 만 한 사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녹취>피의자 친구 (음성변조) : "친구들 위해주고 진정으로 생각하는, 말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아이였어요."

<녹취>피의자 후배 (음성변조) : "원래 엄청 착했다고 다들 그래요."

<녹취>피의자 이웃 (음성변조) : " 순하고 착하게 생겼어요. 기타 메고 다니는 것만 봤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심 군.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피의자 심 모 군 (음성변조) :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했어요?)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피해여성을 성폭행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하지만 오원춘 사건과 달리 심 군은 10대인데다, 범행 사실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알렸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윤호 (교수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정상적인 아이였다는 말이에요. (자퇴 전) 학교 잘 다니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그럼 뭘까요. 사회적 경험이나 환경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인터뷰>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최근에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10대들이 연루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이와 같은 범죄에 빠져드는가, 범죄의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는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고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심 군에 대해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경찰은 압수한 컴퓨터 등을 분석해 여죄가 있는지 보강수사 한 뒤,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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