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명화의 수난, 끊이지 않는 절도
입력 2013.08.08 (00:08)
수정 2013.08.0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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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술관에서 고가의 명작을 훔치는 모습.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도입부인데요, 이 영화뿐이 아닙니다.
'오션스 트웰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 외국 영화에서도 미술품 절도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죠.
고가의 미술품 절도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도난당한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렵고 아예 영영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최근 미술품 도난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아닐까요?
<답변> 네, 지난해 10월입니다.
국내외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됐었죠,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할 미술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이때 도난당한 작품들은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 고갱의 '열린 창문 앞의 소녀', 모네의 '워털루 다리 런던' 등인데요.
범인들은 새벽에 침입해 불과 2분 여만에 그림 7점을 떼어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에케르(로테르담 경찰 대변인) : "범인들은 침입 후 도망갈 길을 확보했고 짧은 시간에 7점을 훔쳤습니다."
<질문> 아직도 미술품의 행방은 묘연하다면서요?
<답변> 사실 올해 초에 루마니아인 등 용의자 3명이 붙잡힐 때만 해도 금방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는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숨겼다고 진술했고 모친은 '작품을 불태웠다'고 했다가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난로의 재를 분석한 결과 캔버스 천과 나무, 그리고 물감 성분 등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명작들이 정말로 불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인터뷰> 타로노보뉴(루마니아국립역사박물관장) : "재 속에서 주석과 납으로 된 노란색 안료가 발견됐습니다. 그건 아주 특별한 안료입니다.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재의 성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 재검증을 의뢰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뉴스를 보면 이런 미술품 도난 소식이 상당히 잦은 듯 해요?
<답변> 1~2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큰 사건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월 그리스 아테네 국립미술관에서 피카소의 '여인의 두상' 등 세 작품을 도난당했습니다.
2010년에는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피카소의 '비둘기와 완두콩' 모딜리아니의 '부채를 든 여인' 등 가치가 우리 돈 7천억원으로 추정되는 5점이 없어졌습니다.
이밖에도 브라질 상 파울루에서 2006년과 2008년 잇달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도난당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잃어버린 명작들을 되찾은 경우가 많이 있나요?
<답변> 지금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들도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1911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한 때 사라졌다가 2년 여만에 회수됐습니다.
세잔의 '붉은조끼를 입은 소년'도 도둑맞았었고, 모두 4개가 그려졌던 뭉크의 '절규' 가운데 두 작품도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사례로, 미국의 FBI는 중요 예술품 도난 사건 가운데 6%만 해결됐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질문> 명작들이 왜 이렇게 범행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답변> 대부분은 돈 때문입니다.
지금 이 그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데요.
폴 세잔의 1893년작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로 130cm, 세로 97cm인 이 작품 한점이 2011년에 우리돈 약 2천 9백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고흐, 세잔처럼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수 있죠.
명작들은 초고가이면서 부피가 작습니다.
그리고 은행 금고 속의 현금이나 금괴보다 훔치고 운반하기 쉽다는 점이 범행의 표적이 되는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질문> 미술관들도 이런 사정을 알고 탄탄하게 경비를 할텐데 도대체 어떻게 침입하는 걸까요?
<답변> 구조적으로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은행 금고와 비교해볼까요.
금고는 외부인이 근처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죠.
하지만 미술관은 누구나 작품을 구경할 수 있게 개방돼있고 통로도 여럿입니다.
경비가 생각보다 허술한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 미술품 절도에도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답변> 대체로 심야나 이른 시간대에 아주 짧은 순간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쿤스트할 미술관은 새벽 세시에 침입해 2분만에 그림을 훔쳤고 아테네 미술관에서는 새벽 다섯시경 7분만에 범행이 끝났습니다.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의 절도도 아침 개관 준비를 하면서 범행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대개 범인들은 고가의 작품 몇 점만 훔치고 경비원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훔친 작품은 어떻게 처분을 하나요?
<답변> 네 그 점이 절도범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 되겠죠.
