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북한-쿠바, 군수품 거래 ‘들통’

입력 2013.07.18 (00:09) 수정 2013.07.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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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아메리카를 관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이 곳.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 중에 하나로 꼽히는 파나마 운하입니다.

한 해에, 만 4천여 척의 배가 이곳을 지나간다고 하는데요.

어제 대량의 설탕 포대 속에 미사일 관련 부품을 몰래 싣고 이곳을 지나가던 북한 선박이 파나마 당국에 의해 적발됐습니다.

이 배는 쿠바를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두 나라 사이의 비밀스러운 무기 거래가 들통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 소식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원중 기자?

<질문> 우선 북한 선박 청천강호죠?

이 배가 싣고 있던 군사무기 부품이 정확하게 어떤 건가요?

<답변>

네,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는데요. 군사전문가들은 사진 판독을 통해 미사일 통제 레이더의 부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화면은 북한의 열병식 장면인데요.

지금 보이는 것이 SA-2라는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적의 비행기를 격추시키기 위한 미사일인데요.

이 미사일이 비행기를 격추하려면 레이더 유도장치가 필요한데 이번에 적발된 부품은 바로 미사일을 통제하는 레이더 부품이라고 합니다.

<질문> 그동안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나포된 사례는 가끔 있었지만 이번처럼 운하를 통과하다가 걸린 적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적발된 건가요?

<답변>

파나마당국은 문제의 선박에 마약이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 배에는 만톤의 쿠바산 흑설탕이 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설탕 포대를 들어내자 그 밑에 숨겨진 콘테이너가 있었고, 그 속에 바로 미사일 통제 장비 부품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무기류는 허가 없이 파나마 운하 통과가 안된다고 하는데요.

파나마 당국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적발의 전과정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이런 종류의 군수 물품은 허가 없이 파나마를 통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적발 과정에서 북한인 선장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요.

35명의 선원들은 현지 경찰이 접근할 때부터 완강하게 저항하기 시작해 조사를 하는 동안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고 파나마당국은 전했습니다.

<인터뷰>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선장과 35명의 선원이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선장은 심장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 무기 거래가 미국에겐 눈엣가시같은 존재인 쿠바와 북한 사이에 이뤄졌다는 건데요.

벌써부터 논란이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번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즉각 파나마 정부의 북한 국적 선박 검색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파나마 정부의 조치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벤트렐(미 국무부 부대변인) : "만약 선박에 무기가 실려 있다면 대북 제재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 1874호, 2094호 등을 위반한 것입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쿠바는 즉각 입장을 내놨습니다.

쿠바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북한 선박에 240톤의 낡은 방어무기가 실려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 무기들은 수리를 위해 보낸 것일 뿐 수리가 끝나면 다시 쿠바로 돌아올 물건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쿠바 방송 아나운서 : "미사일 2기와 부품 9개, 미그 전투기 2대와 엔진 15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 것들은 모두 20세기 중반에 생산된 것들입니다."

쿠바는 이 무기들이 자국의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국제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미국이 청천강호의 이동경로를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가 이번에 파나마당국에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질문>북한 선박이 무기나 불법화물을 싣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배가 문제가 된 청천강호인데요. 과

거에도 몇 차례 뉴스화 돼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 배입니다.

청천강호는 지난 2010년 대량의 마약과 무기를 숨기고 우크라이나의 한 항구에 입항했다가 적발돼 물건들도 모두 압수당하고 선박도 한 때 압류된 적이 있었습니다.

2009년에는 소말리아 해안에서는 해적들의 공격을 받아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이 밖에도 북한은 지난 2002년 스커드 미사일을 선적하고 예멘 근처의 인도양을 항해하다가 스페인 해군에 의해 나포된 적이 있었고요.

2012년에는 북한 국적 선박은 아니었지만 북한제 미사일 부품을 싣고 미얀마로 향하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일본에 입항했다가 적발된 적도 있습니다.

<질문> 유 기자!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답변>

네, 앞서 쿠바 당국의 성명에서 나온 것처럼 청천강호에 실려 있던 군수품의 양은 미사일 부품 외에도 훨씬 많은 것 같은데요.

핵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006년 의결한 북한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일단 설탕 포대 밑에 교묘히 숨겨 옮겼다는 사실이 국제사회의 의심을 사기 충분한 상황인데요.

