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루 총’ 사상이란…북 연계 수사

입력 2013.09.03 (23:31) 수정 2013.09.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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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안당국 수사의 초점은 과연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RO'라는 조직이 과연 북한과 연계가 돼있느냐는 것입니다.

국정원은 이 의원의 발언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어느정도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김귀수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네.)

<질문> 이석기 의원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한 자루 총' 사상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한 자루 총' 사상이란게 뭡니까?

<답변>

이석기 의원은 지난 5월 12일 열린 RO 회합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자루 권총’이란 사상"이라면서 "이 한 자루 권총이 수만 개의 핵폭탄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말한 '한 자루 총 사상' 이란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말인데, 북한에서 나온 겁니다.

북한은 김일성이 아버지 김형직으로부터 제국주의를 타도하라며 권총 두 자루를 받았고,이 중 한 자루를 무력으로 혁명을 완성하라며 김정일에게 줬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의 무력 혁명투쟁을 뜻하는 겁니다.

국정원은 이 의원의 발언을 무장 봉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의원은 철탑 폭파를 또 하나의 예로 들었는데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탑을 폭파 시키면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와함께 핵폭탄보다 사상의 무기가 더 무서운 것이라며, 심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지하조직 RO가 평소에도 철저한 보안수칙을 만들어 기밀을 유지했고, 유사시에 대비한 행동지침도 있었다면서요?

<답변>

5월12일 서울 합정동 회합 이틀전 경기도 곤지암에서도 회합이 있었는데요, 이 모임은 단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이석기 의원이 술에 취한 조직원에게 호통을 치면서, '장소가 보안상 취약하다'고 모임을 해산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RO의 보안 수칙은 철저했습니다.

전화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공중전화나 비밀휴대전화를 사용하게 했고, 도청을 막기 위해 모임 때는 노트북 전원을 모두 끄도록 했습니다.

버스로 모임장소에 갈 때는 목적지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는 일명 '꼬리따기'를 지시했습니다.

유사시를 대비해 항상 10만 원의 현금을 소지하고 잠적했다 다시 만나면 암구호를 교환할 것,긴급할 땐 전화로 '비상, 정리'를 외치라는 지침도 있었습니다.

5월 12일 서울 합정동 회합에서는 실제 전쟁을 대비한 보안지침도 논의됐습니다.

비상시 집결지나 이동 루트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전으로 진행되면 연락체계 수립과 후방교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전쟁이 났을 때 이석기 의원 등 '수뇌부'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발언도 있었는데요,

국정원은 이 의원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충성맹세' 편지 57통을 근거로 RO가 상명하복과 보안을 철칙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앞서 말씀하신 정황들을 보면 국정원에서 RO 조직이 북한과 연계됐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것 같은데요, 국정원 수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국정원은 RO가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RO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민혁당'이란 조직이 있었는데요,

1999년 공안당국 적발 당시 북한의 지령에 의해 결성된 조직으로 드러났습니다.

민혁당 사건으로 5개월 남짓 수감생활을 했던 이석기 의원은 출감 후 조직을 재건하는데, 이게 바로 RO입니다.

때문에 북한과의 연관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국정원은 특히 피의자 신분으로 국정원 조사를 받고 있는 김근래 씨 등 RO 조직원들이 북한을 방문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방북 당시 김 씨 등의 행적과 방문 목적이 확인되지 않아 북한 당국과의 접촉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8일 압수수색 당시 발견된 문건들도 북한과 연관성을 의심케하는데요,

이석기 의원의 오피스텔에서 압수된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조직생활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안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문을 열자'는 제목의 북한 노동당 김용순 비서의 글 등이
근거입니다.

국정원은 이런 정황증거를 토대로 북한과 접촉했다는 직접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직원들이 기밀 유지를 위해 구글의 Gmail로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이메일 추적 수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국가 보조금을 받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그리고 내일 소환 조사를 통보받은 김근래 전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이 국가보조금을 받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지난 2011년 만들어진 수원시 산하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지난 2년 동안 대표로 일해왔습니다.

이 센터는 역시 이번에 구속된 한동근 전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이 이사장인 협동조합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해 지원했습니다.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하남시 민관협력단체 의장을 맡는 등 다수의 단체에 참여해왔습니다.