유명한 작품일수록 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난품은 즉각 관련기관에 공유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거래될 수가 없고 10분의 1 이하의 가격에 암거래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범인들은 팔지 못한 작품을 다시 근처에 갖다놓거나 최악의 경우 증거 인멸을 위해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질문> 공공 시설이건 개인 미술관이건 문화재나 다름없는 작품들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해야하지 않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유럽의 경제 위기 때문에 되레 인력과 시설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해 아테네 국립 미술관에 도둑이 들 당시 경비 인력이 딱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경제난으로 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됐고 파업까지 벌어진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불과 한달 뒤 그리스 올림피아 시에서도 조각상이 도난당했습니다.
<인터뷰> 에프티미오스 코자스(올림피아시 시장) : "예전에도 한 번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국에 부족하다고 말했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의 13%가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에 있는데 이 나라들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문화 분야 예산이 삭감되면 공공 기관의 경비도 느슨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 절도범을 막기도 어렵지만 잡는 것도 어렵지 않나요?
<답변> 각국의 치안 당국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FBI의 경우 별도의 예술범죄팀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절도 사건 등을 10대 예술 범죄로 정하고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없어진 작품이 걸려있던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는 등 미술품 절도범들은 수사기관보다 한발짝 먼저 달아나는 형국입니다.
미술관에서 고가의 명작을 훔치는 모습.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도입부인데요, 이 영화뿐이 아닙니다.
'오션스 트웰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 외국 영화에서도 미술품 절도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죠.
고가의 미술품 절도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도난당한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렵고 아예 영영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최근 미술품 도난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아닐까요?
<답변> 네, 지난해 10월입니다.
국내외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됐었죠,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할 미술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이때 도난당한 작품들은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 고갱의 '열린 창문 앞의 소녀', 모네의 '워털루 다리 런던' 등인데요.
범인들은 새벽에 침입해 불과 2분 여만에 그림 7점을 떼어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에케르(로테르담 경찰 대변인) : "범인들은 침입 후 도망갈 길을 확보했고 짧은 시간에 7점을 훔쳤습니다."
<질문> 아직도 미술품의 행방은 묘연하다면서요?
<답변> 사실 올해 초에 루마니아인 등 용의자 3명이 붙잡힐 때만 해도 금방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는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숨겼다고 진술했고 모친은 '작품을 불태웠다'고 했다가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난로의 재를 분석한 결과 캔버스 천과 나무, 그리고 물감 성분 등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명작들이 정말로 불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인터뷰> 타로노보뉴(루마니아국립역사박물관장) : "재 속에서 주석과 납으로 된 노란색 안료가 발견됐습니다. 그건 아주 특별한 안료입니다.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재의 성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 재검증을 의뢰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뉴스를 보면 이런 미술품 도난 소식이 상당히 잦은 듯 해요?
<답변> 1~2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큰 사건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월 그리스 아테네 국립미술관에서 피카소의 '여인의 두상' 등 세 작품을 도난당했습니다.
2010년에는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피카소의 '비둘기와 완두콩' 모딜리아니의 '부채를 든 여인' 등 가치가 우리 돈 7천억원으로 추정되는 5점이 없어졌습니다.
이밖에도 브라질 상 파울루에서 2006년과 2008년 잇달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도난당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잃어버린 명작들을 되찾은 경우가 많이 있나요?
<답변> 지금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들도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1911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한 때 사라졌다가 2년 여만에 회수됐습니다.
세잔의 '붉은조끼를 입은 소년'도 도둑맞았었고, 모두 4개가 그려졌던 뭉크의 '절규' 가운데 두 작품도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사례로, 미국의 FBI는 중요 예술품 도난 사건 가운데 6%만 해결됐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질문> 명작들이 왜 이렇게 범행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답변> 대부분은 돈 때문입니다.
지금 이 그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데요.
폴 세잔의 1893년작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로 130cm, 세로 97cm인 이 작품 한점이 2011년에 우리돈 약 2천 9백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고흐, 세잔처럼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수 있죠.
명작들은 초고가이면서 부피가 작습니다.
그리고 은행 금고 속의 현금이나 금괴보다 훔치고 운반하기 쉽다는 점이 범행의 표적이 되는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질문> 미술관들도 이런 사정을 알고 탄탄하게 경비를 할텐데 도대체 어떻게 침입하는 걸까요?
