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300년 영토 갈등 ‘지브롤터’
입력 2013.08.14 (00:09)
수정 2013.08.14 (09: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스페인 남단에서 지중해 쪽으로 뻗어있는 아름다운 땅.
지브롤터의 풍경입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 지브롤터, 여의도 면적이 채 되지 않는 이곳에 약 3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브롤터는 지리적으로는 스페인 내에 있지만 영어를 쓰는 영국 땅입니다.
지브롤터가 영국에 넘어간 지 3 백년이 되는 올해 스페인이 영토 회복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브롤터를 놓고 스페인이 어떤 형태의 압박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7월말 8월 초면 유럽도 한창 휴가철인데요.
스페인 정부는 이 시기에 지브롤터 드나드는 차량에 대한 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이 조치로 인해 수 천명이 길게는 반나절 이상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나아가 스페인 정부는 50유로, 우리 돈 약 7만원의 통행세를 물리고 스페인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지브롤터 주민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같은 압박은 지브롤터 주민들에게 불편과 더불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저는 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수 없죠. 60유로를 버는데 어떻게 50유로를 냅니까?"
나아가 지브롤터행 항공기는 스페인 영공 통과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강경 조치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측은 최근 영국이 지브롤터 앞 바다에 콘크리트 어초를 설치해 스페인 어선을 활동을 막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브롤터 자치정부는 국경 봉쇄 위협이 프랑코 정권이나 북한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스페인 어부 : "갈등이 생긴 건 그들(=영국)이 어초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모르겠어요. 우리는 평생 고기를 잡아왔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이건 근로자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얼마 안되는 어민들 때문에 2만 5천명이 영향을 받는 셈입니다."
<질문> 두 나라 간에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겠는데요?
<답변> 영국의 캐머론, 스페인의 라호이, 두 총리가 직접 통화를 하며 대화에 나서면서 갈등은 다소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외교적 해결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캐머런(영국 총리) : "두 나라 외무장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영국은 항상 지브롤터 주민의 편이라는 점입니다."
<녹취> 라호이(스페인 총리) : "스페인 정부는 불법을 행한 적이 없습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균형잡힌 조치를 취할것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스페인 시민의 이익을 수호할 것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브롤터 문제를 유엔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보도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스페인 외무장관은 다음 달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아르헨티나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스페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포클랜드를 무력 점령해서 영국과 전쟁까지 벌였던 나라죠.
영국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겠죠?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도 정례 훈련을 내세워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 호를 지브롤터로 보내는 한편 유럽 연합 등 국제 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질문> 지브롤터가 영국 땅이 된 건 오래 전이죠?
새삼스럽게 왜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걸까요?
<답변> 지브롤터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끝에 있는 면적 5.8㎢ 넓이의 작은 반도입니다.
300년 전 에스파니아 왕위 계승 전쟁에서 영국이 이기면서 1713년 유트레히트 조약에 따라 할양을 받은 것이죠.
스페인은 이후 꾸준히 반환을 요구해왔고 수차례 경제 봉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좌파 정부 때 다소 소강 상태였다가 이번에 중도 우파가 집권하면서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곳에 사는 3만명 주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1969년에 주민투표가 시행돼 영국령 자치정부가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도 스페인 반환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99%, 절대 다수가 반대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지브롤터 주민) : "지브롤타 시민은 영국인이 되길 원하지 스페인인이 되기는 원하지 않아요.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영토 반환이 순리에 맞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영토 점유'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 스페인도 그렇게 당당한 입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질문> '스페인도 당당해보이지 않는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답변> 화면을 보며 설명을 드리죠.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한 아프리카 북단에 모로코가 있는데요.
지브롤터 맞은 편, 볼록 나온 이 부분은 바로 스페인 땅입니다.
스페인은 이곳 세우타뿐 아니라 동쪽의 멜리야에 대해서도 모로코에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지브롤터보다 훨씬 오래 전인 15,6세기 때부터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죠.
<질문> 이렇게 영토의 일부가 본토와 떨어진 경우가 또 있나요?
<답변> 이른바 역외 영토, 인클라베 라고 부르는데요.
