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캠핑 ‘광풍’…사설 캠핑장 관리 엉망

입력 2013.08.16 (21:28) 수정 2013.08.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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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과 함께, 자연과 호흡하는 캠핑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캠핑 열기는 더욱 뜨겁습니다.

지난 2011년, 100만 명을 넘어선 캠핑 인구가 불과 2년 만에 2배로 늘었고, 관련 산업도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함께 즐기는 레저인 캠핑,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막상 해보면 얼굴 찌푸리게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슬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이 캠프장은 올 들어 8만 명이 넘게 찾을 정도로 항상 만원, 자리 구하기는 당연히 힘듭니다.

<인터뷰> 신미옥(서울 한강로2가동) : "운이 아니면 힘들 정도죠. 만약 못 하게 되면 대기, 웨이팅 리스트에 넣어서... "

캠프장 예약난뿐만이 아닙니다.

전남 보성의 한 사설 캠프장.

바닥엔 폐 아스콘과 타일 조각 등이 깔려 있습니다.

폐 아스팔트는 강한 알칼리성으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사용이 엄격히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캠핑객들은 이런 폐 건축 골재 위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오수 처리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이 캠프장은 하루에 4.2톤가량의 오수를 배출하지만 처리시설 대신 정화조만 형식적으로 설치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수가 근처 개울로 흘러들어, 음식물 상한 냄새가 퍼집니다.

<녹취> 캠프장 업주 : "저희같이 영세한 사람들은 시설을 하나 갖추기가 쉽지 않죠."

캠프장 관리 상태도 부실합니다.

흙을 깎아낸 비탈면은 그대로 놔 둬 무너질 듯 위태로운 등..

캠핑 열기를 틈타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않은 사설 캠프장들 난립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캠핑은 이렇게 새소리, 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쉬는 겁니다.

바쁜 일상을 떠나 진정한 '삶의 쉼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캠핑을 하려면 예약이 필요한데 이것부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국립공원과 휴양림 예약사이트입니다.

이미 9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찼습니다.

지금 계획하면, 10월에나 할 수 있습니다.

캠핑 인구가 느는 속도를 시설이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골프장 예약하기보다 힘들기 때문에 시설이 안 좋아도 사설 캠핑장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사설 캠핑장은 사람이 많아 텐트 간격이 너무 좁습니다.

사생활 보호가 안되고, 줄을 겹쳐 텐트를 치야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걸려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습니다.

주차시설도 모자라 앞으로 국립공원에서 주차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캠핑카 이용이 제한됩니다.

편의시설도 부족합니다.

텐트를 300동이나 친 이곳 한강 캠핑장은 임시시설이지만 화장실 3곳, 개수대는 단 2곳 뿐입니다.

시설 뿐 아니라 캠핑 문화도 아직 정착이 안됐습니다.

삼겹살에 시원한 맥주 한잔 캠핑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지만, 지나친 음주와 고성방가로 이어져

캠핑장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 많습니다.

10시가 넘으면, 다른 가족들의 휴식을 생각하는 캠핑 매너부터 지켜야하겠습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레저로 정착한 나라의 캠핑 모습은 어떨까요?

전국 1만 6천여 곳에서 2,500만 명이 즐기는 미국은 캠핑천국으로 불립니다.

뉴욕주의 한 캠핑장으로 가볼까요?

<리포트>

뉴욕의 한 공영 캠핑장.

쾌적한 환경에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평일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녹취> 공원관계자 : "텐트캠핑장 주중 요금은 15달러에서 18달러정도입니다."

각 캠핑장엔 치안유지를 위한 경찰의 방범 순찰은 기본이고 전기나 샤워 등 편의시설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 국립, 주립 캠핑장이 미 전역에 수천 곳에 이릅니다.

<녹취> 캠핑객 : "제가 다녀본 캠핑장은 하나같이 여기처럼 관리가 잘 돼있었습니다. 대만족입니다."

비용도 저렴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대신 이용수칙은 대단히 엄격합니다. 규정을 어겼을 경우에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됩니다.

음주나 고성방가 등은 강력한 규제 대상입니다.

다른 이용객들을 위해섭니다.

<인터뷰> 제이슨(스테이플턴/국립공원관리원) : "시설을 훼손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 다음부터는 여기에 올 수 없습니다."