<답변> 구조적으로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은행 금고와 비교해볼까요.
금고는 외부인이 근처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죠.
하지만 미술관은 누구나 작품을 구경할 수 있게 개방돼있고 통로도 여럿입니다.
경비가 생각보다 허술한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 미술품 절도에도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답변> 대체로 심야나 이른 시간대에 아주 짧은 순간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쿤스트할 미술관은 새벽 세시에 침입해 2분만에 그림을 훔쳤고 아테네 미술관에서는 새벽 다섯시경 7분만에 범행이 끝났습니다.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의 절도도 아침 개관 준비를 하면서 범행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대개 범인들은 고가의 작품 몇 점만 훔치고 경비원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훔친 작품은 어떻게 처분을 하나요?
<답변> 네 그 점이 절도범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 되겠죠.
유명한 작품일수록 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난품은 즉각 관련기관에 공유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거래될 수가 없고 10분의 1 이하의 가격에 암거래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범인들은 팔지 못한 작품을 다시 근처에 갖다놓거나 최악의 경우 증거 인멸을 위해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질문> 공공 시설이건 개인 미술관이건 문화재나 다름없는 작품들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해야하지 않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유럽의 경제 위기 때문에 되레 인력과 시설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해 아테네 국립 미술관에 도둑이 들 당시 경비 인력이 딱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경제난으로 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됐고 파업까지 벌어진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불과 한달 뒤 그리스 올림피아 시에서도 조각상이 도난당했습니다.
<인터뷰> 에프티미오스 코자스(올림피아시 시장) : "예전에도 한 번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국에 부족하다고 말했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의 13%가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에 있는데 이 나라들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문화 분야 예산이 삭감되면 공공 기관의 경비도 느슨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 절도범을 막기도 어렵지만 잡는 것도 어렵지 않나요?
<답변> 각국의 치안 당국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FBI의 경우 별도의 예술범죄팀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절도 사건 등을 10대 예술 범죄로 정하고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없어진 작품이 걸려있던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는 등 미술품 절도범들은 수사기관보다 한발짝 먼저 달아나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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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08 06:51:12
- 수정2013-08-08 08:18:21
<앵커 멘트>
미술관에서 고가의 명작을 훔치는 모습.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도입부인데요, 이 영화뿐이 아닙니다.
'오션스 트웰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 외국 영화에서도 미술품 절도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죠.
고가의 미술품 절도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도난당한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렵고 아예 영영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최근 미술품 도난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아닐까요?
<답변> 네, 지난해 10월입니다.
국내외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됐었죠,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할 미술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이때 도난당한 작품들은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 고갱의 '열린 창문 앞의 소녀', 모네의 '워털루 다리 런던' 등인데요.
범인들은 새벽에 침입해 불과 2분 여만에 그림 7점을 떼어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에케르(로테르담 경찰 대변인) : "범인들은 침입 후 도망갈 길을 확보했고 짧은 시간에 7점을 훔쳤습니다."
<질문> 아직도 미술품의 행방은 묘연하다면서요?
<답변> 사실 올해 초에 루마니아인 등 용의자 3명이 붙잡힐 때만 해도 금방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는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숨겼다고 진술했고 모친은 '작품을 불태웠다'고 했다가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난로의 재를 분석한 결과 캔버스 천과 나무, 그리고 물감 성분 등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명작들이 정말로 불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인터뷰> 타로노보뉴(루마니아국립역사박물관장) : "재 속에서 주석과 납으로 된 노란색 안료가 발견됐습니다. 그건 아주 특별한 안료입니다.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재의 성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 재검증을 의뢰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뉴스를 보면 이런 미술품 도난 소식이 상당히 잦은 듯 해요?
<답변> 1~2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큰 사건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월 그리스 아테네 국립미술관에서 피카소의 '여인의 두상' 등 세 작품을 도난당했습니다.
2010년에는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피카소의 '비둘기와 완두콩' 모딜리아니의 '부채를 든 여인' 등 가치가 우리 돈 7천억원으로 추정되는 5점이 없어졌습니다.
이밖에도 브라질 상 파울루에서 2006년과 2008년 잇달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도난당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잃어버린 명작들을 되찾은 경우가 많이 있나요?
