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선크림 가격에 생명 위협 느끼는 케냐 알비노”

입력 2013.09.03 (07:26) 수정 2013.09.0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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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돌이 지난 오스틴 키냔주이는 엄마 품을 벗어나 아장아장 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잔디밭에 쳐진 텐트가 만들어준 그늘이 안전하지만 주위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아기는 가족들이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 기어다니기에 바쁘다.

키냔주이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수백 명의 알비노를 대상으로 피부와 시력을 검진하고자 지난 1일 한 알비노 보호단체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키냔주이는 선천적으로 피부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백납병'으로 불리는 알비니즘을 갖고 태어났다.

케냐에는 피부가 검은 흑인임에도 알비니즘에 의해 흰 피부와 파란 눈을 가진 3만 명의 알비노가 있다.

이들은 태양이 내뿜는 자외선에 극도로 예민한 피부를 갖고 있어 선크림을 사용해야만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시력도 나빠 선글라스를 착용해야만 눈을 보호할 수 있다.

키냔주이를 여느 자식들과 똑같은 자랑스러운 아들이라고 말하는 엘리자베스 왐부이(27세)는 아들이 건강할 따름이라며 피부를 보호해주려고 선크림을 발라줬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케냐 알비노는 그러나 선크림의 가격이 너무 비싸 얼굴에 바르지 못하는 바람에 태양에 상처 입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케냐 일간 데일리 네이션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케냐 정부는 지난해 말 1억 실링(한화 약 14억 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해 알비노들에 매달 200mL들이 선크림을 무료로 공급해 줄 계획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업체선정과 제품 가격 등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계획을 유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페인트공인 왐부이의 남편 프레더릭 무투아는 자신의 아들에게 발라주는 1천8백 실링(한화 약 2만 5천 원) 짜리 선크림은 많은 사람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친지 중 한 명인 알비노가 태어난 이후 한 번도 선크림을 바르지 못해 지난주 결국 사망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케냐 인근국 탄자니아에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적 제약보다 이들의 신체 일부가 재물을 불러오고 건강을 지켜주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알비노가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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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싼 선크림 가격에 생명 위협 느끼는 케냐 알비노”
    • 입력 2013-09-03 07:26:08
    • 수정2013-09-03 09:28:34
    연합뉴스
이제 갓 돌이 지난 오스틴 키냔주이는 엄마 품을 벗어나 아장아장 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잔디밭에 쳐진 텐트가 만들어준 그늘이 안전하지만 주위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아기는 가족들이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 기어다니기에 바쁘다.

키냔주이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수백 명의 알비노를 대상으로 피부와 시력을 검진하고자 지난 1일 한 알비노 보호단체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키냔주이는 선천적으로 피부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백납병'으로 불리는 알비니즘을 갖고 태어났다.

케냐에는 피부가 검은 흑인임에도 알비니즘에 의해 흰 피부와 파란 눈을 가진 3만 명의 알비노가 있다.

이들은 태양이 내뿜는 자외선에 극도로 예민한 피부를 갖고 있어 선크림을 사용해야만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시력도 나빠 선글라스를 착용해야만 눈을 보호할 수 있다.

키냔주이를 여느 자식들과 똑같은 자랑스러운 아들이라고 말하는 엘리자베스 왐부이(27세)는 아들이 건강할 따름이라며 피부를 보호해주려고 선크림을 발라줬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케냐 알비노는 그러나 선크림의 가격이 너무 비싸 얼굴에 바르지 못하는 바람에 태양에 상처 입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케냐 일간 데일리 네이션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케냐 정부는 지난해 말 1억 실링(한화 약 14억 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해 알비노들에 매달 200mL들이 선크림을 무료로 공급해 줄 계획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업체선정과 제품 가격 등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계획을 유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페인트공인 왐부이의 남편 프레더릭 무투아는 자신의 아들에게 발라주는 1천8백 실링(한화 약 2만 5천 원) 짜리 선크림은 많은 사람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친지 중 한 명인 알비노가 태어난 이후 한 번도 선크림을 바르지 못해 지난주 결국 사망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케냐 인근국 탄자니아에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적 제약보다 이들의 신체 일부가 재물을 불러오고 건강을 지켜주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알비노가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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