북유럽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이곳은 구 소련의 일부였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발트 3국이 러시아에서 독립하면서 마치 육지의 섬처럼 본토에서 분리됐습니다.
이곳 역시 발트해에서 북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으로, 발틱 함대 기지가 있습니다.
이밖에 아랍 에미리트 영토 북쪽으로 카사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도 본토와 떨어진 오만의 영토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곳은 걸프만의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곳이죠.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쿠바 남동부 관타나모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1898년 쿠바를 다스리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1903년부터 매년 금화 2천개, 약 4천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곳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쿠바정부는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요.
<질문> 영토와 관련한 분쟁에서 어느 한 쪽이 아량을 보이는 건 참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답변> 지브롤터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지 중의 요지입니다.
이곳 해협을 장악하면 지중해를 봉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지브롤터는 미국의 작전 기지와 연합군 함정의 수리항 역할을 했고 현재 영국도 지브롤터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들의 영토, 특히 요충지들은 대부분 과거 전쟁과 국제정치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본토와 떨어져 있고 또한 작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영토 반환 문제는 그것을 상쇄할만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한 교적 해결은 대단히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스페인 남단에서 지중해 쪽으로 뻗어있는 아름다운 땅.
지브롤터의 풍경입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 지브롤터, 여의도 면적이 채 되지 않는 이곳에 약 3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브롤터는 지리적으로는 스페인 내에 있지만 영어를 쓰는 영국 땅입니다.
지브롤터가 영국에 넘어간 지 3 백년이 되는 올해 스페인이 영토 회복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브롤터를 놓고 스페인이 어떤 형태의 압박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7월말 8월 초면 유럽도 한창 휴가철인데요.
스페인 정부는 이 시기에 지브롤터 드나드는 차량에 대한 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이 조치로 인해 수 천명이 길게는 반나절 이상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나아가 스페인 정부는 50유로, 우리 돈 약 7만원의 통행세를 물리고 스페인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지브롤터 주민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같은 압박은 지브롤터 주민들에게 불편과 더불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저는 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수 없죠. 60유로를 버는데 어떻게 50유로를 냅니까?"
나아가 지브롤터행 항공기는 스페인 영공 통과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강경 조치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측은 최근 영국이 지브롤터 앞 바다에 콘크리트 어초를 설치해 스페인 어선을 활동을 막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브롤터 자치정부는 국경 봉쇄 위협이 프랑코 정권이나 북한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스페인 어부 : "갈등이 생긴 건 그들(=영국)이 어초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모르겠어요. 우리는 평생 고기를 잡아왔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이건 근로자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얼마 안되는 어민들 때문에 2만 5천명이 영향을 받는 셈입니다."
<질문> 두 나라 간에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겠는데요?
<답변> 영국의 캐머론, 스페인의 라호이, 두 총리가 직접 통화를 하며 대화에 나서면서 갈등은 다소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외교적 해결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캐머런(영국 총리) : "두 나라 외무장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영국은 항상 지브롤터 주민의 편이라는 점입니다."
<녹취> 라호이(스페인 총리) : "스페인 정부는 불법을 행한 적이 없습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균형잡힌 조치를 취할것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스페인 시민의 이익을 수호할 것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브롤터 문제를 유엔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보도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스페인 외무장관은 다음 달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아르헨티나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스페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포클랜드를 무력 점령해서 영국과 전쟁까지 벌였던 나라죠.
영국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겠죠?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도 정례 훈련을 내세워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 호를 지브롤터로 보내는 한편 유럽 연합 등 국제 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질문> 지브롤터가 영국 땅이 된 건 오래 전이죠?
새삼스럽게 왜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걸까요?
<답변> 지브롤터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끝에 있는 면적 5.8㎢ 넓이의 작은 반도입니다.
300년 전 에스파니아 왕위 계승 전쟁에서 영국이 이기면서 1713년 유트레히트 조약에 따라 할양을 받은 것이죠.