<답변> 지금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들도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1911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한 때 사라졌다가 2년 여만에 회수됐습니다.
세잔의 '붉은조끼를 입은 소년'도 도둑맞았었고, 모두 4개가 그려졌던 뭉크의 '절규' 가운데 두 작품도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사례로, 미국의 FBI는 중요 예술품 도난 사건 가운데 6%만 해결됐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질문> 명작들이 왜 이렇게 범행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답변> 대부분은 돈 때문입니다.
지금 이 그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데요.
폴 세잔의 1893년작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로 130cm, 세로 97cm인 이 작품 한점이 2011년에 우리돈 약 2천 9백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고흐, 세잔처럼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수 있죠.
명작들은 초고가이면서 부피가 작습니다.
그리고 은행 금고 속의 현금이나 금괴보다 훔치고 운반하기 쉽다는 점이 범행의 표적이 되는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질문> 미술관들도 이런 사정을 알고 탄탄하게 경비를 할텐데 도대체 어떻게 침입하는 걸까요?
<답변> 구조적으로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은행 금고와 비교해볼까요.
금고는 외부인이 근처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죠.
하지만 미술관은 누구나 작품을 구경할 수 있게 개방돼있고 통로도 여럿입니다.
경비가 생각보다 허술한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 미술품 절도에도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답변> 대체로 심야나 이른 시간대에 아주 짧은 순간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쿤스트할 미술관은 새벽 세시에 침입해 2분만에 그림을 훔쳤고 아테네 미술관에서는 새벽 다섯시경 7분만에 범행이 끝났습니다.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의 절도도 아침 개관 준비를 하면서 범행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대개 범인들은 고가의 작품 몇 점만 훔치고 경비원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훔친 작품은 어떻게 처분을 하나요?
<답변> 네 그 점이 절도범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 되겠죠.
유명한 작품일수록 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난품은 즉각 관련기관에 공유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거래될 수가 없고 10분의 1 이하의 가격에 암거래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범인들은 팔지 못한 작품을 다시 근처에 갖다놓거나 최악의 경우 증거 인멸을 위해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질문> 공공 시설이건 개인 미술관이건 문화재나 다름없는 작품들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해야하지 않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유럽의 경제 위기 때문에 되레 인력과 시설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해 아테네 국립 미술관에 도둑이 들 당시 경비 인력이 딱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경제난으로 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됐고 파업까지 벌어진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불과 한달 뒤 그리스 올림피아 시에서도 조각상이 도난당했습니다.
<인터뷰> 에프티미오스 코자스(올림피아시 시장) : "예전에도 한 번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국에 부족하다고 말했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의 13%가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에 있는데 이 나라들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문화 분야 예산이 삭감되면 공공 기관의 경비도 느슨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 절도범을 막기도 어렵지만 잡는 것도 어렵지 않나요?
<답변> 각국의 치안 당국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FBI의 경우 별도의 예술범죄팀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절도 사건 등을 10대 예술 범죄로 정하고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없어진 작품이 걸려있던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는 등 미술품 절도범들은 수사기관보다 한발짝 먼저 달아나는 형국입니다.
미술관에서 고가의 명작을 훔치는 모습.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도입부인데요, 이 영화뿐이 아닙니다.
'오션스 트웰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 외국 영화에서도 미술품 절도는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죠.
고가의 미술품 절도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도난당한 작품은 좀처럼 찾기 어렵고 아예 영영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최근 미술품 도난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아닐까요?
<답변> 네, 지난해 10월입니다.
국내외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됐었죠,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할 미술관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이때 도난당한 작품들은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 고갱의 '열린 창문 앞의 소녀', 모네의 '워털루 다리 런던' 등인데요.
범인들은 새벽에 침입해 불과 2분 여만에 그림 7점을 떼어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에케르(로테르담 경찰 대변인) : "범인들은 침입 후 도망갈 길을 확보했고 짧은 시간에 7점을 훔쳤습니다."
<질문> 아직도 미술품의 행방은 묘연하다면서요?
