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유해물질 흘러드는 ‘온산 연안’

입력 2013.07.21 (17:22) 수정 2013.07.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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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온산병’이란 말을 기억 하십니까.

1970년대에 울산 온산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로 인해 주민들에게 나타난 공해병을 일컫는 말입니다.

결국 주민 이주대책이 세워지고 사람들은 떠났지만, 바다는 여전히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이번 주에는 오염된 온산연안의 실태를 보도한 울산 MBC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먼저 기사을 내용 정리합니다.

<리포트>

울산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현장 365’는 지난 달 26일 온산연안 일대의 각종 중금속물질 유입 현장을 집중 보도했다.

원광석 가루를 옮기는 하역작업 과정에서 분진가루가 바다에 흩뿌려지고, 선박 플랜트 제작에 사용된 독성 유기용제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드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녹취> “완전 황폐화입니다. 제가 다이빙하고 이런 바다는 처음입니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해저 오염상태를 정밀 분석한 결과 중금속 오염은 심각한 수준.

납과 구리, 비소, 카드뮴은 정화복원기준을 37~73배 넘어섰다. 오염된 퇴적물로 수심이 얕아졌고, 대형선박 접근도 어려워진 상태이다.

준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작업 중 퇴적물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해야 할 ‘오탁 방지막’은 찾아볼 수 없다.

<녹취> "처음엔 설치를 했었거든요. 솔직히 작업을 하다보면 저희가 잠수가 안 되니까, 일일이 확인이 안 되니까..."

더 심각한 문제는 오염지역 인근 해안에서 채취한 수산물이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심각한 오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규제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이 기사는 지적하고 있다.

<앵커 멘트>

한때 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그 후에도 오염물질 배출이 별로 줄어든 것 같지 않습니다. 왜 이런 상태로 30년 가까이 방치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군요.

이번 탐사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한 울산 MBC 박치현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눈으로 보기에도 오염상태가 심각합니다. 바다라고 볼 수가 없을 정도인데, 그동안 유해 물질 배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없었나요?

<답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당국에서는 제가 취재를 해보니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단 한 번도 조사한 적도 규제 한 적도 없었습니다. 앞서 내용 보셨듯이 원자재에는 상당히 많은 합성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카드뮴이나 비소 이런 것들이 들어있는데 지금까지는 환경당국이나 관할 자치단체에서 단 한 번도 조사한 적도 없었고 단속이나 적발도 없었습니다.

<질문> 당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동안 언론에서조차 거론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문제 제기가 안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부두는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접근이 까다롭습니다. 원산부두 같은 경우는 주민들도 다 떠나버리고 쉽게 말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환경단체에서도 관심이 끊어졌고, 말 그대로 버려진 바다 그 자체라는 건데 그러다보니 언론에서도 환경단체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야지만 관심을 가질 텐데 한 30년 가까이 잊고 있었던 건 언론의 무책임도 있었다고 봐집니다.

<질문> 앞서 화면을 보니까 주로 밤에 수중 촬영을 한 것 같던데, 굳이 어두울 때 수중촬영을 한 이유는 뭔가요?

<답변>

많은 취재를 하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민감한 부분은 분명 마찰이 생깁니다. 특히 원산 앞바다 같은 경우는 30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인데 오염상태가 상당히 심각할거고 그렇다보니 해당업체는 자신들의 불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언론의 접근을 막아야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죠. 그래서 저희들은 밤을 이용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밤에 수중촬영을 시도 했었고, 마지막으로는 야간에 촬영을 해야지 오염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류는 불을 켜면 몰려듭니다.

그런데 불을 켜 봐도 물고기는 한 마리도 없었고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밤에 촬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보도를 보면 오염된 해산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고 했는데, 온산연안 일대의 어업활동에 제한이 없나요?

<답변>

70년대 초반에 ‘온산병’이라고 해서 카드뮴에 의해서 발생한 일본의 ‘이따이이따이’ 병과 똑같은 증상의 환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게 문제가 생기니까 78년도에 정부에서 온산지역을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합니다. 이후에 88년까지 10년 동안 보상을 다 마치고 어업활동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따라서 이쪽에서 생산되는 물고기는 유통시켜선 안 되는데 어민들은 유통을 시켰고 당국은 실제로 묵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일반시민들도 다 아는데 당국이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질문> 보도 이후에 유해물질 유입을 막을 대책이나 바다를 정화할 방안들이 나왔나요?

<답변>

해양당국하고 울산시가 퇴적물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주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요.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해당업체의 압수로 오염된 퇴적물을 준설 하는 걸로 됩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되는데 우선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해결되면 기업들은 똑 같은 행위를 할 수 있지 않느냐,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지역은 주민들도 떠났고 환경단체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시자가 없다는 것.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말씀이시군요. 네, 멀리서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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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유해물질 흘러드는 ‘온산 연안’
    • 입력 2013-07-21 17:31:27
    • 수정2013-07-21 17: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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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온산병’이란 말을 기억 하십니까.