스페인은 이후 꾸준히 반환을 요구해왔고 수차례 경제 봉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좌파 정부 때 다소 소강 상태였다가 이번에 중도 우파가 집권하면서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곳에 사는 3만명 주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1969년에 주민투표가 시행돼 영국령 자치정부가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도 스페인 반환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99%, 절대 다수가 반대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지브롤터 주민) : "지브롤타 시민은 영국인이 되길 원하지 스페인인이 되기는 원하지 않아요.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영토 반환이 순리에 맞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영토 점유'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 스페인도 그렇게 당당한 입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질문> '스페인도 당당해보이지 않는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답변> 화면을 보며 설명을 드리죠.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한 아프리카 북단에 모로코가 있는데요.
지브롤터 맞은 편, 볼록 나온 이 부분은 바로 스페인 땅입니다.
스페인은 이곳 세우타뿐 아니라 동쪽의 멜리야에 대해서도 모로코에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지브롤터보다 훨씬 오래 전인 15,6세기 때부터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죠.
<질문> 이렇게 영토의 일부가 본토와 떨어진 경우가 또 있나요?
<답변> 이른바 역외 영토, 인클라베 라고 부르는데요.
북유럽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이곳은 구 소련의 일부였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발트 3국이 러시아에서 독립하면서 마치 육지의 섬처럼 본토에서 분리됐습니다.
이곳 역시 발트해에서 북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으로, 발틱 함대 기지가 있습니다.
이밖에 아랍 에미리트 영토 북쪽으로 카사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도 본토와 떨어진 오만의 영토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곳은 걸프만의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곳이죠.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쿠바 남동부 관타나모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1898년 쿠바를 다스리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1903년부터 매년 금화 2천개, 약 4천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곳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쿠바정부는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요.
<질문> 영토와 관련한 분쟁에서 어느 한 쪽이 아량을 보이는 건 참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답변> 지브롤터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지 중의 요지입니다.
이곳 해협을 장악하면 지중해를 봉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지브롤터는 미국의 작전 기지와 연합군 함정의 수리항 역할을 했고 현재 영국도 지브롤터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들의 영토, 특히 요충지들은 대부분 과거 전쟁과 국제정치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본토와 떨어져 있고 또한 작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영토 반환 문제는 그것을 상쇄할만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한 교적 해결은 대단히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300년 영토 갈등 ‘지브롤터’
-
- 입력 2013-08-14 07:04:56
- 수정2013-08-14 09:24:03
<앵커 멘트>
스페인 남단에서 지중해 쪽으로 뻗어있는 아름다운 땅.
지브롤터의 풍경입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 지브롤터, 여의도 면적이 채 되지 않는 이곳에 약 3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브롤터는 지리적으로는 스페인 내에 있지만 영어를 쓰는 영국 땅입니다.
지브롤터가 영국에 넘어간 지 3 백년이 되는 올해 스페인이 영토 회복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브롤터를 놓고 스페인이 어떤 형태의 압박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7월말 8월 초면 유럽도 한창 휴가철인데요.
스페인 정부는 이 시기에 지브롤터 드나드는 차량에 대한 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이 조치로 인해 수 천명이 길게는 반나절 이상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나아가 스페인 정부는 50유로, 우리 돈 약 7만원의 통행세를 물리고 스페인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지브롤터 주민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같은 압박은 지브롤터 주민들에게 불편과 더불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저는 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수 없죠. 60유로를 버는데 어떻게 50유로를 냅니까?"
나아가 지브롤터행 항공기는 스페인 영공 통과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강경 조치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측은 최근 영국이 지브롤터 앞 바다에 콘크리트 어초를 설치해 스페인 어선을 활동을 막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브롤터 자치정부는 국경 봉쇄 위협이 프랑코 정권이나 북한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스페인 어부 : "갈등이 생긴 건 그들(=영국)이 어초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모르겠어요. 우리는 평생 고기를 잡아왔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이건 근로자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얼마 안되는 어민들 때문에 2만 5천명이 영향을 받는 셈입니다."
<질문> 두 나라 간에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겠는데요?
<답변> 영국의 캐머론, 스페인의 라호이, 두 총리가 직접 통화를 하며 대화에 나서면서 갈등은 다소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외교적 해결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캐머런(영국 총리) : "두 나라 외무장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영국은 항상 지브롤터 주민의 편이라는 점입니다."
