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별명 무색해진 페더러, 은퇴 예고?

입력 2013.09.03 (10:45) 수정 2013.09.0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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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페더러(7위·스위스)가 연일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더러가 은퇴를 저울질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페더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3천425만2천 달러·약 381억원) 남자단식 16강에서 토미 로브레도(22위·스페인)에게 0-3(6<3>-7 3-6 4-6)으로 졌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도 8강에 오르지 못하며 페더러는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페더러의 하락세는 올 시즌 들어 뚜렷하다.

페더러는 호주오픈에서 4강, 프랑스오픈에서 8강, 윔블던에선 2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특히 윔블던에선 당시 세계랭킹 116위에게 발목 잡혀 타격이 더욱 컸다.

투어대회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변의 희생양으로 빈번하게 언급된 페더러는 시즌 절반이 지난 6월 게리 베버오픈(총상금 77만9천665 유로)에서야 투어대회 첫 우승컵을 안았다. 올 시즌 대회를 많이 소화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아쉬운 성적이다.

페더러의 내리막길은 세계랭킹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7월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그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페더러가 4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03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US오픈 직전 발표된 랭킹에서 그는 두 계단 더 하락하며 7위에 랭크했다. 2002년 10월 이후 11년 만에 기록한 최저 순위였다.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도 민망해지고 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4∼2009년 페더러는 서브, 스트로크, 네트 플레이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선수라는 칭송을 받으며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매해 2∼3개씩 꾸준히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수집하는 등 총 17번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 페더러의 내리막길이 뚜렷해지면서 페더러도 선수 생활을 마쳐야 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올해로 32살이다.

함께 '빅4'로 꼽히던 라파엘 나달(27·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26·세르비아), 앤디 머리(26·영국)와 비교해도 힘에 부치는 나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페더러 이전에 세계 최정상에서 전성기를 보낸 피트 샘프러스(31살 은퇴), 앤드리 애거시(36살 은퇴) 등도 30대 초중반에 은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페더러에게 은퇴 얘기가 나오는 것은 유난스런 일은 아니다.

최근 페더러는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제 컨디션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페더러는 평소보다 큰 라켓을 사용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작은 라켓을 들었다.

팬들은 페더러가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플레이를 재현, 마지막 한 번이라도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경기 후 페더러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나뿐이란 걸 알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나 자신을 이겨야 할 것 같다"고 마음을 애써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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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제’ 별명 무색해진 페더러, 은퇴 예고?
    • 입력 2013-09-03 10:45:28
    • 수정2013-09-04 08:16:09
    연합뉴스
로저 페더러(7위·스위스)가 연일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더러가 은퇴를 저울질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페더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3천425만2천 달러·약 381억원) 남자단식 16강에서 토미 로브레도(22위·스페인)에게 0-3(6<3>-7 3-6 4-6)으로 졌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도 8강에 오르지 못하며 페더러는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페더러의 하락세는 올 시즌 들어 뚜렷하다. 페더러는 호주오픈에서 4강, 프랑스오픈에서 8강, 윔블던에선 2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특히 윔블던에선 당시 세계랭킹 116위에게 발목 잡혀 타격이 더욱 컸다. 투어대회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변의 희생양으로 빈번하게 언급된 페더러는 시즌 절반이 지난 6월 게리 베버오픈(총상금 77만9천665 유로)에서야 투어대회 첫 우승컵을 안았다. 올 시즌 대회를 많이 소화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아쉬운 성적이다. 페더러의 내리막길은 세계랭킹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7월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그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페더러가 4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03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US오픈 직전 발표된 랭킹에서 그는 두 계단 더 하락하며 7위에 랭크했다. 2002년 10월 이후 11년 만에 기록한 최저 순위였다.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도 민망해지고 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4∼2009년 페더러는 서브, 스트로크, 네트 플레이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선수라는 칭송을 받으며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매해 2∼3개씩 꾸준히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수집하는 등 총 17번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 페더러의 내리막길이 뚜렷해지면서 페더러도 선수 생활을 마쳐야 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올해로 32살이다. 함께 '빅4'로 꼽히던 라파엘 나달(27·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26·세르비아), 앤디 머리(26·영국)와 비교해도 힘에 부치는 나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페더러 이전에 세계 최정상에서 전성기를 보낸 피트 샘프러스(31살 은퇴), 앤드리 애거시(36살 은퇴) 등도 30대 초중반에 은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페더러에게 은퇴 얘기가 나오는 것은 유난스런 일은 아니다. 최근 페더러는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제 컨디션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페더러는 평소보다 큰 라켓을 사용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작은 라켓을 들었다. 팬들은 페더러가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플레이를 재현, 마지막 한 번이라도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경기 후 페더러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나뿐이란 걸 알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나 자신을 이겨야 할 것 같다"고 마음을 애써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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