캠핑선진국 미국의 캠핑인구 2천 5백만을 가능케한 건 바로 탄탄한 기반시설과 이용객 친화적인 운영체제였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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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16 21:28:47
    • 수정2013-08-16 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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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과 함께, 자연과 호흡하는 캠핑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캠핑 열기는 더욱 뜨겁습니다.

지난 2011년, 100만 명을 넘어선 캠핑 인구가 불과 2년 만에 2배로 늘었고, 관련 산업도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함께 즐기는 레저인 캠핑,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막상 해보면 얼굴 찌푸리게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슬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이 캠프장은 올 들어 8만 명이 넘게 찾을 정도로 항상 만원, 자리 구하기는 당연히 힘듭니다.

<인터뷰> 신미옥(서울 한강로2가동) : "운이 아니면 힘들 정도죠. 만약 못 하게 되면 대기, 웨이팅 리스트에 넣어서... "

캠프장 예약난뿐만이 아닙니다.

전남 보성의 한 사설 캠프장.

바닥엔 폐 아스콘과 타일 조각 등이 깔려 있습니다.

폐 아스팔트는 강한 알칼리성으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사용이 엄격히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캠핑객들은 이런 폐 건축 골재 위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오수 처리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이 캠프장은 하루에 4.2톤가량의 오수를 배출하지만 처리시설 대신 정화조만 형식적으로 설치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수가 근처 개울로 흘러들어, 음식물 상한 냄새가 퍼집니다.

<녹취> 캠프장 업주 : "저희같이 영세한 사람들은 시설을 하나 갖추기가 쉽지 않죠."

캠프장 관리 상태도 부실합니다.

흙을 깎아낸 비탈면은 그대로 놔 둬 무너질 듯 위태로운 등..

캠핑 열기를 틈타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않은 사설 캠프장들 난립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캠핑은 이렇게 새소리, 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쉬는 겁니다.

바쁜 일상을 떠나 진정한 '삶의 쉼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캠핑을 하려면 예약이 필요한데 이것부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국립공원과 휴양림 예약사이트입니다.

이미 9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찼습니다.

지금 계획하면, 10월에나 할 수 있습니다.

캠핑 인구가 느는 속도를 시설이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골프장 예약하기보다 힘들기 때문에 시설이 안 좋아도 사설 캠핑장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사설 캠핑장은 사람이 많아 텐트 간격이 너무 좁습니다.

사생활 보호가 안되고, 줄을 겹쳐 텐트를 치야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걸려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습니다.

주차시설도 모자라 앞으로 국립공원에서 주차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캠핑카 이용이 제한됩니다.

편의시설도 부족합니다.

텐트를 300동이나 친 이곳 한강 캠핑장은 임시시설이지만 화장실 3곳, 개수대는 단 2곳 뿐입니다.

시설 뿐 아니라 캠핑 문화도 아직 정착이 안됐습니다.

삼겹살에 시원한 맥주 한잔 캠핑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지만, 지나친 음주와 고성방가로 이어져

캠핑장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 많습니다.

10시가 넘으면, 다른 가족들의 휴식을 생각하는 캠핑 매너부터 지켜야하겠습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레저로 정착한 나라의 캠핑 모습은 어떨까요?

전국 1만 6천여 곳에서 2,500만 명이 즐기는 미국은 캠핑천국으로 불립니다.

뉴욕주의 한 캠핑장으로 가볼까요?

<리포트>

뉴욕의 한 공영 캠핑장.

쾌적한 환경에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평일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녹취> 공원관계자 : "텐트캠핑장 주중 요금은 15달러에서 18달러정도입니다."

각 캠핑장엔 치안유지를 위한 경찰의 방범 순찰은 기본이고 전기나 샤워 등 편의시설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 국립, 주립 캠핑장이 미 전역에 수천 곳에 이릅니다.

<녹취> 캠핑객 : "제가 다녀본 캠핑장은 하나같이 여기처럼 관리가 잘 돼있었습니다. 대만족입니다."

비용도 저렴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대신 이용수칙은 대단히 엄격합니다. 규정을 어겼을 경우에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됩니다.

음주나 고성방가 등은 강력한 규제 대상입니다.

다른 이용객들을 위해섭니다.

<인터뷰> 제이슨(스테이플턴/국립공원관리원) : "시설을 훼손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 다음부터는 여기에 올 수 없습니다."

캠핑선진국 미국의 캠핑인구 2천 5백만을 가능케한 건 바로 탄탄한 기반시설과 이용객 친화적인 운영체제였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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