쿠바 당국이 자국의 방어용 무기였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현재 파나마 당국이 유엔에 조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국제사회의 공동조사가 뒤이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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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7-18 07:18:37
    • 수정2013-07-18 08:41:19
    글로벌24
<앵커 멘트>

남북 아메리카를 관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이 곳.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 중에 하나로 꼽히는 파나마 운하입니다.

한 해에, 만 4천여 척의 배가 이곳을 지나간다고 하는데요.

어제 대량의 설탕 포대 속에 미사일 관련 부품을 몰래 싣고 이곳을 지나가던 북한 선박이 파나마 당국에 의해 적발됐습니다.

이 배는 쿠바를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두 나라 사이의 비밀스러운 무기 거래가 들통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 소식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원중 기자?

<질문> 우선 북한 선박 청천강호죠?

이 배가 싣고 있던 군사무기 부품이 정확하게 어떤 건가요?

<답변>

네,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는데요. 군사전문가들은 사진 판독을 통해 미사일 통제 레이더의 부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화면은 북한의 열병식 장면인데요.

지금 보이는 것이 SA-2라는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적의 비행기를 격추시키기 위한 미사일인데요.

이 미사일이 비행기를 격추하려면 레이더 유도장치가 필요한데 이번에 적발된 부품은 바로 미사일을 통제하는 레이더 부품이라고 합니다.

<질문> 그동안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나포된 사례는 가끔 있었지만 이번처럼 운하를 통과하다가 걸린 적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적발된 건가요?

<답변>

파나마당국은 문제의 선박에 마약이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 배에는 만톤의 쿠바산 흑설탕이 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설탕 포대를 들어내자 그 밑에 숨겨진 콘테이너가 있었고, 그 속에 바로 미사일 통제 장비 부품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무기류는 허가 없이 파나마 운하 통과가 안된다고 하는데요.

파나마 당국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적발의 전과정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이런 종류의 군수 물품은 허가 없이 파나마를 통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적발 과정에서 북한인 선장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요.

35명의 선원들은 현지 경찰이 접근할 때부터 완강하게 저항하기 시작해 조사를 하는 동안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고 파나마당국은 전했습니다.

<인터뷰>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선장과 35명의 선원이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선장은 심장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 무기 거래가 미국에겐 눈엣가시같은 존재인 쿠바와 북한 사이에 이뤄졌다는 건데요.

벌써부터 논란이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번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즉각 파나마 정부의 북한 국적 선박 검색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파나마 정부의 조치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벤트렐(미 국무부 부대변인) : "만약 선박에 무기가 실려 있다면 대북 제재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 1874호, 2094호 등을 위반한 것입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쿠바는 즉각 입장을 내놨습니다.

쿠바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북한 선박에 240톤의 낡은 방어무기가 실려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 무기들은 수리를 위해 보낸 것일 뿐 수리가 끝나면 다시 쿠바로 돌아올 물건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쿠바 방송 아나운서 : "미사일 2기와 부품 9개, 미그 전투기 2대와 엔진 15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 것들은 모두 20세기 중반에 생산된 것들입니다."

쿠바는 이 무기들이 자국의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국제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미국이 청천강호의 이동경로를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가 이번에 파나마당국에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질문>북한 선박이 무기나 불법화물을 싣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배가 문제가 된 청천강호인데요. 과

거에도 몇 차례 뉴스화 돼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 배입니다.

청천강호는 지난 2010년 대량의 마약과 무기를 숨기고 우크라이나의 한 항구에 입항했다가 적발돼 물건들도 모두 압수당하고 선박도 한 때 압류된 적이 있었습니다.

2009년에는 소말리아 해안에서는 해적들의 공격을 받아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이 밖에도 북한은 지난 2002년 스커드 미사일을 선적하고 예멘 근처의 인도양을 항해하다가 스페인 해군에 의해 나포된 적이 있었고요.

2012년에는 북한 국적 선박은 아니었지만 북한제 미사일 부품을 싣고 미얀마로 향하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일본에 입항했다가 적발된 적도 있습니다.

<질문> 유 기자!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답변>

네, 앞서 쿠바 당국의 성명에서 나온 것처럼 청천강호에 실려 있던 군수품의 양은 미사일 부품 외에도 훨씬 많은 것 같은데요.

핵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006년 의결한 북한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일단 설탕 포대 밑에 교묘히 숨겨 옮겼다는 사실이 국제사회의 의심을 사기 충분한 상황인데요.

쿠바 당국이 자국의 방어용 무기였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현재 파나마 당국이 유엔에 조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국제사회의 공동조사가 뒤이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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