<답변> 사실 올해 초에 루마니아인 등 용의자 3명이 붙잡힐 때만 해도 금방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는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숨겼다고 진술했고 모친은 '작품을 불태웠다'고 했다가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난로의 재를 분석한 결과 캔버스 천과 나무, 그리고 물감 성분 등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명작들이 정말로 불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인터뷰> 타로노보뉴(루마니아국립역사박물관장) : "재 속에서 주석과 납으로 된 노란색 안료가 발견됐습니다. 그건 아주 특별한 안료입니다.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재의 성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 재검증을 의뢰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뉴스를 보면 이런 미술품 도난 소식이 상당히 잦은 듯 해요?
<답변> 1~2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큰 사건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월 그리스 아테네 국립미술관에서 피카소의 '여인의 두상' 등 세 작품을 도난당했습니다.
2010년에는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피카소의 '비둘기와 완두콩' 모딜리아니의 '부채를 든 여인' 등 가치가 우리 돈 7천억원으로 추정되는 5점이 없어졌습니다.
이밖에도 브라질 상 파울루에서 2006년과 2008년 잇달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도난당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잃어버린 명작들을 되찾은 경우가 많이 있나요?
<답변> 지금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들도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1911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한 때 사라졌다가 2년 여만에 회수됐습니다.
세잔의 '붉은조끼를 입은 소년'도 도둑맞았었고, 모두 4개가 그려졌던 뭉크의 '절규' 가운데 두 작품도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사례로, 미국의 FBI는 중요 예술품 도난 사건 가운데 6%만 해결됐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질문> 명작들이 왜 이렇게 범행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답변> 대부분은 돈 때문입니다.
지금 이 그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데요.
폴 세잔의 1893년작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로 130cm, 세로 97cm인 이 작품 한점이 2011년에 우리돈 약 2천 9백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고흐, 세잔처럼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수 있죠.
명작들은 초고가이면서 부피가 작습니다.
그리고 은행 금고 속의 현금이나 금괴보다 훔치고 운반하기 쉽다는 점이 범행의 표적이 되는 큰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질문> 미술관들도 이런 사정을 알고 탄탄하게 경비를 할텐데 도대체 어떻게 침입하는 걸까요?
<답변> 구조적으로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은행 금고와 비교해볼까요.
금고는 외부인이 근처에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죠.
하지만 미술관은 누구나 작품을 구경할 수 있게 개방돼있고 통로도 여럿입니다.
경비가 생각보다 허술한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 미술품 절도에도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답변> 대체로 심야나 이른 시간대에 아주 짧은 순간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쿤스트할 미술관은 새벽 세시에 침입해 2분만에 그림을 훔쳤고 아테네 미술관에서는 새벽 다섯시경 7분만에 범행이 끝났습니다.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의 절도도 아침 개관 준비를 하면서 범행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대개 범인들은 고가의 작품 몇 점만 훔치고 경비원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훔친 작품은 어떻게 처분을 하나요?
<답변> 네 그 점이 절도범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 되겠죠.
유명한 작품일수록 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난품은 즉각 관련기관에 공유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거래될 수가 없고 10분의 1 이하의 가격에 암거래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래서 범인들은 팔지 못한 작품을 다시 근처에 갖다놓거나 최악의 경우 증거 인멸을 위해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질문> 공공 시설이건 개인 미술관이건 문화재나 다름없는 작품들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해야하지 않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유럽의 경제 위기 때문에 되레 인력과 시설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해 아테네 국립 미술관에 도둑이 들 당시 경비 인력이 딱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경제난으로 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됐고 파업까지 벌어진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불과 한달 뒤 그리스 올림피아 시에서도 조각상이 도난당했습니다.
<인터뷰> 에프티미오스 코자스(올림피아시 시장) : "예전에도 한 번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국에 부족하다고 말했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의 13%가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에 있는데 이 나라들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문화 분야 예산이 삭감되면 공공 기관의 경비도 느슨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 절도범을 막기도 어렵지만 잡는 것도 어렵지 않나요?
<답변> 각국의 치안 당국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FBI의 경우 별도의 예술범죄팀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90년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절도 사건 등을 10대 예술 범죄로 정하고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없어진 작품이 걸려있던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는 등 미술품 절도범들은 수사기관보다 한발짝 먼저 달아나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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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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