<녹취> 라호이(스페인 총리) : "스페인 정부는 불법을 행한 적이 없습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균형잡힌 조치를 취할것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스페인 시민의 이익을 수호할 것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브롤터 문제를 유엔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보도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스페인 외무장관은 다음 달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아르헨티나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스페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포클랜드를 무력 점령해서 영국과 전쟁까지 벌였던 나라죠.
영국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겠죠?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도 정례 훈련을 내세워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 호를 지브롤터로 보내는 한편 유럽 연합 등 국제 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질문> 지브롤터가 영국 땅이 된 건 오래 전이죠?
새삼스럽게 왜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걸까요?
<답변> 지브롤터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끝에 있는 면적 5.8㎢ 넓이의 작은 반도입니다.
300년 전 에스파니아 왕위 계승 전쟁에서 영국이 이기면서 1713년 유트레히트 조약에 따라 할양을 받은 것이죠.
스페인은 이후 꾸준히 반환을 요구해왔고 수차례 경제 봉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좌파 정부 때 다소 소강 상태였다가 이번에 중도 우파가 집권하면서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곳에 사는 3만명 주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1969년에 주민투표가 시행돼 영국령 자치정부가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도 스페인 반환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99%, 절대 다수가 반대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지브롤터 주민) : "지브롤타 시민은 영국인이 되길 원하지 스페인인이 되기는 원하지 않아요.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영토 반환이 순리에 맞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영토 점유'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 스페인도 그렇게 당당한 입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질문> '스페인도 당당해보이지 않는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답변> 화면을 보며 설명을 드리죠.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한 아프리카 북단에 모로코가 있는데요.
지브롤터 맞은 편, 볼록 나온 이 부분은 바로 스페인 땅입니다.
스페인은 이곳 세우타뿐 아니라 동쪽의 멜리야에 대해서도 모로코에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지브롤터보다 훨씬 오래 전인 15,6세기 때부터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죠.
<질문> 이렇게 영토의 일부가 본토와 떨어진 경우가 또 있나요?
<답변> 이른바 역외 영토, 인클라베 라고 부르는데요.
북유럽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이곳은 구 소련의 일부였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발트 3국이 러시아에서 독립하면서 마치 육지의 섬처럼 본토에서 분리됐습니다.
이곳 역시 발트해에서 북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으로, 발틱 함대 기지가 있습니다.
이밖에 아랍 에미리트 영토 북쪽으로 카사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도 본토와 떨어진 오만의 영토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곳은 걸프만의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곳이죠.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쿠바 남동부 관타나모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1898년 쿠바를 다스리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1903년부터 매년 금화 2천개, 약 4천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곳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쿠바정부는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요.
<질문> 영토와 관련한 분쟁에서 어느 한 쪽이 아량을 보이는 건 참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답변> 지브롤터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지 중의 요지입니다.
이곳 해협을 장악하면 지중해를 봉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지브롤터는 미국의 작전 기지와 연합군 함정의 수리항 역할을 했고 현재 영국도 지브롤터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들의 영토, 특히 요충지들은 대부분 과거 전쟁과 국제정치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본토와 떨어져 있고 또한 작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영토 반환 문제는 그것을 상쇄할만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한 교적 해결은 대단히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스페인 남단에서 지중해 쪽으로 뻗어있는 아름다운 땅.
지브롤터의 풍경입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 지브롤터, 여의도 면적이 채 되지 않는 이곳에 약 3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브롤터는 지리적으로는 스페인 내에 있지만 영어를 쓰는 영국 땅입니다.
지브롤터가 영국에 넘어간 지 3 백년이 되는 올해 스페인이 영토 회복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브롤터를 놓고 스페인이 어떤 형태의 압박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7월말 8월 초면 유럽도 한창 휴가철인데요.
스페인 정부는 이 시기에 지브롤터 드나드는 차량에 대한 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이 조치로 인해 수 천명이 길게는 반나절 이상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나아가 스페인 정부는 50유로, 우리 돈 약 7만원의 통행세를 물리고 스페인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지브롤터 주민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같은 압박은 지브롤터 주민들에게 불편과 더불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저는 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들어갈 수 없죠. 60유로를 버는데 어떻게 50유로를 냅니까?"