해당 지자체와 단체들은 적법절차로 임용했고,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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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자루 총’ 사상이란…북 연계 수사
    • 입력 2013-09-03 23:37:48
    • 수정2013-09-04 00: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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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안당국 수사의 초점은 과연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RO'라는 조직이 과연 북한과 연계가 돼있느냐는 것입니다.

국정원은 이 의원의 발언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어느정도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김귀수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네.)

<질문> 이석기 의원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한 자루 총' 사상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한 자루 총' 사상이란게 뭡니까?

<답변>

이석기 의원은 지난 5월 12일 열린 RO 회합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자루 권총’이란 사상"이라면서 "이 한 자루 권총이 수만 개의 핵폭탄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말한 '한 자루 총 사상' 이란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말인데, 북한에서 나온 겁니다.

북한은 김일성이 아버지 김형직으로부터 제국주의를 타도하라며 권총 두 자루를 받았고,이 중 한 자루를 무력으로 혁명을 완성하라며 김정일에게 줬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의 무력 혁명투쟁을 뜻하는 겁니다.

국정원은 이 의원의 발언을 무장 봉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의원은 철탑 폭파를 또 하나의 예로 들었는데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탑을 폭파 시키면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와함께 핵폭탄보다 사상의 무기가 더 무서운 것이라며, 심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지하조직 RO가 평소에도 철저한 보안수칙을 만들어 기밀을 유지했고, 유사시에 대비한 행동지침도 있었다면서요?

<답변>

5월12일 서울 합정동 회합 이틀전 경기도 곤지암에서도 회합이 있었는데요, 이 모임은 단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이석기 의원이 술에 취한 조직원에게 호통을 치면서, '장소가 보안상 취약하다'고 모임을 해산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RO의 보안 수칙은 철저했습니다.

전화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공중전화나 비밀휴대전화를 사용하게 했고, 도청을 막기 위해 모임 때는 노트북 전원을 모두 끄도록 했습니다.

버스로 모임장소에 갈 때는 목적지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는 일명 '꼬리따기'를 지시했습니다.

유사시를 대비해 항상 10만 원의 현금을 소지하고 잠적했다 다시 만나면 암구호를 교환할 것,긴급할 땐 전화로 '비상, 정리'를 외치라는 지침도 있었습니다.

5월 12일 서울 합정동 회합에서는 실제 전쟁을 대비한 보안지침도 논의됐습니다.

비상시 집결지나 이동 루트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전으로 진행되면 연락체계 수립과 후방교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전쟁이 났을 때 이석기 의원 등 '수뇌부'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발언도 있었는데요,

국정원은 이 의원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충성맹세' 편지 57통을 근거로 RO가 상명하복과 보안을 철칙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앞서 말씀하신 정황들을 보면 국정원에서 RO 조직이 북한과 연계됐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것 같은데요, 국정원 수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국정원은 RO가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RO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민혁당'이란 조직이 있었는데요,

1999년 공안당국 적발 당시 북한의 지령에 의해 결성된 조직으로 드러났습니다.

민혁당 사건으로 5개월 남짓 수감생활을 했던 이석기 의원은 출감 후 조직을 재건하는데, 이게 바로 RO입니다.

때문에 북한과의 연관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국정원은 특히 피의자 신분으로 국정원 조사를 받고 있는 김근래 씨 등 RO 조직원들이 북한을 방문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방북 당시 김 씨 등의 행적과 방문 목적이 확인되지 않아 북한 당국과의 접촉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8일 압수수색 당시 발견된 문건들도 북한과 연관성을 의심케하는데요,

이석기 의원의 오피스텔에서 압수된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조직생활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안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문을 열자'는 제목의 북한 노동당 김용순 비서의 글 등이
근거입니다.

국정원은 이런 정황증거를 토대로 북한과 접촉했다는 직접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직원들이 기밀 유지를 위해 구글의 Gmail로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이메일 추적 수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국가 보조금을 받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그리고 내일 소환 조사를 통보받은 김근래 전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이 국가보조금을 받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지난 2011년 만들어진 수원시 산하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지난 2년 동안 대표로 일해왔습니다.

이 센터는 역시 이번에 구속된 한동근 전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이 이사장인 협동조합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해 지원했습니다.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하남시 민관협력단체 의장을 맡는 등 다수의 단체에 참여해왔습니다.

해당 지자체와 단체들은 적법절차로 임용했고,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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