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유혈 사태로 얼룩지는 ‘아랍의 봄’

입력 2013.07.30 (00:02) 수정 2013.07.3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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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둘러싼 시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군부가 무력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녹취> 아흐메드 아레프(이집트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27일 하루 사망자만 적어도 83명, 2011년 이집트 민주혁명 이후 단일 시위로 최대 피해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대규모 유혈참사에도 불구하고 과도정부가 무르시 지지세력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예고하면서 사태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스민 혁명으로 민주화의 봄이 오나 했는데 아랍이 다시 겨울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2011년 이후 최대 피해라는데 27일 시위 상황부터 살펴볼까요?

<답변>

네. 무르시 대통령의 축출로 혼란이 계속되는 이집트에서 지난 주말 사이 8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이번 충돌은 이집트 군부의 수장이자 과도정부의 국방장관인 엘시시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잠재적인 무르시 지지세력에 맞서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촉구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밤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각지에서 무르시 정권이 복귀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고요.

이에 군부가 광장 주변을 장갑차로 에워싸면서 팽팽한 대치상태가 계속됐습니다

<녹취> 모하마드 사예드(무르시 지지자)

<질문> 앞서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민간인 체포와 같은 기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총리에게 일부 이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치를 두고 정부가 본격적인 시위 단속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총리에게 민간인 체포와 더불어 '국가안보 비상법원', 즉 특별법원의 판단을 취소할 권한까지 일부 넘긴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재가 없이 병사들을 통해 민간인 체포를 할 수 있게 됐고요.

그러면서 이집트 내부에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가 무르시 지지세력들을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냐.. 그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집트 당국은 카이로대 인근 나흐다 광장을 비롯한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설치한 농성촌 두 곳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만간 두 집단의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는 상황 속에서 인명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사태가 점점 격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죠.

그러면서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된 이번 참사에 대해 UN은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시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이뿐만이 아닙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집트를 방문해 과도정부의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평화에 대한 노력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당초 유럽연합이 군부와 이슬람 세력 어느 곳의 편도 들지 않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달리, 유혈 진압이 이어지고 군부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약속이 불투명해지면서 개입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도 이집트 곳곳에서는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과도정부 내에서도 지아드 엘딘 부총리를 비롯해 조금씩 군부의 잇딴 강경정책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한편 이집트의 친무르시 시위대가 오는 30일, 바로 오늘이죠.

'백만인 행진' 예고하면서 또 다시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안개 속의 이집트,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요?

<답변>

네. 친 무르시 세력의 '이슬람 교도 반 쿠데타 연합'은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 30일, "'쿠데타의 순교자란 표어 아래 백만인 행진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계속해서 국민들이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현재 군부는 카이로내 보안 조치를 강화해 수십 대의 탱크가 도심에 배치한 상태이고요.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양 측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집트의 정정불안은 이웃 리비아와 튀니지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현재 리비아와 튀니지에서도 역시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데.. 복창현 특파원, '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나라들이 이렇게 차례로 무너지는 이유를 좀 짚어 주시죠.

<답변>

네.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정부와 세속주의자들 간의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먼저 리비아에선 이슬람 세력을 공개 비판하던 변호사가 피습당하면서 대규모 반 이슬람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을 틈타 폭동이 일어난 교도소에선 카다피 정권 잔당을 포함해 무려 천여 명이 탈옥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요.

튀니지 역시 지난 25일 야권의 유력한 지도자가 암살되면서 수 천명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를 두고 2년 전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세력이 득세하면서 독재자가 물러났지만 대다수의 아랍인들의 삶이 전혀 나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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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유혈 사태로 얼룩지는 ‘아랍의 봄’
    • 입력 2013-07-30 07:17:27
    • 수정2013-07-30 07:52:26
    글로벌24
<앵커 멘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둘러싼 시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군부가 무력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녹취> 아흐메드 아레프(이집트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27일 하루 사망자만 적어도 83명, 2011년 이집트 민주혁명 이후 단일 시위로 최대 피해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대규모 유혈참사에도 불구하고 과도정부가 무르시 지지세력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예고하면서 사태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스민 혁명으로 민주화의 봄이 오나 했는데 아랍이 다시 겨울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먼저 2011년 이후 최대 피해라는데 27일 시위 상황부터 살펴볼까요?

<답변>

네. 무르시 대통령의 축출로 혼란이 계속되는 이집트에서 지난 주말 사이 8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이번 충돌은 이집트 군부의 수장이자 과도정부의 국방장관인 엘시시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잠재적인 무르시 지지세력에 맞서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촉구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밤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각지에서 무르시 정권이 복귀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고요.

이에 군부가 광장 주변을 장갑차로 에워싸면서 팽팽한 대치상태가 계속됐습니다

<녹취> 모하마드 사예드(무르시 지지자)

<질문> 앞서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민간인 체포와 같은 기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총리에게 일부 이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치를 두고 정부가 본격적인 시위 단속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총리에게 민간인 체포와 더불어 '국가안보 비상법원', 즉 특별법원의 판단을 취소할 권한까지 일부 넘긴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재가 없이 병사들을 통해 민간인 체포를 할 수 있게 됐고요.

그러면서 이집트 내부에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가 무르시 지지세력들을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냐.. 그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집트 당국은 카이로대 인근 나흐다 광장을 비롯한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설치한 농성촌 두 곳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만간 두 집단의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는 상황 속에서 인명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사태가 점점 격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죠.

그러면서 내부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된 이번 참사에 대해 UN은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시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이뿐만이 아닙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집트를 방문해 과도정부의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평화에 대한 노력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당초 유럽연합이 군부와 이슬람 세력 어느 곳의 편도 들지 않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달리, 유혈 진압이 이어지고 군부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약속이 불투명해지면서 개입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도 이집트 곳곳에서는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과도정부 내에서도 지아드 엘딘 부총리를 비롯해 조금씩 군부의 잇딴 강경정책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한편 이집트의 친무르시 시위대가 오는 30일, 바로 오늘이죠.

'백만인 행진' 예고하면서 또 다시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안개 속의 이집트,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요?

<답변>

네. 친 무르시 세력의 '이슬람 교도 반 쿠데타 연합'은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 30일, "'쿠데타의 순교자란 표어 아래 백만인 행진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계속해서 국민들이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현재 군부는 카이로내 보안 조치를 강화해 수십 대의 탱크가 도심에 배치한 상태이고요.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양 측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집트의 정정불안은 이웃 리비아와 튀니지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현재 리비아와 튀니지에서도 역시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데.. 복창현 특파원, '아랍의 봄'을 이끌었던 나라들이 이렇게 차례로 무너지는 이유를 좀 짚어 주시죠.

<답변>

네.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정부와 세속주의자들 간의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먼저 리비아에선 이슬람 세력을 공개 비판하던 변호사가 피습당하면서 대규모 반 이슬람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을 틈타 폭동이 일어난 교도소에선 카다피 정권 잔당을 포함해 무려 천여 명이 탈옥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요.

튀니지 역시 지난 25일 야권의 유력한 지도자가 암살되면서 수 천명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를 두고 2년 전 아랍의 봄 이후 이슬람세력이 득세하면서 독재자가 물러났지만 대다수의 아랍인들의 삶이 전혀 나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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