나아가 지브롤터행 항공기는 스페인 영공 통과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강경 조치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측은 최근 영국이 지브롤터 앞 바다에 콘크리트 어초를 설치해 스페인 어선을 활동을 막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브롤터 자치정부는 국경 봉쇄 위협이 프랑코 정권이나 북한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스페인 어부 : "갈등이 생긴 건 그들(=영국)이 어초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모르겠어요. 우리는 평생 고기를 잡아왔습니다."
<녹취> 지브롤터 통행 근로자 : "이건 근로자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얼마 안되는 어민들 때문에 2만 5천명이 영향을 받는 셈입니다."
<질문> 두 나라 간에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겠는데요?
<답변> 영국의 캐머론, 스페인의 라호이, 두 총리가 직접 통화를 하며 대화에 나서면서 갈등은 다소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외교적 해결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캐머런(영국 총리) : "두 나라 외무장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영국은 항상 지브롤터 주민의 편이라는 점입니다."
<녹취> 라호이(스페인 총리) : "스페인 정부는 불법을 행한 적이 없습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균형잡힌 조치를 취할것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스페인 시민의 이익을 수호할 것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브롤터 문제를 유엔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보도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스페인 외무장관은 다음 달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아르헨티나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스페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포클랜드를 무력 점령해서 영국과 전쟁까지 벌였던 나라죠.
영국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겠죠?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도 정례 훈련을 내세워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 호를 지브롤터로 보내는 한편 유럽 연합 등 국제 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질문> 지브롤터가 영국 땅이 된 건 오래 전이죠?
새삼스럽게 왜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걸까요?
<답변> 지브롤터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끝에 있는 면적 5.8㎢ 넓이의 작은 반도입니다.
300년 전 에스파니아 왕위 계승 전쟁에서 영국이 이기면서 1713년 유트레히트 조약에 따라 할양을 받은 것이죠.
스페인은 이후 꾸준히 반환을 요구해왔고 수차례 경제 봉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좌파 정부 때 다소 소강 상태였다가 이번에 중도 우파가 집권하면서 영토를 회복하겠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곳에 사는 3만명 주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1969년에 주민투표가 시행돼 영국령 자치정부가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도 스페인 반환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99%, 절대 다수가 반대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지브롤터 주민) : "지브롤타 시민은 영국인이 되길 원하지 스페인인이 되기는 원하지 않아요.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영토 반환이 순리에 맞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영토 점유'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 스페인도 그렇게 당당한 입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질문> '스페인도 당당해보이지 않는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답변> 화면을 보며 설명을 드리죠.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한 아프리카 북단에 모로코가 있는데요.
지브롤터 맞은 편, 볼록 나온 이 부분은 바로 스페인 땅입니다.
스페인은 이곳 세우타뿐 아니라 동쪽의 멜리야에 대해서도 모로코에 반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지브롤터보다 훨씬 오래 전인 15,6세기 때부터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죠.
<질문> 이렇게 영토의 일부가 본토와 떨어진 경우가 또 있나요?
<답변> 이른바 역외 영토, 인클라베 라고 부르는데요.
북유럽의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이곳은 구 소련의 일부였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발트 3국이 러시아에서 독립하면서 마치 육지의 섬처럼 본토에서 분리됐습니다.
이곳 역시 발트해에서 북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으로, 발틱 함대 기지가 있습니다.
이밖에 아랍 에미리트 영토 북쪽으로 카사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도 본토와 떨어진 오만의 영토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곳은 걸프만의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곳이죠.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쿠바 남동부 관타나모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1898년 쿠바를 다스리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1903년부터 매년 금화 2천개, 약 4천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곳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쿠바정부는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요.
<질문> 영토와 관련한 분쟁에서 어느 한 쪽이 아량을 보이는 건 참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답변> 지브롤터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지 중의 요지입니다.
이곳 해협을 장악하면 지중해를 봉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지브롤터는 미국의 작전 기지와 연합군 함정의 수리항 역할을 했고 현재 영국도 지브롤터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들의 영토, 특히 요충지들은 대부분 과거 전쟁과 국제정치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본토와 떨어져 있고 또한 작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영토 반환 문제는 그것을 상쇄할만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한 교적 해결은 대단히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
-
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김혜송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