1970년대에 울산 온산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로 인해 주민들에게 나타난 공해병을 일컫는 말입니다.

결국 주민 이주대책이 세워지고 사람들은 떠났지만, 바다는 여전히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이번 주에는 오염된 온산연안의 실태를 보도한 울산 MBC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먼저 기사을 내용 정리합니다.

<리포트>

울산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현장 365’는 지난 달 26일 온산연안 일대의 각종 중금속물질 유입 현장을 집중 보도했다.

원광석 가루를 옮기는 하역작업 과정에서 분진가루가 바다에 흩뿌려지고, 선박 플랜트 제작에 사용된 독성 유기용제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드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녹취> “완전 황폐화입니다. 제가 다이빙하고 이런 바다는 처음입니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해저 오염상태를 정밀 분석한 결과 중금속 오염은 심각한 수준.

납과 구리, 비소, 카드뮴은 정화복원기준을 37~73배 넘어섰다. 오염된 퇴적물로 수심이 얕아졌고, 대형선박 접근도 어려워진 상태이다.

준설작업을 하고 있지만, 작업 중 퇴적물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해야 할 ‘오탁 방지막’은 찾아볼 수 없다.

<녹취> "처음엔 설치를 했었거든요. 솔직히 작업을 하다보면 저희가 잠수가 안 되니까, 일일이 확인이 안 되니까..."

더 심각한 문제는 오염지역 인근 해안에서 채취한 수산물이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심각한 오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규제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이 기사는 지적하고 있다.

<앵커 멘트>

한때 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그 후에도 오염물질 배출이 별로 줄어든 것 같지 않습니다. 왜 이런 상태로 30년 가까이 방치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군요.

이번 탐사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한 울산 MBC 박치현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눈으로 보기에도 오염상태가 심각합니다. 바다라고 볼 수가 없을 정도인데, 그동안 유해 물질 배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없었나요?

<답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당국에서는 제가 취재를 해보니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단 한 번도 조사한 적도 규제 한 적도 없었습니다. 앞서 내용 보셨듯이 원자재에는 상당히 많은 합성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카드뮴이나 비소 이런 것들이 들어있는데 지금까지는 환경당국이나 관할 자치단체에서 단 한 번도 조사한 적도 없었고 단속이나 적발도 없었습니다.

<질문> 당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동안 언론에서조차 거론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문제 제기가 안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부두는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접근이 까다롭습니다. 원산부두 같은 경우는 주민들도 다 떠나버리고 쉽게 말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환경단체에서도 관심이 끊어졌고, 말 그대로 버려진 바다 그 자체라는 건데 그러다보니 언론에서도 환경단체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야지만 관심을 가질 텐데 한 30년 가까이 잊고 있었던 건 언론의 무책임도 있었다고 봐집니다.

<질문> 앞서 화면을 보니까 주로 밤에 수중 촬영을 한 것 같던데, 굳이 어두울 때 수중촬영을 한 이유는 뭔가요?

<답변>

많은 취재를 하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민감한 부분은 분명 마찰이 생깁니다. 특히 원산 앞바다 같은 경우는 30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인데 오염상태가 상당히 심각할거고 그렇다보니 해당업체는 자신들의 불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언론의 접근을 막아야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죠. 그래서 저희들은 밤을 이용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밤에 수중촬영을 시도 했었고, 마지막으로는 야간에 촬영을 해야지 오염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류는 불을 켜면 몰려듭니다.

그런데 불을 켜 봐도 물고기는 한 마리도 없었고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밤에 촬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보도를 보면 오염된 해산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고 했는데, 온산연안 일대의 어업활동에 제한이 없나요?

<답변>

70년대 초반에 ‘온산병’이라고 해서 카드뮴에 의해서 발생한 일본의 ‘이따이이따이’ 병과 똑같은 증상의 환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게 문제가 생기니까 78년도에 정부에서 온산지역을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합니다. 이후에 88년까지 10년 동안 보상을 다 마치고 어업활동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따라서 이쪽에서 생산되는 물고기는 유통시켜선 안 되는데 어민들은 유통을 시켰고 당국은 실제로 묵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일반시민들도 다 아는데 당국이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질문> 보도 이후에 유해물질 유입을 막을 대책이나 바다를 정화할 방안들이 나왔나요?

<답변>

해양당국하고 울산시가 퇴적물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주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요.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해당업체의 압수로 오염된 퇴적물을 준설 하는 걸로 됩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되는데 우선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해결되면 기업들은 똑 같은 행위를 할 수 있지 않느냐,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지역은 주민들도 떠났고 환경단체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시자가 없다는 것.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말씀이시군요. 네, 멀리서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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